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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행 지 : 이탈리아 돌로미티 알타비아1. 트레킹(스코토니 산장 ~ 아베라우 산장)
산 행 일 : 2022. 07. 12.(화)
산행코스 :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 ~ 라가주오이 호수(Lago di Lagazuoi, 2194m) ~ 라가주오이 고개(Forcella Lagazuoi, 2573m) ~ 라가주오이 산장(Rifugio Lagazuoi, 2752m) ~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 2778m) 왕복 ~ 라가주오이 케이블카(Cable Car Lagazuoi) ~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 ~ 리미데스 호수(Lago di Limides) ~ 아베라우 고개(Forcella Averau, 0000m) ~ 아베라우 산장(Rifugio Averau, 2413m) + 누볼라우 산장(Rifugio Nuvolau, 2575m) 왕복 (14km, 8시간 소요)
산행참가 : 13백두 + 4인 가족. (한왕용의 "이태리 돌로미티 Altavia1 트레킹 10일)
<산행지도>
오늘은 돌로미테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준다는 라가주오이 산장(2752m)을 지나는 날이다. 지난밤 묵었던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에서 가파른 벼랑 자갈길을 따라 고도를 150m쯤 높이면 알타비아 1. 코스의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고개 아래에 자리한 라가주오이 호수(Lago di Lagazuoi, 2194m)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 알타비아 1. 코스를 따라 거대한 암봉들과 바위 절벽으로 둘러싸인 황량하고 장엄한 풍경에 압도되며 꾸준히 고도를 높여 라가주오이 고개(Forcella Lagazuoi, 2573m)에 올라서서는 우측 1차 세계대전 당시의 동굴진지가 있는 암릉을 따라 라가주오이 산장(Rifugio Lagazuoi, 2752m)으로 오르게 된다. 1차 세계대전 때 전사한 오스트리아군(軍)의 영령을 위로하는 그리스도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산 정상,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 2778m)를 다녀와서 라가주오이 산장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된다.
점심 식사 후 오후 트레킹은 친퀘토리를 경유하는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를 두고, 케이블카로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 2117m)로 내려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난 초원길이 이어지는 크로다 네그라(Croda Negra, 2518m) 북사면 트레일을 따라 아베라우 고개에 올라서고, 아베라우(Averau Peak, 2648m) 남쪽 벼랑길을 거쳐 숙소인 아베라우 산장(Rifugio Averau, 2413m)에 도착하게 되는데, 혹여 체력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배낭을 두고 20분 거리의 누볼라우 산장(Rifugio Nuvolau, 2575m)이 있는 누볼라우 정상에 올라 사방으로 펼쳐지는 멋진 조망을 즐기는 것은 추가 옵션이다.
지난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신새벽부터 여러 사람들이 부산을 떠는데도 오르내리기 힘든 이층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부지런한 몇몇 분들의 부산함은 옆방에서 자던 성깔 있는 서양인에게 핀잔 같은 부탁을 듣고서야 조용해진다. 방음이 잘 안 되는 숙소에서 신새벽에 문을 열어놓고 떠드는 소리가 새벽잠을 즐기던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 모양이다. 덕분에 나도 개운치 않은 몸을 일으켜 눈곱만 씻고는, 바위 병풍으로 둘러싸인 산장의 조용한 아침 분위기를 즐기려 발소리를 죽이며 1층으로 내려간다.
일출을 30여 분이나 지났음에도 스코토니 산장 주변은 아직도 백야처럼 느껴진다.
평소 하루 세끼 중에서 아침은 걸러도 되는 것으로 여겼는데, 여행사 패키지 상품 '돌로미티 트레킹'에서는 그나마 가장 푸짐하고 먹을만한 식사다. 그래서인지, 다들 너무 진지한 표정이라 왠지 논산훈련소 신병들의 식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백두스럽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8시에 출발하자는 예기는 어제 들었던 것 같은데,
길 떠날 채비를 완벽히 마친 백두들이 지난밤을 묵었던 스코토니 산장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다.
누군가가 왜 트레킹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10여 년 전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라고 답했겠지만, 지금은 '그저 궁금해서'라고 답한다.
물론 그 궁금증의 원천은 풍광만이 아니라 모든 새로운 경험을 포함한다.
그래서 오늘도 무기력한 몸뚱이를 이끌고 새로운 뭔가를 찾아 길을 떠난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우측 암봉 옆으로 이어진 뚜렷한 길이 보이지만,
우리는 가파른 절벽이라 길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좌측 바위절벽 옆으로 진행한다.
산장 대각선 방향으로 보이던 뾰족 암봉이 어느새 뭉툭해졌다.
절벽 등로로 들어서자 멀리서는 보이지 않던 뚜렷한 벼랑길이 하늘을 향해 지그제그로 이어지는데,
절벽이 단단하지 않은 석회암 종류라 주변 바위 절벽이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사실 가파른 오름길로 숨이 가빠지며 다른 생각을 떠올릴 겨를이 없기는 하지만..ㅋㅋ
뒤돌아 보이는 스코토니 산장과의 거리가 가늠이 잘 안 되는 것이 이상하다. 30분 걸었는데..ㅉㅉ
스토코니 산장을 출발하여 바위 절벽 사이로 이어지는 가파른 벼랑길을 30여 분 오르면,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고개를 넘어온 알타비아 1. 코스와 다시 만나게 되는데, 우측의 작고 아름다운 라가주오이 호수(Lago di Lagazuoi, 2194m)를 다녀오기로 한다.
