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153년 만에 처음으로 관중 없는 독립기념일 전야제가 치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멕시코 정부는 그동안 매년 9월 16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전날 밤 대규모 행사를 가졌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멕시코의 #독립기념일 이 멕시코가 실제 독립한 날이 아니란 걸 알고 있나요? 왜 멕시코는 9월 16일을 독립기념일로 기리고 있는 걸까요?
◇에스파냐 식민지였던 멕시코
19세기 초 #프랑스#나폴레옹 은 전 유럽을 제패하고 있었습니다. 에스파냐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1808년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대 가 #에스파냐 를 침략하자, #국왕#페르난도7세 는 어쩔 수 없이 왕위에서 물러났지요. 나폴레옹은 자신의 형인 #조제프-보나파르트 를 새 에스파냐 왕으로 세웠어요.
나폴레옹이 에스파냐를 점령했다는 소식은 #아메리카대륙 에 있는 에스파냐 #식민지 에도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누에바에스파냐부왕령 ' (오늘날 멕시코)에 사는 #크리오요 (식민지 태생 백인)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누에바에스파냐의 지배권을 차지하고자 했죠.
크리오요들은 국왕을 대신해 식민지를 통치하는 에스파냐 부왕(副王)에게 자신들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조직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에스파냐 당국은 크리오요 가 너무 커질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제안을 거부했어요.
1810년, 크리오요들이 멕시코 정치와 산업의 중심지였던 케레타로에서 반란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 #크리오요 들은 '독립'보다는 에스파냐 왕 아래서 ' #자치권 ' 을 얻길 원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사실 반란에 주도적이지 않았지요. 크리오요 대부분은 지주, 식료품상, 농장 경영자, 교구 사제 등 중산층이었습니다.
돌로레스에 사는 백인 신부 #미겔-이달고 ( #Hidalgo ·1753~1811)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산 니콜라스대학 총장을 지냈던 그는 프랑스 #계몽사상가#장-자크-루소 에게서 깊은 영감을 받아 개혁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어요. 그랬기에 그는 교회가 반란에 참여해 가난한 #원주민 과 #빈곤층 을 구제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달고 신부의 절규
1810년 9월 16일 일요일 새벽, 이달고 신부는 교회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에스파냐의 #식민통치 에 맞서 들고일어날 것을 촉구하였어요. "증오스러운 에스파냐인들이 여러분 선조로부터 빼앗은 땅을 되찾겠습니까? 우리는 움직여야 합니다! 정복자들에게 죽음을!"
이것이 바로 멕시코 #독립운동 의 시발점이 된 '돌로레스의 외침'입니다. 처음엔 6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여했고 곧 수만 명의 지지자가 규합되었어요. 수년간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봉기의 확산세는 빨라졌습니다.
▲ 1810년 9월 16일 횃불을 든 채 에스파냐에 맞서 #민중봉기 를 이끌고 있는 이달고 신부(가운데 까만 옷을 입은 인물)와 #반란군 모습을 그린 벽화예요.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달고 신부의 반란에 참여한 이들은 대부분 광산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빈민층, 즉 원주민과 #메스티소 (원주민과 백인 혼혈)였어요. 초반엔 멕시코 주요 도시를 점령하고 노예를 해방시키는 성과도 거두었지요. 하지만 이들은 전쟁 경험이 전혀 없었고 제대로 무장도 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러던 9월 28일 반란군이 #과나후아토를 점령하고 불법적인 약탈을 자행한 뒤 수백 명의 에스파냐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러한 반란군의 과격하고 잔인한 모습은 보수적인 크리오요의 반감을 샀어요.
이달고 신부는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이상을 펼치기 위해 점령지에서 ' #노예제 와 #공납 을 폐지하는 #법령 을 발표했어요. 비교적 부유한 삶을 살고 있던 크리오요는 이달고 신부의 급진적인 생각이 자신들의 지위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국 에스파냐 #진압군 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반란군은 에스파냐군에 패배하였고 이달고 신부는 1811년 3월 체포돼 종교재판소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그해 7월 처형되었죠.
비록 이달고 신부의 봉기는 실패로 끝났지만, 그의 투쟁은 훗날 멕시코 독립운동 지도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10년 뒤인 1821년 멕시코는 '코르도바 협정'에 따라 에스파냐로부터 독립을 했지요. 그렇기에 사실 이달고 신부가 멕시코 독립을 성취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까지 ' #멕시코독립 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멕시코인들은 ' #돌로레스의외침 ' 이 있던 9월 16일을. 기념하고 있는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