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벳 밀교에 있어서 꿈(rmi lam)수행
-나로6법과 아티요가를 중심으로-
김 종 근 / 동방대학원대학교 자연치유학과 교수
목 차
Ⅰ. 서론
Ⅱ. 본론1. 꿈 수행을 다루는 티벳 불교의 문헌
2. 나로6법(Naro chos dug)의 꿈수행
3. 닝마파 아티(Ati)요가와 꿈수행
Ⅲ. 결론: 티벳 꿈수행의 특징과 의의
---------------------------------------
국문 요약
티벳밀교 전통에서는 잠자는 동안에도 각성을 유지하여 명상하는 꿈수행이 매우 중시되었다. 이는 특히 까규파의 나로빠6요가와 닝마파의 9승교판의 정점인 아티요가(족첸)의 가르침에서 발견된다.
꿈수행은 나로빠 6요가중에서 독립적인 동시에 나머지 5요가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 행법이다. 나로빠 6요가는 제 종파에서 주석문헌으로 성행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쫑카빠의 나로빠6요가의 수행요람을 본고에서 정리하였다.
또한 닝마파의 꿈 수행은 아티요가의 비결부에서 청정광명의 족첸에 이르기 위한 필수 수행으로 다뤄지고 있다. 닝마파에서 전하는 여러 문헌 및 자료를 고찰하여 쫑카빠의 꿈수행 내용과의 차이점을 지적하면서 특이점을 정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닝마파 꿈수행의 입장은 까규파의 꿈수행을 종합한 것으로 보인다.
즉 6요가중에서 정광명 수행을 꿈수행과 결합하여 청정광명을 지향하는 족첸의 교의속에 재정립한 것이다.
본고는 그동안 학계에서 연구되지 않았던 까규파와 닝마파의 티벳 꿈수행 관련 문헌 내용을 고찰하므로서 첫째, 티벳 꿈수행의 철학적 위치와 가치를 규명하였고, 둘째, 그 구체적인 수행법을 정리하였다는데 의의를 둔다.
* 주제어
꿈수행, 나로6법, 아티요가, 족첸, 정광명, 청정광명, 까규파, 닝마파, 쫑카빠.
----------------------------------------------------------------------------------------------------------
Ⅰ. 서론
프로이트와 융이 꿈의 세계를 인간 무의식과 잠재의식의 현현된 바로서 주목하고 연구한 근대 이후에야 꿈에 대한 연구가 근대 학문의 장으로 들어온 듯이 보이지만 꿈에 대한 자각과 탐구는 인류와 늘 함께해 왔다. AD.2C경에 이미 아르테미도로스(Artemidoros)가 꿈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저서 꿈의 열쇠 Onirocriticon를 집필했다. 또한 고대의 샤먼들은 꿈을 신의 계시를 듣는 매개로 사용하곤 했는데, 이는 멕시코 주술사였던 돈 후앙이 인류학 자인 카스타네다(Carlos Castaneda)에게 가르친 자각몽 훈련을 통해서도 그 일면을 볼 수 있다. 카스타네다가 소개한 샤먼적 요소가 강한 이 자각몽 훈련 및 세계에 관하여 그 실제성 여부의 논란이 있었지만, 그의 실제적인 인류학 연구는 학계에 새로운 자극을 주었고, 이에 영향받은 일련의 심리학자들이 자각몽 연구에 착수하기도 하였다. 자각몽(Lucid dream)은 꿈을 꾸면서 자신이 꿈을 꾸는지 아는 상태로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달할 수 있는 혼성의식 상태이다. 30년간 자각몽을 연구해온 웨게너(Robert Waggoner)는 자신의 탐구가 결과적으로 티벳불교의 꿈수행, 특히 나로6법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양의 자각몽 훈련과 티벳불교의 꿈수행 비교는 각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차후에 밝혀낼 주제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활발하게 연구되는 인간의식의 중요한 측면인 꿈과 그 제어 방법에 관하여 고대 티벳불교 전통에서 거의 동일한 속성이 밝혀지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점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오히려 현대의 심리학자들이 꿈에 대한 동양 종교들의 비젼에 도움을 얻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선문정로에서는 화두 참구의 과정에서 동중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의 과정을 거쳐 오매일여에 머물다가 크게 깨쳐야 한다고 한다. 이는 인도 우파니샤드의 4위설 즉, 일상위/ 몽위/ 숙면위/ 각성위와도 상통하는 것이다. 힌두교에서도 의식의 한 상태인 꿈을 요가 수행의 영역으로 설정하고 수련하는 전통이 있고, 흥미롭게도 도교수련법에도 꿈수련법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 각지의 종교 전통 중에서 꿈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의 한 영역으로 삼고, 구체적 기법으로 발전시킨 것은 밀교전통을 보존한 티벳 불교이다. 본고는 티벳의 문헌 및 자료를 검토하면서 티벳 불교의 꿈수행을 연구한다.
특히 전통적인 티벳의 4대 종파 중 밀교적 성격이 강했던 닝마파와 까규파가 꿈수행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여 보존하였기 때문에 이 두 파의 꿈 수행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까규파의 나로6법과 닝마파의 아티요가가 바로 그것이다. 까규파와 닝마파에서는 꿈수행에 관해 기본적으로 유사한 방법론을 공유하면서도,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본고에서는 꿈수행에 관한 동이점(同異點)까지 고찰함으로서 티벳 불교의 꿈수행의 내용 및 특징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Ⅱ. 본론
1. 꿈수행을 다루는 티벳 불교의 문헌
티벳불교는 까담파 이후에 겔룩파, 샤카파, 까규파, 닝마파의 4대 종파로 분파하면서 완성되었고, 각 파의 독자적인 성격이 다르지만 꿈을 수행의 방법으로 이용하고 중시하는 것은 거의 모든 파에서 인정하는 바이다. 4대 종파 모두 꿈 수행에 관해 언급하거나 중요한 수행법으로 다루고 있다. 본고에서 고찰할 꿈수행은 샤카파를 제외한 까규파, 겔룩파, 닝마파의 문헌에 입각한 것이다.
