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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飛龍비룡 辛鐘洙신종수 總務총무님 提供제공.
[서평] 우리는 누구 장단에 춤추었던가?-'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송요훈 외, 메디치
기자명신종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입력 2025.08.06. 10:3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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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언론, 혐오와 낙인의 카르텔 파헤쳐
책이 나오자마자 구입해 읽어 내려갔다. 1,2부에는 지나간 기소•수사 과정을 밝힌다.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무혐의가 낱낱이 밝혀지고(그러나 2024년 11월 14일, 대법원에서 후원금 횡령 혐의로 유죄 확정), 그 배경•배후까지 알게 되었다. 겨레에 일정 부분 숨어있는 ‘심약(心弱)’과, ‘나라가 망하더라도 나 하나만은!’이라는 이기주의 속성을 보게 되어 씁쓸하다.
국력의 총화(總和)가 남보다 못하여 나라를 잃은 것이 아니라 외세와 연동하는 소수가 있어서 망국에 이르는 예를 우리는 고조선 이래 20세기 초반까지 보아왔다. 어렵게 만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나중의 ‘정의기억연대’)가 비리•사기 집단으로 몰려 조리돌림당했다. 설사 그들의 폭로 일부가 보기에 따라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런 식의 대응이, 자신들의 과거를 부정하고 왜곡을 일삼는 일본 사람들의 행위라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나라 안에서 왜 이런 식으로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가, 누구 좋으라고?
그 실체와 배후는 일본 우익, 기득권 세력, 보수 언론에 더하여 정치검찰이 엮은 카르텔이다. 그들이 휘두르는 ‘가문 전래의 보물칼’은 곧 ‘마녀사냥’이다. 전 국정원 해외공작관은 “그 X 빤쓰까지 다 뒤지라고 해!”라고 말하는 상관의 통화를 들었다고 증언했다(38쪽). ‘정대협’의 활동을 저지하는 박근혜 정부의 여론 공작은 치밀하고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극우단체들은 ‘정대협’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국정원과 경찰청이 당시 대표였던 윤미향의 통신 기록을 조회한 것이 이듬해에 확인됐다.
그리하여 피해자와 연대자 사이의 인간관계를 파괴하고 이간질하는 악랄한 공격이 벌어졌다. 30년간 일본군 전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헌신해 온 사람들은 순식간에 ‘파렴치한 횡령범’이 되었다. 조선일보의 제목은 이러하다. “딸 미국 유학 보낸 윤미향 부부, 소득세는 5년간 640만 원” “쉼터 관리 윤미향 父에 맡기고, 7580만 원 지급”. 윤 의원 아버님은, 그 월급으로는 ‘쉼터 시설‘에 아무도 오려하지 않고, 딸이 갑상선 수술로 온전한 몸이 아님에도 헌신하는 게 안타까워 스스로 일을 맡으셨다. 몇 년 치 급여인지 얼버무린 채 액수만 언론에 까부셨으니.
윤 의원의 부동산 투기 또한 터무니없는 사안이었다. 시어머니가 살고 있는 경남 함양의 빌라가 남편 명의로 돼 있었지만, 외딴 시골에 있는 낡고 값싼 10평짜리 빌라가 투기와 상관있을 리 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혹 대상자들과 함께 윤 의원도 출당 제명했다. 결국 이미 수많은 낙인이 찍힌 윤미향 의원의 이마에는 ‘부동산 투기’라는 또 다른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그 뒤 다른 의원들이 전부 복당되었음에도 윤 의원만은 끝까지 복당시키지 않았다.(238~239쪽)
사건 소명 때 마이크 앞에서(갑상선 수술 부작용 때문에) 땀을 비 오듯 흘리니 ‘얼마나 양심의 가책이 크기에 혼비백산하여’라고 언론플레이 했다. 제국주의자들의 수법이다. 가장 가깝고 함께 가야 할 분들부터 갈라놓고 마음대로 요리하는 방식(devide and rule). 거기에 빌붙어 알량한 기득권을 더 불리려는 대한국인(大韓國人)?!
윤 의원은 수요시위에 나가는 것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주저하게 되었다. 지난 30년간 ’정의와 기억‘을 주도했던 분이 막상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는 참여하기 어려워지게 된 일은 지독한 역설이자 비극이었다(107쪽). 몸과 마음이 서서히 스러져서 스스로 삶을 마감한 마포쉼터 손영미 소장을 두고 김복동 할머니는(기록영화 있음) “친할머니라도 저렇게 씻기고 입혀드리고 하겠느냐”라며 천사들이라고 매번 고마워하셨다.
