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상관측소는 1932년 경기도립경성측후소 청사로 신축됐다. 1939년 동쪽으로 2층 건물이 증축된 것이 현재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1948~1961년 국립중앙관상대로 사용됐고, 이후 서울기상관측소,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서울황사감시센터로 활용되다가 1998년 기상청이 서울 동작구로 이전하기 전까지 우리나라 기상 관측의 중심지였다. 현재 서울기상관측소와 2020년 개관한 국립기상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7년 세계기상기구(WMO)에서 ‘100년 관측소’로 선정했다.
본관은 전체적으로 근대 모더니즘 건축 기법을 잘 보여 준다. 건물의 원통형 옥탑 구조물, 곡선의 현관과 처마지붕, 상층부의 돌림띠 요철 장식, 반원형 창틀 구조, 외부 벽면에 타일을 이용하여 마감하는 등 기하학적인 형태와 공간을 강조한 근대적인 건축 양식이다.
여기서 관측한 날씨 자료는 처음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서울시 기상관측 대푯값으로 사용하고 있다. 기상관측과 기록의 연속성을 인정받아 2014년 본관 건물(791㎡)과 노장의 우량계실(30.1㎡) 그리고 계절 관측 표준이 되는 단풍나무와 벚나무의 식재지 (178.1㎡)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월길 52.
우량계실
각종 관측 장비가 땅 위에 설치된 노장의 지하에 있는 것이 우량계실이다. 1933년 경성측후소가 들어서면서 서울의 강우량을 측정하던 곳으로, 강우량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뀐 1999년까지 이용됐다. 지상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작은 방에 콘크리트 받침대가 설치돼 있는데 그 위에 빗물을 재는 우량계를 놓고 비의 양을 관측했다. 지상에 떨어진 빗물이 잔디 위에 있는 지름 20cm의 수수구受水口를 통해 지하의 저수병貯水甁에 모이면 3시간-6시간-24시간 간격으로 우량되를 이용해 강우량을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4시간 연속으로 강우량을 자동 기록하는 사이펀식 우량계를 도입해 강우량을 측정했다.
계절 관측 나무
계절 관측은 계절을 대표하는 여러 현상을 관측해 기후변화의 추이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식물 계절 관측과 동물 계절 관측, 기후 계절 관측으로 구분된다. 그중 식물의 생장 변화를 날씨 관측으로 삼는 식물 계절 관측은 오랜 세계 공통의 기상관측법 중 하나다. 식물 계절 관측은 동일한 기준에서 관측하기 위해 기상 관서 내외 또는 군락지에 관측목을 지정해 관측한다.
서울기상관측소에서는 WMO의 지침에 따라 계절을 대표하는 벚나무, 진달래, 개나리, 매화, 복숭아나무, 배나무, 은행나무, 코스모스, 아카시나무 등 식물 10종이 선정돼 관측되고 있다.
서울기상관측소에서 계절 관측 나무와 그 일대 땅이 문화재로 지정된 첫 사례는 단풍나무다. 이 단풍나무는 서울 지역 단풍의 시작과 절정을 관측해 단풍 시기를 정하는 표준이다. 본관 남쪽에 심은 벚나무도 1932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의 기상 대푯값으로 사용 중이다. 이 왕벚나무는 1개 가지에 3송이 이상 벚꽃이 활짝 피면 공식적으로 서울에서 벚꽃의 개화를 발표하는 표준이 된다. 단풍의 시작은 나무의 20%가량이 물들었을 때, 절정은 80%가량 물들었을 때로 잡는다.
단풍나무와 벚나무의 수령은 각각 단풍나무는 120여 년, 벚나무는 60여 년 전에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태 사이다 병
관측소 복원 공사를 하면서 철거한 콘트리트 바닥 아래에서 사이다 병이 발견됐다. 해태가 1976년 생산하기 시작해 1984년 단종된 제품이다. 이 음료가 생산된 시기에 바닥 보수 공사가 진행된 점을 추정할 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