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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본생사경(了本生死經)
오(吳) 지겸(支謙) 한역
김성구 번역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연기(緣起)를 보면 법(法)을 보는 것이며, 법을 보면 나를 보는 것이다.”
이때 현자(賢者) 사리불(舍利弗)이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일 연기를 보는 이는 법을 보는 것이며, 법을 보면 나를 보는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무슨 뜻이겠습니까?
이는 인연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니,
만일 연기에 명(命)과 비명(非命)이 없음을 보면 법을 보는 것이며,
법에 명과 비명이 없음을 보면 부처님을 본다는 것이니,
마땅히 이 지혜에 따라야 할 것입니다.
[외연기와 내연기]
거기에는 두 가지 일이 있어서 외연기(外緣起)를 보고,
두 가지 일이 있어서 내연기(內緣起)를 보니,
합하여 네 가지가 됩니다.
[외연기, 인상박과 연상박]
어떤 것이 두 가지 일로 외연기를 보는 것인가?
인상박(因相縛)과 연상박(緣相縛)입니다.
인상박이란,
씨에서 뿌리, 뿌리에서 잎, 잎에서 줄기, 줄기에서 마디, 마디에서 꽃, 꽃에서 열매가 생기는 따위입니다.
또 연상박이란,
지종(地種)ㆍ수종(水種)ㆍ화종(火種)ㆍ풍종(風種)ㆍ공종(空種)이니, 이러한 인연을 따라 종자가 있어 저들을 냅니다.
지(地)는 지니고 있는 종[持種]이며,
수(水)는 적시는 종[潤種]이며,
화(火)는 더운 종[熱種]이며,
풍(風)은 일으키는 종[起種]이며,
공(空)은 종자로 하여금 걸림이 없게[無礙] 합니다.
이와 같이 시절을 만나 모인 것이 종자로 하여금 나게 합니다.
그 종자는 자기가 뿌리를 내는 것을 알지 못하고,
뿌리는 종자로부터 있게 된 것을 알지 못하며,
뿌리는 자기가 잎을 내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잎은 뿌리로부터 있게 된 것을 알지 못하며,
잎은 자기가 줄기를 내는 것을 알지 못하고,
줄기는 잎으로부터 있게 된 것을 알지 못하며,
마디와 꽃과 열매도 또한 서로서로 내고 서로서로 있게 된 것을 스스로 알지 못하며,
또 지(地)는 씨앗을 내는 것을 알지 못하고,
씨앗도 지(地)가 자기를 지니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종자도 수(水)가 자기를 적시는 것을 알지 못하며,
내지 화(火)ㆍ풍(風)ㆍ공(空)도 모두 서로 알지 못합니다.
여러 현자들이여, 이와 같이 인연을 따르고 때를 만난 것이 모여서 씨앗을 나게 하지만,
스스로 짓는 것[自作]도 아니고, 남이 짓는 것[他作]도 아니며, 또한 원인이 없이 나는 것[無因生]도 아닙니다.
[외연기, 다섯 가지 일]
마땅히 다섯 가지 일로 외연기(外緣起)를 보니,
첫째는 비상(非常)이며,
둘째는 부단(不斷)이며,
셋째는 불보(不步)며,
넷째는 종불패망(種不敗亡)이며,
다섯째는 상상비고(象相非故)입니다.
그 씨앗이 이미 부서짐이 비상(非常)이며,
뿌리가 있어 나는 것이 부단(不斷)이며,
종자와 뿌리가 다른 것이 불저보(不躇步)이며,
적은 종자로 많은 열매를 얻는 것이 불패망(不敗亡)이며,
열매가 나면 종자와 같으나 뿌리는 종자와 같지 않은 것이 상상비고(象相非故)입니다.
[내연기, 인상박과 연상박]
이 두 가지 일 때문에 내연기(內緣起)를 보니,
인상박(因相縛)과 연상박(緣相縛)입니다.
[내연기, 인상박]
어떤 것이 인상박인가?