모진 인격모독과 의심•의혹을 견뎌낸 윤 의원과 손 소장! 윤미향 의원과 손 소장이 나눈 마지막 대화를 인용한다. “저 조금만 울고 들어갈게요. 좀 울고 나면 시원할 거 같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세요. 제 치료 방법도 우는 거밖에 없어요.”(63~64쪽) 우리 국민은 이 분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들어드리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힘 모아 나아갈 길을 ‘사냥꾼들’은 얼마나 비틀어놓았던가.
길원옥 할머니 양아들 내외는 거의 발걸음이 없다가 사건이 터지자, 어머님 정신이 흐릴 때 뭉텅이로 돈이 빠져나갔다고 진술했다. 사건 심리 때 증인은 그 분 멀쩡하셨다고 말했다. 할머니들 투쟁은 자신들과 일본 사이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전쟁 때라도 여성 피해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류를 향한 호소다. 그래서 세계인들로부터 기대와 박수를 받고 있다. 겨레의 한 무리는 이 숭고한 UN 정신을 제로(0)로 만들려는 ‘위업’을 기어이 달성했다.
2021년 8월에는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 조의금을 횡령했을 거라는 서민 교수에 대해, 10월에는 윤 의원을 ’돈미향‘으로 표현하며 자녀를 언급한 전여옥 전 의원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1~2년이 걸린 재판 뒤에 전여옥 의원에게 1천만 원 배상 판결을, 서민 교수에게 500만 원 손해배상 판결을 얻어낸 정도가 성과였다.(218쪽)
이 책에서는 조국•이선균 사건의 ‘사냥’도 불러낸다. 책 부록에는 2020년 5월 21일에 홍윤신 일본 오사카경제법과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윤미향과 돈 문제에 대해>를 실었다. “어느 언론사든 허가 필요 없습니다. 가져다 쓰십시오”라고 했지만 어떤 언론도 이 글에 주목하거나 가져다 쓰지 않았다. 홍 교수는 자신의 글 마지막에 이렇게 결론을 맺고 있다. “사회 각지에서 어렵게 운동하는 평화운동 단체에, 자기 이름이 아닌 조직으로 보낸 기부금들에 영수증을 달라고 요구하는 이 사회는 정상일까?”
제3부는 <마녀사냥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다. 누가 언제 그들의 먹잇감이 될지 모르는 세상에 들려주는 지침은 가슴에 새겨둘 만하다. 기사 본문에 윤미향과 정의연을 공격하는 내용과 함께 그에 대한 반론을 실어준다 하더라도, 독자들은 제목 수준에서 사건을 이해하곤 한다. 반박과 해명을 할수록 기사에는 자세한 내용보다는 혐의를 적시하고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정했다는 입장만 간단히 반영되기 쉽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일에 대해 자료 없이 발언할 경우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 윤 의원도 기자회견 당시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계속 오류를 낳았다고 인정했다.(191쪽)
제4부는 <마녀사냥 해체하기>다. 언론과 검찰은 이렇게 바꾸자는 두 개 장(章)을 두었다.
에필로그 제목은 <중요한 것은 마녀사냥 되풀이를 막는 것>이다. 두 개의 부록을 실었는데 <위안부 운동의 역사>와 <윤미향과 돈 문제에 대해>이다. 국민 모두가 아는 것 같지만 나 자신도 아는 것이 별로 없었는데 이참에 많이 눈 뜨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만주 벌판에서 자신과 가족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우던 자랑스러운 동포들이 있었다. 이들 가운데는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상대를 저격하는 사건이 없지 않았다. 이 ‘죽음의 굿판’은 해방정국까지 이어졌다. 원점으로 돌아가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하는 짓들인지… .
나는 1990년대 초에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벽에 걸린 할머니들 그림 중에는 일본군들이 소녀들을 죽여 불태우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그런 사실을 지어내서 그려달라고 요청한들 그렇게 생생한 장면이 나오겠는가. 꿈에도 생시에도 그 현장이 잊히지 않아서다. 또 하나, 나를 감동시킨 광경이 있다.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 때 위안소를 운영한 사실을 알고 속죄 차원에서 ‘나눔의 집’에 살면서 봉사하는 일본 젊은이들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수십 년간 넘쳐나는 증거와 동료 우군을 두었는데도 고작 21세기 초반 들어와 스스로 판을 깨고, 내부 고발을 일삼는 자들! 그들은 누구인가? 하긴 세월호 참사 때 그 부모들이 단식농성 하는데 바로 앞에서 햄버거 먹으며 노래 부르던 부류도 있지 않았던가! 여전히 마녀 몰이를 조장하고 이에 동조하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2025.08.06.)
* 雲巖운암 李敬載이경재 畫伯화백 作品작품.
* 智登지등 辛鐘遠신종원 敎授교수님 提供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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