높은 언덕 위, 바위 절벽에 둘러싸여 요정들의 은밀한 목욕탕 같은 라가주오이 호수(Lago di Lagazuoi, 2194m)는 그 자그마한 얼굴에 바위산과 푸른 숲, 그리고 푸른 하늘까지 모두 담고 있다.
우리가 여행사로부터 받은 트레킹 일정표에는 이곳 라가주오이 호수를 리모 호수로 기술하고 있는데, 리모 호수는 어제 점심 식사를 했던 파네스 산장에서 잠시 올라서면 우측에 있던 호수다. 트레킹을 하면서 가이드나 인솔자로부터 돌로미티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었지만, 그런 기회는 거의 갖지 못했고 오로지 회장님의 돌로미티의 최근 역사 이야기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라가주오이 호수를 배경으로.
황량한 바위 절벽길을 오르다가 만난 오아시스 같은 라가주오이 호수!
알타비아 1.을 따라 델 라고 고개에서 내려다 보이는 라가주오이 호수 모습를 못 본 아쉬움을 뒤로하고,
금방 다을 듯이 보이는(실제로는 한참을 더 가야 함) 라가주오이 정상을 향하면,
좌측으로 군영으로 쓰였을 석벽 구조물이 보이는데, 이곳 라가주오이 산장 일대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이탈리아 사이에 벌어진 격렬한 산악전투의 현장이라, 아마도 그 당시 만들어진 구조물이 아닌가 짐작된다.
돌아본 라가주오이 호수와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방향.
길은 좌측의 라가주오이 그란데(Lagazuoi Grande)와 우측 라가주오이 산장이 자리한 피콜로 라가주오이 사이의 안부인 포르첼라 라가주오이(Forcella Lagazuoi, 2573m)를 향해 가파르지 않은 오름길로 이어지는데, 고도가 높아져서 그런지 내딛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좌측 라가주오이 그란데 능선의 암벽 클라이밍 메카로 통하는 푼타 파네스(Punta Fanes, 2980m).
앗! 좌측 라가주오이 그란데(Lagazuoi Grande) 암봉들 사이에 사람 머리 모양의 두상이 보인다.
10여 년 전 대만 야류지질공원에서 보았던 '여왕의 머리'와 흡사한 바위가 보이는데,
혹시 저 두상이 파네스 왕국의 전설에 나오는 돌로 굳은 '파네스 왕'의 모습을 닮은 바위일까?
알타비아 1. 트레킹 출발지였던 브라이에스 호수와 연결된 크로다 델 베코 산의 동굴 속에는 오래된 파네스 왕국이 있다고 전해진다. 그 파네스 왕국의 왕이 보물에 눈이 멀어 나라와 백성을 저버렸고, 그 댓가로 왕은 벌을 받아 팔자레고 고개에서 보이는 라가주오이 산의 돌로 굳고, 왕국은 패망하여 현재는 왕비와 딸 루얀타 그리고 몇몇 신하만이 동굴 속에 잠들어 있는데, 일 년에 딱 한 번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 밤에 여왕과 딸 루얀타가 동굴에서 나와 브라이에스 호수를 배를 타고 건너는 장면이 목격된다고 한다. 왕국의 부활을 알리는 트럼펫 소리가 울리기를 기대하면서...
파네스 왕국(Kingdom of Fanes) 이야기는 돌로미테에 전해지는 라딘 전설인데, 이곳 라가주오이 봉우리 아래에는 돌로 굳은 파네스 왕의 모습을 닮은 바위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지 가이드인 마우로도 아는 바가 없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이었으면 저 모든 봉우리에 제 각각의 이름을 붙이고 바위 하나하나에 그럴듯한 전설을 역어서 걸어 놓았을 텐데..ㅉㅉ
나중에 자료를 찾다가 보니 파네스 왕의 모습을 닮은 바위는 라가주오이 남쪽 사면 절벽에 있는데, 설명을 듣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짐작키 어려운 그냥 바위 절벽이었다.
대만 야류지질공원의 여왕의 머리(女王頭)
모양이 남자 두상이 아리나 여자의 두상이기에 파네스 왕의 두상은 아닐 것이라 짐작하며,
거대한 암봉 사이의 안부 고개인 포르첼라 라가주오이를 향하다가,
산 그늘로 이어진 오름길에 따가운 햇살을 쬐니 이내 몸이 더워지며 겉옷이 부담스러워져 우측 라가주오이 주능선 우회 갈림길에서 잠시 여장을 정비하며 쉼을 한다.
한여름 모드로 여장을 정비하고 빤히 올려다 보이는 라가주오이 고개를 향하는데, 좀체 거리가 좁혀지지를 않는다. 확실히 한국 산에서의 거리 감각과 이곳에서의 거리 감각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뜨거운 햇살을 피할 나무 한그루 없는 돌산 황무지를 오르다가,
다시 암봉 그늘로 들어서니 금세 시원한 느낌이 들고,
피콜로 라가주오이 능선 우회 갈림길 이정표에서 직진의 라가주오이 고개로 향하면,
금방 닿을 듯이 보이는 라가주오이 고개와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지루한 자갈길이 이어지며,
앞쪽 암봉 위에 자리한 가야 할 라가주오이 산장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이는데,
실제로는 이곳에서 한 시간쯤을 더 가야만 한다.
앞쪽 능선 위에 높이 자리한 라가주오이 산장으로 이어질 듯한 등로가 보이지만, 등로 처럼 보이는 저 길은 스키 슬로프로 꾀나 가파르고 돌이 흘러내려 위험하다고 하며, 좌측의 라가주오이 고개를 경유하는 정규 등로를 따라 진행하게 된다.
