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진승현.정현준.이용호.윤태식씨 이름 뒤에 `게이트`라는 말이 붙어다닙니다. 진승현게이트, 윤태식게이트 하는 식으로요. 미국에서도 얼마전 파산한 회사 `엔론`에 게이트라는 말을 합쳐 `엔론 게이트`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죠.
뒤가 구린 사건이 터지면 `00게이트`라고 표현하는데, 왜 게이트란 말을 붙이는지 알아볼까요.
게이트라는 용어는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임기 도중에 물러나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비롯됐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워터게이트란 곳이 있어요. 사무실과 호텔, 식당 등 여러 빌딩이 모여있는 곳이죠.
1972년 38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워터게이트 빌딩의 6층에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이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 대통령였던 공화당의 닉슨 후보측이 상대방 후보의 움직임을 알아내려고 이 사무실을 도청하려다 들키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졌답니다.
처음엔 단순한 절도 사건인 것처럼 보였지만 워싱턴포스트란 신문의 젊은 기자 두 명이 내막을 파헤치면서 사건이 커진 것이죠.
닉슨은 선거에서 이겨 73년에 대통령으로 취임했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을 감추려고 많은 거짓말과 조작을 한 것이 들통나 결국 74년 8월에 대통령직을 물러났지요. 닉슨은 이 사건을 `3류 절도사건`에 불과하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상대방 사무실을 불법으로 도청하기 위했던 것임을 워싱턴포스트가 밝혀낸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1992년 대통령 선거 때 김영삼 당시 민자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여러 기관장들이 부산 초원복집에서 만나 얘기한 것을 국민당 정주영 후보측에서 도청했다고 해서 큰 사건으로 비화한 적이 있는데 이 사건이 워터 게이트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워터게이트 사건이 밝혀진 뒤로 대형 비리 사건에 `게이트`란 말이 붙었답니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건으로 게이트란 말이 처음 사용된 것은 `코리아 게이트`이지요. 1976년 재미 실업가 박동선씨가 미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 해서 말썽이 된 사건입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각종 권력형 비리에도 게이트가 접미사처럼 따라붙었지요.
현 정부들어 발생한 옷로비사건은 `밍크 게이트`로 불리기도 했지요. 진승현.정현준.이용호.윤태식게이트는 청와대ㆍ검찰ㆍ국가정보원 등 권력 심장부와 연결돼 있었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하기 위해 `특별검사`가 등장했는데, 미국에서도 특별검사제가 처음 도입된 게 바로 워터게이트 사건때라는 점입니다.
미국은 지금 `엔론 게이트`로 홍역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 `사업 구조조정의 교과서`로까지 불린 자산 1천억달러의 에너지 기업 엔론사가 막판에 살아남기 위해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죠.
워터게이트 사건은 국가원수라고 할지라도 직권을 남용하거나 법을 어기면 물러나야 하며, 누구든 법 앞에선 평등하다는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요.
요즘 문제가 되는 게이트들도 우리에게 그런 교훈을 남길 수 있길 희망합니다. 물론 게이트란 말이 붙는 사건이 없는 세상이라면 더 좋겠죠.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