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11.연중10주 목요일 묵상글

<2020.06.11.연중10주 목요일 묵상글> <마태10,12-13>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친구를 만들어 자립하기 위해서는 ‘사랑’과 ‘집착’의 차이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사랑은 자애自愛로부터 발생하고 집착은 자기애自己愛로부터 생깁니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자애는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고, 자기애는 나르시시즘으로,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이며, 이것이 발전하면 자기도취, 자만에 빠지는 것입니다. 자애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중하게 여기는 것과 반대로 자기애는 자기혐오로부터 생깁니다. 자기혐오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자기애는 자기혐오를 덮기 위해 위장하는 것입니다. 자기애자가 취하는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장하고 위장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많은 자원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자원과 시간을 확보하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게 됩니다. 자기애자의 두 번째 전략은. 불안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먹이가 되어 줄 사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용모, 상냥함, 총명, 자산, 학력, 지위, 능력, 강함, 신분 등 무엇이든지 좋으니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을 목표로 정해 그의 장점을 수중에 넣어서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 버리려는 야비한 욕망을 품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런 욕망이 집착입니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자기상을 위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타인에게서 빼앗습니다.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자기혐오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인간은 성장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익혀야 합니다. 그것들은 자신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있습니다. 자신의 바깥에 있는 것을 익히면서 자기혐오의 씨앗이 생깁니다. 자신 안에 없는 것을 ‘훌륭한 것’, ‘옳은 것’이라 믿고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은 자신을 ‘별볼 일 없는 사람’,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종종 사람은 ‘익혀야 하는 것’을 목표나 의무로 부여받고 그것을 할 수 없는 자신을 ‘쓸모없는 녀석’이 되고 맙니다. 이런 목표는 완전히 도달하기 불가능하고 익히면 익힐수록 목표도 함께 높아집니다. 이 상태에서 노력해서 무언가를 익히면 익힐수록 목표는 더 높아지고 더 많아져 자신은 점점 쓸모없는 녀석이 되어 갑니다. 이렇게 해서 자기혐오의 싹이 자라납니다. 그러나 익히는 과정이 반드시 자기혐오를 동반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주체적인 것이고 그 경우에는 일일이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초조해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익히면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기 안의 잠재적 힘을 전개하여 실현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6)/ 갖고 있는 것을 버리면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그중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는 것을 일상의 삶에서 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용기를 내어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홀가분하게 만드는 것이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오는 길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면 내 직업인 학자의 경우 자기가 익힌 ‘전문지식’ 같은 것을 고집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전문지식은 중요하지만 그것을 통째로 어떠한 맥락도 없이 딱 움켜쥔 채 유지하려 하면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을 익히는 과정에서 자기에게 심어 놓은 ‘쓸모없는 녀석’이라는 열등감도 ‘불필요한 것’이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 열등감 또한 용기를 갖고 버립시다. 이것이 자애를 실현하는 방법입니다. 자애는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옴으로써 실현됩니다. 여기서 꼭 부연할 것이 있는데 자기혐오를 하는 자신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자기혐오를 하는 자신’을 혐오하면 자기혐오가 증대해서 사태를 악화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또 자기혐오가 확대되고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검토하는 과정은 자기반성과 자기분석을 해서 끝없이 자기 자신을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갓이 필요합니다.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이 느끼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요. 이런 일은 당연해서 누구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느끼는 것의 의미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종종 과거의 경험에서 상처받아 감각에 맹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도록, 느끼지 않도록 하는 상태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을 알 수 있을 때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인간은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자신에게 가르쳐 주는 감각을 타고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가까이 옵니다.(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3-79)/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일 처음 주신 선물은 바로 평화 입니다. 기도와 정화로 정진했던 영성가들은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을 가지고 수련했다고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되면 자연적으로 , “하느님은 누구신지?”를 알게 된다고 보았던 것이지요. “이 세상은 내나라가 아니다”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의 삶은 자애와 자기애의 혼돈으로 말미암아 상처와 아픔이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하지 않은 물건과 기억들에 점철되어 온전한 평화를 누리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는 완전한 모습인 그리스도의 모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어떻게 우리는 이러한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자기혐오를 하는 자신을 혐오하면 자기 혐오가 더 증대된다고 합니다.