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산행은 추석이 끼어 셋째에서 다섯째 일요일로 순연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37명밖에 신청을 안했단다.
출발전 일기예보에서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니 참가인원이 더
줄것같다.그래도 나는 무조건 간다.전날 시약 이사회에 참석했다가
2차 가자는걸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다.내일 새벽에 등산을 가야하기
때문에~~~
6시에 일어나 도시락,과일,술등을 챙기고 비옷,우산도 챙겼다.큰길에
나오니 비는 아직 오질 않지만 날씨는 흐리다.시약회관 가는 버스가
바로 출발하여 택시를 잡아타고 가니 너무 일찍어서 그런지 아무도 안보인다.
내가 일등인 모양이다.6시 50분경이 되자 회원들이 대부분 몰려온다.
여느때처럼 성서 "홈플"에서 회원들이 모두 태워도 자리가 많이 빈다.오늘
참석인원이 31명이란다.한겨울때 빼고는 적은 편이다.출발일자를 바꿔서
그런 모양이다.비온다는 예보도 있었고~~~
비오기 전에 아침을 먹는다고 출발하자 말자 "동명휴게소"에서 쉬었다
간단다.이른 아침이라 조용하다.잔디밭에서 비빔밥을 난간에 올려 놓고
서서 먹었다.서서 먹으니 음식이 잘 내려가 체하지는 않겠다.화장실에서
볼일들을 보고 양치질하고 출발이다.
중앙고속도로 였으니 안동을 지나자 비가 오기 시작한다.비오는 날 아침의
차창밖은 조용하고 촉촉해 "고저넉하다"는 표현이 맞겠다.물론 잠자기도 좋다.
책을 보다 졸려 한숨 자고나니 "남제천 톨게이트"를 통과해 영월쪽으로 꺽어든다.
영월쪽으로 가다 정선으로 향한다.강원도 정선군 민둥산 아니던가~~~~
민둥산 중턱 증산초교 입구에 도착했다.학교는 안보이고 "민둥산억새밭 안내판"이
입구에 버티고 있다.11시경에 도착했으니 약4시간을 빗속으로 달려 온 것이다.
차안에서 박수로 몸을 풀고, 비옷을 챙겨입고 우산도 배낭 사이드백에 꽂고
스틱도 펴고 나서니 밖에는 여전히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약간 서글프다!
빗속의 등산이 운치가 있고 낭만이 있다지만 사실 여러가지로 불편한게 많다.
우의를 입고있으면 덥고,땅은 질척거리고 미끄럽다.발밑을 봐야하기 때문에
주변 경관감상은 잘 안된다.
비가 오는데도 꼭 등산을 해야하나?라면 별로 할 말은 없지만 인생이 그렇듯이
맑고 쾌청 할 때만 등산한다면 단조로울것이다.비오는 산이 나름대로 낭만이 있고
눈오는 산은 순백의 맑은 순수함이 있어 좋은 것이다.변화하는 자연을 보면서
자신의 좋은 변화를 계획해보기도 하는 것이 등산의 좋은 점이다.산은 4계절 나름대로
특색이 있어 좋다.
비오는 오르막 등산로는 많이 진편은 아니다.약간 가파르기는 하다.잠간씩 쉬어 가며
1시간 반쯤 오르니 임도 옆에 그물망으로 천막을 친 간이 휴게소가 있다.비를 피하면서
시간을 보니 12시 반이다.어차피 정상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지만 비맞으면서 밥을 먹기는
어렵고 하니 여기서 먹자고 한다."굿 아이디어!" 자리값은 해야하니 막걸리와 오뎅을
시켰다. 비오는 날 야외에서 반주를 겸한 식사는 낭만이 있다.술이 댕기어 술을 여러잔
하다보니 밥을 남겼다.마누라 한테 잔소리 들을텐데~~~
30분 정도를 가니 정상이다.1118미터 지만 산 중턱에서 출발 했기 때문에 약 두시간
걸린 셈이다."민둥산"이라는 이름답게 표지석이 있는 곳만 약간높고 정상주변이 밋밋한
편이다.정상에 오르니 세상이 전부 발아래로 보이고, 산중턱을 구름이 감싸고 있어 구름위를
노니는 신선이 된 기분이다.이 맛에 등산한다. 야 호(속으로만)!!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 보는
풍광이야 말로 최고다.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민둥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두군데다.한쪽은 1시간,다른 한쪽은 2시간이란다.
물론 우리 약산회의 경우 당연히 1시간 코스는 B조,2시간 코스는 A조다.오늘은 산대장이
B조로 가고 A조는 오래만에 참가한 윤기섭쌤이 1일 산대장이다.나는 무조건 A조다.나의
사전에는 아직 B조,특A조는 없다!
A조 11명,B조 17명해서 모두28명이 정상을 밟았고,특A조 2명은 밑에서 기다리고 있다.
내려가는 쪽으로 보면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몇만평은 될것이다.
비에 젖은 가을 억새는 짙은 갈색으로 변하면서 싱싱하고 힘차보인다.갈대 숲 중간에
탐방로를 만들어 놓았고 포토존도 있었지만 우중이라 사진은 한두장만 찍고 내려가기로 했다.