티벳 제 종파중에서 특히 꿈수행을 중요시 한 일파가 까규파인데, 그것은 그들의 대표적 수행법인 나로6법(Naro chos drug) 중에 꿈(rmi lam)수행이 포함되어 있다. 까규파는 11C 인도의 나로빠에게 가르침을 받아온 마르파에 의해 정초되었고, 밀라레빠로 유명하다. 까규파는 제자들에 의해 둑빠, 디쿵, 카르마 까규로 나뉘었고 오늘까지도 엄격하고 혹독한 수행이 계승되고 있다. 까규파는 마하무드라와 나로6법을 대표적 수행으로 행한다.
마하무드라는 지(止)와 관(觀) 수행을 병행, 통합하여 이원적 분별을 넘어서서 마음의 맑은 본성을 깨달아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의 구체적 기법으로서 병행되거나, 혹은 그 자체로도 독자적 수행인 나로6법은 마르빠가 인도에 3차례 유학하여 나로빠에게 배워온 ‘생명열, 환신, 꿈, 광명, 바르도, 의식전이’의 6가지 요가에 대한 가르침이다. 본 고에서는 이중 꿈수행을 검토하면서, 이에 대한 쫑카빠의 주석 내용을 정리할 것이다.
에반스 웬츠는 카규파의 Chos drug bsdus pa'i zin bris bzhugs so라는 목판본을 「[나로]6법을 요약한 기록」라는 제목으로 1934년에 번역해 소개했다. 이후 1963년 궨터(Herbert Guenther)와 창(Chang Chen Chi)의 번역본이 있으나, 오역을 보완하여 최근에 물린(Glenn H. Mullin)이 나로6법에 관한 대표적인 문헌과 티벳의 전통적 주석서들을 연구했다. 이는 나로6법에 대한 쫑카빠의 2가지 대표 주석서와 그 복주들을 번역, 소개한 것이다.
나로빠는 틸로빠에게서 받은 6요가에 관한 가르침을 까규파의 개조가 된 마르빠에게 구전하였고, 마르빠 역시 구전으로 전승하게 하였다. 쫑카빠는 자신의 주석에서 마르빠가 자신 이후 13대에 이르기까지 이 가르침을 밀법으로 전수하다가 14대에 이르러 드러나게 할 것이라 하였고, 자신이 14대라고 밝히고 있다. 티벳 전통에서 나로6법은 매우 유행했으므로 쫑까빠 이전에도 문헌이 작성되었을 개연성은 있지만, 여하간 이를 통해 쫑카빠가 겔룩파의 정통성을 이러한 방식으로 확립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쫑카빠는 각주 10번의 (3) 나로6법수행요람외에 나로6법에 대한 다수의 주석을 남겼으며, 각주 10번의 (4), (5), (6)은 쫑카빠의 나로6법 주석서들에 대한 복주이다.
닝마파는 티벳의 4대종파중 가장 오래된 종파이다. 티벳 토착의 샤머니즘적 성격을 지닌 뵌교를 배경으로 하였고, 중국 선종(禪宗)의 영향 하에서 인도의 탄트라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밀교적 성격이 가장 강하다.
닝마파 전통의 꿈수행을 위해 본 고가 참고한 것은 먼저 근본적인 망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법인데, 이는 17C 후반 로첸 다르마 리쉬가 스승인 테르탁 링파로부터의 구전을 저술한 것으로, 현대에 갸툴 림포체가 다시 구전으로 전한 것을 B. 앨런 윌리스가 영역했다. gdod-ma'i rnal-'byor gyi lam khyer nyin mtshan 'khor-lo ma zhes bya ba(낮과 밤의 순환-근원적 요가의 길을 가다)는 1983년에 미국에서 활동한 닝마파 스승인 남카이 노부(Namkhai Norbu)가 지은 족첸과 꿈 수행에 관한 문헌이다. 또한 sgra thal 'gyur pa'i rgyud(「소리의 초월」)에 대한 강론서인 남카이 노부의 꿈에 대한 집착을 끊다도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남카이 노부의 제자로서 닝마파와 뵌교의 전통적 가르침을 배우고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텐진 왕걀의 잠과 꿈을 통한 수행이 있다. 닝마파 전통에 있어서 꿈 수행에 관한 모든 것을 실천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티벳 꿈수행의 중요한 자료라 판단된다.
티벳 밀교의 꿈 수행의 문헌에 관해 구미, 유럽의 연구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고, 또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물린의 역서가 참고할 가치가 있으며, 닝마파 고승으로서 서양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남카이 노부와 텐진 왕걀의 저서 및 역서들이 주요한 원전이다.
2. 나로6법(Naro chos drug)의 꿈수행
1) 나로6법
나로6법의 각 요가들은 그 자체로 독자적인 동시에, 수행이 완성될 때 나머지 행법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꿈수행을 다루기 이전에 전체적인 개관이 필요하다. 나로6법은 까규파에서 시작되었으나 대중적으로 유행하여 타 종파도 이에 대한 주석문헌이 다수 전해 진다. 인도의 틸로빠-나로빠에서 시작하여 티벳의 마르빠로 전해진 나로6법은 까규파의 핵심적인 수행법으로, 마르빠의 여성 수행파트너였다는 니구마(Niguma)의 6법도 까규파의 분파인 상빠 까규파의 가르침으로 전해진다.
6법, 혹은 6요가란 생명열(gtum mo), 환신(sgyu lus), 꿈(rmi lam), 정광명('od gsal), 바르도(bar do), 의식전이('pho ba)를 말한다. 나로빠의 sNyan rgyud rdo rje'i tshig rkang에는 이외에도 의식전이의 또 다른 형태나 크라마무드라(kramamudra)요가 등이 추가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틸로빠의 Chos drug gi man ngag zhes bya ba에는 꿈수행이 환신수행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주석서에는 정형적으로 6종의 행법이 나타나고 있다.
