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일승의 의미[一乘義]
三門同前.세 가지 문(門)은 앞과 같다.
第一釋名者.이름을 풀이함
一者無他之義.
일(一)은 다른 것이 없다는 뜻이다.
因無異趣, 果無別酬,
원인은 달리 향하는 바가 없고 결과는 달리 받음이 없어,
因果相成,
원인과 결과가 서로 성립하더라도
其體不成, 名之爲一.
그 본질은 성립되지 않음을 일(一)이라고 이름한다.
乘者運載之義. 行能運人, 所乘故名爲乘.
승(乘)은 실어 나른다는 뜻이다. 움직여서사람을 운반하여
타는 것이기 때문에 승(乘)이라고 이름한다.
又一道, 一切聖人所遊之路, 更無別岐, 故名一道.
또 일도(一道)는 모든 성인이 다니는 길이며,
따로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일도라고한다.
道以能通爲義, 乘以能運爲功.
도(道)는 잘 통한다는 것을 의미로 삼으며,
승(乘)은 잘 옮기는 것을 공능으로 삼는다.
乘動而出, 出到菩提. 道靜而通, 通入涅槃.
승(乘)은 움직여서 나아가고, 나아가 보리에 이른다.
도(道)는 고요하면서 통하고, 통하여 열반에 들어간다.
若依此義, 理非遷動. 但道無乘, 行有進趣, 唯乘乖道.
만일 이러한 뜻에 의한다면 본질은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다만 도(道)는 승(乘)이 없고 행(行)은 나아가 향함이 있어,
오직 승(乘)만 있으면 도에 어긋난다.
又如經說, “卽此法界, 流轉五道, 名爲衆生, 返流盡源, 說名爲佛.”
또『경』에서 “즉 이 법계에서 다섯 가지 도(道)에 유전하면
중생이라고 하며, 흐름을 돌이켜 근원을 다하면 부처라고 설하여
이름한다.”363)라고한 것과 같다.
若依此意, 理非生滅, 故能隨緣而有運動, 正當乘義.
만일 이 뜻에 의하면 본질은 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건을 따라 옮기고 움직임이 있으니 승(乘)의 뜻에 정확하게 해당한다.
行是生滅, 無去無來, 故無遷動, 直當道名.
행(行)은 생겨나고 없어지지만 감도 없고 옴도 없기 때문에
옮겨 움직임이 없으니 도(道)의 이름에 바로 해당한다.363)
여기에서 말하는 경은『불설부증불감경(佛說不增不減經)』이다.
법장은 경의 인용이라 하여 이곳의 인용과 비슷한 구절을 말하였는데,
(『화엄경탐현기』권2 大35 p.130c21. 故經云, 法身流轉五道名曰衆生. ; 권15 p.384c23~24.)
실제『부증불감경』 의 명칭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경설의 내용과 비슷하게 서술 하였다.
(『탐현기』권6 大35 p.226a29~b2. 不增不減經云, 衆生界法界無二無別.
卽此法身以惑污故流轉五道名爲衆生.)
『부증불감경』의 해당 부분은(大16 p.467b6~8.)
“舍利弗, 卽此法身過 於恒沙, 無邊煩惱所纏從無始世來隨順世間,
波浪漂流往來生死名爲衆生.” 이다.
원효의『대승기신론별기』에도 비슷한 인용이 있다.
(大44 p.231a9~10. 如經云, 卽 此法界, 爲諸煩惱之所漂動, 流轉五道,
名爲衆.) 그러나 후반부는 전거를 확실히 알수 없다.
通而言之, 理中具有道乘之義. 就離相門, 本來靜故,
꿰뚫어 말해보면, 원리 가운데 도(道)와 승(乘)의 뜻을 갖추고 있다.
형상을 떠난 문[離相門]에서 보면 본래 고요하기 때문이고,
約離性門, 隨緣動故. 行中亦具道乘二義,
본성을 떠난 문[離性門]에서 보면 조건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작용[行] 가운데에도 도(道)와 승(乘)의 두 가지 의미를 갖추고 있다.
依生滅門, 無遷動故, 依相續門, 有遷動故.
생겨나고 없어지는 문[生滅門]에 의하면 옮겨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고,
서로 이어지는 문[相續門]에 의하면 옮겨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若依是名, 如言取義, 是謂智障. 諸有所得非乘,
만일 이 명칭에 의하여 언어대로 뜻을 취하면 이것을 지혜의
장애라고 말한다. 모든 얻는 것이 있는 것은 승(乘)이 아니다.
是卽若理若行, 皆無所得, 方爲聖人所遊所乘. 聖人所乘, 無行非理,
이는 곧 본질[理]이거나 작용[行]이거나 모두 얻는 것이 없어야 비로소
성인이 다니는 곳이며 타는것이 된다. 성인이 타는 것은 작용이 없고
본질이 아니며, 〈上來元曉師言, 宜審記知之.〉
聖人所遊, 無理非行.
성인이 다니는 곳은 본질이 없고 작용이 아니다
所以無理無行, 方爲理行,
본질이 없고 작용이 없는 까닭에 비로소 본질과 작용이 되며,
無道無乘, 乃爲道乘.
도(道)가 없고 승(乘)이 없어야 이에 도와 승이된다.
當知非釋名之爲難, 得意之不易耳.
이름을 해석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뜻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않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設使直爾依名辨義, 不還破折其名義者, 是謂結名, 非釋名也.
가령 곧바로 그렇게 함으로써 명칭에 의해 뜻을 분별하더라도
다시 그 명칭의 의미를 깨뜨리지 않는다면 명칭에 얽매인다고 하지
명칭을 해석한다고 하지 않는다.
〈위는 원효 스님의 말이니, 마땅히 자세히 기록해서 알아야 한다.〉364)
364) 원효의 견해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효의 일승(一乘)에 관한 생각을 알수 있는 자료이다.
365) 韓2 pp.376c20~377c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