불명(不明:無明)을 연하여 행(行)이 있고,
행을 연하여 식(識)이 있고,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을 연하여 6입(入)이 있고,
6입을 연하여 갱락(更樂:觸)이 있고,
갱락을 연하여 통(痛:受)이 있고,
통을 연하여 애(愛)가 있고,
애를 연하여 수(受:取)가 있고,
수를 연하여 유(有)가 있고,
유를 연하여 생(生)이 있고,
생을 연하여 노사우비고만심뇌(老死憂悲苦懣心惱)가 나는 것이니,
이렇듯 다만 크게 괴로운 성품뿐이어서 유(有)의 병을 구족하게 이룹니다.
그 불명은 자기가 행(行)을 짓는 것을 알지 못하고,
행은 불명에서 생긴 것을 알지 못하며,
행은 자기가 식(識)을 짓는 것을 알지 못하며,
식은 행에서 생긴 것을 알지 못하며,
식은 자기가 명색(名色)을 짓는 것을 알지 못하며,
명색은 식에서 생긴 것을 알지 못하며,
6입ㆍ갱락ㆍ통ㆍ애ㆍ수ㆍ유ㆍ생 내지 노사 또한 전전(展轉)하여도 알지 못합니다.
이 불명에서 행이 있고,
행에서 식이 있고,
식에서 명색이 있고,
명색에서 6입이 있고,
갱락ㆍ통ㆍ애ㆍ수ㆍ유ㆍ생ㆍ노사우비고만심뇌도 위와 같이 말하되,
이들은 다만 큰 괴로움의 성품으로서 유(有)를 성취합니다.
만일 그것이 생기지 않으면 노사우비고만심뇌도 없어질 것입니다.
여러 현자여, 인연이 일어나는 까닭에 이 생법(生法)을 연하니,
연기하지만 연생하지 않는 법[緣起不緣生法]이 있고,
연생하는 법이지만 연기하지 않는 것[緣生法不緣起]이 있고,
연기도 하고 연생도 하는 법[緣起緣生法]이 있고,
연기도 하지 않고 연생도 하지 않는 법[不緣起不緣生法]이 있습니다.
연기하지만 연생하지 않는 법이란,
불명(不明)을 연하여 행(行)이 있고,
행을 연하여 식(識)이 있고,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이 있고,
내지 노사(老死)와 큰 고뇌가 갖추어져 있으니,
이와 같이 설한 것을 연기하지만 연생하지 않는 법이라 합니다.
무엇을 연생하는 법이지만 연기하지 않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불명ㆍ행ㆍ식ㆍ명색ㆍ6입ㆍ갱락ㆍ통ㆍ애ㆍ수ㆍ유ㆍ생ㆍ노사와 같은 것이니,
이것을 연생하는 법이지만 연기하지 않는 것이라 합니다.
무엇을 연기도 하고 연생도 하는 법이라 하는가?
만일 나서 머무르고 노사가 나기까지 끊이지 않는다면, 이것은 인연상근(因緣相近)과 인유상근(因有相近)과 인미상근(因微相近)과 인제상근(因諦相近)과 인여상근(因如相近)과 무이상근(無異相近)과 불광상근(不狂相近)과 연기상근(緣起相近)을 내고 머무르게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법을 연하여 내는 까닭에 수ㆍ애ㆍ통ㆍ갱락ㆍ6입ㆍ명색ㆍ식ㆍ행이 있으니,
이를 연기도 하고 연생도 하는 법이라 합니다.
무엇을 연기도 하지 않고 연생도 하지 않는 법이라 하는가?
이른바 도를 얻은 사람입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불명(不明)이 여섯 가지 종[六種:六界]과 같다고 할 것이니,
여섯 가지 종(種)을 받은 남자나 또는 여자입니다.
무엇을 여섯이라 하는가?
