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
오늘 조셉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여 취임 11일만인 윤석열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경제안보, 북핵대응에 관한 회담 내용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에, 주말이지만, 북한 관련하여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나오는, 제 웹소설 3편을 긴급 전재하오니,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웹 소설 플랫폼 ‘문피아’에 2017년에 등재한 판타지 대체역사 소설임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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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오물 폭탄
“대원들 사기가 충천하다니 안심이 됩니다. 나는 또 혹시 가족들 만난 후유증으로 오히려 전의를 상실한 대원들이 있을까 봐 염려했어요.”
유진중 사령관이 특유의 인자한 미소를 다시 띠우며 한마디 했다.
잘 새겨들으면, 개인의 기우가 아니라 그런 대원도 있을 수 있으니까, 단 한 명이라도 신경 써서 사전에 발견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삼통사에서는 달리 할 얘기는 없어요?”
이정훈이 3개 전투단 단장 중에 나이가 제일 어려서 가급적 발언을 자제하는 줄 아는 유진중이 일부러 발언권을 건네줬다.
고교동기동창인 이재성의 아들이니까 자기 아들이나 마찬가지라서 남달리 관심을 두고 있기도 하지만, 대원들 거의 전부가 일반 사병출신이라 공수특전대 부사관 출신들인 해미특전대와는 다르지 싶어 하는 말이다.
“예, 저희 대원들도 별다른 기색은 보이지 않습니다. 간밤에 제 꿈이 좀 뒤숭숭해서 그러는데, 오늘 북한에 무슨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정훈이 계면쩍은 표정으로 주저하며 물었다.
이런 엄숙한 회의에서 꿈 얘기를 하면 안되겠지만 정훈은 전에도 몇 번 이런 식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암시해준 적이 있다.
지구에서 14광년 거리에 있는 울프 행성 조상님 말로는 그 곳에서 지구의 미래를 극히 부분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금년 3월에 북한이 사정거리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할 때도 2주일쯤 전에 조상님이 보낸 지적 생명체인 도마뱀 도범을 통해 전해 들었다.
도범과 조상님은 정훈도 알 수 없는 어떤 수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 같다.
그래서 북한이 ICBM을 발사하기 이틀 전에 꿈에 봤다는 식으로 회의석상에서 얘기를 했었다.
또 4월 초에 북한이 1톤급 핵탄두 지하폭발 시험을 할 때도 사흘 전에 엄청 잠을 설친 표정을 지으며 꿈 얘기로 전했다.
그 결과 지금 여기에 참석한 사람들은 정훈의 꿈이 피곤해서 꾸는 단순한 개꿈이 아니고, 정훈이 예지몽의 능력을 지녀 미래를 내다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 그래요? 꿈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 납니까?”
진중한 성격의 유진중 사령관이 걱정스런 음성으로 물었다.
다른 참석자들도 이번엔 혹시 전쟁 얘기가 아닌가 싶은 표정으로 시선을 정훈에게 집중했다.
“예, 꿈을 깨고 나서 일부러 눈을 감고 기억을 살려봤습니다. 두어가지는 확실하게 기억이 나는데요. 전기가 나가서 캄캄해진 방 안에서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핵폭탄이 버섯구름을 이루고 피어 올랐고, 무너지는 건물에 온통 영어로 된 간판들이 보였습니다.”
정훈이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꿈을 기억하는 시늉을 했다.
거울 앞에서 몇 번 연습을 해서 그런대로 잘 되는 것 같다.
“아, 이런! 드디어 북한이 미국에 핵탄두 장착한 ICBM을 발사하는군요.”
해미특전단 부단장 황일관 대령이 미간을 찡그리며 곽지수 단장과 유진중 사령관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런가 보네요. 핵폭탄 투하로 미국 어디선가 정전이 되고 도시가 아비규환 상태로 빠지는 모양입니다.”
농담 잘하는 대도무문 단장 신창원 회장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 MD로 북한 ICBM을 요격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 단장이 꿈 얘기를 하고 나면 이 삼일 내로 현실화 되던데, 이번에도 그럴 확률이 높겠지요?”
