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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79
#1. 백화점 아동복 매장 밖 (밤)
태완 금순 나온다. 태완 손에 쇼핑백 들려있고, 안에서 직원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인사한다.
금순 직원에게 인사하고 나온다.
금순 : (직원에 대고) 고맙습니다....(태완에게) 휘성이가 무지 좋아할꺼에요 고마워요 아주버님....
(하는데 백화점 폐점을 알리는 안내멘트 나온다)...어 어뜩해요 아주버님. 어머니 속옷 살 시간 없겠어요?
태완 : 그거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 말구...아까 그 의사말야 어째 분위기 이상하드라? 혹시 무슨 일 있었냐?
금순 : 아뇨 일은 무슨 그런거 없어요....
태완 : (본다)....
금순 : 근데요 아주버님....실은...제 삼촌께서 잡히셨어요.
태완 : 그 부도내구 도망 다니신다는?
금순 : 예...
태완 : 야 어뜩하냐?....그래서? 지금 경찰서에 계셔?
금순 : 예...그래서 할머니께 좀 들렀다 가구 싶은데...
태완 : 그렇게 해. 잘 됐네. 나두 어디 좀 들렀다 갈까 했는데 그럼 여기서 각자 헤어졌다 나중에 집에서 보자.
#2. 장박 연구실 (밤)
장박 문 열고 들어온다. 청년1 앉아있다 일어난다.
장박 : 많이 기다렸지? 내가 오늘 하루종일 정신이 없네...(책상으로 다가가 챠트 들어본다) 어머닌 좀 어떠셔?
청년1 : 선생님 만나뵌 뒤로 마음 편해하세요 차라리 빨리 수술 받구 싶으시다구.
장박 : 잘됐네..복강경부터 해서 정확한 위치 찾아 수술하자구. 별 문제 없을 꺼야...
(챠트 본다)...빈혈이 좀 있네, 철분제 드시게 해야겠어.
청년1 : 벌써요?
장박 : 철분제는 수술 한달전부터 미리 먹어줘야 돼. 임박해 먹으면 아무 소용없어.
#3. 집 근처 도로 (밤)
금순 걸어온다. 금순 다가와 횡단보도 앞에 선다.
<인써트 -
미용실 앞에서 차갑게 모른척 지나치던 재희. 무안했던 금순.
백화점 아동매장 앞에서 사촌오빠라고 비웃듯 말하던 재희.
시종일관 차갑고 냉소적이던 비웃는 듯했던 재희, 끝까지 금순 냉소하다 돌아서던 재희 모습>
금순 문득 생각을 털어낸다. 크게 화나지는 않지만 씁쓸하다.
파란 불로 바뀐다. 금순 이내 털어내고 빠르게 걷는다 /
횡단보도에 장박차 신호대기 걸려 서있다. 장박 앞을 보고 기다리다 문득, 횡단보도를 건너를 금순을 본다.
금순 장박을 모르고 잰걸음으로 스쳐 지나간다.
장박 그모습 본다. 금순 횡단보도 건너갔다.
신호등 바뀐다. 장박 출발하면서 차선변경을 한다 /
금순 빠르게 잰 걸음으로 걸어온다.
장박차 저만큼 뒤따라 다가온다. 장박 서행해 다가가 금순 옆으로 차를 댄다.
장박 : 금순양.
금순 : (걷다가 멈추고 돌아본다. 어?)....선생님..(다가와) 안녕하세요.
장박 : 이렇게 또 만나네....근처에 볼일 있어 왔다가...타요 태워다 줄게.
금순 : 아니에요.
장박 : 타. 괜찮아 어서 타요.
금순 : .....아뇨 괜찮은데....
장박 : 어른 여러말 시키게 하는 것두 아닌데....
금순 : (그말에 마지못해)....예...그럼....뒷자리로 탈께요...(문 열고 탄다)....
장박 : 어디루 가요? 편하게 말해요.
금순 : ....저 윗동네거든요.
장박 : 그럼 일단 직진하면 되겠네....
#4. 차안 (달리는-밤)
장박 운전한다. 룸밀러로 뒷자리에 앉아있는 금순을 본다.
금순 좀 어색하게 앉아 있다가.
금순 : 참 그날은 그렇게 가서 죄송해요.
장박 : 괜찮아요 급한 일이었다는데....피곤해 보이네?
금순 : 저요? 아니에요.
