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조계종 마곡사의 말사로 혜명이 창건하였으며 창건 당시 조성한 ‘은진미륵’에 얽힌 설화로 한 여인이 산에서 고사리를 꺾다가 아이 우는 소리를 듣고 가보았더니 아이는 없고 큰 바위가 땅속으로부터 솟아나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정에서는 바위로 불상을 조성할 것을 결정하고 혜명에게 그 일을 맡겼다.
혜명은 100여 명의 공장과 함께 970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006년 (목종 9) 불상을 완성하였다. 그러나 불상이 너무 거대하여 세우지 못하고 걱정하던 어느날, 사제총에서 동자 두 명이 삼등분된 진흙 불상을 만들며 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먼저 땅을 평평하게 하여 아랫부분을 세운 뒤 모래를 경사지게 쌓아 중간과 윗부분을 세운 다음 모래를 파내었다. 혜명은 돌아와서 그와 같은 방법으로 불상을 세웠다.
그런데 그 동자들은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화현하여 가르침을 준 것이라고 한다. 불상이 세워지자 하늘에서는 비를 내려 불상의 몸을 씻어 주었고 서기(瑞氣)가 21일 동안 서렸으며, 미간의 옥호(玉毫)에서 발한 빛이 사방을 비추었다.
중국의 승려 지안(智眼)이 그 빛을 좇아와 예배하였는데, 그 광명의 빛이 촛불의 빛과 같다고 하여 절이름을 관촉사라 하였다.
이 밖에도 이 불상에 얽힌 많은 영험담이 전하고 있다. 중국에 난이 있어 적병이 압록강에 이르렀을 때, 이 불상이 노립승(蘆笠僧:삿갓을 쓴 승려)으로 변하여 옷을 걷고 강을 건너니 모두 그 강이 얕은 줄 알고 물 속으로 뛰어들어 과반수가 빠져 죽었다.
중국의 장수가 칼로 그 삿갓을 치자 쓰고 있던 개관(蓋冠)이 약간 부서졌다고 하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또한, 국가가 태평하면 불상의 몸이 빛나고 서기가 허공에 서리며, 난이 있게 되면 온몸에서 땀이 흐르고 손에 쥔 꽃이 색을 잃었다는 등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