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타(114) 제2권 안다이 특설 실험장의 각종 폭탄 성능 시험
제10장. 요시다 드디어 행동까지
6절. 요시대와 이시이의 갈등 표출
장교들은 또 다시 웃었다. 웃음을 억누르며 대위 한 명이 물었다.
“이해가 안 가는데요?
여자 그곳은 뜨거울 텐데 어째서 동상에 빨리 걸립니까?”
“뜨거울 때는 일을 벌일 때만 그렇고 평소에도 그렇나? 당신 애인은 평소에도 뜨거웠던 모양이지?”
장교들이 계속 웃었다.
“아무래도 반장님이 지어낸 말 같군요. 직접 실험해 보았습니까?”
"동상은 같이 드러난 상태에서는 표피가 가장 연한 쪽이 먼저 모세혈관이 얼게 되어 속도가 빠른 법이지. 그러나 그곳은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무척 빨라져서 치유도 되는 곳이야.
완전히 죽은 세포 상태에서 치유되는 동상은 없소.”
“도망간 마루타에게도 그런 실험을 했습니까?”
“했지. 그년들은 살아서 도망가도 오래 못 살 것이오. 몸이 썩어 들어가 얼마 못 가 죽을 것들이지.”
“여긴 왜 데려왔습니까?”
“그 마루타들은 실험이 대충 끝난 것들이지. 그래서 화학 가스에 필요하다고 해서 제공도 하고 또 내 나름대로 아사(餓死)실험을 해보려고 했던 것이오. 남자보다 여자가 더 버틴다는 실험결과가 나온 바 있지.
어젯밤과 오늘밤에 해보려고 했던 것이오.”
“반장님이 노름하느라고 바빠 못 하셨군요.”
누군가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요시무라는 그 말이 듣기 싫은지 대꾸하지 않고 정색을 하였다.
“뭐, 그 모든 실험도 나라를 위한 것이오. 겨울철 북방에서 많은 병사들이 얼어 죽고 있소. 그 대책을 연구하기 위해서요. 오해 마시오.”
요시무라는 잘라 말하고 제2실험장 사무실 건물 쪽으로 걸어갔다.
요시무라가 떠나자 창고 주위에 있던 장교들도 흩어지면서 무엇인가 흥정을 하였다.
말을 들으면서 아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도주한 여자 마루타들이 체포되어 올 것인가를 놓고 내기를 하였다. 걸어가면서 돈을 걸었다.
모두 체포될 것이라는 사람도 있고, 전혀 체포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으며, 모두 사살할 것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저마다 결론을 적고 10엔씩 걸었는데, 적중하는 사람에게 판돈을 분배하여 가져가는 내기였다.
모두 체포될 것이라는 장교가 가장 많았고, 전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장교는 두 사람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혀 체포되지 않으면 십여 명의 장교들이 낸 판돈을 두 사람이 나누어 가지게 되어 배당율이 가장 컸다. 그래서 그 장교들은 네 명의 마루타들이 모두 체포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핑파오(平房) 731부대에서 AT 여객기를 타고 날아온 장교와 군속 그리고 병사들은 십여 명이었다.
안다이 실험장 책임자 모리모토(森本) 소좌가 비행장에 나가서 그들을 맞아들여 세 대의 짚차와 한 대의 소형 트럭에 태워 제2실험장 쪽으로 달려왔다.
앞에 달리는 짚차에는 운전석 옆에 모리모토 소좌가 타고 있었고, 뒷좌석에는 기타노(北野) 소장과 이시이 지로(石井次郞)특별반 반장이 앉아 있었다.
바로 뒤차에는 이시이 나가데(石井永手)대위와 이토오(伊藤) 헌병 중위가 타고 있었으며, 그 다음 차에는 장교 두 명이 타고 있었다.
소형 트럭에는 이시이 대위의 부하 헌병들이 탔다.
헌병들 사이에 특별반 대원의 모습도 끼어 있었다.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아침 공기를 가르며 짚차들과 트럭은 골짜기로 들어와서 제2실험장 사무실 건물 앞에 멈추었다.
짚차들이 오자 안에 들어가 있던 나카루(中留) 중좌를 비롯한 여러 명의 장교들이 밖으로 나왔다.
병기실험을 하기 위해 관동군 사령부에서 파견되어 온 장교들도 밖으로 나와 731부대장 기타노 소장을 맞이했다.
기타노 미츠사카(北野三坂)는 군의관 출신 장군으로 건강한 체구를 가진 중년사내였다. 그는 전의 부대장 이시이 중장처럼 수다를 떨지 않는 편이었고, 별로 쓸데없이 지껄이지 않았다. 그는 대원들로부터 무능하다는 말을 듣고 있었고, 일을 만들기보다도 생긴 일을 수습하는 정적인 지휘자였다. 무엇보다 깊은 밤에 간부들을 소집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고등관들이 좋아했다.
