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베개용암 출렁다리에서] 정병경
ㅡ소중한 문화유산을ㅡ
강 위에 놓인 다리가 서로의 마음을 이어준다. 이웃과의 통로보다 문화유산을 한가지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뜻이 담긴 다리이다. 계절이 바뀌면 풍광이 또 다르다. 베개 용암 출렁다리는 2025년 12월 2일 제모습을 드러낸다. 겨울 찬바람을 가르고 달려온 보람이 있다.
길이 300미터의 보도현수교는 두 강물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영평천 아우라지 물길이 만나는 자리이다. 바람이 다리 위를 스칠 때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상큼함을 맛본다. 출렁이는 다리에서 오묘함을 체험한다.
136억 원의 사업비로 완성된 다리는 연천 재정으로는 부담이다. 평소 무심코 지나친 자리에 대를 이어갈 문화유산을 세운 것이다. 사계절 풍광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연상해본다. 겨울이면 좌상 바위에 서리가 내려 앉아 멋스러움을 뽐낸다.
오래도록 기억될 관광지를 추위에도 끊임없이 찾는다. 새로 놓인 다리 주위에는 초목들이 뿌리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옛것과 새것을 번갈아 보며 즐거움을 만끽한다. 방문객은 문화유산 하나를 가슴에 담는다.
베개 용암은 화산의 숨결이 남긴 곡선이다. 포근해 보이지만 격렬했을 당시의 시간을 가늠해본다. 주상절리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걷고싶지만 봄으로 미룬다. 켜켜이 쌓인 바위는 책장의 결처럼 보인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두 강물이 합류하며 맞잡은 손같다.
전국 곳곳에는 출렁다리가 유행처럼 세워지고 있다. 지방마다 경쟁하듯 놓인 다리는 관광의 활력을 기대한다. 실태와 환경에 대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다리가 자연을 압도하면 풍경은 무색해진다.
베개 용암 출렁다리가 세계 지질공원 명소로 발돋움한다. 생물권 보존지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광객보다 먼저 주상절리 보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겨울의 출렁다리는 낭만이 있다. 햇살 가득한 날 날씨가 쌀쌀해도 공기는 맑다. 흔들리는 다리와 몸은 일심동체이다. 바람이 다리를 흔들고 지나가야 흥미를 더한다. 오래 전 화산과 오늘의 세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지질의 역사는 우주의 지각 변동을 대변한다. 출렁다리로 인해 지역 발전과 자연 보존의 약속으로 남기를 바란다. 베개 용암 출렁다리에서 겨울을 만끽하고 떠난다.
[베개용암출렁다리]
두 물이 만난 자리
온기가 서려있고
다리 위 바람 스쳐
화산의 숨결 들려
한걸음
디딜 때마다
마음까지 출렁임
햇살은 맑게 비춰
강 위에 은실 파도
길 따라 주상절리
시간이 만든 유산
지나온
발자국 소리
풍경으로 들리네
장인의 숨은 정신
자연이 숨고르고
흔들림 균형으로
역사를 이어가네
연천에
우뜩 선 명물
사랑 받는 금자탑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