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언론에 러시아어를 배우는 코너가 부쩍 늘었다. 우리나라에 러시아 전문가나 러시아어 능통자가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수요가 그만큼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만으로도 벅찬데, 아무리 배워봐야 쓸 데도 없고, 돈도 안되는데, 왜 굳이 러시아어를 배우려고 하겠는가?
다만 러시아권에서 온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농어촌 축산업계엔 접촉이 다른 곳보다는 빈번한 만큼 일정한 수요가 있었을 것으로 본다. 축산신문이 '오늘의 외국어 한마디 러시아어' 연재를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말산업저널도 '배워봅시다 외국어 러시아'를 오랫동안 해왔다.
이제는 러시아권 근로자와 문화가정이 모여있는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신문도 '러시아어 배우기' 코너를 운영 중이다. 수도권의 인천일보가 '실전비즈니스회화'라는 다소 수준높은 연재를 하고 있고, 울산광역시 근거지의 경상일보가 '매일매일 한문장 러시아어' 코너를 운영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많은 곳에서 '러시아어 코너'가 나올 지 몰랐다. 분야도 다양해졌다. 정치전문 인터넷 매체인 폴리뉴스가 '예시로 배우는 실전 러시아어 회화'를, 놀랄만한 토픽성 기사를 주로 다루는 인사이트코리아는 '외국어 365일 러시아어 한마디'를, 스포츠 전문매체인 한국스포츠통신이 '러시아어 일상회화 첫걸음' 코너를 열었다. 러시아 쓰임새도 그만큼 넓어진 것일까? 어쩌며 가장 필요한 곳으로 여겨지는 경제전문 매체에서는 왜 아직도 다루지 않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