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이 느끼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요.” 그 기억을 떠올려 어떠한 판단이나 선입관 없이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리고 그 느낌에서 빠져나오면 그 느낌의 크기가 느껴질 것입니다. 그 것을 그대로 예수성심께 봉헌하면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유다교의 랍비들도 특별한 경우에는 제자들이 내놓는 것으로 살아갈 권리를 지녔습니다.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말씀은 바로 이러한 사실에 준합니다(1고린9,14; 1디모5,18 참조). 유다인들의 인사는 평화를 비는 말로 이루어집니다(루카10,5). 예수성심께 기억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크기를 봉헌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Matthew10,12-13> 12 As you enter a house, wish it peace. 13 If the house is worthy, let your peace come upon it; if not, let your peace return to you. —//— <책 소개> 3.사랑에 관하여 친구를 만들어 자립하기 위해서는 ‘사랑’과 ‘집착’의 차이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장에서는 이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답을 써 두겠습니다. 명제3 사랑은 자애自愛로부터 발생하고 집착은 자기애自己愛로부터 생긴다. 사랑과 집착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잘 기억해 두세요. 그런데 이 명제만으로는 사랑과 집착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자애’와 ‘자기애’는 거의 똑같이 보(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3)/ 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고지엔’ (일본어)사전을 펼쳐 보겠습니다. 자애 (1)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기는 것. 자기애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즘 (1)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 (2)이것이 발전하면 자기도취. 자만. 이처럼 전혀 의미가 다릅니다.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기는 것.”. 훌륭한 말입니다. 사전에 이런 멋진 말이 쓰여 있다니 솔직히 나는 잘 몰랐습니다. 그 말을 붓글씨로 써서 벽에 붙여 두고 싶을 정도입니다. 일단 여기에 명제로서 써 두겠습니다. 명제3-1 자애는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애가 자애와 완전히 다름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사로잡히는 자기도취와 자만(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4)/ 은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기는 것과 결코 연결되지 않습니다. 자기도취와 자만에 빠지면 뭔가를 해도 반드시 나쁜 일을 당하게 됩니다. 충분한 힘이 없는데도 자만해서 스스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뭔가를 하면 다치거나 큰 손실을 입거나 체면을 잃는 결과를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훈련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도쿄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무모한 일을 하면 적어도 근육이 수축되어 끊어지거나 발을 접질리게 되겠지요. 심하게 자만하면 무리를 해서 심장 발작으로 죽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자만하면 자신의 실력 부족은 모른 체하고, 문제를 누군가의 탓으로 돌립니다. 마라톤 대회에서 다리를 접질린 것은 ‘같이 뛰고 있던 친구가 이상한 코스를 택해서 진로를 막았기 때문이다’와 같은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행동은 주위 사람의 미움과 고립을 부르고, 고립은 종속으로 연결돼 타인의 착취를 조장합니다. 이런 태도로는 결코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길’ 수가 없습니다. 이에 비해 자애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똑같이 자기 자신을 유지하려는 근본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그 욕구를 인정하고 거기에 따르는 것이 자애입니다. 그렇게 해서 비로소 ‘스스로(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5)/ 그 몸을 중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자애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중하게 여기는 것과 반대로 자기애는 자기혐오로부터 생깁니다. 자기혐오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래야 한다는 모습을 미리 고정해 놓고 그 모습과 어긋난 자신에게 혐오감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런 상태는 그 사람이 원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자신과 다른 상을 자신의 상으로 강요당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강요당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은폐합니다. 이렇게 해서 강요된 상이 ‘되어야 할’ 모습이 되어 그 상과 어긋난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는 것이 자기혐오입니다. 이러한 자기혐오에 빠져 있으면 사는 것이 매우 괴로워집니다. 자기자신이 싫어서 미칠 지경이라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어지는데 사실상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상황을 덮으려 합니다. 그 첫 번째 수단이 자신의 모습을 위장해서 자신에게 강요된 상과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고 기뻐하는 것이 자기애입니다. 예를 들면 머리카락을 공들여 예쁘게 만들고 얼굴을 공들여 화장하고 다이어트와 운동을 해서 몸을 날씬하게 만들고 신중하게 고른 명품을 몸에 두르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마음이 사로잡히는 것이 자기애입니다. 혹은 맹(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6)/ 렬히 공부해서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고 높은 소득을 올리고 그런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자기애입니다. 명문대도 대기업도 높은 소득도 맨몸의 자기 자신의 모습이 아님에도 그것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 자기애입니다. 매일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서 근육을 단련한 자신의 육체에 마음이 사로잡히는 것 또한 전형적인 자기애입니다. 그런 것은 자신의 인격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명제3-2 자기애는 자기혐오를 덮기 위해 위장하는 것이다. 위장은 타인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신경 써서 자신을 포장하고 그것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황홀해지는 이유는 ‘이 모습이라면 타인이 감동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조금 안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기애를 유지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7)/ 다. 