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5차 강원도 정선 기우산, 조양산(2023.6.22.)
오늘은 강원도 정선의 기우산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오늘이 정선 아우라지 장날이라 산나물 등 특산품을 사려는 대원들이 잔뜩 기대하고 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주차장 팀이 가장 신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나는 산행을 하면서 주차장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무료하게 보내실 분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은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되었습니다. 권오걸 선생님은 유명 가수 엄정화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주차장 팀에게는 오늘이 정말 그분들의 장날이 아닐 수 없었을 겁니다.
산악회는 등산이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인 것은 틀림없지만 산에 올라가지 못하는 분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무료하게 기다리게만 할 것이 아니라 가까운 절이나 산책할 곳을 안내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정기 부회장님이 잘하고 계시지만 이분들에 대한 배려는 국가가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배려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산악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기우산은 말 그대로 비가 오는 것을 비는 의미를 가진 산입니다. 아마 옛날에 기우제를 이 산 정상에서 지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회장님께서 “빌물산”이니, “뫼디딜 회”니 하는 이상한 말씀을 하시기에 뭔가 했더니, 그것은 기우산과 산악회를 순수 우리 말로 옮겨 놓은 것이더군요. 기우산 표지석은 정말 “뫼디딜회”에서 설치했더군요.
산행은 생각과는 달리 3시간으로는 좀 부족한 힘든 코스였습니다. 구태여 산길을 분류한다면 힘든 길, 험한 길, 위험한 길 등으로 구분할 수 있겠는데, 오늘 산행 길은 험하다고 할 수도 없고, 위험하다고는 더더욱 할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힘든 길이기는 했습니다. 평소에 그렇게 산을 잘 타시던 박학서 대원께서도 오늘은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4주나 빠지고 오늘 처음 나와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나도 2주를 빠지고 나왔더니 평소보다 힘이 들더군요.
힘들지 않은 길이면 산행의 의미가 별로 없지 않을까요? 진정한 산행의 묘미는 힘들고, 험하고, 위험한 길을 사고 없이 마무리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오늘 산행도 그런 묘미를 느낄 수 있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 내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더구나 저는 2주일이나 빠진 다음이라 더욱 그랬습니다.
내려오니 아우내 장터에서 사 온 종합 빈대떡(수수부꾸미, 배추전, 옥수수 빈대떡 등)과 막걸 리가 일품이었습니다. 나중에 총무님의 보고를 들으니 빈대떡과 아이스크림을 모두 신민호 부회장님이 샀다고 하시더군요. 감동이었습니다. 이런 것은 우리 회의 돈으로 해도 되는데, 총무님의 깐깐한 살림살이를 돕기 위한 부회장님의 각별한 배려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절약한 돈으로 오늘도 멋진 바람막이 점퍼를 회원 모두에게 선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총무님 살림살이의 깐깐함이 지나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덕분에 우리 산악회가 이렇게 탄탄한 산악회가 된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하신 회장님의 인사 말씀 따라 오늘도 감사할 일만 있었습니다.
첫댓글 염려 했던 날씨도 예보와 달리 우리의 일정에 맞추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피곤을 뒤로 하시고 일지를 깔끔하게 써주시는 총장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