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2국 다녀왔습니다. 2
4일 째
아드리해의 진주라고 일컬어지는 두브로브니크에 갑니다.
평화로운 해안이 그림같이 펼쳐진 곳이었습니다. 어디를 가도 옥빛 물결이구요.
크로아치아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구요,
베네치아의 지배를 받다가 2차대전 후 유고슬라비아에 속했던 곳이라는데요.
전쟁이 많은 탓이었는지 곳곳의 성벽에 얼굴 크기의 구멍이 나 있고 이곳을 통해 밖을 정찰했는지 여기저기 대포들도 산재해 있더이다.
두브로브니크 성벽의 둘레는 2K정도이며 높은 곳은 25M, 필레 문에서 루자광장까지 뻗쳐있습니다.
10년 전 <꽃보다 누나>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모두 알고 있더군요. 나만 몰랐던 것 같습니다
1 m폭의 성벽 길을 걷다가 어느 지점에서 아래쪽 카페를 가리키며 김자옥 등 출연진이 좋아했던 카페라고 일러 주더군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특이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HBO의 <왕좌의 계절>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 제작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는 유명세를 타는 곳,
무수한 사람들이 성벽길 투어에 나섭니다.
총구가 바다쪽으로 향한 대포가 아직도 장착되어 있습니다
성벽길
투어 4일을 보내고 보니 많이 지칩니다. 일행들에게 폐를 끼칠까, 걱정으로 단단히 긴장하고 보내는 일상이지만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는 버릇에 길들여져선지 걷는 길이 많은 관광은 솔직히 힘에 겨웠습니다. 그래도 6살, 11살 젊은 동생들이 옆에서 끌어주며 보살펴 주어서 힘이 됩니다.
함께 하지 못하고 버스 속에서 죽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마음을 다잡은 탓인지, 아직은 퍼져있지 않고 열심히 투어에 임합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호텔에서 골아떨어졌다가 아침 밥을 먹으러 식당에 내려왔을 때입니다.
테이블에 놓인 조미료통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너무 마음에 들어 사진까지 찰칵!
오후 거리 투어에 나섰을 때 다 돌아다니며 같은 걸 사려고 열심히 뒤져보았지만 아무 곳에도 그 비슷한 것마져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이것을 사서 살림꾼들인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었는데...
호텔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우리는 아드리아해의 자다르란 곳으로 갑니다.
이곳은 바다오르간으로 유명한 항구도시입니다.
건축가 니콜라비츠가 만들었다는데요.
35개의 파이프를 산책로 아래에 설치해서 파도가 파이프 안의 공기를 밀어내며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역시 바람의 세기와 파도의 크기, 속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겠지요.
특히 이곳의 석양에 대해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자다르 리바에 앉아 있으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그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많고 많더이다. 넘치고 넘치더이다.
관광 수입이 이 나라 전체 수입의 25%라나 뭐래나!
노을 빛과 오르간 소리가 어우러져 뿜어내는 분위기는 어디서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구요.
2005년 만든 세계 최초의 파이프 올간이 있는 곳,
우리가 그곳에 있을 때는 햇빛이 맑은 청명한 정오 무렵이었습니다.
바다가 연주하는 오르간 소리, 누군가는 뱃고동 소리로 듣고
나는 고래 소리로 듣습니다.
고래가 살고 있는 듯,
고래가 속삭이며 내게 말을 걸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석양에 몰린 인파들,
하여튼 이곳 자다르는 독특합니다.
바다 오르간도 그렇고 그 옆에 설치된 <태양의 인사> 역시 새롭습니다.
이 작품 역시 니콜라 비츠 작품이라는데 하루 종일 쏟아지는 태양열을 받아 그 에너지로 어둔 밤 조명이 되어 밝혀주는 환경 친화적인 예술품입니다. <태양의 인사> , 이름처럼 빛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