앞쪽으로 포르첼라 라가주오이 쯤으로 보이는 고갯마루가 지척으로 다가오더니,
마침내 좌측 라가주오이 그란데(Lagazuoi Grande)와 우측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 사이의 안부 고개인 포르첼라 라가주오이(Forcella Lagazuoi, 2573m)에 도착한다.
이곳의 이정표에 '고개'라는 단어로 'Passo'와 'Forcella'라는 두 가지 단어가 쓰이는 듯한데, 정확히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대충의 느낌으로는 'Passo'는 차량이나 마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도로가 지나는 완만한 언덕을 넘는 굽이길 같은 느낌이고, 'Forcella'는 오솔길이 지나는 가파른 깔딱고개쯤에 쓰이고 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포르첼라 라가주오이(Forcella Lagazuoi, 2573m) 이정표.
스코토니 산장에서 2시간 동안 고도 500여 미터를 높여 오른 라가주오이 고개.
고개 너머 남동쪽 친퀘토리(Cinque Torri, 2361m) 방향의 멋진 조망이 힘든 오름길의 노고를 충분히 보상해 준다.
좌측 뭉툭하게 솟은 봉우리가 소라피스(Sorapiss, 3205m), 그 우측 피라미드 모양의 안텔라오(Antelao, 3263m), 우중앙 톱니 형태의 산이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 그 우측의 의자 형태의 산이 펠모(Pelmo, 3168m)이고 그 사이 앞쪽에 비스듬히 누운 산이 라스토니 디 포르민(Lastoni di Formin, 2657m), 그 앞쪽의 봉긋 솟은 바위 봉우리들이 '다섯 개의 탑'이란 의미의 친퀘 토리(Cinque Torri), 그리고 멘 우측의 봉우리가 오늘 트레킹 마지막에 우회하여 지나게 될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쯤이다.
라가주오이 산장 반대 방향의 능선 모퉁이 길에는 한 무리의 트레커들이 알타비아 1. 코스를 따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라가주오이 산장을 올랐다가 저 알타비아 1. 코스로 가지 않고 케이블카를 타고 팔자레고 고개로 내려가서 우회길을 따라 트레킹을 이어가게 된다.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아쉬움은 늘 남게 마련이지만!
라가주오이 고개에서 우틀하여 스키 슬로프로 이어진 길을 따라 라가주오이 산장을 향한다.
돌아본 라가주오이 그란데(Lagazuoi Grande) 암릉과 토파나 로제(Tofana Rozes, 3225m) 방향.
쇄석들이 깔린 가파른 슬로프 사면을 지그제그로 오르는 백두들.
금방이라도 쇄석이 흘러내릴 듯이 보이는 사면을 지그제그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면,
등로 좌측 암릉에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군에 의해 만들어진 동굴 진지가 나타나는데,
야외박물관 페라타 갈레리아 라가주오이(Ferrata Galleria Lagazuoi)의 일부로 보이는 동굴진지 유적을 잠시 둘러보기로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5월 23일, 이탈리아 왕국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전쟁을 선포했다. 이탈리아 군은 코르티나를 점령했고, 이로써 돌로미티에 대한 4세기 동안의 합스부르크 제국 통치를 종식시켰다.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은 바디아 계곡(Badia Valley)과 남 티롤(South Tyrol)을 방어하기 위해 라가주오이(Lagazuoi)로 철수했다. 그로부터 라가주오이 친퀘토리 지역의 산들은 높은 고도에서 싸우는 믿기지 않는 전쟁의 장이 되었다. 대치하는 양쪽 군대의 참호가 높은 바위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군대는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테의 거대한 벽 정상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돌로미테의 험악한 바위 산세는 탁월한 요새이며 장벽 역할을 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은 주변 모든 산꼭대기에 진지를 꾸리고 고산 거벽인 돌로미테 상부에 터널을 파서 철통 같은 진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반면 대치 상태였던 이탈리아 산악 부대는 라가주오이 남쪽 경사면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탈리아 군이 공격을 위해 벽 아래로 달라붙자 오스트리아 군은 벽에 3개의 폭발물을 설치해 터뜨렸다. 이런 낙석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이탈리아 군은 터널을 파기 시작했다. 1917년 6월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 작은 라가주오이)봉의 벽에 1km의 터널을 파고 들어가 오스트리아 군 터널 침투에 성공했고, 33㎏의 폭발물을 터뜨렸다. 이때 생긴 분화구 같은 거대한 흔적은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에서도 보인다. 전쟁의 상흔인 것이다. 이것이 1915년 5월부터 1917년 10월까지 21개월 동안 벌어진 돌로미테 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의 하나였다.
이곳은 두 나라의 유명한 클라이머들과 산악인들이 자국의 승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현장으로, 돌로미테는 단순히 등반 대상지가 아닌 살아 있는 전쟁 박물관이기도 하다. 오늘날, 과거 적으로 대치했던 양 진영의 공동작업으로 산 위의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요새들은 복원되었고, 그리하여 칭퀘 토리(5 Torri), 사소 디 스트리아(Sasso di Stria)와 트레 사시 포트(Tre Sassi Fort)라는 라가주오이 3개의 야외박물관으로 구성된 대전(Grate War)을 가장 현장감 있게 보여주는 박물관이 탄생했다. (역)
배낭을 벗어두고 동굴진지 안으로 들어가면 한 사람이 서서 다닐 수 있는 통로가 이어져 있고,
대전 당시 이탈리아군이 주둔했던 친퀘 토리 방향으로 뚫린 총안구와 100여 년 전의 맥심 기관총도 전시되어 있다.
