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풍수*의 中
물[水]은 동서 철학의 시조에 해당하는 노자와 탈레스(Miletus Thales, B.C 625~547)에 의해 도덕의 기준**과 우주의 근본 물질***로 표현된다. 탈레스의 제자인 아낙시메네스(Anaximenes, B.C585~528경)는 아르케(arche)를 ‘공기’라 주장한다.**** 공기는 곧 바람[風]*****이다. 풍수(공기·물)는 고대로부터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원소로 여겨왔다.****** ‘도덕의 기준’과 ‘근본 물질’에서 ‘기준’과 ‘근본’은 곧 ‘중’에 해당한다. “바람은 불균형에 기인(起因)하여 균형점에서 사라지고, 물도 불균형에 기동하여 균형점에 모여든다.”******* 여기서 ‘균형’은 곧 ‘중’이다. 풍수는 자연으로 언제나 ‘중’을 지향한다.
*『說文解字』 “準古音追上聲 此以疊韻爲訓 如戶護尾微之例 釋名曰 水準也 天下莫平於水 故匠人建國必水地(··· 수는 고르게 한다는 의미로 천하에서 물보다 평평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장인은 도성을 세울 때 물로서 땅을 평평하게 고른다)”;위키백과 “바람은 공기의 흐름이다. ···바람은 다양한 풍화작용을 거쳐 지형을 만든다”.
**老子, 『道德經』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如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모두가 싫어하는 곳에 자신을 둔다.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까운 것이다. 좋은 땅을 골라 거처로 삼고 마음은 맑고 깊은 연못을 닮는다. 착하고 어진 사람과 사귀고 말에는 신뢰가 있고 다스릴 때는 바르게 한다.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때를 가려 움직인다. 다투는 일이 없으니 허물을 남기지도 않는다.”.
***참고:위키백과 “밀레토스 지방의 탈레스가 철학의 아버지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 최초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물음은, ‘이 세계와 만물의 원질(arche)은 무엇인가?’였다. 탈레스는 아르케에 대해 물음만 던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도 제시하였다. 그가 제시한 답은 ‘물’이었다. 그는 ‘물’이 모든 것의 원리이며, 모든 것은 물에서 생겨났다고 주장했고 최초의 물활론자가 되었다.”.
****철학사전편찬위원회, 『철학사전』, 도서출판 중원문화, 2009, 578쪽 “공기(aēr)를 만물의 근원이라 하였다. 즉 공기가 차고 농후하게 되면 바람[風], 눈[雪], 물[水], 흙[土]으로 되고, 뜨겁고 희박해지면 불[火], 천체로 된다고 보고 번개나 지진도 공기의 전화에서 생긴다고 하면서, 만물의 다양성을 일원적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했다. 또한 인간의 혼(魂)도 호흡(pnevma)이라는 자연 활동의 원리에 귀결시켰다. 그리고 공기의 농후·희박의 밀도라고 하는 양적인 차이에서 질적으로 다른 자연의 제 현상이 생긴다고 하는 새로운(변증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하영삼, ‘한자뿌리읽기’, 「동아일보」, 2005-11-25 “風은 갑골문에서 鳳과 같이 쓰였는데, 높다란 볏과 화려한 날개와 긴 꼬리를 가진 봉새를 그렸다. 소전체에 들면서 鳳의 鳥를 虫으로 바꾸어 風으로 분화시켰는데, 한자에서 새가 물고기나 곤충이나 짐승 등이 모두 ‘虫’에 귀속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화에서처럼 고대 중국인들은 바람의 생성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해 커다란 붕새의 날갯짓에 의해 ‘바람’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鳳과 風이 같이 쓰였다. 상나라 때의 갑골문에 이미 동서남북이 사방신이 등장하며 사방신이 관장하는 바람에 제사를 올렸다는 기록도 보이는데, 바람은 비와 함께 농작물 수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 중의 하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風은 원래 뜻은 ‘바람’이다. 바람은 한꺼번에 몰려와 만물의 생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풍속(風俗), 풍기(風氣), 작풍(作風)에서처럼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유행’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국풍(國風)에서처럼 특정 지역의 풍속을 대표하는 노래나 가락을 뜻하기도 했으며, 다시 풍문(風聞)에서처럼 ‘소식’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예) “엠페토클레스와-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주장된 사원소설(四元素說;모든 물질은 물, 불, 공기, 흙으로 이루어졌다는 주장). *참고: 『위키백과』 ‘사원소설’;『圓覺經』 “我今此身 四大和合 所謂髮毛爪齒 皮肉筋骨 髓腦垢色 皆歸於地 唾涕膿血 津液涎沫 痰淚精氣 大小便利 皆歸於水 煖氣歸火 動轉歸風(나의 지금 이 몸은 지수화풍 사대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니, 이른바 머리카락/털/이빨/손톱. 피부/살/근육/뼈, 뇌수 등의 더러운 물질은 다 땅으로 돌아가고, 침/눈물/고름/피, 진액/거품/ 담즙/정액, 대소변들은 모두 다 물로 돌아가며, 따뜻한 기운은 불로 돌아가고, 움직이고 돌아다니는 것들은 바람으로 돌아간다.”.
*******최대영·조계일, 『혈을 찾아서』, 도서출판 혜민기획, 2018, 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