생멸열 요가는 6법의 가장 기본적 수행으로 겔룩파의 주석서들은 내용의 반 이상을 여기에 할당하기도 한다. 나머지 5요가를 성취하기 위해 신체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환신, 꿈, 정광명의 요가는 수행자에게 존재의 환영적인 본질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 바르도와 의식전이의 요가는 죽음의 순간에 의식이 카르마를 초월하여 정광명 상태에 도달하도록 돕는 기법이다. 티벳 전통에 따르면 생명열요가는 헌신적이고 정력적인 사람에게, 환신요가는 공격적인 사람에게, 꿈과 정광명의 요가는 게으른 성향의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각각의 행법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생명열요가는 에너지 조절을 통해 육체적인 성에너지를 정신적인 에너지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조대하고 미세한 신체를 강렬한 수련을 통해 변형시키는 것으로서, 하타요가와 유사하다. 에너지 통로들을 정화하여 유통시키고, 생명열을 발생시켜 지복과 힘을 얻는 것이다. 환신요가는 일체가 환영임을 깨닫기 위한 명상법으로서, 꿈수행과 병행될 수 있다. 생명열, 환신 요가는 낮에 수행되고, 정광명요가는 낮뿐 아니라 꿈수행과 더불어 밤에 행하는 수행법이다. 정광명요가는 깊은 잠에 빠져들 때 의식의 각성을 유지하여 의식의 근원과 합일하는 기법으로 꿈수행과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 바르도요가는 바르도(중음) 상태에서 깨어있는 의식을 유지하는 수행이다. 의식전이요가와 함께 죽음 시에 필요한 기법이다.
2) 꿈 수행
나로빠는 sNyan rgyud rdo rje'i tshig rkang 에서 꿈수행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밤에 혼란한 꿈속에서 자기 정화를 위해 노력하라. 깨어있음의 갈고리로 세 문(門)을 보호하라. 꿈의 내용을 보유하고, 정화하며, 증진시키고 변형시켜라. 그리고 수행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정화하라. 수행자는 태양과 달에 거주하고 모든 불국토를 여행한다. 그리고 모든 선하고 악한 환상이 스스로 해방되는 것을 보아라.
한편 나로빠의 스승인 틸로빠는 Chos drug gi man ngag zhes bya ba 에서 꿈수행을 환신요가에 포함시켜서 다음같이 설명한다.
꿈을 꿈인 줄 알라. 그리고 지속적으로 꿈의 심오한 의미를 명상하라.
그리고 빈두, 나다 등과 더불어 5종의 성질인 종자음들을 관상하라.
그러면 인간은 붓다와 불성을 인식한다. 수면의 시간은 수행을 위한 시간이다.
그것은 위대한 축복을 실현하게 해준다. 이것이 라와파의 가르침이다.
에반스 웬츠가 편집한 Chos drug bsdus pahi zin bris bzhugs so 에는 꿈수행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32송으로 이뤄진 이 내용을 과단으로 정리하면 크게 4단계로 분류된다.
<표 1> Chos drug bsdus pahi zin bris bzhugs so 중 꿈수행 과단
1. 꿈에 대한 이해 (2-22송)
1) 발심에 의한 이해
2) 호흡에 의한 이해
3) 시각화에 의한 이해
(1) 시각화 그 자체
(2) 시각화로 인한 이득 얻기
(3) 꿈의 분산 방지
2. 꿈 내용의 변환 (23-27)
3. 꿈을 환영으로 인식하기 (28-29)
4. 꿈의 본질 명상 (30-32)
그런데 위의 내용은 15C 쫑카빠의 나로6법수행요람(Naro chos drug gi dmigs skor lag tu len tshul)과 거의 유사하여, 쫑카빠가 전통적인 꿈수행의 정형적 내용을 정리, 주석한 것으로 보인다. 쫑카빠가 더 간결하게 모든 사항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본고는 나로6법수행요람의 내용을 기준으로 꿈수행을 고찰한다. 그 과단은 다음과 같다.
<표 2> 나로6법수행요람의 과단
1. 탄트라 수행에 대한 예비
1) 금강보살 명상과 만트라 염송
2) 구루요가 명상
2. 탄트라의 실제적 길
1) 일반적 요가의 단계
2) 완전한 요가의 단계
a. 신체적 훈련, 신체를 허공과 같이 하므로써
b. 6요가의 실제적 길에 기반한 명상 단계내적 열에 대한 명상에너지가 중앙 나디에 들어가고 머물러 용해되는 방법중앙 나디로 들어간 에너지를 네 가지 희열로 만드는 법내적 지혜에 대해 명상하기외적 조건에 대한 카르마무드라환신과 정광명 요가환신 요가모든 현상을 환영으로 보기꿈의 환영에 대한 명상바르도의 환영적 본성정광명 요가잠들 때 정광명과 활동하기의식전이의 요가
위 과단 속에 꿈수행은 환신요가와 바르도요가 사이에 위치하는데 쫑카빠는 꿈 수행의 4단계를 다음같이 제시한다.
이는 네 가지 훈련을 포함한다. 1)꿈꾸는 동안 의식적 자각을 유지하길 배우는 것, 2)꿈의 내용을 조절하고 증가시키는 것, 3)꿈속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꿈의 본성이 환영임을 훈련하는 것, 그리고 4)꿈속에서 그러한 상태를 명상하는 것.