장박 : 빈혈기가 좀 있어서 그런가.
금순 : 저 저번에 피검사 했을 때 빈혈 없다구 하셨는데요?
장박 : 아니야 실은 내가 걱정할까봐 그랬는데 빈혈이 좀 있어 금순양이...목욕탕 같은데 가면 가끔 쓰러지구 안해?
금순 : 어 맞어요...목욕 조금만 오래하면 갑자기 어지러워서 일어나다 푹푹 주저앉구 그랬는데...아 그래서 그런거구나..
장박 : 괜히 걱정할까봐 내가 말을 안했는데....얼굴 보니까 그때보다 더 피곤해 보이구 빈혈끼가 보이는데....
일 많이 하구 스트레스 많이 받구 힘들면 더 한데...요즘 그런가?
금순 : (좀 웃으며) 아닌데요.
장박 : 빈혈약을 좀 먹어두지. 먹어 두는게 좋겠어...가만(하다 차를 한쪽에 세운다)...
내가 빈혈약을 하나 갖구 있다. 그게 가만...(찾는척)
금순 : 어 아니에요 선생님.
장박 : (앞 트렁크 열어서 약병 꺼내 뒷자리 금순에게 내민다)...자.
금순 : 아니에요.
장박 : 받아요 내가 있으니까 주는거야. 많이 가진거 나누면 좋잖아....받아. 받아서 먹어둬.
얼굴 보니까 핏기가 너무 없어서 먹어둬야겠어.
금순 : ....아후....맨날 받기만 해서...(보다 어쩔 수없이 받는다)....감사합니다...
장박 : .....꼭 먹어요.
금순 : (가방에 넣고) 아 참 그런데....그때 하려던 말씀은 무슨 말씀이신지?
장박 : 아....별 얘기는 아니구....내가 논문 쓰는 것 때문에 요즘 아는 사람들 마다 가족병력을 조사중이거든....별거 아니었어요.
금순 : 아 예....저 거의 다 왔거는데...여기서 내릴께요 선생님.
장박 : 아니야 태워다 줄께....본인은 모르나본데 못보던 사이에 얼굴이 상했어요.
핏기두 없구 지치구 피곤해 보여, 젊은 사람이 벌써 그래서 어뜩해?
금순 : 제가요?....(머쓱해 웃는)
장박 : (다시 싸이드 내리고 출발한다)....너무 무리하지 마요...일두 쉬엄쉬엄 해가면서 하구....어느 방향이야?
금순 : 예 저기서 왼쪽이요....왼쪽 틀어서 직진 하시면 되요...(하다 문득 정말 그런가?.....
슬며시 장박 눈치 보다가 가방에서 다 낡고 모퉁이도 깨진 컴팩트 꺼내 슬며시 뚜껑 열어서 얼굴을 내려 비쳐본다...
그러구 보니 피곤해 보이는 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고).....
장박 : (슬쩍 룸밀러로 그런 금순을 본다).....
#5. 숙모네 마루 (밤)
숙모 혼자 앉아있다. 손에 명함을 들어서 보고 있다.
<인써트 - 장박과 다정했던 은주 은진 모습>
숙모 : .....나쁜 인간....멀쩡한 지 딸들을 그렇게 둘이나 두구.....큰애는 전처 딸 같긴 하드만 그래두 그렇지
둘째두 거의 다 큰거 같드만... 둘짼 분명히 금순엄마 친딸 맞을텐데 지딸은 두구.....(그러다)
장박E : 남편분을 살릴 수 있는 길을 두구 마다하실껍니까?
숙모 : (푸드득 고개를 흔든다) 아냐 아냐 안돼 안돼 생각두 하지마 생각두 하지마....생각두 하면 안돼 생각두 하면 안돼....
장박E : 신장 하나 없어도 사는덴 아무 지장 없습니다.
숙모 : (다시 고개 흔든다) 안돼 왜 이래 왜 이래....(괴롭다 어쩔줄을 모르다가
퍼뜩 무릎 걸음으로 기어서 쓰레기통으로 다가가 명함을 확 던지려는데)
금순 : (문 열고 들어선다) 작은엄마.
숙모 : (움찔 놀라며 얼른 손 내린다. 명함 주머니에 우겨 넣는다).....어 왔니...
금순 : (올라온다)....할머니랑 금아는요 작은엄마?
숙모 : 할머니는 주무시구 금안 아직 안들어왔어...너는 왜? 휘성이두 없는데?
