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사선 - 이보영(도봉지회 자문위원)

[도봉]

서울특별시지부 (지부장 황재휴)

도봉구지회(지회장 김영춘)

내가 겪은 사선

이보영

우리 현대사의 큰 비극을 남겼던 6.25전쟁이 벌써 60주년이 되었다.

우리나라 국민은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6.25전쟁은 김일성이 소련과 중고의 승인 하에 소련의 무기지원을 받아 북괴 공산집단이 T-34 탱크를 앞세워 38선 전역을 기습 남침하여 적화통일을 하려고 저지른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전쟁이었다. 전쟁기간인 3년 1개월을 밀리고 전진하기를 반복하며 치열한 전투를 하였고 많은 전사자와 전상자를 냈다.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을 구하기 위하여 목숨을 비치신 전우의 명복을 빕니다.

이보영 도봉구지회 자문위원

1929년 충남 홍성군 광천 출생

금성충무 무공훈장 2회 수여(53, 54년)

1951년 6월에 육군간부 후보생 모집광고를 보고 응시하였고 8월에 합격통지를 받아, 9월 부산동래 보충대에서 제주도 육군 제1훈련소에 입소하여 신병교육을 마치고, 52년 1월 7일 갑종21기로 육군보병학교에 입교 한 후 6개월간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6월 21일 육군소위로 임관하였다.

1952년 6월 26일 6사단으로 20명이 배치 발령을 받고 중부전선 화천에 있는 사단사령부에서 부임신고를 하였다. 여섯 명이 배치된 19연대에서 본인은 3대ㅐ 9중대 2소대장으로 명령을 받고 대대장 유승원 중령께 부임신고를 하였다. 대대장은 “혹시 이 부대에 아는 분이 있나?”하고 물었고, 나는 1948년도 19연대 1기생으로 입대한 사촌형님이 생각나서 “1949년도 용산 서빙고에 주둔하고 있는 19연대에서 사촌형님을 면회한 적이 있는데, 현재는 어느 부대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하고 말씀드리자, 대대장은 “이상사”하고 불렀고, 바로 옆에 사촌형님이 서 계셨다. 그렇게 2년 6개월 만에 사촌형님을 상면하였다.

6사단은 6.25 발발시 춘천지구 전투에서 남침하는 적을 3일간 저지했고, 7월 7일 충북음성 동락리 전투에서 최초로 승전하여 전원 1계급 진급하였으며 10월 26일에는 국경인 압록강 초산에 태극기를 계양하고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아 이승만 대통령에게 헌수를 한 육군 최강의 부대이다.

3대대는 52년 8월초 적근산 1072고지에서 2주간 제2방어선 보수공사를 하고 원대에 복귀하여 9월초 철원군 금성지구 월봉산 457고지 최일선에 배치되었다. 철원에서 금강산으로 가는 철로가 있고 그 앞에는 남대천이 흐르는 곳, 적진에는 좌측에 오성산이 있고 전면에는 충현산 532고지인 이 지역을 철의 삼각지(청원, 금화, 평강)라고 하고 저격능선이라고 한다.

적은 수차에 걸쳐 침공을 하였으나 모두 격퇴 하였고, 어느 날 아침 일찍 적의 포탄이 낙하되어 관측하던 중 핑하고 소리가 나며 목이 따끔거려서 보니 2센티미터 되는 파편이 목에 살짝 박혀서 피가 흘러 지혈조치를 하고보니 방한복을 뚫고 지나서 그 정도였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53년 2월 2사단 17연대와 임무교대를 하고 예비연대로 노동리에 복귀하여 부대정비와 교육훈련 중 4월 15일 7연대와 임무 교대하여 주저항선인 교암산 770고지에 3대대가 배치되고, 9중대는 종형으로 되어있는 능선을 따라 최전방 일선에 투입 2소대는 방평리 가막골 1Km되는 전투구역을 담당하게 되었다.

소대본부중심으로 좌측 가막골 쪽을 2개 분대로 배치하고 우측은 300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사주방어를 할 수 있는 원형진지에 2개 분대를 배하여 지휘하는데 불편이 많았다. 1소대는 2소대와 100미터 정도 뒤쪽에 배치되고 중대본부와는 800미터 거리였으며, 좌측에는 8사단 10연대가 549고지 전면 율사리 쪽을 막고 있었으며 좌측은 1대대 3중대가 442고지 탁바위 지역을 담당하고 있었다.

전방 적진은 중방현 우측은 율사리 573고지 일명 돌고지로 불리었고, 중공군 67군단 예하 사단이 배치되었으며, 적과는 M1소총 사거리인 4~500M 거리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5월초 인접부대인 8사단 10연대가 우측에 있는 549고지를 적으로부터 점령당하고 보니 9중대 전방진지는 적이 후방에 위치하게 되어 경계임무가 이중이 되어 어려운 점이 많았다.

5월 중순 소대 우측 2개 분대가 있는 곳에 적이 침공하여 왔으나 격퇴하였고, 2일 후 심상치 않게 포탄이 많이 떨어져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20시 30분경 적병이 이동하는 것을 발견하고 상부에 진내포격을 요청하고 나니 21시경 중공군 1개 중대 병력이 꽹과리와 피리를 불며 인해전술로 소대전면을 공격하고 소대는 유효사거리 접근 시 일제히 사격을 하고 수류탄을 투척하여 30분 정도 치열한 전투 끝에 적을 격퇴하였다. 적을 70%정도 사살하고 아군의 피해는 전사자 2명과 중경상자 5명이 발생했다.

