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 [제64회]만수산 오장관 [下]
당승은 붙잡히고 오공은 오장관을 뒤엎다
오공은 쓰러진 나무에서 열매를 찾았지만 단 하나도 눈에 띄지않았다.
원래 이나무 열매는 금을 만나면 떨어지게 되어 있었던것이다.
오공의 여의봉은 양끝이 쇠로 되어있는데다가 쇠로 둘러있기 때문에
나무를 치는 순간 열매는 모두 떨어졌고 떨어진 열매는
즉시 땅속으로 스며들어 나무는 물론 땅위에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됐다 이제 모든게 끝났어!"
오공은 여의봉을 귀에 넣고 다시 정전으로 들어가 털을 거두었다.
그러나 정전에 있는사람 중 누구도 그것을 눈치챈 사람은 없었다.
한편 동자들은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열을 올리며 욕을 해댔다.
그러다가 문득 청풍이 말했다.
"야.명월아! 이중들은 참으로 참을성이 있지.아무리 욕을해도
한 마디 댓구도 없이 가만히 있으니까 말이지 어쩌면 훔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나무는 높고 잎은 무성하니까 우리가 잘못 헤아렸는지도 모르겠다.
잘못보고 욕을 했다면 후에 큰일이니 다시한번 확인해보자!"
"그래그게 좋겠어"
이래서 둘은 다시 인삼원으로 찿아같다.
가보니.아.아! 나무는 넘어지고 가지는 부러지고 열매는없어지고.
잎 조차 시들지 않았는가? 청풍은 나무뿌리 옆에서 풀썩 무릎을 꿇었고
명월은 가슴이 철렁해서 와들와들 떨었다. 둘은 혼이 왕전히 나가버렸다.
그들은 땅에 제 멋대로 나자빠져서 말도 못하고 손을 허우적거리며
그저 한 소리를 되하며 헛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어떻하지? 어떻하지?우리 오장관 선약이 못쓰게되면
우리 선기의 뒤가 끊어진다. 스승님이 돌아오시면 뭐라고 말을 올리나?"
잠시 뒤에 명월이 말했다.
"형! 진정해.우린 아무것도 모른체 하자고 지금은 저 중놈들을 놀라게해선 안돼
내 생각엔 틀림없이 그 털보 중놈의 소행일꺼야.
그놈이 신통력을 써서 우리의 보배를 저모양으로 만들었을꺼란 말이야.
그렇지만 놈에게 따지면 변명을 할꺼고 싸움이 일어나면
저 네명을 당할 재주 없으니 우선 모른척하고 사과를 하자고
그런후에 눈치를 봐서 정전에 가둬놓고 스승님이 오신뒤에
스승님이 알아서 할일이지 저 중이 스승님 옛 벗이라니 용서를 하면
그만이고 스승님이 용서를 않하셔도 우리는 도적을 가둔셈이니
죄를 용서 받을수 있지 않겠어?"
"응 그래! 그게 좋겠다!"
그들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억지로 웃음을 지으면서 정전으로 돌아와
삼장에게 허리를굽혀 사과를했다.
"아까는 참으로 무뢰를 했습니다.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아.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요?"
=
청룡이 다시 말을 이었다.
"실은 열매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원체 나무가 크고 잎이 무성해서 잘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가서 헤어보니 인삼과는 그대로 였던 것입니다.사과 드립니다"
=
팔계가 그말을 듣자마자 욕을해주었다.
'아.이동자 녀석아! 풋내기가 예의가 없단말이야.
버릇없이 있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욕을 퍼붓고 야단을 쳤단 말이지?
짐승같은 놈들이"
그러나 오공은 자기가 한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과일이 송두리째 없어졌는데 어떻게 저리 말할수가 있을까? 소생법이 있다는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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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밥을 가져오너라, 식사가 끝나는대로 떠나기로 하자!"
삼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팔계는 밥을 뜨러가고 오정은 상을 놓고 닦았다.
두 동자도 나가더니 오이 장아찌며 가지 장아찌며 술 지게미에 묻었던 무며
초에 담갔던 콩에 소금에 절인 상추. 갓등 일곱 여덟가지 찬을 가져오고 차도끓여
칫잔에 따르는 등 시중을 드는체 했다
그러다가 네사람이 식사를 시작하자 정전 밖으로 나가 양쪽에서 문을 쾅쾅닫고
구리 자물쇠를 단단히 잠가 걸어버렸다.