그리고 꿈수행의 첫 훈련단계를 가장 상세하게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 단계에서 근간이 되는 것은 생명열 요가에 의해 획득된 에너지의 조절이다. 수행은 낮의 활동에서 시작한다. 그동안 중심 나디로 생명에너지를 끌어오는 능력과 네 가지 공성의 경험을 야기하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네 가지 공성중 마지막, 그것은 정광명이다. 수행자가 잠에 빠질 때 원소의 에너지가 어떻게 분해되고, 네 가지 공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관찰하라. 잠의 정광명이 일어날 때, 그것에 관한 각성을 유지하라. 이것이 가능해지면, 꿈이 발생할 때 꿈과 함께 그것을 의식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른 방법은 필요하지 않다. 보조적인 방법은 강한 결심을 가지고 꿈꾸는 동안 의식적 자각을 유지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는 에너지 조절력을 갖지 못하여 잠자는 동안 정광명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한 것이다. 여기에서 수행자는 스스로를 만다라 신성으로서 관상한다. 또한 구루에 대해 명상하고 그나 그녀에게 수행을 위한 축복을 청하라. “제가 많은 꿈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제 꿈이 맑고 상서로울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제가 효과적으로 꿈 상태에서 특별한 요가적 기법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 목적에 부정적인 모든 조건을 제거하여 주시고 모든 좋은 조건을 주십시오”라고. 수행자는 또한 만다라 신성과 보호령에게 기도하는 토마(torma)를 만들어 그들에게 깨달음을 청하고, 수행 장소의 경계를 설정하라.
하루 동안 수행자는 꿈 상태에서 깨어있기 위해 강한 결심을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 현현하든 이것은 꿈의 현현과 같은 것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다음 같은 생각을 계발하라. 꿈이 일어날 때 나는 그것들을 인식할 것이고 꿈 요가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이다. 밤에 수행되어야 하는 구전 전통의 강력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잠이 들려 할 때 수행자는 자기 자신을 만다라 신성으로 시각화한다. 그리고 자신의 구루가 자신 머리위에 앉아있다고 여긴다. 꿈 수행이 성취되도록 구루에게 축복을 달라고 깊이 기도한다. 그 다음 자신의 목차크라 중앙에 작고 붉은 네 장의 연꽃이 있는데 그 위에 붉은 만트라 옴자가 있다고 상상한다. 명료하게 시각화를 지속하고 그것을 잊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결심한 채로 잠에 빠지라. 만일 수행자가 이 방법으로도 꿈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위에서 설명한 에너지 조절에 더 힘써야 한다. 만일 여전히 성공하지 못한다면 기억하라. 잠은 새벽부터 해가 동쪽 산에 뜨는 사이에 가장 가볍다는 것을. 그리하여 이 때가 꿈 수행을 성취하기 가장 좋은 때라는 것을. 그러므로 그 시간에 수행해라. 구루요가를 수행하고 많은 기도를 올리고 그리고 꿈이 일어날 때 꿈을 인식하려는 강렬한 의도를 가지라. 자신을 탄트라 신으로 시각화하고 다음을 이미지화라. 겨자씨 크기의 빛나는 흰 종자가 자신의 눈 사이에 있다고. 마음을 그곳에 두고 심호흡을 7회 행하고 다시 잠에 빠지라.
만일 잠에 잘 들 수 없거나, 잠이 너무 옅거나 방해된다면 수행자는 위에서 설명한대로 낮 동안 의식적 결심을 강화해야한다. 그다음 잠들 준비가 되었다면 자신의 금강보석 차크라에서 검은색 물방울을 상상한다. 한동안 의식을 그곳에 두고 생명에너지를 심호흡 21회를 통해 그곳과 결합시킨다. 이 영역 속에 머물고, 마음을 잠에 빠지도록 허용하지 말라.
이어서 두 번째는 꿈내용을 변형하는 단계이다.
꿈의 두 번째 단계는 꿈 내용을 조절하고 증가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수행자는 다양한 변형적인 실행, 예를 들어 특정한 패턴의 꿈을 야기하거나 꿈의 본성을 변형시키는 등을 행할수 있다. 대안으로 수행자는 자신을 하늘의 태양이나 달빛에 자신을 투사시킬수 있다. 33천(天)이나 또 다른 먼 인간계로 갈수도 있으며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도 볼 수 있다. 수행자는 장소의 방문, 공중비행등 모든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을 훈련해야 한다. 또한 수행자는 자신을 Sukhavati, Tushita, Akanishta같은 다양한 불국토에 투사시켜 여행할 수 있다. 그곳에서 붓다와 보살들을 만나서 공경하며 가르침을 들을 수 있고 그 세계의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꿈의 내용 증가시키기’, 이것은 꿈에 나타나는 것은 무엇이든 그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무정물이든 유정물이든 그것을 가능한 한 많은 수로 늘리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두려움의 극복을 훈련한다.
꿈 수행의 세 번째 단계는 꿈의 환영적 본성 속에서 두려움을 극복하는 훈련이다. 꿈속에서 어떤 위협적인 상황이나 공포가 출현해도 그것이 꿈임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물어라. “어떻게 꿈의 물과 불이 나를 해칠 수 있는가?” 꿈속에서 물과 불속에 뛰어들어라. 물, 불, 돌을 시험하고, 그런 현상이 나타나더라도 자신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상기하라. 그것들은 그 자신의 현상적인 본성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꿈의 현상은 마음에 나타나지만, 본래적으로 비어있다. 모든 꿈의 대상을 이와 같이 명상하라. 수행자는 꿈 현상을 이와 같이 보는 법을 훈련해야 하고 다음에 꿈의 세계와 그 거주자들을 만달라로 변형시켜야 한다. 이 훈련은 꿈속에서 경험되는 모든 것이 아직은 현상으로서 나타나지만, 진실한 자기본성의 측면에서는 비어있는 것임을 보는 것을 내포한다. 모든 현상들이 어떻게 축복과 공의 드라마인지에 관한 이해를 계발하라. : 모든 현상들은 만달라와 신(성)으로 나타난다. 이것들은 환영으로 드러나고, 또 이 환영들은 축복과 공의 지혜 속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4번째 단계는 다음과 같다.