지종(地種)ㆍ수종(水種)ㆍ화종(火種)ㆍ풍종(風種)ㆍ공종(空種)ㆍ식종(識種)이니,
그 몸이 머무를 수 있는 것이 지종이며,
지녀서 흩어지지 않게 하는 따위가 수종이며,
음식을 먹고 누웠으면 잘 소화되게 하는 것이 화종이며,
몸 안에 숨을 내고 들이는 것이 풍종이며,
4대(大)가 지닐 수 없는 것이 공종이며,
따라 움직이는 것이 한 쌍의 화살과 화살 통 같은 것이 식종입니다.
지종은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며,
사람도 아니고 선비도 아니며,
몸도 아니고 몸의 것도 아니며,
어른도 아니고 소년도 아니며,
짓는 것도 짓는 자가 없는 것도 아니며,
머무는 것도 머무는 자가 없는 것도 아니며,
지혜도 지혜로운 이가 없는 것도 아니며,
중생(衆生)도 아니며 우리[吾]도 아니고 나[我]도 아니며,
그들이 없는 것[有無]도 주재가 있는 것[有主]도 아닙니다.
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의 종도 또한 그러하며,
식(識)의 종도,
여자도 아니며 남자도 아니며,
사람도 아니며 선비도 아니며,
몸도 아니며 몸의 것도 아니며,
어른도 아니며 소년도 아니며,
짓는 것도 짓는 자가 없는 것도 아니며,
머무는 것도 머무는 자가 없는 것도 아니며,
지혜도 지혜로운 이가 없는 것도 아니며,
중생(衆生)도 아니며 우리[吾]도 아니며 나[我]도 아니며,
내가 없는 것도 주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듯 다만 여섯 가지 종[六種:六界]에서, 하나라는 생각[一想], 합한다는 생각[合想]ㆍ여자라는 생각[女想]ㆍ남자라는 생각[男想]ㆍ망상이라는 생각[妄想]ㆍ몸이라는 생각[身想]ㆍ자재한 생각[自在想]이 드는 것이니,
억지로 자재하고자 약간의 종류를 받는 것을 불명(不明:無明)이라 합니다.
때로는 말하기를,
‘성품이 어리석거나 맑거나 항상하다는 생각[常想]ㆍ즐겁다는 생각[樂想]ㆍ몸이라는 생각[身想]이 드니, 의심하고 혐오하는 것은 허망한 것이어서 위되는 요점[上要]이 아니다’라고 하니,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말씀하여 불명이라 하셨습니다.
또는 물질에 물들어 지혜가 나지 못하고 허망한 까닭에 불명이라 합니다.
허망한 까닭에 행이 되고,
물질을 아는 까닭에 식이라 하고,
다섯 가지 성품인 까닭에 명색이라 하고,
명색의 근(根)에 의지하는 까닭에 6입이라 하고,
세 가지가 화합[合]하는 까닭에 갱락이라 하고,
갱락이 시행되는 까닭에 통이라 하고,
통이 즐거운 까닭에 애라 하고,
애가 더욱 넓어지는 까닭에 수라 하고,
수는 다시 행을 갖게 되는 까닭에 유라 하고,
다섯 가지 성품이 구족하게 이루어진 까닭에 생(生)이라 하고,
모든 종(種)이 익어진 까닭에 노(老)라 하고,
명근(命根)이 닫힌 까닭에 사(死)라 하고,
속으로 번열이 나는 것이 우(憂)라 하고,
미친 듯이 지껄이는 것을 비(悲)라 하고,
다섯 가지 식신(識身)에 임하여 합하는 것이 다섯 가지 괴로움이라 하고,
마음과 식과 몸이 합하는 것이 만(滿)이라 하고,
심념(心念)이 피로한 것이 뇌(惱)라 하고,
유(有) 때문에 유(有)를 내니,
이렇듯 보는 것 아는 것의 장애를 드러내면,
이 말은 큰 괴로운 성품을 구비하고 만족하게 갖추었다 할 것이며,
이로부터 흉하고 쇠퇴하여져서 옛 것에 집착하여 다시 생기니,
그 시초는 볼 수도 알 수도 없으며,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또 어두운 것이 불명의 뜻이며,
짓고 이루는 것이 행의 뜻이며,
아는 것이 식의 뜻이며,
연하여 머물되 끼리끼리 서로 의지하는 것이 명색의 뜻이며,
주재[主]하나 마음대로[專] 하지 못하는 것이 6입의 뜻이며,
다시 합하고 모이는 것이 갱락의 뜻이며,
아는 것을 따름이 통의 뜻이며,
목마른 듯이 물건을 얻고자 하며 불같이 싫어하지 않는 것이 애의 뜻이며,
취하는 것이 수의 뜻이며,
마땅히 다시 있게 된 것이 유의 뜻이며,
다섯 가지 성품을 우러르면 생의 뜻이며,
익는 것이 노의 뜻이며,
행이 이지러짐이 사의 뜻이니,
이렇듯이 뜻으로 말하여도 또한 12연기의 모습이 됩니다.
