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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우상숭배와 하나님의 심판(1-5)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님을 자신의 요구를 성취시켜 주실 때만 의미 있는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하나님을 빚쟁이처럼 취급합니다. 자신의 필요를 채워주셔야 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해결해 주시는 존재로만 생각합니다. 인생의 주도권을 자신에게 있어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따라다니면서 뒤처리해주시는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무례한 사람들은 믿음의 사람이 아닙니다.
1이스라엘이 싯딤에 머물러 있더니 그 백성이 모압 여자들과 음행하기를 시작하니라 2그 여자들이 자기 신들에게 제사 할 때에 이스라엘 백성을 청하매 백성이 먹고 그들의 신들에게 절하므로 3이스라엘이 바알브올에게 가담한지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시니라 4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백성의 수령들을 잡아 태양을 향하여 여호와 앞에 목매어 달라 그리하면 여호와의 진노가 이스라엘게서도 떠나리라 5모세가 이스라엘 재판관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각 바알브올에게 가담한 사람들을 죽이라 하니라(1-5)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멀지 않은, 요단 동편 싯딤에 머물게 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싯딤은 아직 모압 지경이지만 요단 강만 건너면 약속의 땅에 이릅니다. 그런데 힘든 광야 생활 끝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태해졌는지, 모압 여인과 음행에 빠져 버렸습니다.
(1) 우상숭배(1-2)
이스라엘의 음행과 이방 선지자 발람을 통해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이 전달되었는데도 바로 다음 장면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모압 여인들과 범죄합니다. 모압 왕의 저주는 피했지만 모압 여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사건의 배후 인물이 다름 아닌 발람이었지만, 본문에는 그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31:16). 지금 이스라엘은 싯딤에 있습니다. 그곳은 이스라엘이 요단강을 건너기 전 마지막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고, 이곳에서 여리고로 정탐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싯딤은 여리고에서 동쪽으로 약 16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긴장이 넘치는 이 장소에서 뜻밖에도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여인들의 유혹을 받아 음행을 시작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음행이 아니라, 종교적인 맥락이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당시는 신전에서 합법적인 음행을 하면서 자신들의 신들을 섬기는 종교적 풍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함께 이방 신들에게 절하며, 그들의 식사 자리에 동참합니다.
(2) 하나님의 심판(3-5)
이스라엘이 바알브올에게 가담합니다. 바알브올에게 제의적 의미에서 헌신하고 복종했다는 뜻입니다. ‘바알 숭배’를 일컫는 것인지, ‘브올의 주인에게’라는 뜻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하나님 아닌 다른 신들에게 복종하고 예배했다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브을은 발람이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라는 발락의 말을 무시하고 이스라엘에게 축복의 말을 쏟아냈던 곳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곳에서 우상숭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은 적국의 군대 때문이라기보다 내부적인 타락 때문인 듯합니다. 하나님의 진노 역시 즉각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진노를 이스라엘에게서 떠나보내기 위해 백성의 수령들을 잡아 태양을 향하여 여호와 앞에 목매달도록 명하십니다. 백주대낮, 즉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공적인 시간에 범죄에 연루된 이스라엘의 대표자들을 처형해야 합니다. 모세는 즉각 이스라엘의 재판관들에게 바알브올에게 가담한 사람들을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그대로 순종했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이 일 이후에도 하나님의 진노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생각하면 모세의 행위가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부합하는 순종의 행위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여호와 앞에서 대낮에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목을 매달라고 하셨지만, 모세는 단순히 바알브올에 가담한 사람들을 죽이라고만 언급합니다.
처벌한 비느하스와 그 결과(6-13)
삶의 타락은 영적 타락을 동반합니다. 신앙이 나태해지고 편안한 삶에 젖으면 하나님과 멀어집니다. 예배의 감격이 희미해지고, 말씀과 기도가 줄고, 세상과 더 가까워집니다. 편안함에 빠져 머물러 있으면 영적 타락은 순식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깨어 있으라고 명하셨습니다. 영적으로 깨어 있어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살아가야 합니다.
6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회막 문에서 울 때에 이스라엘 자손 한 사람이 모세와 온 회중의 눈앞에 미디안의 한 여인을 데리고 그의 형제에게로 온지라 7제사장 아론의 손자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보고 회중 가운데에서 일어나 손에 창을 들고 8그 이스라엘 남자를 따라 그의 막사에 들어가 이스라엘 남자와 그 여인의 배를 꿰뚫어서 두 사람을 죽이니 염병이 이스라엘 자손에게서 그쳤더라 9그 염병으로 죽은 자가 이만 사천 명이었더라 10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1제사장 아론의 손자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내 질투심으로 질투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내 노를 돌이켜서 내 질투심으로 그들을 소멸하지 않게 하였도다 12그러므로 말하라 내가 그에게 내 평화의 언약을 주리니 13그와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제사장 직분의 언약이라 그가 그의 하나님을 위하여 질투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속죄하였음이니라(6-13)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여인들과 음행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그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모압 사람들이 섬기는 바알 신과 영적 음행에 빠졌습니다. 싯딤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서 여호와만이 참 하나님이라는 인식이 희미해졌던 것 같습니다.