팔계가 웃으면서 물었다.
"이봐! 여기 풍속은 나뿌구나. 밥먹을때 문을 잠가 놓고 먹냐?"
명월이 천연스럽게 댓구를 했다.
"그렇습니다 식사가 끝나면 다시 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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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풍이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이 훔쳐먹은 게걸스런 중놈의 새끼야! 네놈들은 우리 선과를 훔쳐먹었다.
그것만으로도 죄가 큰데 나무마저 자빠뜨려 오장관에 선근을 없애놓다니!
그래 놓고도 큰 소리를 탕탕 치느냐? 너희 같은 것들이 서천으로가서
부처님을 배알 하려면 한번더 강보를 지고 태어나는 것이 좋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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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은 이소리를 듣고 밥그릇을 떨어트렸다
무거운 돌에 가슴을 짓 눌린 기분이다.
동자들은 앞문 중문을 꽁꽁 닫아 자물쇠를 걸고 중문앞에서
도적놈이니 뭐니 실컷욕을 퍼붇더니 해걸음이 되어서야
겨우 밥을 먹으러갔고 식사가 끝나고 자기방으로 돌아갔다.
삼장은 일이 이렇게 맹랑하게 되자 오공을 원망했다.
"이 원숭이의 괴수놈아! 너는 왜 번번히 성가신 일만 저지르느냐?
네가 과일을 훔쳐먹었으면 꾸짖는대로 가만 있었으면 될 일인데
어째서 또 나무까지 넘어뜨렸느냐?
이런 사정이라면 설혹 네 애비가 잘나가는 재판관이라해도
그 송사에는 입이 여럿이래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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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그렇게 까지 염려하실것 없습니다
저 동자들이 잠이들고 나면 밤이 가만히 출발하면 되지요"
" 형! 몇겹의 문이 자물소리로 꽁꽁 잠겼는데 어떻게 나갈수가 있단말이야?"
"헤헤 이손공에게는 묘한법이 있으니 걱정을 말아라."
"형은 얼마던지 좋은방법이 있겠지 .벌레 새낀가 뭔가로 둔갑해서
창문틈으로 날아갈수가 있을테니까. 하지만 우리같이
둔갑할수가 없는 사람들은 형대신 경을 치를수 밖에 없단 말이야."
이번에는 삼장이 말했다.
"저놈이 혼자 달아나고 나와 너희들을 안데리고 나간다면
난 그 구화경을 외서 혼내줄테다."
팔계가 근심도 하고 웃기도 하며 삼장에게 물었다.
"스승님. 그 경이란건 금시초문입니다. 도대체 그게 무슨 경입니까?
전 불교에 능엄경.법화경.공작경.관음경 .금강경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구화경은 처음입니다.
이 물음에 오공이 대답했다.
"팔계야.넌 모를것이다. 내머리에 이 테는 관음보살께서 스승님께 주신건데
내가 스승님께 속아서 썻더니만 그만 뿌리가 생겨 벗지를 못하게 되었구나
그 주문을 긴고주라고 한다. 스승님이 구화경이라고 한것은 바로 그거야.
만약 그것을 외우기 시작하면 나는 머리가 빠개질듯 아파서 견딜수가 없어.
스승님은 머리 아픈것으로 날 벌주시려는거야.
스승님 제발 그것만은 외우지 마십시요.
모두 함께 나가게 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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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동쪽 하늘에 달이 솟아올랐다.
"지금이야 말로 출발하기엔 알맞은 때다 사위는 고요하고 달은 휘엉청 밝구나."
오공의 말에 팔계가 않된다고 했다.
"형.문마다 잠겼는데 어떻게 나간다고 그래 허참!."
"잔말 말고 내 솜씨나 보아라."
오공이 이렇게 말하고는 여의봉을 비틀어 해쇄법으로 문을 가르켰다.
그랬더니 철컥철컥하고 몇겹으로된 자물쇠들이 모두 땅에 떨어지고
삐꺽 문이란 문은 모두 열렸다. 놀란 팔계가 입을 딱 벌리고 하는말이.
"허허허.형은 참 재간동이다. 자물쇠 쟁이가 열쇠를 가지고있어도
이처럼 수훨하게 문을 열지는 못할꺼야! 허참!."
"이 따위문이 다 뭐야! 남천문이라도 가리키기만하면 다 열리는데."
