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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태화강 하구 명촌천 합류지점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내하천에 굴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다. |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주로 나는 굴(석화)이 동해안인 울산 태화강 수계에서도 대거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한국로드킬예방협회 강창희 대표(현대자동차 환경팀 차장)는 최근 태화강 하구에서 자연산 굴 서식지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강 대표는 지난 20년간 태화강 하구 생태환경을 관찰해 왔다.
굴 서식지는 태화강 하구 명촌천 합류지점인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천과 옛 방사보가 있던 자리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 곳이다. 굴은 주로 이 일대 강변 석축이나 교각 부근에 대량 서식하고 있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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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직원이 이곳에 서식중인 굴을 채취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
동해안에서 굴 서식이 확인되는 것은 드문 일로 2012년 울산 회야강 하구 부근 강바닥에서 강굴이 일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지만 태화강 수계에서 굴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굴은 강굴과 참굴 등 2종류다. 강굴은 명촌천과 태화강 하구가 만나는 지점의 강바닥 부위(길이 70여 m, 폭 20여 m)로 항상 물에 잠겨 있는 상태에서 담치, 따개비 등과 엉켜 서식하고 있다. 참굴은 같은 지점 강 양측 석축과 교각 등(길이 100여 m)에 널리 퍼져 개체 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울산은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수질오염 등의 영향으로 태화강 하구 일대의 바윗돌이나 목책 등에 부착한 굴들이 폐사를 반복해 서식지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태화강 하구 일대와 지류 하천 수질이 대폭 개선되면서 2∼3년 전부터 굴이 폐사하지 않고 성장해 서식지가 확대된 것으로 강 대표는 분석했다. 굴은 조개류와 같은 연체동물로 수중 유기물을 걸러 먹고살기 때문에 수질오염 정도에 매우 민감하다. 또 생태적 특성으로 인해 수질 정화활동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태화강 하구가 재첩, 바지락에 이어 굴까지 서식할 정도로 환경이 좋아졌다. 이는 울산시와 기업체, 시민들이 펼친 태화강 살리기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정밀 조사가 이뤄질 경우 굴 서식지는 더 넓게 확인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