곽지수 준장이 유진중 대장을 쳐다보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 봅니다.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공격했다면 그건 선전포고니까 그 다음 공격이 또 이어지겠지요.”
유장군도 머릿속에 북한 미사일이 미국을 타격한 다음에 일어날 사태를 떠올렸다.
“그러면 북한이 곧바로 우리한테 공격을 해오지 않겠습니까?”
신창원 회장이 불안한 듯 몸을 조금씩 움직였다.
“당연하죠. 십중팔구 평택 비행장을 때릴 겁니다.”
황일관 대령이 확실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면 성주에 있는 사드로 막을 수 있겠죠?”
“사드는 고도 40Km이상으로 날아오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용이라서 그 이하로 오는 건 못 막고 무용지물이 되지요.”
“그러면 고도 40Km이하로 낮게 날아오는 미사일을 어떻게 막는데요?”
“고도 20~40Km는 패트리엇 미사일 PAC-3 MSE로 커버합니다. 문제는 지금 겨우 30기 정도가 배치되어 있다는 거지요.”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까?”
“북한이 보유한 이동식 스커드 미사일은 500기가 넘고, 노동 미사일은 1200기나 됩니다.”
“아니, 그러면 고도 20Km정도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은 가만히 보면서 구경만 하자는 말인가요?”
신창원 회장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기존의 오산, 군산, 왜관 공군기지에는 요격고도 20Km이하인 패트리엇 PAC-2와 PAC-3등이 잔뜩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뭐 비행장이 파손돼서 전투기가 이륙하지 못할 위험은 없겠군요.”
신창원 회장이 안심이 되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북한이 핵탄두 장착한 ICBM을 우리 쪽으로 쏘면 그건 사드가 막아낸다는 말씀이지요?”
“그렇습니다만, 북한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리 쪽으로 ICBM을 쏘지는 않겠지요.”
“그럼 뭐 크게 걱정할 것 없지 않습니까? 핵무기만 아니라면, 북한 미사일 날아와 봤자 국지적으로 피해는 보겠지만 도시가 완전히 초토화되는 사태는 안 생기겠네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북한에는 핵폭탄에 버금가는 무기가 있어요.”
“예? 핵폭탄에 버금가는 무기가 있다니 그게 뭡니까?”
“바로 오물폭탄입니다.”
“오물폭탄이라고요? 오물은 쓰레기 아닙니까?”
“맞습니다. 북한이 농축 우라늄으로 핵폭탄을 만들면 쓰레기 같은 우라늄이 잔뜩 생깁니다. 그것으로 오물 폭탄을 만드는 겁니다.”
“쓰레기 우라늄을 재활용이라도 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우라늄은 지구에서 가장 딱딱한 금속입니다. 철의 두 배나 되지요. 포탄에 우라늄으로 코팅을 해서 쏘면 오물폭탄이 되는 겁니다.”
“오물폭탄이 날아와서 핵폭탄처럼 터지는 겁니까?”
“그렇다고 봐도 됩니다. 포탄은 음속의 20배인 마하20의 속력으로 날아옵니다. 일반포탄은 전차 같은 철갑을 뚫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우라늄으로 코팅한 포탄은 철갑을 뚫고 들어가지요. 그때 온도가 3천도로 급상승 합니다. 그 열기로 오물폭탄의 중금속 독물과 방사성 물질이 사방으로 분사됩니다.”
“그러면 오물폭탄이 핵폭탄과 맞먹는 수준으로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그렇지요! 그래서 미사일 공격보다 더 현실적으로 무섭다는 겁니다.”
“북한에 오물폭탄이 많이 제조되어 있을까요? 한 두 개면 뭐 별문제 없을 텐데요.”
“그 동안 북한이 핵실험하고 남은 우라늄 찌꺼기를 어떻게 처리했겠습니까? 큰 돈 들여서 제대로 처리했을까요? 철저히 오물폭탄으로 재활용 했을 겁니다. 그 정도 양이면 핵폭탄 두 세 발이 투하된 정도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