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정권교체를 넘어 자본가정권 타도!
자본주의 체제는 또 다른 윤석열식 쿠데타를 불러온다
작년 12월 3일 윤석열이 자행한 기습적인 비상계엄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 국무총리 탄핵, 내란주동자 구속과 기소, 윤석열 체포와 구속, 국가기관(경호처, 검찰, 군부, 국무회의 등)의 노골적인 수사 방해, 극우세력의 준동과 폭동, 그리고 윤석열 탄핵 재판 과정은 아직도 친위 쿠데타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탄핵에 대한 압도적인 찬성 여론과 전국적으로 벌어진 탄핵 촉구 집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방어와 극우세력에 대한 지지와 옹호에 나서고 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사법부의 모순적 논리를 적용하더라도 윤석열의 파면과 형사처벌이 당연하지만, 윤석열 옹호 세력의 거센 반발은 막강하다. 이는 정권의 무능과 개인-가족 비리 폭로로 궁지에 몰려 일으킨 친위 쿠데타를 이제는 우파 결집과 지배계급 내부 지지 확산을 목표로, 공세적으로 방향을 돌렸기 때문이다. 극우세력의 준동 배경에는 자본주의 경제위기에 따른 빈부격차, 사회적 생존환경의 악화 등이 있다. 이러한 극우세력은 가짜뉴스와 차별, 혐오 선동으로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투쟁의 방향을 돌리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지배계급이 이용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상식적이고 추악한 지배계급의 권력투쟁 속에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시작부터 노동계급에 전쟁을 선포하고, 노조 탄압, 부자 감세, 대기업 규제 완화, 민영화 추진, 복지 축소 등 자본주의 위기를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데에만 몰두했다. 이것은 윤석열이 구속된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배계급은 탄핵 국면에서도 공통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反)노동-친(親)자본 정책뿐만 아니라 각종 혐오와 차별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면서 노동계급에는 고통과 희생을 안겨주고 자본에는 최대한의 이윤추구를 보장하는 체제를 강요한다.
이 체제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군사정권에서도 쿠데타를 반대하는 민주 정부에서도 노동자민중의 생존권 투쟁을 국가폭력으로 잔인하게 짓밟았다. 그동안의 모든 자본가정권은 정치·경제적 위기 때마다 ‘국익’을 내세우며 노동자민중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면서 위기를 전가했다. 따라서 야만의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한다면, 노동자민중에 대한 공격과 제2, 제3의 쿠데타는 계속될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총파업으로 생산을 멈추고 거리와 광장으로
이번 친위 쿠데타에 따른 탄핵-퇴진 투쟁은 지난 2016년 박근혜 탄핵 때와는 달리 대대적인 촛불 투쟁의 결과가 아니라 스스로 몰락의 길을 택한 윤석열의 폭주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노동계급의 독자적인 투쟁과 자기 권력의 전망이 없다는 점에서는 박근혜 퇴진 촛불 투쟁과 다르지 않다. 그동안 노동자 운동은 계속 후퇴하여 윤석열 정권의 전방위적 공격에 맞서 방어 투쟁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동계급의 영역(현장)에서 생존권 투쟁을 전면화하여 반격의 계기로 삼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윤석열 퇴진만을 외치면서 야당의 투쟁 일정에 맞춰 집회를 배치하고 행동을 제한했다. 하지만,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와 날로 악화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그동안 억눌렸던 분노를 폭발시켜 아래로부터의 실질적인 총파업과 대대적인 투쟁을 벌일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번에도 윤석열 탄핵 투쟁에만 매몰된다면, 과거 촛불 투쟁처럼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이제는 시민으로서 응원봉과 깃발을 드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영역에서 총파업으로 생산을 멈추고 거리와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
지금의 탄핵 절차는 노동자민중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탄핵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노동자의 삶도 개선할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는 필요에 따라 윤석열과 같은 통치자를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고, 이 체제의 모든 정당과 정권은 자본의 이익을 대변한다. 이 사회의 실질적인 지배계급은 위기 때마다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정권을 교체해 왔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면 지배계급의 일부인 야당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촛불 정부’를 자임하고 들어선 문재인 정권의 노동개악, 노동탄압을 기억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박근혜도, 문재인도, 윤석열도, (미래의) 이재명도 자본가정권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오로지 이 체제의 실질적인 지배 권력을 무너뜨리고, 다수 계급이 직접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해야 가능하다.
