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세계사 #121 - ＜국화와 칼＞ 제9장 : 인간 감정의 세계

[미션]

[손바닥세계사 #121 - <국화와 칼> 제9장 : 인간 감정의 세계 The Circle of Human Feelings ]

국화와 칼 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제9장 : 인간감정(人間感情)의 세계 The Circle of Human Feelings

• 

극단적인 기무와 철저한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일본의 도덕률은 당연히 모두 인간 욕망을 죄악이라 생각할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쾌락은 좋은 것이라며 생각한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맡고 느끼는 욕망의 만족을 오히려 추구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가장 소박한 즐거움은 오이요꾸(おんよく溫浴)이다 주인부터 하인까지 누구나 저녁에는 뜨거운 물을 가득 담은 작은 나무통에 쪼그려 앉아 온 몸을 담근다 청결의 목적도 있지만 수동적인 탐닉의 모습이다

온욕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고 여자들도 주변의 눈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다 엄격한 순서가 있다 손님-할아버지-아버지-장남 이런 식으로 내려가고 모두 몸이 빨갛게 되어 나오면 저녁식사를 시작한다

냉수욕(冷水浴)도 있다 예전에는 추운 겨울 이른 새벽과 해가 진 늦은 저녁에 차가운 개울가나 폭포 밑에 앉는다 엄청난 고통임에 틀림없다 신체 단련을 한다고 일부러 한겨울에 알몸을 드러내기도 한다 인생의 난관을 견디게 하는 수련이라며 어린 아이까지 시킨다 내눈에는 감기에 콧물 흘리며 힘들어 하는 어린 아이들이 안스러워 보였다

잠도 즐거움의 하나다 도저히 잠들 수 없는 상황에서도 너끈히 자는 그들의 모습은 많은 서양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그들의 엄숙한 일상생활이나 도덕률 때문에 매순간 긴장이 심할텐데 잠자는 것하고는 별개인 모양이다 서구인들은 오늘의 휴식과 내일의 체력을 위하여 수면을 취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해만 지면 그냥 잔다

반대로 잠을 완전히 희생하기도 한다 서양인은 체력이나 능률을 위하여 최소한의 잠을 자지만 일본인들은 시험 준비하거나 군사 훈련할 때 수면을 완전히 희생한다 평상시 군사 훈련할 때 보면 낮에 두어번 정도 십분간 휴식 이외는 사흘밤낮을 수면시간 없이 졸면서 걷고 졸다가 부닥치고 하면서 행군한다 부대에 돌아와도 바로 보초 근무 나가거나 일을 시킨다 잠 안자는 훈련이라고 하면서도 몰래 자는 건 또 눈 감아준다

먹는 것도 즐긴다 제대로 먹을 때는 아주 조금씩 담긴 음식이 계속 나오는 요리를 좋아한다 음식 장식도 유난히 즐긴다 그러나 평상시 식사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생명유지 정도로 조금 먹고 또 굉장히 빨리 먹는다

잠을 안자는 것처럼 안먹는 훈련도 한다 굶는 것은 영양결핍이 아니라 정신력 향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공호에서 굶주리는 주민에게 오히려 체조 운동를 시킨다 식사를 안하면 영양과 체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서양인의 생각과 전혀 다르다

성적 향략을 좋아 한다 중국은 정반대이고 미국도 청교도적인 문화가 있다 시집가는 딸에게 성행위를 가르치고 도처에 음란한 그림들이 많다 부모가 정해주는 결혼이라 그런지 기혼자들의 불륜이 많다 배우자의 영역과 향락의 영역을 구분하고 둘다 인정한다 미국인은 연애와 결혼을 연결하고 배우자 이외의 불륜을 죄악시 한다 그러나 일본인은 아내는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존재이고 향락은 별도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이샤는 가정집 부인들이 가지지 못한 전문적인 춤 노래 악기 대화 즐거움 등을 제공한다 아내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으나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다 경제력이 있는 남자는 유흥업소 주인과 계약을 맺어 게이샤와 살림을 차린다 유흥업소 주인은 유흥비 청구서를 집으로 보내기도 하고 아내는 이를 지불한다

게이샤보다 급이 낮은 몸을 파는 창부의 경우 남자들은 창부들이 앉아 있는 창문 밖에서 남의 눈을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고 오랫동안 들여다 보다가 창부를 고른다 요즘은 사진을 대신 걸어둔다 종종 하녀와 여직원을 내연의 첩으로 삼는다

동성애도 그렇다 예전에는 사무라이나 승려들이 소년을 상대로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즐겼다 성인 남자 상대방은 품위가 없다는 이유로 싫어한다 메이지잇신 이후 서구인의 눈을 의식하여 법으로 금지하나 여전히 성행한다

자위 행위도 일반적으로 인정한다 유럽인들은 자위를 죄악시 한다 일본만큼 자위도구가 많은 나라도 없을 것 같다

술에 취하는 것을 좋아한다 술 취해서 저지른 행동도 용서하고 미국인의 금주 서약이나 금주법을 이해못한다 식사와 음주를 동시에 하지 않는다 술좌석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이다

이같이 일본인들이 즐거움을 찾는 모습은 미국인과 다르다 일본인은 엄숙한 생활을 하면서도 동시에 육체적인 즐거움을 찾는다 서구인들 처럼 좋은 선과 나쁜 악의 개념이 없고 대신 온화함(和魂) 과 거침(荒魂)이 있다 둘다 좋은 것이며 각각 필요할 때 나타난다고 한다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는 말을 용납하지 못한다 행복은 일시적인 것이고 기무와 기리를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국의 소설이나 영화는 해피엔딩이 많은 반면 일본은 비극적인 결말에 눈물을 같이 흘리면서 공감한다 고뇌하고 헤어지고 눈물 흘리고 자살하고 하는 비련의 주인공이 대부분이다 자기를 희생하는 주인공에 대한 연민과 동정이 소설이나 영화의 성공이다

전쟁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전쟁 영화는 얼핏보면 반전영화같다 주인공의 희생 고통 비참함 불구 이런 것만 다룬다 용감한 군인 웅장한 전투 이런 미국 영화와 비교하면 완전한 반전영화다 그러나 일본인은 거기서 전력을 다하여 기무를 수행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본다 반전영화가 아니라 그들에게는 선전영화이다

참조 : <국화와 칼> 요약 2020.04.02


다음은 제10장 덕의 딜레마 The Dilemma of Virture 를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