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김춘수, 「능금」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익어 가는 능금을 보며 존재의 본질에 관해 발견한 것과 그러한 발견의 과정에서 느낀 경이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화자는 능금을 ‘그’로 표현하면서 단순한 자연물이 아닌 인간과 같은 내면세계를 지닌 존재로 여기고 있다. 능금은 본질적으로 결핍을 지닌 존재로, 이를 채우기 위해 간절한 그리움으로 스스로를 충만하게 만든다. 이러한 충만은 바로 현재 자연의 섭리에 열심히 순응하며 살아갈 때 이루어진다. 이렇게 해서 성숙해진 능금은 더 이상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를 지닌 경이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이 작품은 대상에 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구체적인 사물의 이미지에서 추상적 의미를 찾아내 전달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주제 : 능금이 익는 과정에서 발견한 경이로움
■구성
•1연: 그리움으로 익어 가는 능금
•2연: 가을 햇살에 충실하게 익어 가는 능금
•3연: 능금을 통해 발견한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
(나) 이가림, 「석류」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절대적 존재를 사랑하는 사람이 겪는 여러 감정을 석류가 익어 알이 터지는 모습을 통해 그리고 있다. ‘석류’는 그리운 사람에 대한 화자의 사랑을 상징하는 시어로, 석류가 열매 맺기 시작하는 상황은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또 열매가 익어 가는 상황은 사랑에 대한 열병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석류알이 껍질을 깨고 나오는 상황은 숨겨 놓았던 사랑을 털어놓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사랑의 열정과 사랑의 애달픔, 고백의 두려움과 슬픔 등 사랑하는 사람이 지니는 감정을 석류가 익어 터져 나오기까지의 상황에 빗대어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제 : 사랑하는 이가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
■구성
•1연: 가슴속에 이글거리는 그리움
•2연: 가둘 수 없는 뜨거운 사랑의 감정
•3연: 점점 더 커질수록 괴로워지는 사랑의 감정
•4연: 숨겨 두었던 사랑의 고백
•5연: 사랑의 고백을 받아 주기 바라는 마음
(다) 이서구, 「소완정의 새와 곤충과 풀과 나무」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글쓴이가 『소완정금충초목권』이라는 시집을 엮은 이유를 문답의 방식으로 밝힌 한문 수필이다. 글쓴이는 소완정이라는 거처에 머물며 그곳에서 관찰한 새, 곤충, 풀, 나무를 소재로 시를 썼는데, 그런 글쓴이에게 어떤 손님이 그렇게 하찮은 소재로 시를 쓴 이유에 대해 묻는다. 이에 글쓴이는 새, 곤충, 풀, 나무를 하찮게 여기는 것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모든 새, 곤충, 풀, 나무가 제각기 다른 특성이 있다고 말하며 손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특히 이 네 사물은 천하를 이루는 주요한 존재로, 예로부터 이를 소재로 시를 쓰는 것은 경대부의 재능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소완정금충초목권』을 쓴 이유를 정당화한다.
■주제 : 새, 곤충, 풀, 나무를 소재로 시를 쓴 이유
■구성
•기: 소완정에서 새, 곤충, 풀, 나무를 소재로 시를 지음.
•서: 어떤 손님–미미한 사물을 소재로 시를 지은 이유를 궁금해함. / 글쓴이–새, 곤충, 풀, 나무가 시 창작의 중요한 소재인 이유를 밝힘.
•결: 『소완정금충초목권』을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