또 불명을 좇아 복덕에 가까운 행을 짓거나 죄적(罪賊)에 가까운 행을 지으니, 이것이 불명을 연하여 행이 있는 것이며,
모든 행이 있는 까닭에 복과 복 아닌 것을 가까이하여 식(識)이 있게 되니, 이것이 행을 연하여 식이 있는 것이며,
식에 의하여 성품의 행을 짓고 명색이 구족하게 이루어지니, 이것이 식을 연하여 명색이 있는 것이며,
이렇게 연생(緣生)하여 짓고, 지으면 곧 받으니, 이것이 명색을 연하여 6입(入)이 있는 것이며,
안식(眼識)이 모이는 것이 갱락(更樂:觸)이니, 이것이 6입을 연하여 갱락이 있는 것이며,
갱락과 같아서 통(痛:受)의 알음알이도 그러하니, 이것이 갱락을 연하여 통사(痛死)가 있는 것이며,
통을 알지 못하는 것을 행이 달라진 것이라 하는 까닭에 사랑하는 모양을 좇아 문득 취하니, 이것이 통을 연하여 애(愛)가 있는 것이며,
사랑하는 모양에서 다시 삼키는 것이니, 이것이 애를 연하여 수(受:取)가 있는 것이며,
수는 몸과 입과 뜻의 셋으로 행하니, 이것이 수를 연하여 유(有)가 있는 것이며,
유의 운행이 피로하여 마땅히 다시 유가 구족하게 이루어져서 생겨야 함이니, 이것이 유를 연하여 생(生)이 있는 것이며,
다섯 가지 성품이 이미 이루어진 까닭에 노사(老死)가 있으니,
이것이 12연기가 돌고 돌면서 전업(田業)을 조작하고, 식은 종자의 행을 지으며, 불명은 행을 대하는 일을 짓는다 합니다.
마치 지(地)가 종자를 지니고,
수(水)는 종자를 흩어지지 않게 하고,
화(火)는 종자를 익어지게 하고,
풍(風)은 종자를 일어나게 하고,
허공은 종자를 끊임없게 함과 같이,
행이 전업을 조작하는 것도 그러하여서,
애(愛)는 행을 적시는 일을 하되,
그 행은 내가 전업을 짓는 것을 알지 못하고,
애(愛)는 자기가 행을 짓는 것을 알지 못하며,
식도 자기가 종자의 행을 짓는 것을 알지 못하며,
불명은 자기가 행의 상대가 되는 것을 알지 못하니,
마치 지(地 )는 자기가 종자를 지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으며,
수ㆍ화ㆍ풍ㆍ공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유(有)의 행이 피로하므로 마땅히 다시 유가 구족하게 이루어져서 생길 것이나,
이도 또한 이 세상에서부터 답보[躇步]하는 일이 없고, 다만 인연으로 서로 유지합니다.