(1) 행음에 대한 처벌과 그 결과(6-9)
하나님의 심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온 이스라엘 자손들이 회막 문 앞에서 울고 있는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실제이 염병으로 인해 죽은 사람은 이만 사천 명이나 되었습니다(9).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이스라엘 백성의 일탈은 계속됩니다. 모두 울고 있는데, 한 이스라엘 사람은 모세와 회중이 보는 앞에서 한 미디안 여인을 데리고 형제에게로 옵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공개적으로 이스라엘 진영 안으로 음행의 죄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문제가 풀리기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공개적으로 멸시하는 행위입니다. 1절에서는 모압 여인을 언급했는데, 6절에서는 미디안 여인을 언급합니다. 아마도 모압과 미디안이 함께 이스라엘을 유혹하는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진영 안으로 미디안 여인을 데리고 들어오는 사람을 본 비느하스는 끓어오르는 거룩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행동에 나섭니다. 비느하스는 즉시 창을 들고 이스라엘 남자와 미디안 여인이 머무르는 막사로 달려가 그 두 사람을 창으로 찔러 배를 꿰뚫어 죽였습니다. 음행이 제의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본문에서 그런 요소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한 남자와 미디안 여인이 성소에 들어갔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들은 돔 형태로 되어 있는 막사로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비느하스의 창에 찔려 죽은 두 사람의 죄악은 직접적으로 성적인 행위와 관련 있어 보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보인 비느하스의 열정과 분노로 말미암아 두 사람은 심판을 받았고, 하나님의 진노도 그치게 됩니다. 비록 이만 사천 명이나 되는 백성들이 하나님의 진노로 말미암아 염병으로 죽었지만, 결국 하나님의 진노는 그쳤습니다. 이 사건은 민수기에서 두 번째 인구조사를 앞둔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 이후에는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범죄하는 일이 더 이상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본 사건은 이스라엘이 심판받은 마지막 장면이기도 하고,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 중 구세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마무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2) 제사장 직분의 언약(10-13)
비느하스의 행동이 상당히 과격해 보였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행동을 칭찬하십니다. 그가 하나님의 질투심을 가지고 질투했기 때문입니다. 즉, 하나님을 향한 열심을 가지고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질투심에 동참하는 질투심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그는 우상숭배자를 백성들 중에서 처리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속죄하였습니다(13). 이로 인하여 하나님은 비느하스와 그의 자손들과 함께 영원한 제사장의 언약을 세우십니다. 이 언약은 또한 평화의 언약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언약이니 파기되지 않을 무조건적인 언약입니다. 비느하스와 그 후손들은 영원토록 백성들의 속죄를 위해 헌신하는 직무를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역사에서 제사장이 계보는 비느하스의 혈통을 통해 합법적으로 전달될 것입니다.
미디안에 대한 심판 선언(14-18)
신앙이 나태해지면 유혹은 더 교묘하게 다가옵니다. 성도는 거룩을 무너뜨려고 유혹하는 악한 세력들에 맞서 대적하고 싸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 속에서 거룩함을 잃고 죄의 길로 쉽게 빠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영적 타락의 줄을 즉시 끊어 버리라고 하십니다. 악은 경계하지 않으면 더욱 커지고 강해집니다. 그러므로 유혹이 다가올 때 즉시 끊어 버려야 합니다.
14죽임을 당한 이스라엘 남자 곧 미디안 여인과 함께 죽임을 당한 자의 이름은 시므리니 살루의 아들이요 시므온인의 조상의 가문 중 한 지도자이며 15죽임을 당한 미디안 여인의 이름은 고스비이니 수르의 딸이라 수르는 미디안 백성의 한 조상의 가문의 수령이었더라 16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7미디안인들을 대적하여 그들을 치라 18이는 그들이 속임수로 너희를 대적하되 브올의 일과 미디안 지휘관의 딸 곧 브올의 일로 염병이 일어난 날에 죽임을 당한 그들의 자매 고스비의 사건으로 너희를 유혹하였음이니라(14-18)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음행에 눈감지 않으십니다. 모른 척하지 않으십니다.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사랑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과 우상을 같이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행과 우상숭배 가담자들을 공개적으로 처형하게 하십니다.
(1) 음행한 사람들(14-15)
본문은 더욱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을 범죄에 빠지게 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공개합니다. 죽임당한 이스라엘 남자는 시므온 지파 사람 시므리였고, 죽임당한 미디안 여인은 수르의 딸 고스비입니다. 둘 다 자신들의 지파에서 지도자의 아들딸이었습니다. 지도자 가문의 일원으로서 각 지파에서 나름대로 권세를 가지고 공동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들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이름까지 소개되는 것은 그들이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지도자급이요 영향력 있는 존재였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시므온 지파는 야곱의 열두 아들 중에서 레위 지파와 함께 저주에 가까운 예언의 말씀을 들었고, 민수기에서는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 등과 함께 반란을 일으키려 했던 지파들 중 하나로 묘사됩니다.
(2) 미디안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선언(16-18)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미디안을 치라고 명령하십니다. 미디안은 속임수로 이스라엘을 대적했고, 염병으로 이스라엘에게 죽음의 심판이 임하게 한 일에 책임이 있다고 간주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디안 족속은 모압 왕 발락과 결탁하여 발람 이야기의 첫 장면부터 이스라엘을 저주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22:4,7). 이 명령에 기초해서 후일 미디안을 대적하는 거룩한 전쟁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31장).
삶이 풍족하고 편안해질수록 신앙은 나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두고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것은 대적의 침략으로 인한 외적인 위기가 아니라 음행으로 인한 내적인 위기였습니다. 우리도 나태해지면 싯딤의 이스라엘처럼 유혹에 빠져 타락에 이를 수 있습니다. 유혹은 은밀하게 다가오고 타락은 한순간입니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일어나 하나님을 향해 부지런히 나아가야 합니다. 잠에서 깨어 작은 유혹의 손짓도 단호히 끊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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