완벽한 모습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것을 잃기가 두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앞머리를 1밀리미터 더 잘랐다는 것만으로도 절망해서 집 밖에 나가지 않거나 사소한 실수를 범해 상사에게서 야단을 맞는 것만으로도 자살을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명제3-3 자기애는 언제나 불안과 이웃 관계다. 자기애자가 취하는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장하고 위장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많은 자원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자원과 시간을 확보하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많은 자원을 획득하고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확보해 자신의 위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전력을 다하느라 타인을 배려할 여유가 없어집니다. 자신의 불안을 억누르기 위한 위장에 쫓기는 인간은 타인을 짓밟으려 하고 타인이 어떻게 되든 신경 쓸 수 없게 됩니다.(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8)/ 명제3-4 위장에 봉사하기 위한 자원과 시간을 획득하느라 분주한 것이 이기심이다. 이기심은 자애에 반(반대)합니다. 이러한 근시안적인 이익에 휘둘리면 자신이 살아가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이치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자립에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근시안적 이익에 휘둘리다 보면 쉽게 올가미에 걸립니다. 앞의 직장 선배를 예로 들면, “여기에서는 선배에게 미움받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라고 보고 일을 즐겁게 하는 척하면 ‘친구 지옥’행입니다. 한편 더욱 이기적으로 “나도 바쁘니까 쓸데없는 일을 강요하지 마!” 하고 화를 내면 “뭐라고!” 하는 형국이 되어 진흙탕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처럼 자기애대로 하는 한 어떤 식으로 일을 진행하든 올가미에 걸리게 됩니다. 이렇게하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수가 없습니다. 자기애자의 두 번째 전략은. 불안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69)/ 먹이가 되어 줄 사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용모, 상냥함, 총명, 자산, 학력, 지위, 능력, 강함, 신분 등 무엇이든지 좋으니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을 목표로 정해 그의 장점을 수중에 넣어서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 버리려는 야비한 욕망을 품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런 욕망이 집착입니다. 명제3-5 자기애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타인의 장점을 욕망하는 것이 집착이다. 이러한 타인의 장점을 갈취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욕망은 실로 위험한데 참으로 무섭게도 어디서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지 않고 아이에게 집착합니다. 집착당하고 자란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이런 유형의 집착의 가장 알기 쉬운 예가 결혼 준비입니다. 결혼 준비에 쓰이는 말 중에 ‘스펙’이라는 것이 있습(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0)/ 니다. ‘스펙’은 결혼 상대를 사회적 지위, 소득, 연령, 신장, 체중, 가사노동 부담 능력 등의 항목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실은 사람과 결혼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장점을 소유하려는 것뿐입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순전히 집착만 하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마찬가지로 순전히 애정만 갖고 있는 사람도 소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집착과 애정 양면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결과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주로 집착과 애정 사이의 갈등으로 귀결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을 인정하고 자애하는 동시에 자신을 이정할 수 없어 자기혐오에 빠지는 두 가지 측면을 갖습니다. 이 경우 자애와 자기애가 한 명의 인간 안에서 경합하고 애정과 집착이 갈등합니다. 집착은 종종 애정으로 오인됩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집에서 진짜 애정은 희박하고 애정인. 척하는 집착이 만연하면 자신에 관해서도 타인에 관해서도 집착이야말로 진실이고 애정 같은 것은 가치가 없다고 믿게 됩니다. 그러한 가정은 내가 자란 가정과 내가 과거에 가졌던 가정을 포함해서 정말 많습니다. 집착으로 발생하는 이성에 대한 욕망은 스토커 행위나 성적 학대로 표현되며이는 애정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종종 집착하는 자신은 물론이고 그 집착의 대상(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1)/ 인 사람까지 혹은 주위 사람까지도 이것을 애정이라고 오인합니다. 집착의 도가 지나치거나 상황이 너무나도 부적절한 경우에만 스토커 행위와 성적 학대라고 간주됩니다. 그러나 스토커 행위와 애정은 양립하지 않는 정반대의 것입니다. 집착에 기초한 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불온하고 악질이고 파괴적이어서 스토커 행위와 똑같습니다. 집착한다는 것은 상대가 갖고 있는 장점을 노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전 인격에는 무관심합니다. 명제3-6 집착하는 사람은 결코 집착하는 대상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집착하는 자가 보려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유리한) 스펙뿐입니다. 상대가 그 장점을 자발적으로 자신에게 줄 것이라고 마음대로 망상합니다. 그러한 망상을 자기 마음대로 강요하고 그것을 전제로 행동합니다. 그 행동 때문에 상대가 괴로워하든지 어떻게 되든지 일절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망상에 일치하지 않으면 그 부분(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2)/ 을 무시하거나 공격합니다. 집착은 그 대상을 배타적으로 독점하려고 합니다. 집착의 목적은 그 사람의 장점을 소유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이 거기에 손을 데려고 하면 격노합니다. 집착은 그 대상인 사람에 대해 철저하게 이기적입니다. 이러한 것은 결코 사랑이 아닙니다. 명제3-7 자신을 싫어하면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이 명제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말을 바꾸어 표현해 보겠습니다. 명제4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은 잘못된 명제를 믿고(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3)/ 있습니다. 잘못된 명제4-1 자신을 사랑하면 타인을 희생으로 삼는다. 이 명제는 다음과 같은 옳은 명제를 잘못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명제4-1 자기애는 타인을 희생으로 삼는다. 