동굴진지 개구부로 보이는 친퀘 토리 방향.
동굴 진지를 나와 다시 나가주오이 산장을 향한 오름길을 오르면,
좌측 친퀘토리 방향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돌아본 나가주오이 고개 방향.
부서진 쇄석들이 흘러내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가파른 사면길을 잠시 더 오르면,
좌측 암릉으로 동굴 진지의 출입구가 수시로 나타나기를 반복하는데,
가파른 사면 위로 산장 건물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더니,
나무 문이 달려있는 동굴진지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철근 격자문으로 막힌 총안구에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도 등장하는 맥심 기관총이 설치되어 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과연 인류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전쟁을 있는 그대로 볼 것인지, 아니면 마땅히 그래야 할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적용하여 전쟁을 하는 당사자를 평가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우리 인류에게 때때로 달라지기는 해도 '정의(正義)'라는 잣대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 동굴 진지들을 뒤로하고 지쳑으로 가까워진 나가주오이 산장을 향하면,
좌측 팔자레고 고개 방향.
아래로 뚫린 동굴진지도 지나게 되고,
능선 위로 올라서니 힘겨운 오름길을 보상이라도 하려든 듯 사방으로 장쾌한 조망이 트인다.
360º 의 파노라마 풍경.
북쪽 포르첼라 델 라고와 그 아래 라가주오이 호수가 있는 라가주오이 그란데(Lagazuoi Grande) 방향.
북동쪽 토파네 3 봉우리 방향.
토파나 3 봉은 토파나 디 덴트로(Tofana di Dentro, 3238m)와 토파나 디 메조(Tofana di Mezzo, 3244m) 그리고 토파나 디 로제스(Tofana di Rozes, 3225m)인데, 그중 토파나 디 메조(Tofana di Mezzo, 3244m)는 돌로미티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며, 봉우리 이름인 Dentro, Mezzo, Rozes는 1800년대 후반 각각의 봉우리를 초등 한 사람의 이름이라고 한다.
참고로 돌로미테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두 번째는 안텔라오(Antelao, 3262m), 그리고 세 번째가 토파네(Tofane, 3244m)로 이곳 피콜로 라가주오이에서 세 봉우리 모두를 조망할 수 있다.
동남쪽 돌로미티에서 두 번째로 높고 뾰족한 피라미드를 닮은 안텔라오(Antelao, 3262m)와 '신의 의자'로 불린다는 의자 모양의 펠모(Pelmo, 3168m) 방향.
남쪽 치베타(Civetta, 3220m) 방향.
남서쪽 돌로미티 최고봉으로 최근에 빙하사태 사고가 있었던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방향.
서쪽 라가주오이 산장과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 2778m) 방향.
라가주오이 산장 직전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정상인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를 먼저 다녀오게 되는데, 정상 가는 등로와 정상 주변이 가파른 절벽이므로 사진촬영 등의 경우 주의해야 한다는 가이드의 안내를 들은 후, 점심 식사가 예정된 라가주오이 산장 뒤편 등로를 따라 피콜로 라가주오이로 향한다.
남서쪽 마르몰라다 방향.
우회길과 능선길이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암봉을 넘는 우측 능선길로 들어서서 오르면,
가야 할 정상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가 가까이 보이고,
정상으로 이어진 등로는 나무나 바위 등의 엄페물 없이 오롯이 노출되어 있어서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면 위험할 수도 있어 보인다.
오늘이 아닌 내일 묵게 될 스타울란자 산장 남쪽에 자리한 치베타 방향.
메마른 황무지에 섬인 듯 자리한 이끼.
우측 병풍을 펼친 듯 피콜로 라가주오이를 감싸고 있는 라가주오이 그란데(Lagazuoi Grande) 산군 조망.
그렇게 날등 등로를 10여분 따르니,
남쪽 천 길 낭떠러지를 등지고 1차 세계대전 당시 산화한 오스트리아 군인들의 영령을 위로하는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상이 서 있는 피콜로 라가주오이(Piccolo Lagazuoi, 2778m)에 도착하여, 돌로미티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기를 빌며 인증을 남긴다.
내일 묵게 될 스타울란자 산장을 사이에 두고 좌측 펠모와 우측 치베타 조망.
좌 펠모, 중앙 치베타, 우측 마르몰라다 조망.
서쪽 마르몰라다와 그 우측 셀라(Sella, 3151m) 산군 방향.
북서쪽 푸에즈 오들레 자연공원(Parco Naturale Puez Odle) 방향.
아침에 지나온 라가주오이 호수 뒤편의 푼타 파네스(Punta Fanes, 2980m) 방향.
피콜로 라가주오이 정상 주변 풍광 (동영상 48")
나가주오이 정상에서 본 360도 파노라마.
피콜로 나가주오이를 지키는 예수상을 향해 코로나 없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기원을 남기고는, 왔던 길을 되짚어 나가주오이 산장으로 향한다.
좌측부터 소라피스(Sorapiss, 3205m), 피라미드를 닮은 안텔라오(Antelao, 3263m), 톱니바퀴 모양의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 2716m) 그리고 맨 우측 '신의 의자'로 불리는 펠모(Monte Pelmo, 3168m) 조망.
남쪽 치베타 산(Monte Civetta, 3,218m) 방향.
남서쪽 치베타와 마르몰라다 방향.