[2면] 혁명을 통한 노동자민주주의 쟁취!
진정한 민주주의는 노동자가 생산과 사회를 통제하는 사회
과거 박근혜 탄핵부터 지금의 윤석열 탄핵 과정에서 보듯이 선출자가 직접 권력을 끌어내리지 못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노동계급의 실질적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노동계급의 민주주의는 선출된 권력을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어 선출한 사람들이 통제할 수 있다. 모든 대표자의 특권을 폐지하여 위임받지 않은 권한을 행사할 수 없고, 소수가 배제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한 조건으로 향하며, 선출되지 않은 관료제는 점차 폐지한다. 이것이 노동자가 직접 정치와 행정에 참여하는 아래로부터의 진정한 민주주의다. 이러한 노동자민주주의를 통해서만 다수가 사회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노동자 스스로 생산과 일상을 조절할 수 있다. 노동자민주주의는 계급투쟁 속에서 노동자의 다수가 참여하는 정치 광장(노동자 총회, 노동자평의회)에서 탄생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열린 토론과 민주적 결정, 직접행동, 계급적 연대로 확장된다. 윤석열에게 분노한 노동자 투쟁이 나아갈 길은 탄핵-정권교체 환상을 깨고 자신들의 권력과 민주주의를 직접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노동자권력이냐, 자본가독재냐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는 역사상 가장 긴 불황의 한가운데에 있다. 지속하는 경제위기와 전쟁, 기후 위기, 팬데믹 등을 겪는 동안 극소수의 부유층은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다수 인류는 가난해지는 세상이 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 자본주의는 경제, 사회, 환경, 건강까지 모든 영역에서 엄청나게 복잡한 모순이 발생하고 있고, 이 체제는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이미 오랜 기간 깊은 위기에 빠져 있었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분쟁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 체제의 산물이다. 평화로운 선택지가 바닥난 세계의 지배계급은 노동계급에 더할 수 없는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며 위기를 전가해 왔고, 대외적으로는 경쟁국을 희생시키면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점점 더 일반화된 제국주의 전쟁으로 향하고 있다.
이렇게 자본주의가 전쟁과 야만으로 질주하는 것은 이윤추구 체제 자체가 작동한 결과이다. 윤석열 정권도 자본주의 위기 속에서 지배계급의 필요로 탄생했고, 누가 당선되든 다음 정권도 노동계급에 위기를 전가할 수밖에 없다. 이제 노동계급은 자본가계급의 한 편이 아니라 '노동자권력이냐
자본가독재냐', '혁명이냐 전쟁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야권연대를 철저히 끊어내고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투쟁을
윤석열 정권은 실질적인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지만, 노동계급의 대대적인 반격 없이는 '퇴진' 이후에도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 그동안 자본가정권이 강요한 모든 굴욕과 희생을 거부하고, 생존권 투쟁을 전면화하여,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장에서 특별연장 근로제도 추진과 ‘민간주도 경제’, ‘자본규제 대폭 완화’, ‘신성장동력 창출’, ‘적극적 세일즈 외교’, ‘한미동맹 강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정권교체가 눈앞에 다가오자 자본의 이익에 충실한 자본가정당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그동안 노동자 투쟁을 교란하고 후퇴시켰던 자본가 정당과의 야권연대를 철저히 끊어내야 한다. 조합주의, 선거주의를 넘어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확산하고 자본가정권 타도를 위한 계급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계급은 스스로 투쟁을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파업위원회, 노동자 총회, 노동자평의회를 구성해 반격해야 한다.
자본가정권이 아무리 자주 바뀌고 덜 나쁜 정부를 구성한다고 해도,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되는 한, 경제위기, 전쟁 위기, 착취와 희생이라는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쟁과 야만의 자본주의 체제를 혁명적으로 전복하고, 생산수단이 더는 자본가나 국가의 손에 있지 않고 사회화된 사회! 생산과 분배가 인류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사회!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한 코뮤니즘으로 대체하는 것뿐이다.
생존권 투쟁 전면화!
아래로부터의 파업위원회 건설!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계급투쟁!
혁명을 통한 노동자민주주의 챙취!
2025년 2월
전쟁이 아닌 계급전쟁으로(NWBCW) 한국위원회
국제주의코뮤니스트전망(I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