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나이에 비례해서 빨라진다고 했다. 육순을 넘긴 내 나이대이면 그것은 더욱 절실히 느낀다. 더우기 새해를 맞아 지금쯤이면 누구나 그런 생각이 들고 세월에 휘둘리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세월의 나이에 슬퍼하거나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본다.
나 역시도 강도의 차이일 뿐 그런 부류 중의 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년 한해만큼은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한 생각을 바꾸고 나니 세월이 빠른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귀결이 되었다. 우선 가장 큰 문제가 세월을 접하는 나의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무료한 시간이 많을 수록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고 알찬 시간을 보내면 세월은 쌓여간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동안 공부를 해 오면서 세상은 내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진다(일체유심조) 라고는 배웠지만 삶에서 그것을 체험하지 못하면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들은 지금까지 배웠던 지식을 실천하여 그 지식이 주는 심오한 뜻을 풀어가는 것이 삶의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씹어 먹는 공부를 통해 세월의 제동을 걸어 봄이 어떨까? 싶어 글을 써 본다. 각박한 시대에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간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서도 막상 그 다음날 내가 무엇을 했지? 하고 기억을 떠 올려보면 한 일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이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특히 나이가 많을 수록 기억상실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나이를 떠나 살아 온 삶을 기록으로 남겨 본다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 될 수 있다.
난 수년전부터 내 나름대로의 생활일지를 써 왔다. 누가 가르켜 준것도 아니고 내 스타일대로 내가 하루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을 나열하고 거기에 투자한 시간을 적어 나가는 형식이었다. 엑셀로 포멧을 만들어 관리하기 때문에 하루가 지난 시점에 그것을 입력하는데는 단 5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소한 것을 관리함에 있어 어떤 경우에는 며칠동안 놓칠 경우에는 도대체 기억이 나질 않아 대충 숫자를 기록하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공부를 하면서 삶을 변화시키려면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해 보라고 했다. 데일리 리포트란 하루 24시간을 시간단위로 무엇을 했는지? 기재해 나가는 것이다.
처음 몇차례 들었을 때는 그것은 학생들이나 하는 것이지 특히나 나이 많은 우리네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 보냈다. 고정 채널이다가 보니 수십차례 듣고 또한 그것의 효과를 체험자들이 하나같이 발표하는 것을 보고 시도해 보기로 결심을 했다.
그 시점이 바로 작년 12월 1일이였다. 비록 이제 갓 1개월정도 지났지만 그 고비를 넘긴 것 같다. 말이 데일리 리포트라고 하지만 하루 24시간을 시간단위로 자신이 한 일을 적는다는 것는 보통 일이 아니다. 여기서의 보통 일이 아닌 특별한 것은 바로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낸다면 내 양심이 허락치 않아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것을 관리하기 전에는 나름 열심히 사는 사람 중에 한사람이라고 자부를 했지만 실은 로스시간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나이를 떠나 세월이 너무 무심하게 빨리 흘러간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을 꼭 1년만 작성해 보길 권유한다. 물론 나 역시도 이 글을 계기로 그 기간을 채울 것이고 내년 이맘 때 무지로 인해 세월을 슬퍼하지 않고 나이를 거스르는 체험담을 올려 볼 것을 약속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