네 번째 단계의 꿈 수행은 꿈의 이러한 특성들을 명상하는 것이다. 이 수행의 단계는 꿈꾸는 동안 의식적 자각의 훈련이 안정되었을 때만 완수될 수 있다. 여기에서 자신을 만달라 신(성)에서 현현하는 빛의 형상으로 관상하라. 만트라 훔(Huṃ)자는 수행자의 심장에서 위대한 빛으로 빛난다. 이 빛은 뭇 생명에게 녹아들고 생명 아닌 꿈의 대상들은 빛 속으로 녹아들어 수행자속에 흡수된다. 수행자의 신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빛 속으로 녹아들고, 수행자 가슴의 훔자로 흡수된다. 수행자의 훔자는 불가사의한 정광명 속으로 흡수된다. 이 정광명 속에 흔들림 없이 마음을 안주하라.
지금까지 긴 인용을 통해 제시한 쫑카빠의 6요가중 꿈수행은 4단계로 나뉘어 있고, 이 내용은 에반스 웬츠가 편집한 카규파 전승의 나로6법과 거의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다음 장의 닝마파의 행법과도 유사하기 때문에 닝마파의 것은 중복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특징적인 부분들만 정리한다.
3. 닝마파의 아티(Ati)요가와 꿈수행
닝마파에서 꿈수행은 이중적 위치에 있다. 꿈수행은 낮수행과 더불어 밤수행의 핵심으로서, 밀교수행의 핵심이다. 그래서 아래 (표3)의 9승교판 중에서 내(內)삼승의 단계 모두에서 수행된다. 그러나 닝마파는 9승교판의 최상인 아티요가(족첸)의 경지를 지향하기에 꿈수행은 이를 위한 보조적 가치를 지닌다. 이는 먼저 아티요가와 족첸의 교의를 살펴본 후 확인될 것이다.
1) 아티요가와 족첸
닝마파는 깨달음을 위한 수행도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는 9승교판을 내세운다.
<표 3> 닝마파의 9승교판(九乘敎判)
닝마파의 구승(九乘)
공(共)의 삼승
성문승(聲門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
외(外)의 삼승
크리야(kriya)승
우빠(upa)승
요가(yoga)승
내(內)의 삼승
마하요가(mahāyoga)승
아누요가(anuyoga)승
아티요가(atiyoga)승= 족첸
9승교판의 최상인 아티요가승은 닝마파 교법의 최고의 오의(奧儀)로서, 족첸(rDzogs chen, 大究竟)으로도 불린다. 족첸은 다시 셈데(sems sde, 心部), 롱데(kloṅ sde, 界部), 멘각데(man ṅag sde, 秘訣部)로 3분된다. 이중 셈데는 티송데첸왕(재위 754-796)의 시대에 인도에서 밀교를 공부해온 바이로싸나가 전했으며 보리심을 명료하게 하므로 心部라 불린다. 또한 롱데도 바이로싸나에서 유래하며, 법계청정을 설하므로 界部이다. 이에 비해 멘각데, 즉 비결부는 비말라미트라와 파드마삼바바가 전했으나 가르침을 받을 인재가 없어 숨겨졌다가 나중에 롱첸 랍쟘빠가 부흥시켰다고 한다. 이 비결부에서 꿈수행이 다뤄지며, 이외에는 마하요가와 아누요가에서도 꿈수행을 가르친다.
타 종파에도 족첸의 수행자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계보는 티벳의 토속 종교인 뵌교와 최고(最古) 종파인 닝마빠에서 중심을 이루고 있다. 텐진 왕걀은 티벳의 禪(족첸)에서 뵌교 전통의 족첸 가르침과 닝마파의 것을 구분하는 동시에 통합하여 정리하고 있다. 위의 9승교판은 닝마파와 뵌교에서도 동일한 것이고, 그중 아티요가(족첸) 역시 그러하다.
족첸(rDzogs chen)은 ‘완벽한’ ‘위대한’ ‘완전’을 의미하는 chen, 실현’을 의미하는 rDzogs로 이루어져 ‘완전하고 유일한 상태’를 의미하며, 더 이상의 노력이 필요없는 무위의 상태를 말한다. 우리 내면에 갖춰진 완전한 청정광명의 상태가 족첸이다. 이것은 이미 완성되어 있지만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길(수단), 결과, 그리고 이것들을 이루는 토대(바탕)라는 3가지 측면으로 분석할 수 있다. 토대(gzhi)는 사실상 나머지 길과 결과를 포함하는데, 이는 무위, 무노력인 채로 토대의 경지에 머무는 것이 길이고 결과이기 때문이다. 토대라는 것은 의식을 가진 모든 존재의 근원적 상태로서, 이를 깨달으면 붓다이고 깨닫지 못하면 윤회를 지속하는 것이다.
만물의 근본바탕인 토대의 본질은 청정한 공성이다. 동시에 그 성품은 완전한 각성(릭빠, rig-pa)인데, 이 본질과 성품의 결합이 무애자재한 작용(자비)으로 현현한다. 달리 비유하면 토대(바탕)의 본질은 어머니(ma)이고 토대의 성품은 아들(bu)인데, 둘의 불가분한 결합이 작용(tsal)으로 현현한다. 흔히 청정광명으로 표현되는 족첸의 경지는 청정(공성, 어머니)과 광명(각성, 아들)의 결합이다. 토대는 본체(ngo-bo), 각성은 자성(rang-bzhin), 작용은 자비의 에너지(thugs-rje)로서 이 셋이 삼위 일체의 역동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9승교판의 內삼승에서 꿈수행이 중시되지만, 아티요가에 이르면 꿈수행은 족첸을 실현하는 보조적 수단으로서 오히려 청정광명과 합일하는 잠수행의 이전 단계에 꿈수행이 위치한다. 이는 나로6법에서 꿈수행 다음의 정광명 요가가 밤수행으로서, 꿈수행과 함께 행해져야 한다는 것과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닝마파의 꿈수행에서는 그 점이 더욱 분명히 강조되고 있다.