6월 중순 1소대와 임무교대하고 화기소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53년 7월 초부터 아군진지에 많은 포격을 해왔으며 그 징후가 이상할 정도였다. 적은 휴전협정체결이 임박할 무렵 6.25전쟁에서 최후의 승리를 과시하려는 정치적 목적과 한국군으로부터 위협을 제거하기 위하여 중부전선 특히 금성지구 돌출부와 철원평야를 점령하기 위해 중공군 4개 군단 12개 사단을 투입하였고 아군 5개 사단전면에서 7월 13일부터 최후의 공격을 시작하였다. 당시 2소대장 강성춘 상사는 7월 12일 현지 임관식이 있어 자리를 비워 내가 소대장이 복귀할 때까지 2소대를 지휘하였다.

7월 13일 21시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1소대 진지를 침공하여 순식간에 점령당하고 일부 생존자를 끌고 갔다는 탈출한 1소대 연락병의 보고를 들었다. 그 후 2소대는 적과 대치하여 치열하게 교전하였으나 적의 병력에 열세하여 많은 병력손실을 보고 교통호에서 나는 백병전시 철모를 벗어 적의 머리를 내려쳐 죽이며 부득이 소대본부로 철수, 연락병 1명, 파견된 위생병, 그리고 부상당한 분대장등 4명이 호를 사수하게 되었다. 적 출현 시 소총으로 사살하고 때로는 수류탄을 투척하며 13일 밤을 지새웠다.

7월 14일 날이 새며 중대본부와의 유, 무선 통신이 두절되어있어 소대본부 호에 아군이 생존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대공포판을 올려놓으니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57mm 무반동총이 대공포판과 호 상단을 날려 보냈다. 

12중대에서 배속된 50mm 기관포는 소대본부와 60M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간간히 사격을 하며 별다른 일 없이 14일을 보내고 15일 새벽 4시경, 32시간 만에 적진에서 부상당한 분대장 1명을 두고 3명이 50미터 정도 되는 절벽을 단숨에 뛰어내려 방평리 골짜기 밭에 설치된 철조망을 통과하여 산을 넘으려고 올라가던 중 인민군이 구축해놓은 유개호에서 적의 포탄을 피하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탈출하여 1대대 3중대 442고지로 향해가던 중 교암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을 보고 물을 마시고 나서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의식을 잃다시피 되었을 때 3중대에서 쌍안경으로 관측하다 발견되어 중대연락병 박창규하사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구출되어 원대에 복귀하였고 대대 CP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적의 120mm 중박격포탄이 떨어졌으나 불발이 되어 또 한 번 목숨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7월 15일 23시 대대장으로부터 대대OP로 올라오라는 명을 받고 부대대장과 교암산 대대OP에 도착하니, 대대장은 3개 분대 병력으로 소대편성을 하여 7월 16일 여명을 기하여 9중대 2소대 방어지역을 공격 점령하라는 명령을 수령 받고 특공대로 공격을 감행하였으나 적의 강력한 저항으로 인하여 실패하고 병력손실만 보고 본인과 화염방사기병만이 생존하여 원대복귀 하였다.

3대대는 7월 18일 교암산 좌단에 있는 금성으로 연결된 17번 도로 쪽 467고지로 철수하여 그 지역의 방어임무를 수행하기로 하였다. 장마철로 가랑비가 자주 내리고 구름과 안개로 인하여 당시 우리가 있었던 467고지는 전방시계가 10미터 앞이 보이지 않았다.

당일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적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고 병력이 분산되었으나, 침투한 중공군을 살해하고 퇴각하려 금성천을 도하하려고 하는데, 17번 도로에 중공군 4명이 출연하여 사기가 저하되어 퇴각하는 아군을 따발총으로 공격하여 많은 전사자를 내어 계곡을 메울 정도가 되었다.

나는 강원도 강릉출신 심상근 선임하사관에게 M1소총을 가져오라하고 두 사람이 정조준 하여 4명을 사살하고 잔류 병사를 철수시키고 17번 도로상에 경기 광주출신 선임장교 신형균 중위가 부상당하여 기동이 불편함을 보고 부축하려하니 본인은 괜찮으니 빨리 금성천을 도하하여 부대를 인솔하라고 하였다.

부대가 상산리 능동에 도달하였을 때 아군의 전차 1대가 전차포사격을 하여 적의 진출을 저지하고 철수하는 아군을 지원하였다. 당시 능동에는 6개 사단 병력이 운집해 있었다. 부대는 노동리에서 부대재편성과 정비를 하고 3대대는 7월 23일 미군차량으로 양구로 이동하여 동면을 지나 백석산 남단을 거쳐 두타소를 거쳐 문등리까지 진출하여 그 지역에서 방어진을 치고 적의 진출을 저지 교전을 하며 휴전협정을 체결한 7월 27일 전선에서 포탄과 총성이 멈추게 되었다.

1953년 7월 13일 교암산 전투시 소대원으로 있던 경북영천출신 전용일 당시 2등중사는 포로가 되어 북한에서 2003년 12월 탈출 귀환하여 2004년 1월 19일 6사단사령부에서 전역식을 거행하였다.

약력

1929년 출생 충남 홍성군 광천 출생

금성충무 무공훈장 2회 수여(53, 54년)

1954. 12. 01. 6사단 19연대 11중대장

1956. 03. 01. 논산제일훈련소 21연대 1중대장

1956. 05. 31. 예비역 전역

2010. ~ 현재 서울시 도봉구지회 자문위원 

[다롱]

전쟁!
두 글자가 없었다면...
남편도 다부동에서 싸웠지요.
이제는 편안하게 사십시요.
어느 시인이 말했다지요.
늙으니 참 편안하구나...
건강은 놓치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