올 때는 능선을 따라왔으니 갈 때는 우측 절벽에 설치된 잔도를 따라 라가주오이 산장으로 항하면,
철재 잔도를 지나 절벽에 뚫린 동굴진지 흔적을 지나게 되고,
이내 알타비아1.(Alta Via 1.)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여 돌로미티의 360º 파노라마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돌로미테 최고의 전망대'로 불리는 라가주오이 산장(Rifugio Lagazuoi, 2752m)에 도착한다.
2,752m 높이에 있는 라가주오이 산장(Rifugio Lagazuoi)은 돌로미티 최고의 전망대로 알려져 있는데, 이 산장에서는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눈부신 아침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장 북쪽으로는 암벽등반의 메카로 통하는 라가주오이 그란데(Lagazuoi Grande) 산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그 우측 포르첼라 라가주오이(Forcella Lagazuoi, 2573m) 고개 건너편으로는 돌로미티에서 세 번째로 높은 토파나 디 메쪼(Tofana di Mezzo, 3244m)를 비롯한 토파나 세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으며, 동남쪽으로는 돌로미티 제 2봉인 안텔라오(Antelao, 3263m) 그리고 남서쪽으로 보이는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는 물론 수많은 연봉들이 조망된다. 또한 산장 주변은 제1차 세계대전의 현장인 동굴진지와 야외박물관이 있는데, 라가주오이 산장은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올 수 있는 곳이라 트레커 뿐만아니라 돌로미테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라가주오이 산장 야외 전망대 전경.
남서쪽 마르몰라다 방향.
남쪽 치베타와 마르몰라다 방향.
라가우오이 산장에서 멋진 조망에 비해 그저그런 점심식사를 한다.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를 바라보면서...
라가주오이 산장 전망데크에서 본 남쪽 방향 파노라마.
걷기 위해서는 식사를 해야 했지만 그냥 멋진 풍경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라가주오이 산장을 나와 길 떠날 준비를 하고는 바로 아래에 있는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으로 향한다.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 2117m)와 라가주오이 산장(Rifugio Lagazuoi, 2752m)을 이어주는 라가주오이 케이블카(Cable Car Lagazuoi) 상부 승강장 도착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를 두고 케이블카로 팔자레고 고개로 내려가, 오늘 묵게 될 아베라우 산장(Rifugio Averau, 2413m)까지 트레킹을 이어가게 된다.
좌측 소라피스(Sorapiss, 3205m)와 피라미드를 닮은 돌로미티 제2봉 안텔라오(Antelao, 3263m).
좌 후방 톱니를 닮은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 2716m)와 우측 '신의 의자'로 불리는 펠모(Monte Pelmo, 3168m) 그리고 그 앞에 건방지게 비스듬히 드러누운 형태의 라스토니 디 포르민(Lastoni di Formin)과 좌측 아래 발 받침이라도 하려는 듯 한 친퀘토리(Cinque Torri) 조망.
전형적인 산(山)의 모양인 치베타 산(Monte Civetta, 3,218m).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도 아니고 팔자레고 고개로 이어지는 동굴 길도 제쳐놓고 케이블카를 타는 게 조금은 죄스럽기도 하지만,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라 그 또한 나를 위한 신의 배려려니 생각하며 케이블카에 올라 한꺼번에 661m나 고도를 낮춘다.
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앞 많은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보이는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 2117m) 전경.
이곳 팔자레고 고개(Passo Falzarego, 2117m)는 마르몰라다가 자리한 서부 돌로미티와 동부 돌로미티의 코르티나 담페초를 잇는 주요한 고개라서 수많은 라이더들로 붐비는 곳이다.
파소 팔자레고(Passo Falzarego)에서 파소(Passo)는 고개라는 뜻이고, 팔자(falza)는 실패(false)를, 레고(rego)는 왕(King)을 뜻하니 팔자레고는 '실패한 왕'이란 뜻이다. 즉 백성과 영토를 저버린 왕은 진정한 왕이 아니라 실패한 왕(False King)이라는 것이다.
라딘의 전설 파네스 왕국에 나오는 팔자레고(Falzarego)에 관하여 이야기를 옮겨 보면, 천하무적의 전사이자 딸인 도라실라(Dolasilla)를 앞세워 싸우는 전투마다 승리하며 영토를 확장해 나가던 파네스 왕은 어느 날 딸의 은제 갑옷이 붉게 변하는 것을 보며 더 이상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고 파네스 왕국의 운명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욕심 많은 왕은 아우론조 지하세계에 묻혀있는 엄청난 금은보화를 받는 조건으로 적과의 비밀협정을 통해 파네스 왕국을 저버린다. 하지만 협정이 무효화되며 파네스 왕은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자신의 왕국과 백성을 저버린 대역죄의 댓가로 왕은 팔자레고 고개의 바위로 굳어버린다. 그 굳어버린 왕의 머리가 라가주오이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의 우측 편에 있다고 한다.
라가주오이 케이블카 하부 정류정 전경.
라가주오이 산장에서 내려다볼 때는 그냥 평탄해 보였는데, 팔자레고 고개 우측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사스 데 스트리아(Sass de Stria)의 모습이 놀랍다.
팔자레고 고개를 지나는 도로 건너편으로 가면 우리가 가려는 아베라우 산장 방향의 '델라 벨리 바이오톱 트레일' 들머리가 있다.
라가주오이 정상를 돌아보며, 인터넷에서 라가주오이 상부 승강장 우측 아랫 편에 있다는 거대한 파네스 왕의 두상을 찾아보지만 어디에서도 왕의 두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찾기는 했다. 퀴즈!