남카이 노부는 각성(rig-pa)을 완전히 실현하여 자신의 어머니인 토대에 가닿기 위해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깨어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의 gdod-ma'i rnal-'byor gyi lam khyer nyin mtshan 'khor-lo ma zhes bya ba의 32-40게송에 걸쳐 설명되는 ‘밤수행’ 내용 중에 명상기법에 관한 것은 33, 34, 39송뿐이고, 나머지는 각성을 유지하여 융합된 청정광명에 대한 설명이다. 즉, 깨어서 청정한 광명과 합일되는 기법으로써 꿈수행을 제시하는 것이다. 텐진 왕걀 역시 자신의 잠과 꿈을 통한 수행에서 꿈수행 다음으로 잠수행을 제시하고 있다. 잠수행은 꿈이 없는 수면 상태에서도 각성을 도모하여 청정광명과 합일하는 기법으로서, 닝마파 꿈수행의 분명한 방향성을 알 수 있다.
2) 꿈 수행
남카이 노부의 낮과 밤의 순환에는 꿈수행이 다음과 같이 설명되고 있다.
'밤수행(yoga)'을 행하기 위해서는 저녁의 수행과 아침의 수행 두 가지를 훈련한다. 저녁에는 감각을 편안히 이완하고, 그로부터 의식집중에 의한 선정과 수면을 융합시킨다. (32송)
옆으로 잘 때 미간에 콩알크기의 선명하게 빛나는 하얀색 아字나 5색의 티클레를 관상하여, 의식을 집중하면서 잠든다. (33송)
수면 중에는 어떤 분별도 생기지 않는다. 각성(rig-pa)은 어머니(인 법성)에 융해되고, 법성인 본래 경지에 머문다. 수면의 선정이 끝난 후에는 꿈을 꿈으로 인식한다. (38송)
아침에는 원초적 지혜를 있는 그대로, 조작함 없이, 수련하는 일도 없이, 산란됨 없이 자연스러운 경지에 머문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무분별한 경지에서 고요한 각성을 유지하는 것이 스승 보현보살의 진실한 마음이라 알아라. (39송)
밤의 수행은 크게 자기 직전, 잠에 든 상태, 깨어난 직후 3상태로 구성된다. 잠에 빠져들때와 잠에서 막 깬 의식 상태에서 각성을 유지하는것도 꿈수행의 연장이고, 밤수행에 해당된다.
남카이 노부는 또 꿈수행을 크게 이해와 실천의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해의 부분은 음미, 제어, 훈습으로 나뉘고, 실천은 구체적 기법 8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해 부분은 앞의 내용과 중복되므로, 여기서는 8가지 실천기법을 볼 것이다.
8가지란 꿈의 정화·변화·단절·혼란·정련·용해·집약·반전이다. 이 기법은 쫑카빠의 꿈수행 두 번째 단계인 조절과 변형에 해당하는 것을 세분하여 변형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① 꿈의 정화: 낮동안의 모든 현현을 전날의 꿈과 같은 환영임을 이해하는 것. 이는 정화의 주체인 순수한 각성(릭빠)로 눈을 돌려서 현현된 모든 것의 비실체성을 보고 그대로 둘 때 자연적으로 작용한다. 카르마와 그 현현들은 본래 토대에서 토대에 의해 소멸하게 된다.
② 꿈의 변화: 꿈을 현현시키는 법과 공성으로 변화시키는 법이 있다. 전자는 거울을 대상으로 다양한 영상을 하나씩 변화시키고, 일체 현현을 본존으로 변화시켜본다. 후자는 반대로 모든 현현을 지운다.
③ 꿈의 단절 : 낮 동안의 모든 현현에 대해 집착을 끊는다. 정화 작용에 대한 기쁨조차도 끊는다.
④ 꿈의 혼란 : 꿈의 정화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 현현을 공성에 몰입시키거나, 몰입된 것을 현현시키거나, 기쁨을 불행으로 바꾸는 등 모든 인식대상을 역전, 혼란시킨다.
⑤ 꿈의 정련 : 안정시킴. 사자자세로 누워 자며 목 차크라에 의식 집중함으로써 기를 집약하고 꿈을 안정시킨다.
⑥ 꿈의 용해 : 목차크라에서 아자 명상하고, 나디를 누른 채로 잠들어 꿈을 선명하게 한다.
⑦ 꿈의 집약 : 바람의 티클레가 안정되기 위해 사자자세로 수면을 취하고, 프라나를 안정시켜 천천히 내쉰다. 그로부터 현현과 존재(有), 윤회와 니르바나 모두가 코를 통해서 심장 차크라로 녹아들어간다고 생각하면서 프라나을 하복부에 넣어두고, 압축하여 유지한다. 두정의 함자에서 티클레가 한방울 떨어지고, 모든 현현은 기쁨의 경지가 된다. 심장에 마치 거울에 비추는 장엄한 영상과 같은 선명하게 빛나는 하얀 아자와 티클레를 관상한다. 이 경지에 오래 머물면서 일심으로 압축하는 수행을 행한다.
⑧ 꿈의 반전 : 모든 현현을 (심장 차크라에서) 목에 상승시키고, 반전시킨다. 빛나는 아자의 종자에 의식을 집중하고, 프라나와 빛나는 원질의 정수를 목에 모은 채 잠든다.
한편 17C 로첸 다르마 리쉬의 근본적인 망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법은 꿈수행을 두 부분, 즉 예비수행과 본수행으로 나눈다. 이 중 본수행을 살펴보면 꿈의 자각, 훈련, 합일이라는 3부분으로 나뉜다.
<표 4> 근본적인 망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법중 본 수행의 내용
(1) 자각
① 낮에 산만함없이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하기
② 밤에 가르침의 정수를 통해 강력하게 훈련하기
(2) 훈련
① 꿈을 전환시키는 훈련
② 환상속에서 훈련하기
③ 환상속에서 해탈하기
(3) 합일
① 순수한 환영의 몸에 합일
② 투명한 빛에 합일
③ 중음계에서 합일
이 문헌은 꿈을 자각하지 못하는 산만함에 네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 꿈에 이끌리지 않아 일어나는 공허한 산만함. 둘째, 꿈은 많이 꾸지만 그것을 꿈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산만함. 셋째, 꿈을 자각하자마자 깨는 산만함. 넷째, 자각하는 순간 다른 꿈에 빠짐으로서 혼란에 빠지는 둔감한 산만함이다.
