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번, 45일의 남미여행이 끝났습니다.
아주 무난하고, 날씨운도 여행운도 좋았고
팀원들도 하나같이 무난하고 좋은 분들이셨습니다.
팀을 시작하면서부터, 하나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출발하기 전날, 인솔자인 제가
부상을 당했다는 것.
발가락 위에 물건이 떨어져
오른쪽 두번째 발가락에 금이 갔습니다.
추석연휴라 동네 병원들은 다 문닫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서 반깁스를 하고
되도록이면 걷지말라는 말을 듣고 왔지만,
팀 진행하다보면 하루 2만보는 걷게 되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반깁스한 상태로 공항에 나타난 저를 보고
팀원들은 모두 걱정하셨지만,
나중에는 모두들
안다쳤으면 우리가 못따라갔겠네,
하시며, 이 발로도 빠르게 움직이는 저를 보고
감탄하셨습니다.
이 발로 키토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고도 4000미터의 언덕에 오르고
적도박물관에선
못 위에 계란도 멋지게 세웠으며
갈라파고스 찰스다윈 연구소의
거북들도 만났습니다.
보트투어 나가신 팀원들을 대신해
10마리의 랍스터를 사다가 파티도 열었고
어찌나 뛰어 다녔던지 아마존에 도착했을땐
부목의 발바닥이 두조각으로 갈라져버렸지만
아마존 1박2일 투어도 잘 다녀왔습니다.
리마의 시내도 활보하고 다녔고
종종 이렇게 다친 사람들과 함께 찍혔습니다.
이 발을 하고서도 사막에선
이렇게 높이 점프를 하고
샌드보딩도 신나게 했습니다.
마추픽추에서는 외국인 아주머니로부터
너 그 발로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니
하는 감탄을 들었으며,
뿌노에선 팔에 깁스를 한 외국인에게
같이 사진 찍자는 말을 들었지만
이 발을 하고서도 일정 내내 따라다니며
팀원들의 사진을 찍어 드렸습니다.
거의 다 나아가던 라파스의 달의계곡에선
잘생긴 외국인이 손을 잡아주길래
다 나아도 그냥 깁스 하고 다닐까
생각도 잠시.
우유니 일출투어에
처음으로 깁스를 풀고 갔다가
발가락이 아픈 것 같아 다시 며칠간 깁스를 연장.
우유니에서의 2박3일 투어도 무사히 마치고
칠레 달의계곡부터는 깁스를 풀어버렸습니다.
또레스 델 빠이네의 멋진 풍경도
모레노빙하의 신비로운 광경도 즐기고
우수아이아에서
지구 마지막 등대까지 본 후에는
혹시나 해서 갖고 다니던 깁스세트를
버리기로 결정.
내 오른쪽 발을 감싸고 다니던 녀석들을
나란히 늘어놓고 사진을 찍은 후,
부에노스 아이레스행 비행기를 탈 때에는
깁스세트는 제 가방 속에 더이상 없었습니다.
이과수 폭포와
리오의 해변까지 구경하고
상파울로의 쌍무지개를 보고 귀국 후
다시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금 간 발가락이 약간 틀어져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절대로 걷지 말라는 의사말을 안들었으니.
그렇지만 걷는게 내 일이니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저는 또 걷게 되겠죠.
이렇게 또한번 남미에 다녀왔습니다.
내가 발가락을 다친 것만 빼면
어느 때보다 무난하고 순조로운 여행이었습니다.
매번 같은 길을 가고
같은 풍경을 보게 되는 여행이지만
이번에도 남미는 최고였습니다.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책임감과 여행사랑이 묻어납니다.
후유증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아직은 엄지발톱의 멍이 다 빠지지 않은 상태지만 차차 좋아지겠죠.
성질이 급해서 가만 못앉아있으니 탈이 날 수 밖에요.
존경 만땅입니다..^^
네버랜드님과의 남미여행은 내인생 최고의 선물인것 같습니다!
네버랜드님의 열정으로 행복하게 잘다녀왔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아 선생님 건강하시죠?
선생님이 댓글 달아주셔서 오랜만에 작년 추억에 잠겨 보았네요.
늘 건강하시기 바라고, 또다시 어느 길 위에선가 만날 날 있길 바랍니다.
@네버랜드 덕분에 집사람과 치앙마이 한달살기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