살아가는 그 자체가 사상인거지 – 느티나무의료사협 박두환 감사님
김종필 / 느티나무의료사협 사무국장
지난 호 인터뷰를 했던 녹색당 김대윤님은 이번 인터뷰이로 박두환님을 추천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지치지 않고 가장 잘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 입에서 박두환님 얘기가 나올 때도 으레 ‘유쾌, 상쾌, 통쾌’와 함께 ‘지치지 않는 에너지’ 얘기는 빠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에너지의 원천을 찾기 위해 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박두환 감사님을 만났다. 릴레이 인터뷰가 시작된 이후 느티나무의료사협 직책을 맡고 있는 분에게 바통이 넘어온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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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고 넓게, 그리고 함께
박두환님과 지역을 얘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게 ‘노사모’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지금은 고인이 된 김근태 후보를 지지했던 박 감사님은 김 후보가 사퇴하자 자연스럽게 노무현 후보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렇게 맺어진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지역 노사모(초기에는 서울북부로 분류됐다가 경기북부를 거쳐 현재는 구리남양주가평 노사모로 독립)를 만드는 일로 이어졌고,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에는 초대 지구당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제는 많이 없어진 다른 지역 노사모와 달리 구남가 노사모가 활발히 움직이는 배후로 그를 지목하는 사람을 여럿 본지라 그 비결을 물었다.
“내가 그런 게 아니다”는 말로 운을 뗀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된 이후 노사모 안에서 노사모의 역할을 두고 여러 논쟁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걸 의도적으로 피했다. 갈라지지 않고 여럿이 함께 하기 위해서 아주 낮은 차원의 느슨한 연대로 해온 게 힘이라면 힘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모임을 만들면 모임의 목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다그치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이 많아지면 앞선 사람, 처진 사람, 새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며 “앞선 사람이 처진 사람에게 빨리 뛰라고 다그치면 그 모임은 고꾸라지는 거고 처진 사람과 발걸음을 맞추면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몸, 삶, 사상
“그냥 몸 가는 대로 하는 거지 뭐 있나요?”
노사모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활동에 손을 보태는 에너지의 원천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에이, 그래도 뭔가가 있겠지...’하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찔렀다.
“살아가는 그 자체가 사상인 거지 어떤 책 속에 있는 게 사상은 아니잖아요?”라는 그는 “누구나 귀찮고, 나도 귀찮을 때가 있지만 모임이나 집회 등 뭔가를 해야 할 때 모른 척하지 않고 살려고 하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다.
‘그래, 삶이 사상이구나...’
몸이든 삶이든 책이든 그가 추구하는 사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정의롭고, 착하게, 상식적으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사는 것, 조금 더 나아가면 남이 아파하는 것에 대해 같이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사는 게 가장 중요한 나의 사상”이라는 답변이 돌와왔다.
이어 “사실은 은행원이라는 타협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쪽팔리지 않기 위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건데 그게 뭐라도 되는 것처럼 보이는 치명적 오류를 일으킨 것 같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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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 경계해야
“조합원인데 감사를 맡으면 ‘뽀다구’가 날 것 같아서 감사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고 우스개를 건넨 박두환님은 느티나무에 두 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아플 때 주눅들지 않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병원, 둘째, 성과주의를 지양하는 협동조합.
그는 특히 두 번째에 대해서 “성과를 따지다 보면 포장이 필요하고 그러면 질이 아닌 양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면서 “활동의 횟수보다 하나하나의 활동을 통해 사람과 관계를 맺고 즐겁게 노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댓글 유쾌, 상쾌, 통쾌한 박두환님 사랑합니데이.......
와우 로마노님..!!!
늘 든든합니다. 고맙습니다 ~~~ ^^
부끄럽네요. 사무국장님 글솜씨가 짱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