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이책을 접하게 되었다. 팝케스트에서 인기가 좋다고 하는데도 몰랐다. 저자 채사장은 팝케스트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독서광인 것으로 짐작이 된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과잉 공급의 시대에 많은 지식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일은 매우 의미가 크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난다. 많은 사람들과 싫든 좋든 대화를 한다.
문제는 어떤 대화를 하느냐다. 쉽게는 어제 TV에서 뭐 봤다는 것 부터 시작해서 잘 나가는 연예인 이야기와 상사 뒷담화로 이어지는 대화가 반복되다 보면, 상대가 누구든 그 관계까지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그러다 가끔 색다른 상대에 의해 한 차원 높은 지식을 요하는 대화가 시작되면 금방 들통 나는 지식의 한계ㄹㄹ 느낀 적이 있는가?
현실의 기본적인 지식을 외면한 채, TV 오락과 연예 스캔들, 상사 뒷담화에만 열을 올리는 대화는 허무하다. 그래서 자신의 부족한 지식수준을 높이기 위해 인문학과 관련한 책을 읽어보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책을 봐야 하는지도 막막하고, 실제로 책을 읽는다 해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상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꼭 필요한 지식인 듯해서 쉽게 포기하지도 못하고, 우왕좌왕. 대체 어디서부터 얼마만큼 알아야 하는 걸까? 지적 대화를 위한 지식인의 기초는 어디까지인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전 과정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곁들여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역사는 직선적 시간관에 의해 설명된다. 이 과정에서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기나긴 세계사가 쉽게 연결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단박에 이해된다. 역사가 경제로 맞물리는 순간, 현재의 신자유주의가 필연적으로 귀결된 과정이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공산주의에 대한 오해, 진보와 보수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바로잡히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이 단순하게 구조화된다.
책을 읽는 순간, 독자는 그토록 방대했던 지식의 분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손쉽게 이어지는 것을 체감하며 왜 이런 책을 이제야 발견했지 하는 안도와 함께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책을 덮는 순간, 인문학의 기본을 제대로 갖춘 지식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개별적 지식을 가르치지 않는다. 세계가 어떻게 신자유주의 시대가 되었는지, 정부의 경제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보와 보수가 무엇인지, 사회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통시적으로 알려준다. 이 거칠고 거대한 흐름을 꿰다보면 세계사는 물론 경제 원리, 정치 이슈, 사회문제들이 한 방에 명쾌히 이해된다. 그 과정에서 두 번의 세계대전이나 경제 대공황, 갑론을박하는 정치적 이슈 등 개별적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으며 의미를 갖는다.
지금 이 세계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지식인은, 가짜다. 현실에서 필요한 지적 대화에서 비껴난 채로 산다면 개인의 삶은 결코 풍요로워지지 않는다. 넓고 얕은 지식, 그러나 세상을 움직이는 기초적인 지식을 알아야 진짜 지식인이다. 현실에 대해 당당한 지적 목소리를 내는 진짜 지식인만이 경쟁력을 얻고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2권에서는 철학, 과학, 예숙, 종교, 신비에 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