억새 밭을 지나면서 내리막 등산로는 비에 젖어 질고 미끄럽다.가파른 길에 쳐놓은 밧줄은
물에 젖어 잡으니 물이 뚝둑 흐른다.길이 질어 숲쪽 풀을 밟으며 걷기도 한다.스틱이 있으니
그래도 지지가 되어 좀 낫다.앞사람들을 보니 신발이고 바지 가랭이고 전부 흙칠이다.
약 2시간을 진흙길과의 사투를 벌이다 최종 목적지인 "삼내약수터"입구에 도착해보니 500미터
를 더 내려 가야 약수터가 있단다.차가 곧 온다지만 약수터에 가보기로 했다.안가려는 사람도
있고~~약수터는 조그만 동네옆에 자리하고 있다.한적하다.비가와서인지 우리팀 뿐이다.
물맛을 보니 "청송약수"와 비슷하다.수질검사서에 보니 비소가 있어 많이 먹지 말라고 되어 있다.
그래도 물병을 비우고 두병을 떠왔다.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버스가 오기로 한곳(농산물직판장)에 와보니 버스가 올려면 20~30분을 더 기다려야한단다.
B조쌤들을 식당까지 태워다주고 오기 때문이다.산중턱이고 옷이 약간 젖어서인지 춥다.
방영준부회장 어부인께서 무우를 3개 사면서 무우청과 배추이파리 까지 챙기는걸 보니 살림꾼인
모양이다.하긴 약국도 열심히 봐준다고 하니 대단한 내조다.
버스를 타고 식당에 도착하니 B조 쌤들은 식사가 거의 끝나간다.민둥산 한우촌이라지만
수입소고기를 쓰는 집이 많다고 하니 약간 염려가 된다.그러나 여기는 인심 좋다는 강원도
산골이라 진짜 한우가 맞겠지? 시장해서 그런지 맛이 좋다.진짜 한우 맞는것 같다.
반주에 곤드레 밥까지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부르다. 소화를 시킬려면 차에 타서 좀 뛰어야
하는데~~~여흥시간이 시작된다.그러나 오늘은 "홍익회원"이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속담처럼 자율로 하면된다.수준있는 산악회니까.
오늘 관광버스는 전에와 다른 차다.개인 지입차인지 시설이 좋다. 노래방화면이 뒷쪽에도 있다.
우리는 노래하기 싫은 사람은 억지로 시키지 않는다.그대신 노래 한 사람은 노래값을 내는 전통이
있다.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하다보니 금방 대구다.돌아 올때는 갈때보다 보통 30분정도 빠르다.
식사시간이 절약되고, 기사도 차를 빨리 모는것 같고~~~
10시반경 집에 도착해 샤워하고나니 술기운과 피로감이 겹쳐 잠이 잘 온다.우중의 산행은 더 힘들다.
그래도 민둥산 억새산행은 나름대로 낭만이 있었고~~~다음 달은 무주 적상산으로 단풍보러 간단다.
기대가 된다.등산하기 가장 좋은 달이고 가을의 절정이다.
"약산님들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달에 또 보입시데이~~~~~~!!"
첫댓글 A조가 고생을 꾀나 많이 한 모양이네요,ㅎㅎㅎ내려오는 2시간을 사투를 하셨다니,ㅎㅎㅎ 그래도 정회장님처럼
비오는 산의 정취에 자연을 배우시고,..다른분들까지 배려 잘하시는 정회장님 애쓰셨습니다,..
.후기 즐감합니다,...고맙습니다,~~~
정동기쌤,후기 잘 보았습니다.지금도 귓전에 "유격 유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밧줄 잡고 사투를 벌이는 듯 했지요.그러했기에 잊을 수 없는 산행이 될 것 같아요.
아 당신들 께서도 유격 유격 하셔셨구나
혼잣말로........실히 글이 단정 일목요연........좋으다
어찌 보면 우직..
듬직하기도 한 상남자세요
잘 읽었어요~~
표현이 쬐메거시기
넘 아부 핸나?? ㅋㅋ
고생을 하셨든가 어째든가 못간 사람은 부럽기만 하네요 안간사람은 손해 본 것 같아요
맑은 공기로 세포들이 얼마나 싱싱 해졌을까요
부러워하면서 내내 잘 읽었습니다
샘 잘 보았습니다젤 첨 산올랐을 때 샘 기억밖에 없더라니..
든든하시고 후미를 늘 지켜주신 줄로만 알았었는데 산의 정취가 물씬 풍기고
텁텁한 우의속에 잠시 갇혀 있었네요 감사드려요
같이 등반하고 시포여~
고용희 선생님 표현의" 듬직한 상남자여서리"..........내 보고는 같이 가고 싶단 표현이 없네그려.....하시나봐........모란님 못씨겠다.
사람 차
거의 사투수준이었지만 지나온길을 시간적으로 잘 나열해주심에 또 다른 감에 젖어봅니다,,,회장님..다 같이 피곤한데도알 읽고 갑니다^^^
일찌감치 올려주심에 감사드리고,,,자
정회장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리얼하게 함께 다녀온 기분입니다.^*^
자율 노래방의 수입이 궁금합니다~ㅎㅎ
기기가 좋았다니 손님이 많았을 듯...
민둥산이라 해서 산행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진흙길 급경사 고생길이었네요~
수고많으셨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