이정표의 아베라우 산장, 누볼라우 산장, 친퀘토리 방향 들머리로 들어서는데,
오전의 황량한 돌밭길과는 달리 '델라 벨리 바이오톱'이란 이름에 걸맞게 완만한 초원길이 펼쳐진다.
좌측 코르티나 담페초 방향.
돌아본 팔자레고 고개와 라가주오이 피콜로 방향.
야생화 꽃밭 위로 우뚝 솟은 사스 데 스트리아(Sass de Stria). 멋진 그림이다!
트레일이 온갖 야생화가 피어난 초원으로 이어지며 오전에 걸었던 황량한 돌길의 기억을 말끔히 씻어낸다.
초원의 꽃밭길 !
사랑하는 사람과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그냥 처음 만난 이방인과 걸어도 금방 사랑하게 되는 길이다.
혹여 훗날 그 누가 있어 사그라져 가는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한다면,
아마도 이 길을 함께 걷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익지 않을 꿈도 가져본다.
돌아본 라가주오이 피콜로 방향.
과연 우리는 어느 길을 따라 즐거운 트레킹을 잇게 될까?
몇 개의 트레일이 나눠지는 갈림길에서 언덕 위로 이어지는 널찍한 트레일을 두고
사면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길로 들어선다.
목화솜을 흩뿌려 놓은 듯한 초원 건너편으로
사스 데 스트리아(Sass de Stria)가 위압적인 산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사진의 가운데 능선 위로 유두 모양 솟은 바위가 친퀘토리(Cinque Torri)다.
저 친퀘토리를 금방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따르게 된다.
어! 따르던 널찍한 트레일을 두고 좌측 오솔길로 접어든다.
이미 라가주오이 산장에서부터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를 벗어난 터라,
가이드가 어디로 이끌던 쉬운 길이겠거니 하며 그냥 따를 뿐이다.
돌아본 라가주오이 피콜로 방향.
사면으로 이어진 호젓한 오솔길을 따르는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유럽을 휩쓸고 있는 가뭄과 고온으로 말라버린 작은 호수를 지난다.
마침 반대쪽에서 다가오던 현지인 아주머니 한분이 이곳이 굉장히 아름다운 호수라고 알려주기에,
구글 지도를 찾아보니 리미데스 호수(Lago di Limides)로 명승지 표시가 되어 있다. 아쉽다!
호숫가 잔디밭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초원에서의 따사로운 햇살을 즐긴다.
햇살도 기분 탓인지 오늘 오전 걸었던 돌길에서는 뜨겁게만 느껴졌는데..ㅉㅉ
다시 사면으로 이어진 오솔길로 들어서서 아베라우 산장을 향한 트레일을 이어가는데,
완만한 사면 풀밭으로 이어지던 트레일이 바위길로 들어서며 제법 가팔라지고,
쉬운 초원길에 두고 온 맥을 찾으려는 듯 10여 분 만에 엉덩이를 붙이고 또 쉼을 한다.
돌아본 라가주오이 방향.
좌측부터 피콜로 라가주오이, 라가주오이 그란데 그리고 우측 토파나 디 로제.
잠시의 쉼으로 다시금 초원에 두고 온 활력을 되찾아 트레일에 나서서
암릉 사이 협곡으로 이어진 좁은 바위길을 따르는데,
앞장서던 가이드 마우로도 이리저리 얽힌 트레일로 잠시 혼선을 격기도 하며,
야생화가 만발한 풀밭에 돋아난 바위가 어우러진 트레일을 따른다.
따르는 트레일이 능선 마루를 향해 더욱 가팔라지고,
돌아본 팔자레고 고개 방향.
올라야 할 아베라우 고개가 그리 멀어 보이는 않는 곳에서,
멋진 조망을 선사받았던 라가주오이 피콜로 방향을 돌아보며 또 쉼을 하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나로서야 자주 쉬면 좋기는 하지만 너무 잦은 쉼이 오히려 난감하게도 느껴진다.
살짝 당겨본 라가주오이 피콜로와 암벽등반의 메카로 알려진 라가주오이 그란데 방향.
좌측의 아베라우 피크(2648m)만 돌아가면 된다며 다시 아베라우 고개를 향하면,
앞쪽으로 포르첼라 아베라우(Forcella Averau, 2435m)가 다가서고,
오늘 묵게 될 아베라우 산장은 좌측의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 뒤편에 있다.
돌아본 라가주오이 그란데 방향.
돌아본 라가주오이 그란데 방향.
오늘 출발한 스코토니 산장은 저 삐죽삐죽한 라가주오이 그란데 너머에 있다.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 서쪽의 안부인 포르첼라 아베라우(Forcella Averau, 2435m)에 도착하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경한 풍경이 펼쳐지며 트레커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첼네라 산(Monte Cernera, 2664m) 방향.
돌아본 라가주오이 그란데 방향.
좌측 기아우 고개(Passo di Giau, 2236)에서 남쪽 셀바 디 카도레(Selva di Cadore)로 이어지는 꼬불길이 내려다 보이고, 중앙 멀리로 치베타 산(Monte Civetta, 3,218m)이 조망된다.
아베라우 산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산허리를 돌아가는 벼랑길을 따르게 되는데, 좁은 자갈길에 우측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이라 혹여 발을 헛디딜까 염려하며 조심스레 지난다.
좌측 치베타(Civetta)와 우측 마르몰라다(Marmolada) 조망.
까마득한 벼랑길이라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며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은 트레커도 보인다.
