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지난 한 해도 많은 분들이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서 다양한 사랑과 나눔의 기적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어린이집 원아 50여 명이 고사리손으로 모은 기부금을 명동 1898 광장의 나눔 자리에 직접 찾아와서 전달하였고,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도록 나눔을 알리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응원 영상을 만들어 주신 홍보대사님들도 있었습니다.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기부해 주신 부부, 결혼을 앞두고 기부해 주신 예비부부, 본인의 특강비 수입 전액 을 기부해주신 분, 다양한 생애주기별 기념을 통해 기부해 주신 많은 가족분들의 소중한 사랑과 나눔의 손길이 지구촌 가난한 나라의 이웃들과 국내 긴급한 치료비·수술비가 필요한 환우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전달되었습니다.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어서, 물을 기르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지구촌 빈곤한 마을 주민들의 감사 편지는 기부자들과 본부의 활동가들에게도 큰 기쁨과 보람이 됩니다.
나눔은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자신을 영육 간에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어느 기부자 가족들의 고백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이러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나눔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복음이었습니다.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 다.”(마태 4,16)
오늘날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은 과연 누구입니까? 우리 주변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은 어디입니까? 우리는 전쟁과 폭력, 기아와 빈곤을 넘어 심각한 환경과 생태 위협적인 세상에 살고 있으며, 이제는 더 이상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심각한 생명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를 “생태적 죄”로 규정하고 이를 가톨릭 교회 가르침에 포함할 것을 검토하겠다고까지 하셨습니다.
오늘날 세상의 어둡고 끔찍한 불행의 그 원인은 우리가 생명 경시와 사랑과 나눔의 부재 속에서 살아온 까닭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이러한 어둠과 죽음의 그림자를 밝게 비추어 줄 큰 빛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성체성사의 정신인 사랑과 나눔의 실천입니다. 가진 것을 나누고, 각자의 재능과 시간도 나누고, 악과 무질서로 기우는 악습을 끊고, 그 희생을 나누는 삶의 변화가 바로 그 큰 빛입니다.
오늘 복음의 그 큰 빛이 온 세상 우리의 어둡고 인색하고 이기적인 마음에 가득 비추기를 희망합니다.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인 사회적 혜택에서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 나라 주민들의 삶이, 국내 가난한 환우들의 생명이 더 이상 나 자신과 무관하지 않은 세상이 된다면, 우리 후손들이 물려받을 세상은 아름답고 행복한 주님의 그 큰 구원의 빛이 밝게 비추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 김정환 프란치스코 신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