이 ‘자기애’를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오인해서 해석하면 앞의 잘못된 명제가 나옵니다. 이미 설명했듯이 자기애는 자신을 미워하는 것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 해석은 틀렸습니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자기상을 위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타인에게서 빼앗습니다.(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4)/ 다음 명제 역시 틀렸습니다. 잘못된 명제4-2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이 또한 다음의 옳은 명제의 잘못된 해석입니다. 명제4-2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애의 부정으로 생긴다. ‘자기애의 부정’은 ‘자기혐오의 부정’이기 때문에 자애입니다. 곧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자애는 무엇일까요? 사실 자애는 적극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 상태가 자애입니다. 인간은 원래 자신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자기혐오에 빠지는 아기를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5)/ 인간은 성장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익혀야 합니다. 그것들은 자신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있습니다. 자신의 바깥에 있는 것을 익히면서 자기혐오의 씨앗이 생깁니다. 자신 안에 없는 것을 ‘훌륭한 것’, ‘옳은 것’이라 믿고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은 자신을 ‘별볼 일 없는 사람’,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종종 사람은 ‘익혀야 하는 것’을 목표나 의무로 부여받고 그것을 할 수 없는 자신을 ‘쓸모없는 녀석’이 되고 맙니다. 이런 목표는 완전히 도달하기 불가능하고 익히면 익힐수록 목표도 함께 높아집니다. 이 상태에서 노력해서 무언가를 익히면 익힐수록 목표는 더 높아지고 더 많아져 자신은 점점 쓸모없는 녀석이 되어 갑니다. 이렇게 해서 자기혐오의 싹이 자라납니다. 그러나 익히는 과정이 반드시 자기혐오를 동반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주체적인 것이고 그 경우에는 일일이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초조해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익히면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기 안의 잠재적 힘을 전개하여 실현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6)/ 갖고 있는 것을 버리면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그중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는 것을 일상의 삶에서 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용기를 내어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홀가분하게 만드는 것이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오는 길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면 내 직업인 학자의 경우 자기가 익힌 ‘전문지식’ 같은 것을 고집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전문지식은 중요하지만 그것을 통째로 어떠한 맥락도 없이 딱 움켜쥔 채 유지하려 하면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을 익히는 과정에서 자기에게 심어 놓은 ‘쓸모없는 녀석’이라는 열등감도 ‘불필요한 것’이라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 열등감 또한 용기를 갖고 버립시다. 이것이 자애를 실현하는 방법입니다. 명제4-3 자애는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옴으로써 실현된다. 여기서 꼭 부연할 것이 있는데 자기혐오를 하는 자신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자기혐오를 하는 자신’을 혐오하면 자기혐오가 증대해서 사태를 악화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또 자기혐오가 확대되고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검토하는 과정은 자기반성과 자기분석을 해서 끝없이 자기 자신을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갓이 필요합니다. 명제4-4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이 느끼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일은 당연해서 누구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느끼는 것의 의미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종종 과거의 경험에서 상처받아 감각에 맹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도록,(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8)/ 느끼지 않도록 하는 상태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을 알 수 있을 때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인간은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자신에게 가르쳐 주는 감각을 타고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가까이 옵니다. 명제4-5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거기서부터 넘쳐나는 애정에 이끌리는 것이 진짜 친구다. 따라서 이렇게 됩니다. 명제4-6 자신을 싫어하는 한 진짜 친구는 생기지 않는다. (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79)/ 이러한 상태에서는 지인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명제4-7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도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것뿐. 그런 ‘친구’는 내가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 틀림없이 사라집니다. 그런 친구에게는 절대 의지할 수 없습니다. 서로 이익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옳지 않습니다. 애정으로 연결된 사람은 단지 관계를 맺고 있다가 서로 이익을 주고받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서로 기꺼이 도움을 주고받은 결과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익을 서로 주고받음으로써 유지되는 관계는 친구가 아닙니다. 물론 일방적인 착취보다는 좀 낫지만 의지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이익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이익이 궁극적으로는 화폐를 축으로 성립하기 때문에 모든 관계가 이익 공여를 기반으로 하는 것처럼 보입니(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80)/ 다. 적어도 그런 사고가 ‘어른의 생각’이라고 간주됩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은 사실일까요? 그래서 다음 장에서는 친구에 이어 화폐에 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단단한 삶, 야스토미 아유무, 박동섭 옮김, 유유, 2011,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