두둥실 떠다리는 흰 구름 배경의 치베타 산(Monte Civetta, 3,218m).
우측으로 다시 보이는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비스듬한 사면과 깎아지른 절벽이 맞닿는 지점에 자리한 누볼라우 산장(Rifugio Nuvolau, 2575m)이 먼저 모습을 드러내고,
이내 오늘 묵게 될 숙소인 아베라우 산장(Rifugio Averau, 2413m)과 깎아지른 절벽 바위봉 꼭대기에 자리한 누볼라우 산장(Rifugio Nuvolau, 2575m)이 모두 시야에 들어온다.
셀바 디 카도레(Selva di Cadore) 방향 계곡 멀리로 보이는 치베타(Civetta).
돌아본 마르몰라다(Marmolada).
누볼라우 절벽 아래로 이어진 내일 걷게 될 트레일도 가늠되고,
아베라우 산장 옆에는 우측 아래 기아우 고개(Passo Giau)에서 올라오는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다.
마침내 오늘 묵게 될 아베라우 산장(Rifugio Averau, 2413m)에 도착한다.
예상보다 이른 시각에 도착하였지만 컨디션이 별로라서 그저 무거운 몸뚱이를 어디든 뉘이고 싶을 뿐이다.
아베라우 산장 앞에는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상황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좌측 아래에 있는 친퀘토리와 함께 이곳 일대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군의 전략적 요충지였는데, 아베라우 피크는 라가주오이에 주둔한 오스트리아군의 포탄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거리이면서 적의 상황을 관찰하기 적합한 장소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돌아본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
숙소에 도착했는데 너무 이른 시각이라 체크인이 안 된다고 한다. 라가주오이 산장 못지않게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누볼라우 산장이 20여분 거리에 있어서 당근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컨디션 난조로 포기하려는 찰나에 체크인까지는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통보로 누볼라우 산장을 다녀오기로 한다.
배낭은 아베라우 산장에 두고 가뿐한 차림으로 누볼라우 산장을 향한다.
비스듬히 뉘어진 암릉 위로 오르면 좌측으로 첫날 묵었던 코르티나 담페초가 내려다 보인다.
파란 하늘을 베어 물은 송곳니처럼 보이는 봉우리가 토파나 3 봉우리 중 가장 낮은 토파나 디 로제스(Tofana di Rozes, 3225m)이고, 그 우측 아래로 보이는 '다섯 봉우리'를 뜻하는 친퀘토리(Cinque Torri)가 오히려 초라해 보인다.
친퀘토리 우측 아래로 동부 돌로미티의 중심지인 코르티나 담페초가 내려다 보인다.
이제 우측으로 보이는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
돌아본 아베라우 피크 우측 멀리로 오전에 지나온 나가주오이도 보인다.
좌 중앙 소라피스(Sorapiss, 3205m), 우측 멀리로 보이는 안텔라오(Antelao, 3263m).
우측으로 돌로미티 최고봉인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가 다시 보인다.
살짝 당겨본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모습.
누볼라우 산장이 지척으로 가까워지며 주변 조망이 훨씬 넓어진다.
누볼라우 산장 입구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 조각품.
이탈리아어를 모르니 뭔지를 알 길이 없다.
남서쪽 치베타(좌)와 마르몰라다(우) 방향.
남쪽 치베타 방향.
누볼라우 산장(Rifugio Nuvolau, 2575m) 앞에서 회장님 걱정에 먼저 하산하려는 총무님.
누볼라우 산장(Rifugio Nuvolau, 2575m)은 1883년 이곳에서 중병을 치료한 독일 드레스덴의 부호가 기부해 만들어진 돌로미테에서 가장 오래된 산장이다. `Nuvola`는 이탈리아어로 '구름'이란 뜻이다. 누볼라우 봉우리가 구름과 친하여서인지 아니면 구름만큼 높은 곳이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멋진 이름이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 360º 파노라마 조망이 장관을 이루며, 특히 새벽 일출 풍경이 아주 멋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누볼라우 산장 동측에 자리한 헬기장 전망대.
사방의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데 먼저 북동쪽 코르티나 담페초 방향.
동남쪽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 방향.
남서쪽 치베타와 마르몰라다 방향.
서북쪽 누볼라우 산장을 배경으로.
치베타 산(Monte Civetta, 3,218m) 조망.
친퀘토리와 코르티나 담페초 방향.
동쪽 소라피스(Sorapiss, 3205m) 방향.
누볼라우 산장을 뒤로하며 마르몰라다(Marmolada)와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를 배경으로.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을 듯한 풍광이다. 천근만근 늘어지는 몸뚱이를 끌고라도 올라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알타비아 1. 코스에서 가장 빼어난 조망을 가진 산장이 라가주오이 산장이라고들 하지만, 라가주오이 산장은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서 그런듯하다. 오전에는 라가주오이 산장을 그리고 오후에는 누볼라우 산장을 하루에 오른 내가 보기에는 이곳 누볼라우 산장의 풍광이 조금 더 가슴에 와닿는다는 느낌이다.
기념 촬영을 마친 동료들은 먼저 떠나고 오른 김에 저녁노을까지 보고 갔으면 하는 욕심쟁이들만 남아, 순회형이 사 온 생맥주를 멋진 풍광을 안주삼아 들이키고는 누볼라우 산장과의 아쉬운 이별을 나눈다.언젠가 걸을 수 있을 때, 한번 더 찾을 수 있을는지!