또한 (2) 훈련에서는 꿈을 다양하게 변환시키는 방법을 설명한다. 본질적으로 환영적인 꿈의 속성속에서 훈련함으로써 수행자는 더욱 빠르게 각성을 성취해갈 수 있다.
(3) 합일은 자신의 몸을 신성한 형태들로 만들어 그것과 합일함으로서 두려운 환영들에 휘둘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은 환영의 몸, 투명한 빛, 중음계와의 합일을 가르치고 있어서 꿈수행이 6요가의 다른 행법과 유기적으로 수행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텐진 왕걀은 잠과 꿈을 통한 수행에서 꿈수행 다음에 잠수행을 제시한다. 이 잠수행은 꿈수행의 연장선에서 청정광명과 합일되기 위해 더욱 미세하게 행해야 하는 수련이다. 나로6법 중에서 정광명수행이 꿈수행과 더불어 밤수행으로 제시되는 점, 쫑카빠가 정광명과 잠들기로서 이를 설명하고 있는 점을 볼 때, 꿈수행도 정광명수행과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텐진 왕걀의 꿈수행은 크게 3단계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낮 동안의 예비적 기초수행, 둘째, 잠들기 전의 수행, 마지막으로 중심수행이다. 여기서 중심수행이 본수행이다.
낮 동안에는 집착과 혐오를 벗어난 평정심으로 경험하는 대상들을 모두 꿈과도 같다고 인식하려 노력해야 한다. 하루 종일 깨어있는 의식, 각성을 유지하겠다는 결심을 가진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 9회의 정화호흡, 스승이나 신들에게 귀의하는 구루요가 등의 기도를 행한다. 잠자는 동안은 2시간 마다 다음과 같이 네 차례의 명상을 행한다.
우선 잠에 들기 전에 최초로 의식을 척추를 따라 흐르는 중앙 맥관(슈숨나 나디)에 두고, 목 차크라에 4장의 붉은빛 연꽃위에 놓인 아字를 관상한다. 그리고 다시 2시간 이후에 깨어서 이마 차크라에 희고 빛나는 공(티글레) 관상하면서 합일하며 잠든다. 다시 2시간 이후에 깨어서 높은 베개를 베고 느슨하게 다리를 교차하여 뒤로 제치고 누워서 가벼운 잠에 든다. 21번의 심호흡을 한 뒤 가슴 차크라에 검은색 훔字를 떠올린다. 마지막으로 다시 2시간 이후에 깨어서 물라다라 차크라에 검고 빛나는 공을 관상하며 잠든다.
이 네가지 명상은 쫑카빠의 꿈수행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이다. 그리고 2시간마다 깨어서 총 4회를 관상하는 철저함이 특징적이다.
Ⅲ. 결론
티벳 불교의 꿈수행은 까규파의 나로6법과 닝마파의 內삼승(마하요가, 아누요가, 아티요가) 전통에서 발견된다.
까규파의 개조 마르빠가 전래한 나로6법은 티벳 불교의 대중적인 수행으로 성행했기에 타 종파에서도 다수의 주석서가 전해지게 되었고, 15C경 겔룩파의 개조인 쫑카빠는 나로6법수행요람속에서 꿈수행의 정형적인 내용을 상술하고 있다.
닝마파는 까규파와 더불어 밀교적 특성이 가장 현저한 종파로 탄트라적 요소를 內삼승이라는 범주로 편성하여 최상에 아티요가(족첸)를 두는 9승교판을 세웠다. 아티요가, 일명 족첸 중 비결부가 꿈수행에 대한 내용이다. 본고는 17세기 로첸 다르마 쉬리의 근본적인 망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법, 20C 남카이 노부의 낮과 밤의 순환, 소리의 초월등을 검토하였다. 닝마파의 고승 남카이 노부는 꿈수행을 ‘밤수행’으로 보고, 하루 24시간 각성하여 청정광명에 이르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으로 본다. 밤수행은 꿈을 꾸는 동안의 명상뿐 아니라, 잠들기 전의 준비와 잠에서 깬 아침의 명상 모두를 포괄한다.
밤의 꿈뿐 아니라 낮의 경험 역시 모두 꿈이다. 그런데 꿈수행을 통해서는 존재의 비실재성을 더 리얼하게 경험하고 깨달을 수 있으므로, 밤의 꿈수행은 각성을 위해서 더 효과적인 수행이 된다. 존재의 큰 꿈에서 각성을 거듭하여 존재의 토대인 청정한 공성에 이르는 것이 깨달음이다. 낮의 의식은 감각기관과 외부사물과 굳건하게 연결되어 있어 현현된 바의 비실재성을 깨닫기가 어렵지만, 밤에 현현하는 꿈을 보면서 각성을 유지하는 힘이 강해지면 현현된 영상과 의식 자신을 분리하여 의식주체의 토대에 도달하게 된다. 닝마파에서는 이를 각성(rig pa)이 자신의 어머니인 청정한 공성과 재결합하는 것 즉, 청정광명이라 한다. 이 상태가 족첸이다.
그런데 이 족첸의 경지에 도달하고 보면 결국 수행이나 깨달음이란 것도 한갓 환영일 뿐이다. 결국 족첸은 완성된 상태의 재발견이므로, 도달하는 과정(수행)과 결과(깨달음)는 모두 제자리 걸음이라 볼 수 있다. 그 제자리 걸음의 깨달음을 위해 마하요가, 아누요가, 그리고 족첸의 비결부에서 꿈수행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닝마파의 꿈수행에 대한 입장이다.