금순 : 그냥요...어떠신가 걱정두 되구....
숙모 : 어떴긴 뭐 그렇지....
금순 : 저녁은 드셨어요?
숙모 : 인제 먹어야지.
금순 : 제가 저녁 차릴께요. (일어나려는데)
할머니 : (문 열고 나온다) 금순이 왔냐?
금순 : 예 할머니...주무셨어요?
할머니 : 너 니 삼촌헌티다 새븍부터 아침 싸들구 댕겨왔다며?
숙모 : (본다)....
금순 : 예...삼촌 보구 싶어서요...할머니두 저녁 안드셨죠? 저녁 차릴께요... (씽크로 다가간다)
할머니 : 쟁반 좀 이리 밀어봐.
숙모 : 예...(물쟁반 밀면)...
할머니 : (당겨서 물 따른다).....
금순 : (밥솥 열어보고) 밥은 있어요 작은엄마,
숙모 : 그래 밥 있어. 찌개두 아침에 먹던거 있으니까 데워서 차리기만 해.
금순 : 뭐 간단하게 하나 할께요 입맛두 없으실텐데 아침상 그대루 받으면 더 입맛 안나잖아요.
(냉장고 열어보고) 어 오징어 있다. 얼른 오징어 볶음 할께요 입맛 없을 때 매콤하면 그래두 먹히잖아요...
(꺼내 서 씽크로)....(칼로 오징어 다듬기 시작한다).....
숙모 : (그런 금순을 계속 본다)......
할머니 : (물 따라 마시고 내려놓고)....아범헌티 댕겨왔어?
숙모 : (금순 보다 그제야 할머니 본다)...갔었는데 못만났어요. 그새 영장이 나와서 구치소로 넘어 갔드라구요.
할머니 : 발써 감옥을 갔단 말여?
금순 : (역시 돌아보고 놀라는).....
숙모 : 아뇨....감옥은 아니구요. 감옥은 재판을 받아야 가는거구 거긴...(하다)..하긴 내내 감옥이죠 뭐.
반감옥쯤 된다 생각하시면 되요. 내내 거기두 갖혀 있구 면회두 하루에 한번밖에 안되구...
할머니 : .....
금순 : ......
숙모 : (속상하다).....어쩌겠어요.
할머니 : (보다 이내 표정 수습하고) 그려 워쩌겄어. 내 낮이 가서 감옥 갈꺼믄 얼런 가라구 혔드만
그새 그말을 그러구 잘 들었구만.
숙모 : (본다)....어머니 가서 그런 말씀 하셨어요?
할머니 : 그려. 고연히 여서 오래 버팀서 식구들 가심만 애리게 허지말구 갈 꺼믄 퍼뜩 가려구 혔어.
얼런 들어가서 죄값 치르라구.
숙모 : (와락) 그런 말을 뭐하러 하세요. 안그래두 속이 다 썪어 문드러졌을 사람한테.
할머니 : (본다).....
숙모 : 아무리 진심 아니시래두 어머니한테 그런 식으로 말 한번 들을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후벼 파지구 만정이 뚝 떨어지게 서운한지 아세요.
금순 : ......
할머니 : (본다) 야가 워쩌 이려 야가 시방.
숙모 : ....너무하시잖아요....그사람 죄 지은거 몰라요? 죄 짓구 싶어 지어요?....
(울컥 속상하다).....어머니두 아시잖아요? 그사람이 마음이 약해서 저 혼자 다 뒤집어 쓴거.
마지막까지 동업했던 사람들 멀쩡하게 빠져나가게 해주구 저혼자 미련하게 그 죄 다 뒤집어쓴거.
할머니 : ....
숙모 : (속상해서).....그런걸 거기다 대구 그런 소리나 하시구...(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문 탁 닫는다)....
금순 : (그런 숙모 보다가, 할머니 본다).....
할머니 : ......
금순 : (들은 듯 못들은 듯, 처연히 버티고 있는 할머니 모습 가슴 아프다)
할머니 : .....
#6. 숙모네 안방 (밤)
숙모 : (속상해 앉아 있다)......
금순 : (문 열고 들어온다).....작은엄마 저녁 드세요.
숙모 : .....(본다)....너 이리 좀 와서 앉어봐.
금순 : 예....(다가와 앉는다)....
숙모 : (말해 말어? 속이 타 보는).....