누볼라우 산장(Rifugio Nuvolau, 2575m)을 뒤로하고 비스듬한 암반 능선을 따라 누볼라우 고개(Forcella Nuvolau)에 자리한 아베라우 산장(Rifugio Averau, 2413m)을 향하는 길은 점점 커져가는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를 향해 걷게 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라가주오이 정상부에 요새를 구축한 오스트리라-헝가리 군의 대포 사정거리를 벗어나 있고 주변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저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는 친퀘토리 주변에 주둔한 이탈리아 군의 전망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했음직해 보인다.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 아래에 자리한 아베라우 산장도 시야에 들어서고,
1차 세계대전 당시 라가주오이 정상부에 요새를 구축한 오스트리라-헝가리 군의 대포 사정거리를 벗어나 있고 주변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저 아베라우 피크(Averau Peak, 2648m)는 친퀘토리 주변에 주둔한 이탈리아 군의 전망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저리도 뾰족한 암봉을 매일 오르내렸을 군인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그리도 고된 난관을 견디었을까!
다시 누볼라우 고개(Forcella Nuvolau)에 자리한 아베라우 산장(Rifugio Averau, 2413m)에 도착한다.
총 18명인 우리 일행에게 두 개의 룸이 배정되어 4명 가족이 1개의 방을, 그리고 남은 모두가 방 하나를 함께 쓰기로 했다. 드디어 20여 년 만에 여성 백두들과 한 방에서 밤을 보내게 되었다고 길길이 날뛰며 좋아했는데, 아리따운 여성 백두들이 '그리는 못하겠다'며 여자 방, 남자 방으로 나눠서 쓰기를 주장하는 바람에 오랜 염원은 저 멀리로 날아가 버렸다. 우렁찬 코골이로 '잠못드는 아베라우의 하룻밤'을 선사하여 내일은 모두의 컨디션을 나와 같게 만들어 주려 했는데..ㅉㅉ
짐 정리와 몸단장으로 부산한 백두들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구석진 2층 침대에 몸을 뉘니 식사는커녕 눈도 못 뜰 지경이다.
혹여 눈에 띄지 않으면 걱정을 끼칠까 염려되어 식당으로 내려가니 그럴싸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누볼라우 산장에서 보았더라면 더욱 멋졌을 저녁노을 풍경이었겠지만, 그래도 이번 돌로미테 트레킹 동안 일출이나 일몰 때 암봉이 붉게 물드는 엔로자디라를 한 번이라도 보고싶었는데, 마침내 이곳 아베라우 산장에서 어렴풋이나마 보는 행운을 가진다.
<엔로자디라(Enrosadira)>
엔로자디라는 돌로미테 암봉들의 특이한 성분 때문에 햇빛이 비교적 약한 일출, 일몰 시간대에 붉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돌로미테의 암석 특성은 석회암 성분과 다르게 마그네슘(Mg)이 포함된 칼슘마그네슘카보네이트의 백운암이다. 오래전 이곳이 융기되어 산이 되기 전 바다였을 때 산호초 등의 해양생물이 퇴적되며 마그네슘이 첨가된 것이다.
저녁 식사를 마친 분들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나도 저분들 틈에서 내일은 또 어떤 멋진 풍광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타비아 트레킹에 관한 이야기 꽃에 동참하고 싶지만, 내일 아침에 또 눈을 떠야 하기에 배정된 방의 구석진 침대로 가 몸을 뉘는데, 가족들과 트레킹을 함께하는 교수님께서 상비약으로 가져온 감기약을 건네주신다. 아마도 식사도 못하고 빌빌거리는 모습이 안쓰럽게 보였나 보다. 건네 준 생약 감기약의 영향인지 이튿날 아침은 컨디션이 훨씬 나어져 약간의 식사도 할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되었다. 교수님 감사드려요^^
침실 창밖으로 보이는 친퀘토리 방향 조망.
우리를 숨 쉬게 하는 것은 희망이다!
오늘 오른 알타비아 1. 코스의 피콜로 라가주오이와 몬테 누볼라우 정상에서의 풍광은
그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을 듯하다.
그래도 내일 또다시 최선을 다해 걷는 트레커에게 자연은 또 다른 무엇으로 보상해 줄 것을 믿는다.
그렇게 내일은 또 조금 더 나은 컨디션으로 즐기면서 걸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첫댓글 암봉이 비친 호수가 마치 거울과 같구나! 누블라우도 멋지지만 그 아볠라우 정상 일대도 장관이었어요!
직접 눈으로 보는것 같은 사진에 자세한 설명....
너무 잘 봤습니다.
10년전의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첨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대장님 ??읽고 사진보고 읽기도 힘든이탈리아어 이많은 자료사진 내용대단하셔요 어느산장에서 일어난일도 모르는데 엄청읽고 1시간이 흘러네요 뉴스에 한참 이슈 마르몰라다 사고현장을 먼발치에서 사진으로 끌어와보구 대만설산간 박지점장님10전사진도 여왕으머리사진도 기억나고 피콜로라가주오이에 예수님상에사 소원성취기도 올리고 아베라우산장 울회장님과 합방도 하고기억에 많이남을것같아요 멋진일출 누볼라우산장에 일출회장님 동영상~대장님 너무나 시간과많은자료 정말로 대단하고 멋진사진 기록 추억을 언제든지 볼수있게해주셔서 고맙고 감사감사감사해요 대장님 건강은 많이 되찾으셨나요 몸무게 는정상이시죠??또 산행일찌를 손꼽아 기다리면 서 산행때 뵈어요 ~~~♥
댓글이 본문보다 더 기네요.
감사합니다.주말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