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고, 맨해튼의 특급호텔을 머물면서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것으로 주변 사람들을 속였다. 뉴욕의 패션계, 예술계 인사들이 '6천700만 달러(787억여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부자의 상속녀'라는 그녀의 말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민낯은 지난 2017년 10월 사기 행각이 발각되면서 벗겨졌다. '백만장자 상속녀'는 거짓말이었고, 패션스쿨 중퇴자로 패션잡지에서 인턴을 한 것이 경력의 전부였던 것.
4년 여의 뉴욕생활 중 그녀가 흥청망청 쓴 돈은 모두 사기로 챙긴 것이었다. 서류를 위조해 금융권에서 20만 달러 이상을 대출받고, 지인들에게는 바로 이체가 안된다는 핑계로 돈을 빌렸다. 외상으로 개인 전용 비행기를 빌려 여행을 다녔고, 몇 달간 최고급 맨해튼 호텔에 묶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사기 행각이었다. 그녀는 체포된 뒤에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법정에 나갈 옷을 골라주는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기까지 했다.
그녀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사기를 친 것은 사실이지만, 순전히 뉴욕 사교계 진입을 위한 것이었다"며 "돈을 나중에 다 돌려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소로킨도 "내가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판사는 "피고는 뉴욕의 화려함에 눈이 멀었다"고 꾸짖으며 징역 4년~12년을 선고했다. 그녀는 최소 4년 형기를 채운 뒤 독일로 추방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