비유컨대 거울이 맑고 환하면 안과 밖을 연하여 얼굴의 모습을 내지만,
얼굴이 여기서 죽어 그 거울 속에 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얼굴이 있는 인연이 이지러지지 않음을 좇아 이는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괴로운 정이 있을 인연이 이지러지지 않음을 따라 이에서 수(受)가 있으니,
불길과 같은 수(受)는 끊임없이 나타나서 밤낮으로 타오르되 그 불꽃이 쉬지 않으니 식(識)도 그러합니다.
신상박(身相縛)으로써 다섯 갈래에 오가는 것이 아니며, 인연이 있는 까닭에 생기니 이 법은 주재가 없습니다.
비유컨대 달이 49유순 위에 둥글면 둥근 그림자는 아래의 물속에 비치되,
인연이 있으면 이지러지지 않는 것처럼,
그 달이 저곳에서 죽어서 이곳에 태어난 것 아니니, 생사를 관찰함도 마땅히 이렇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인상박(因相縛)입니다.
[내연기, 연상박]
어떤 것이 연상박(緣相縛)인가?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되,
‘눈[眼]은 색(色)을 연하여 안식(眼識)이 있되 그 눈은 자기가 의지하는 행위를 하는 줄 알지 못하며,
색(色)은 자기가 식의 상대가 된 것을 알지 못하며, 밝음은 자기가 식에게 비추어 줌을 알지 못하며,
공(空)은 자기가 식으로 하여금 걸림 없게 함을 알지 못하며,
식은 자기가 이러한 작유(作有:作爲)를 내는 줄 알지 못합니다.
눈ㆍ색ㆍ맑음ㆍ허공ㆍ생각이 안식으로 하여금 구족하게 성취하여 나게 하여,
이(耳)ㆍ비(鼻)ㆍ구(口)ㆍ신(身)ㆍ심(心)은 법(法)을 연하여 심식(心識)을 냅니다.
저 눈은 자기가 식의 의지가 되는 것을 알지 못하고,
법은 자기가 식에게 행[行動]이 되는 것을 알지 못하며,
마음[心]은 자기가 식에게 밝음이 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며,
허공은 자기가 식으로 하여금 걸림 없게 하는 것을 알지 못하며,
식은 자기가 이러한 인연을 이루는 것을 알지 못하니,
이와 같이 아난아, 연(緣)ㆍ심법(心法)ㆍ명(明)ㆍ공(空)ㆍ염(念)이 심식으로 하여금 구족하게 성취함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스스로 짓는 것[自作]도 아니고, 남이 짓는 것[彼作]도 아니며, 둘이 지은 것도 아니고,
원인이 없이 생긴 것도 아니며, 자기 때문도 아니며, 남 때문도 아니며,
원인이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셨으니,
마땅히 다섯 가지 일로써 내연기를 봅니다.
[내연기, 다섯 가지 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비상(非常)ㆍ부단(不斷)ㆍ불보(不步)ㆍ소행다보(少行多報)ㆍ상상비고(相象非故)이니,
그가 죽으면 몸이 이미 부서짐이 비상이며,
출생하여 신분(身分)이 있는 것이 부단이며,
혹 함께 가거나 다르게 가서 분수가 다른 까닭에 불보이며,
소행다보라는 것은 이른바 행(行)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며,
행위와 같이 과보를 내는 것이 옛집[故家]이 아닙니다.
만일 이 연기에 명(命)과 비명(非命)이 없음을 보면 법을 보는 것이며,
법에 명(命)과 비명(非命)이 없음을 보면, 4제(諦)인 괴로움[苦]과 원인[集]과 멸함[滅]과 길[道]을 보는 것이니,
비유컨대 밝은 사람이 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면 그 그림이 좋고, 화가가 묘함을 찬탄하니,
4제를 보는 것도 그러합니다.
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와 일체견(一切見)은 이로부터 기쁨을 얻어 부처를 떠나지 않으며,
법다운 무리의 지진(至眞)한 계를 얻어 기쁨을 떠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