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
매달 21g짜리 칫솔 먹는 셈… 물, 소금에도 있어요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
5㎜ 이하 작은 플라스틱 조각
에베레스트·마리아나 해구서도 검출
우리나라서 제거하는 기술 개발돼
조유미 기자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입력 2022.08.02. 03:00 조선일보
최근 국내 연구진이 물속에 존재하는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만을 걸러내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어요. 미세 플라스틱은 지름이 5㎜보다 작은 플라스틱이에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한철 박사팀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주혁 교수팀은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는 물론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도 물에서 제거할 수 있는 친환경 필터를 개발했다고 지난달 6일 밝혔는데요.
눈에 보이는 일반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우 회수를 해서 없앨 수 있지만, 바닷물에 이미 녹아든 미세 플라스틱은 수거하기가 매우 어려워요.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와 함께 미세 플라스틱이 뭔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어떤 것인지 알아볼게요.
◇매년 800만t 플라스틱이 바다로
미국 캘리포니아대 롤랜드 게이어 교수팀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인류가 만든 플라스틱의 총량은 89억t이에요. 이 가운데 2015년 기준으로 63억t의 플라스틱이 폐기물이 됐는데요. 이 많은 양의 플라스틱은 어떻게 처리됐을까요? 이 중 6억t은 재활용되고, 8억t은 소각됐어요. 그리고 나머지 49억t은 매립되거나 버려졌지요. 이는 폐기된 전체 63억t 중 77%에 해당하는 양이에요.
플라스틱 쓰레기와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800만t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고 해요.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바다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거나, 강 또는 배수구 등을 타고 흘러가는 거예요. 폭우·태풍 등에 의해 휩쓸려 가기도 하고요.
◇1개 검출하려면 1만L 물 떠야
이렇게 매년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15~31%가 미세 플라스틱이 됩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주로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가 햇빛과 파도를 만나 자연적으로 풍화되며 생성되는데요. 바다 한가운데 양식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60L짜리 플라스틱 부표(물 위에 띄워 표적으로 삼는 것)가 분해되면, 미세 플라스틱 약 400만개가 만들어진다고 해요. 또 스크럽 화장품이나 치약·보디워시 등에 첨가하기 위해 처음부터 플라스틱을 미세한 알갱이로 만들기도 하는데요. 알갱이를 넣어 피부나 치아를 문지를 때 때가 잘 제거되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치약·보디워시 등을 물로 헹구거나 씻어낼 때 이런 미세 플라스틱도 같이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요.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을 수거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바다 면적 1㎥당 미세 플라스틱이 평균 0.001~1개 있다고 추정하는데요. 예를 들어 북태평양 해류에는 1㎥당 0.1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있어요. 이 미세 플라스틱 1개를 검출하려면 최소 1만L의 물을 떠야 한대요.
이런 미세 플라스틱은 어디로든 흘러 들어갈 수 있어요. 약 8848m 높이인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부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최대 수심 1만1000m)의 심해, 최근엔 대기권의 하층인 대류권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어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해양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며 “과감한 조치가 없으면 2050년쯤엔 플라스틱이 모든 바다의 물고기를 짓누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완전히 배출하는 법 알려지지 않아
바다에 떠다니던 미세 플라스틱은 플랑크톤 등 해양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가요. 그러다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도 흡수되지요. 미세 플라스틱의 진짜 문제는 ‘독성’(毒性)이에요. 플라스틱 제품에 코팅된 화학첨가물이 물에 녹아 나오면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만, 플라스틱 자체에 ‘비스페놀’ ‘프탈레이트’ 등 내분비계(신체 호르몬을 생산하는 조직들) 교란 물질인 환경호르몬이 있어요.
환경호르몬이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닌 산업 활동으로 만들어지고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뜻해요. 생물체에 흡수되면 생물체의 성장과 생식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멸종을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한 물질이죠.
세계자연기금(WWF)은 2019년 사람 한 명이 이런 미세 플라스틱을 매주 ‘5g’(약 2000개 조각) 정도 먹고 있다고 발표했어요. 이는 신용 카드 한 장 분량과 맞먹는 양이에요. 이를 한 달로 계산하면 21g, 연간 250g을 약간 넘는 양이에요. 섭취 경로는 물·갑각류·소금 순이었어요. 우리 몸으로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은 다행히 대부분 배출되지만, 일부는 장기 등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완전히 배출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져 있지 않고요. 과학자들은 이런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고 있어요.
◇전기적 성질 이용해 걸러내
그동안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해 왔는데요. 최근 국내 연구진이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기 위해 개발한 필터는 전기의 성질을 이용한 거예요. 연구팀에 따르면, 상당수의 플라스틱은 그 자체로 아주 미세한 음극(-)을 띠고 있다고 해요. 물속에 발전기를 넣고 전류를 흘리면 전기적 성질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되며 흩어져 있던 미세 플라스틱이 필터의 양극(+) 쪽 기판에 달라붙어요. 그러면 이 미세 플라스틱만을 걸러내는 거지요. 발전기에서 나오는 전류는 발전기 내부 소자의 마찰을 통해 만들어져요. 그래서 별도의 외부 전원이 필요 없는데, 이런 발전소자를 ‘마찰대전(摩擦帶電) 발전소자’라고 해요. 같은 방법으로 나노 크기의 산화아연(ZnO), 이산화규소(SiO2), 카드뮴아연황화물(CdZnS) 등 물속의 다양한 미세 독성 입자들도 제거할 수 있답니다. 마찰대전으로 만들어지는 전류는 물속 생물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 낮은 전류라 해양 생태계를 해치지 않고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해요.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나노에너지에 실렸습니다.
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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