오공은 삼장을 밖으로 모셔내어 말에 태웠다.
팔계는 짐을 지고 오정은 말을 몰아 서쪽으로 길을 재촉했다.
"스승님 애들과 함게 먼저 가십시요. 저는 되돌아 가서 저 동자들을
한달쯤 잠들게 하고 올테니까요."
"오공아! 제발 그 사람들의 목숨은 빼앗지 말아라.
그러면 살인죄 까지 더하게 된다."
"다 알고있습니다."
오공은 이렇게 말하고 동자들이 자고있는 방으로 갔다.
오공은 허리에 잠을 자게하는 벌레 [취면충]을 넣은 자루를 차고있었다
이것은 그 옛날 동천문에서 증장천왕과 내기를해서 얻은 것이었다.
오공은 그것을 두마리 꺼내서 창틈으로 튕겨넣었다.
벌레가 동자 얼굴에 앉자 그들은 코를 골며 깊이 잠들어
깰 기미가 보이지를 않았다. 오공은 이렇게해놓고
삼장을 따라잡아 서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날 밤은 다리 쉼도없이 걸었는데 동틀 무렵이 되어서야 삼장이 입을 열었다.
"이 원숭이놈아! 나를 아주 혼나게 했구나.
네 입 때문에 난 밤새도록 한잠을 잘수가 없었다. 음!"
"용서하십시요. 밤도 샜으니 이 근처 숲속에서 잠시 쉬었다 갑시다."
삼장은 하는수없이 말에서 내려서 솔뿌리 위에 앉았다.
오정은 짐을 내려놓고 쪽잠을 자기 시작했고.
팔계는 돌을 베게삼고 누웠다. 오공만은 기분이 좋아서 나무위에 오르기도하고
가지를 휘어잡기도 하면서 놀았다. 원숭이 습성이 몸에 밴 까닭이다'
한편 진원대선은 원시궁의 모임이끝나자 제자들을 데리고 도솔궁을 떠났다.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어느새 만수산 오장관 문앞에 이르렀다.
보니 관의 문은 열려있고 바닥은 깨끗이 청소가 되어있었다.
"청풍과 명월이 제법이구나.보통때는 해가 서발이나 올라 올때까지
일어나지도 않던 것들이 정작 우리가 없으니 일찍 일어나서
문을 열고 청소까지 해 놓았구나."
대선이 이렇게 말하자 제자들도 모두 기뻐했다.
그런데 정전에 와보니 향불이 꺼지고 인기척이 없다.
청풍과 명월은 그림자 조차 안보였다. 제자들이 입을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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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없는 사이에 물건을 훔쳐가지고 달아난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선은 그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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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가 있겠느냐? 선도를 쌓은 사람이 그런 마음을 가질수는 없다.
어젯밤에 문닫는 것을 잊고 아직도 잠들어 있겠지."
이렇게 말하고 청풍과 명월이 잠들어 있는 방에 다달았다.
문은 안으로 잠겨 있는데 안에서 코고는 소리가 요란했다.
문을 두두리고 큰소리로 불러도 깨지를 않고 대답이없었다.
마침내 문을부수고들어가 침상에서 끌어내려도 잠을 깨지 않았다
대선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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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기막힌 선동이로구나. 선인이 된자는 정신이 발랄해서
졸리지 않은 법인데 어째서 이놈들은 이렇게 녹초가 됐을까?"
동자하나가 얼른 물을떠다가 대선에게 주었다.
대선이 주문을 외우고 두동자에 얼굴에다 훅하고 물을 뿜으니
그제야 수마에서 풀린듯 눈을 떴다.
대선을 비롯한 사형들이 둘러있는 것을 알아보고서야
당황해서 머리를 땅바닥에 붙였다.
"스승님. 스승님이 옛벗이라고 하시던 동토에서 왔다는
그 스님은 실로 지독한 도둑놈 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일이냐? 무서워 하지말고 천천히 말해보아라.
청풍이 먼저 입을 떼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낱낱히 고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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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놓고 잘못했다 빌기는커녕 몰래 신통력을 부려 우리를...
아이고 분해라! 이걸 어쩌면 좋겠습니까?"
둘은 여기까지 말하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 .
오장관을 헤집어 놓은 삼장일행을 그냥 보낼리 없는 진원대선이
삼장일행을 어떤 어려움으로 고행을 시킬런지?
흥미진지하게 전개되는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