까규파에서 꿈수행은 나로6법의 지분으로서 그 자체로 독립적인 수행법이다. 그럼에도 나로6법의 각 행법들은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나머지 5종 수행과의 관련 속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특히 정광명요가는 꿈수행과 더불어 밤에 수련되는 행법에 속하는데, 닝마파도 이 정광명요가와 꿈수행을 결합하여 ‘밤수행’으로 명칭하고 있다. 이것은 닝마파가 까규파의 꿈수행과 정광명요가를 족첸의 교의 속에 ‘밤수행’으로 편성하여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후의 보다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바르도 즉, 중음이란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존재들의 중간 상태를 말한다. 현재 상태는 과거와 미래의 중간 상태라고 생각할 때 바르도는 사실상 모든 존재의 현재를 구성하고 있다. 즉 우리는 끊임없는 바르도의 연속에 처해있는 것이다. 바르도의 연속에서 각성을 유지하지 못한 채 업에 휩쓸리는 것이 윤회의 삶이다. 이 상태에서 각성을 통해 자신의 주체성을 획득하려 할 때 꿈속에서조차 깨어있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이 의지가 발심이다. 티벳 불교의 꿈수행은 이 각성의 의지에서 시작하고 있다.
현대 학문과 달리 티벳 불교는 초월적 관점에서 꿈을 이해하고 있다. 즉 꿈이 일어나는 토대에 서서, 꿈의 환영적 속성을 보고, 꿈의 주인으로 서있는 것이다. 아직 큰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으나, 꿈에서 깨고자 하는 이들에게 꿈은 청정광명의 빛에 반사된 카르마들의 연극이다. 각성의 빛으로 꿈이라는 카르마에 직면하는 것은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는 것이고, 이때 각성을 거듭할수록 정화가 일어난다. 이 정화의 과정 끝에 정화의 완성이 있겠지만, 완성 이전에도 그 과정 하나하나가 현대인들에게는 유익한 작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화의 과정이 내재적으로 정화의 완성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즉 꿈의 환영성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꿈과 관련된 치유기법들은 지표를 잃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티벳 불교 꿈수행은 단지 고대종교의 도그마나 신비가 아니라 새롭게 주목해야할 정신적 유산이라 볼 수 있다.
-------------------------------------------------
참고문헌
갸툴 림포체(1993). 티베트 기초명상 수행, 도솔 역, 서울, 청년사.
기미아키, 다나카(2010). 티베트밀교 개론. 유기천 역. 서울. 불광출판사.
웬츠, 에반스(2001). 티벳 밀교 요가, 라마 카지 다와삼둡 역, 에반스 웬츠 편집, 유기천 역, 서울: 정신세계사.
웨게너, 로버트(2010). 자각몽, 꿈속에서 꿈을 깨다, 허지상 역, 서울, 정신세계사.
성철(1981). 선문정로, 옛거울을 부수고 오너라, 서울, 장경각.
아르테미도로스(2008). 꿈의 열쇠, 방금희 역, 서울, 아르테.
카스타네다, 카를로스(2011). 자각몽, 또 다른 현실의 문, 추미란 역, 서울, 정신세계사.
텐진 왕걀(2011a). 잠과 꿈을 통한 수행, 무명거사 역, 석오스님 해설, 광주, 다래헌.
텐진 왕걀(2011b). 티벳의 禪(족첸), 무명거사, 김규현 해설, 광주, 다래헌.
Mullin, Glenn H.(1997), The practice of the Six Yogas of Naropa, New York, Snow Lion Publications.
Mullin, Glenn H.(1997), The six yogas of Naropa, New York, Snow Lion Publications.
Lama Thubten Yeshe(1998), The bliss of inner fire-Heart practice of six yoga of Naropa, Boston, Wisdom Publications.
Namkhai Norbu(2000a), 夢の修行: チベット密敎の叡智, 永沢哲 訳, 京都: 法藏館.
Namkhai Norbu(2000b), チベット密敎の瞑想法, 永沢哲 訳. 京都: 法藏館.
Namkhai Norbu(2002), 叡智の鏡: チベット密敎·ゾクチェン入門, 永沢哲 訳. 大法輪閣.
Young, Sernity(1999). Dreaming in the lotus, Boston, Wisdom Publications.
Peter, Occhiogrosso(1996), "Dream yoga" in Yoga Journal, Vol. 132, California Yoga Teachers Association
심준보(2010). 「쉬바파 일원론의 연구」, 동국대학교 대학원 박사논문.
<abstract>
The Dream Yoga(rmi lam) in Tibet Buddhism.
- focused on Naro's six yoga and Atiyoga-
Kim, Jong-Keun
Professor, Dongbang graduated University
The dream yoga which is, although he falls asleep, a meditation technic with which he is able to keep a awakening consciousness is very important practice in Tibetan buddhism tradition. We can find this technic in the 's six yoga system of bKa'brgyud pa, and the teaching of the Ati-yoga(rDzogs chen) which is the highlight of rNying ma pa's doctrine.
Although the dream yoga is a independent practice system, but also is related with the other 5 practices systematically. There has been great number of notes to 's six yoga in many Tibetan buddhist schools, especially, this paper considers Na ro‘i chos drug gi dmigs skor lag tu len tshul of Tsong kha pa, which is the text about 's six yoga. The dream yoga in the rNying ma pa is very essential practice to achieve rDzogs chen of the Clear light in the man-ṅag-sde(秘訣部) of the Ati-yoga. This paper points out the characters of the dream yoga found in the texts in rNyingmapa tradition comparing with Tson kha pa's view about the dream yoga.
The rNying ma pa' s view to the dream yoga seems to synthesize bKa'brgyud pa's one, in other words, it joins the Clear Light practice with the dream yoga, and rebuilds the theory of the dream yoga in the teaching of rDzogs chen which aims to achieve the Clear Light.
This paper considers the theories on the dream yoga in the texts of bKa'brgyud pa and rNying ma pa, so from this consideration, 1)we can understand the philosophical value and position of the dream yoga, and 2)organize specific way to practice the dream yoga.
*Key words
Dream yoga, Noro's six yoga, Ati-yoga, Clear light, rDzogs chen, bKa'brgyud pa, rNying ma pa, Tsong kha pa.
========================
출처; 보조사상 38집
https://m.blog.daum.net/dlpul1010/24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