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유치환, 「깃발」 / 김기림, 「바다와 나비」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나)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01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감을 높이고 있다.
② 색채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적 대상을 형상화하고 있다.
③ 설의적 어법을 활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④ 일부 시행을 명사로 끝을 맺어 시적 여운을 주고 있다.
⑤ 공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대상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02 <보기>에 따른 (가)에 대한 탐구 활동의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선생님 : 이 시는 다양한 보조 관념을 활용하여 ‘깃발’을 형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요. ‘깃발’에는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화자의 내면과 태도가 투영되어 있지요. 그런데 무언가를 소망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있으며 그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도 드러나고 있어요. 자, 그러면 ‘깃발’에 담긴 화자의 내면과 태도를 한번 탐구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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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관념 |
화자의 내면세계와 태도 |
① |
소리 없는 아우성 |
아우성을 치는 것처럼 격하게 흔들리는 ‘깃발’을 통해 소망하는 세계에 대한 화자의 간절함을 드러내고 있어요. |
② |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처럼 한결같이 흔들리고 있는 ‘깃발’을 통해 이상 세계를 오랫동안 동경하고 있는 마음과 태도를 보여 주고 있어요. |
③ |
순정 |
물결같이 바람에 자연스럽게 나부끼는 ‘깃발’을 통해 무언가를 소망하는 화자의 순수하고 본질적인 마음을 드러내고 있어요. |
④ |
애수 |
백로처럼 날개를 펴고도 푯대 끝에 고정되어 날아가지 못하는 ‘깃발’을 통해 소망하는 세계에 도달하지 못하는 화자의 슬픔을 드러내고 있어요. |
⑤ |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 |
높은 공중에 매달려 있는 ‘깃발’을 통해 소망을 성취하고도 되돌아오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화자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어요. |
03 <보기>를 참고하여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1930년대 지식인들 중에는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새로운 근대 문명을 과도하게 선망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결국 근대 문명이 생각과는 달리 이상적인 것이 아님을 알고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무작정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섰던 우리의 지식인들은 근대 문명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압도되어 좌절하거나 절망했던 것이다.
① ‘흰 나비’가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실체를 모른 채 근대 문명을 과도하게 추구했던 일부 지식인의 자세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② ‘흰 나비’가 찾아가는 ‘바다’는 당대 일부 지식인들이 선망하고 동경했던 근대 문명을 뜻한다고 볼 수 있겠군.
③ ‘흰 나비’가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청(靑)무우밭’은 지식인들이 마침내 알게 된 근대 문명의 실체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④ ‘꽃’이 피지 않았다는 것은 근대 문명이 지식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상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⑤ ‘초생달이 시리다’라고 한 것은 근대 문명의 소용돌이 앞에서 좌절한 지식인들의 처지를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도움자료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B)
04 유치환, 「깃발」
김기림, 「바다와 나비」
01 ② 02 ⑤ 03 ③
가 유치환, 「깃발」
이 작품은 ‘깃발’을 통해 이상을 향한 그리움과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는 슬픔을 노래한 시이다. 이 시는 중심 이미지인 ‘깃발’에 ‘아우성’, ‘손수건’, ‘순정’, ‘애수’, ‘마음’이라는 5개의 보조 관념이 연결된 확장 은유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깃발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서 이상향을 향한 ‘아우성’의 몸짓으로 의지와 집념의 자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깃대를 떠날 수 없는 숙명적 존재임을 깨닫고 절망하고 만다. 결국 이 작품은 이상향에 도달하지 못해 절망하는 감상적 허무와,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인 줄 알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인간 존재의 모순과 고뇌를 깃발의 펄럭이는 모습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상 세계에 대한 그리움과 좌절
1~3행 : 이상 세계를 향한 그리움
4~6행 : 이상 세계에 도달할 수 없는 비극적 운명
7~9행 : 비극적 운명에 대한 근원적 질문
나 김기림, 「바다와 나비」
이 시는 ‘바다’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을 그린 작품이다. 이 시는 거대한 푸른 ‘바다’와 연약한 ‘흰 나비’의 색채 대비를 통해 모더니즘의 회화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1930년대 일제 강점하의 근대 문명 유입은 우리 민족에게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였지만 그로 인한 혼란을 고려하면, 바다에서 지쳐 돌아오는 나비의 모습은 거대한 문명 앞에 좌절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감
1연 : 바다의 무서움을 모르는 나비
2연 : 바다에 도달하지 못하고 지쳐서 돌아온 나비
3연 : 냉혹한 현실 속에 지친 나비의 모습
01 표현상 특징 파악 ②
(가)에서는 푸른색과 흰색의 이미지를 통해 시적 대상을 형상화하고 있고, (나)에서는 청색과 흰색의 이미지를 통해 시적 대상을 형상화하고 있다.
① (가)와 (나)에는 모두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는 대구법은 나타나지 않는다.
③ (가)의 ‘아아 누구던가’에서 설의적 어법을 볼 수 있으나, (나)에서는 설의적 어법을 볼 수 없다.
④ (가)에서는 ‘아우성’, ‘손수건’에서 명사로 시행을 끝맺는 예를 볼 수 있으나, (나)에서는 찾을 수 없다.
⑤ (나)에서는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에서 공감각적 이미지를 볼 수 있으나, (가)에서는 찾을 수 없다.
02 비유적 의미 파악 ⑤
화자가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은 ‘깃발’이 지상에 닿아 있는 푯대에 달려 있음으로 해서 이상 세계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망을 성취하고도 되돌아오지 못해 안타까워한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① ‘아우성’은 떠들썩하게 기세를 올려 내는 소리로 ‘아우성’처럼 격하게 흔들리는 ‘깃발’을 통해 소망하는 세계에 대한 화자의 간절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노스탤지어’는 향수를 의미하는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처럼 한결같이 흔들리는 ‘깃발’은 화자가 ‘푸른 해원’으로 상징되는 이상 세계를 오랫동안 동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③ 바람에 물결같이 나부끼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순정’을 비유하면서 순수한 감정이나 애정의 의미를 지닌 ‘순정’을 통해 무언가를 소망하는 화자의 순수하고 본질적인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④ ‘애수’는 마음을 서글프게 하는 슬픈 시름이라는 의미로 백로처럼 날개를 펴고도 푯대 끝에 매달린 채 소망하는 세계로 갈 수 없는 화자의 슬픔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03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③
‘흰 나비’는 바다를 자신이 알고 있는 ‘청무우밭’으로 착각하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바다’는 ‘청무우밭’처럼 아름답거나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결국 우리의 지식인들은 근대 문명의 실체를 알지도 못한 채 좌절하거나 절망하고 말았다. 그러므로 ‘청무우밭’을 근대 문명의 실체라고 한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① ‘흰 나비’가 ‘바다’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은 ‘바다’의 수심을 아무도 일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바다’의 실체를 몰랐기 때문이다. 이것은 근대 문명의 실체를 모른 채 과도하게 근대 문명을 추구했던 일부 지식인의 자세라고 볼 수 있다.
② ‘흰 나비’가 찾아가는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었으므로 일부 지식인들이 선망하고 동경했던 근대 문명이라고 볼 수 있다.
④ ‘흰 나비’가 찾아간 ‘바다’에서 ‘꽃’을 보지 못해 슬퍼했다는 것은 지식인들이 선망했던 근대 문명이 선망하던 것처럼 이상적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⑤ ‘흰 나비’의 허리에 꽂힌 듯이 보이는 ‘초생달’의 날카로운 이미지와 ‘시리다’라는 감각을 통해 근대 문명의 소용돌이 앞에서 절망하고 좌절했던 지식인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댓글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