그러나 기타노 소장은 육군 참모본부에서 인정하는 작전 전문가였다. 그렇지만 세균에 대한 작전은 잘하지 못했고, 이시이 중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P270 줄5
장교들이 마당에 나와 서서 경례를 붙였다.
기타노는 짤막한 지휘봉을 흔들어 경례에 대답하고 나카루(中留) 중좌에게 다가섰다.
나카루 중좌 옆에 서 있던 요시다 대위는 뒤차에서 내리는 헌병대 이시이 나가데 헌병대위의 모습을 보고 움찔하였다.
“여자 마루타가 탈출한 것이 사실인가?”
“하이.”
나카루 중좌는 부동자세가 되면서 대답했다.
부대장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체포할 수 있나?”
“가능합니다 지금 추적 중입니다.”
“언제 탈주했나?”
“지난 밤입니다. 추측되는 시간으로는 밤 2시나 3시 같습니다.”
“그럼 여섯 시간이 지났다는 얘긴데......”
“그러나 안다이(安達) 주위 15킬로 이내에는 인가가 없고 사방이 눈으로 덮인 벌판입니다.”
“그래? 그게 마루타 탈주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군.”
“그렇습니다.”
“수사하고 있나?”
“네. 옆에 있는 방첩반의 요시다 대위가 맡아서 수사하고 있습니다.”
“요시다 대위-- ?” 하고 기타노(北野) 부대장은 요시다에게 시선을 보냈다.
요시다는 부동자세를 취했다.
“내부의 협조자가 있다는 것은 적의 스파이가 있다는 뜻인가?”
“그렇습니다.”
“수사하고 있나?”
“네. 그러나 도주한 여자 마루타를 체포해야만 단서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 일은 관동군 사령부에서도 알게 되었다.
부대에서 떠나오기 전에 연락을 받았지. 우메츠(梅津) 대장이 전화로 나에게 묻더군.
반드시 범인을 잡지 못하면 안다이에서 행해지는 모든 병기실험은 적에게 누설될 것이라고...... 알겠나?”
“네. 잡겠습니다.”
부대장 기타노 소장은 지휘봉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헛기침을 하더니 사무실 쪽으로 향했다.
나카루 중좌와 여러 명의 장교들이 따랐다.
기타노 소장은 관동군 사령부에서 파견된 장교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그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그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마당에는 헌병들과 군속들만이 남았다.
옆에 있던 이시이 대위가 지휘봉을 빙글빙글 돌리며 표정을 지으며 요시다에게 말했다.
“오래간만이오. 한때는 부대장을 몰아내는데 앞장 서더니 이젠 마루타를 탈출시키는구먼.”
“뭐가 어째? 이시이 대위,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왜 그렇게 놀라시오?
당신이 이시이 각하의 비리를 캐는데 관여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지.”
“......”
요시다 대위는 당황스런 시선으로 이시이 대위를 쏘아보았다.
이시이 대위는 요시다의 코앞에 서서 지휘봉을 흔들었다. 그의 태도는 상대방을 능멸하는 몸짓이었다.
요시다는 분노가 치밀었으나 참았다.
"731부대 총무부장으로 들어와 앉지? 너나 나카루 중좌는 머지 않아 밀려날 것이다.”
“이시이 나가데, 함부로 말하지 마라.”
“아직 이 부대에는 이시이 가문이 차지하고 있고, 나의 측근들이 많다. 너 같은 애숭이가 설칠 곳이 못돼.”
“이 새끼, 지껄이면 다 말인 줄 아나.”
요시다 대위가 허리에 찬 권총으로 손이 갔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이토오 헌병 중위가 막았다.
이시이 대위도 권총을 뽑을 자세를 취했다.
“왜 이러십니까? 진정들 하십시오. 여기서 장교 간에 총격전이 일어나면 어떡합니까? 지금 결투할 때가 아닙니다.”
“이토오 비켜라. 이 새끼, 이시이 나가데. 나하고 다시 승부하자.
이번에는 권총으로 승부해서 둘중에 하나는 죽어야 되겠다.”
“좋다. 요시다 군, 생각보다 용기 있는 놈이군. 그것 하나만은 군인답다.”
“이 새끼, 누구를 가지고 노느냐? 지금 권총을 뽑아라.”
“지금은 못 하겠다. 부대장이 와 있는 마당에서 총질을 할 수는 없다. 이건 장교로서의 예의다.”
“너같은 놈도 예의를 지키느냐? 개새끼.”
요시다 대위는 팔을 붙들고 있는 이토오 중위를 뿌리쳤다.
이토오 중위는 웃으면서 이시이 대위와 요시다 대위에게 말했다.
“두 분 진정하십시오. 결투는 다음 기회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지금 두 분이 힘을 합쳐 부대 내의 스파이를 잡아낼 때 입니다."
첫댓글 이시이 대위, 개새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