금순 : .....무슨 하실 말씀 있으세요?
숙모 : (물어나 봐?....바짝 속이 타 보다가)......아니다 아냐....나가봐.
금순 :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
숙모 : (외면하고).....나가보라니까 글쎄.
금순 : (보다).....그럼 일어나세요. 저녁 드셔야죠.
숙모 : (버럭) 나가보라니까 글쎄 웬 말이 그렇게 많어 생각 없어 나가봐!
금순 : ......
숙모 : (저도 모르게 화 내놓고 주춤하지만 이내 외면해 버린다.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싫고 속상하고 짜증난다).......나가 얼른!
금순 : (속상하고 주눅든다)......(일어나 문으로).....
#7. 숙모네 마루 (밤)
금순 문 열고 나온다. 상 차려져 있고, 할머니 혼자 앉아 있다.
금순 얼른 표정 수습하고 다가와 앉는다.
할머니 : 뭐하는겨 뭐라구 저라구 소리치는겨?
금순 : 아니야 소리는 누가...나중에 드시겠대요....드세요 할머니.
할머니 : (문쪽 보다가) 그려 먹어....너 낼부텀 휘성이 델꾸 와.
금순 : (보다)....놀이방 알아볼려구 할머니. 할머니 너무 고생하셔서 안되겠어요.
할머니 : (본다) 뭔 돈이 있다구? 그랄꺼 없어 델구 와....니 짝은엄니가 돈두 안갚어서 돈 한푼 없잖여?
금순 : .....일단 이번주는 아버님께서 봐주신다구 했어요. 신경쓰지 마세요.
할머니 : 고집피지 말구 델꾸 오라니께...인자 이러구 사는겨.
금순 : 그래두 안돼 당장은....할머니가 지금 무슨 정신으로 휘성이를 봐.
할머니 : .....고집두....먹어 어여...(먹는척).....
금순 : (그런 할머니 보다 일부러) 예 할머니 저두 많이 먹을테니까 할머니두 많이 드세요...
(반찬 밀어놔준다)..이거 멸치젖 맛있드라 할머니...(할머니 보는)....
#8. 마루 (밤)
화장실 문 열고 노소장 목욕한 휘성을 수건에 감싸서 안고 나온다.
노소장 : 아 가만 좀 있어 이녀석아...아 진짜 이 조막만한 녀석이 온 진을 다 빼놓네.
정심 : (돋보기 끼고 걸레 들고 마루를 닦다 돌아본다) 깨끗이 씻겼어요?
노소장 : 깨끗이구 뭐구 가만 있어야 머리를 감기구 샤워를 시키구 할꺼 아냐? 잠시두 가만 있지를 않어 잠시두.
정심 : 그럼 애들이 가만 있어 그럼 다 큰 어른들처럼 가만 있을줄 알았어요.
노소장 : 근데 거 왜 아까부터 자꾸 살살 웃어?
정심 : 내가 언제요? 얼른 들어가서 머리 말리구 옷 입혀요 감기 걸려요.
노소장 : 나 힘든데 이제 당신이 마무리 좀 하지?
정심 : 걸레질 하는거 안보여요? 휘성이 얼마든지 본다면서요.
노소장 : (은근히 부아난다)....알았어 내가 마무리 다 할테니까 배고파 얼른 밥이나 차려..(안방으로)....
정심 : (모른척 걸레질 하다 방문 탁 닫히면 그제야 돌아보고 웃는다).....쌤통이다...겪어봐야 알지 애보기가 얼마나 힘이 드나.
문 열리고 성란 시완 다녀왔습니다 들어온다.
정심 : ......
시완 : ......아버지는요?
정심 : 안방에....(일어나, 걸레 걸레통에 담고 주방으로).....
시완 : (찬바람 도는 엄마 느껴서 성란 본다. 가보라고).....
성란 : (시완 보다....알았어....주방으로).....
시완 : (안방으로 다가가 문 열고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고)
#9. 주방 (밤)
정심 다가와 가스불에 불을 올린다. 성란 다가온다.
성란 : 어머니 저녁 해야죠?
정심 : ......
성란 : 뭐부터 할까요? 쌀부터 씻을까요?...
시완 : (다가와 그런 성란 보며 방으로).....
정심 : 지금이 몇신데 이제 쌀 씻어 저녁을 해?...저녁 다 했어.
성란 : 아....하셨어요?
정심 : (대꾸 않고 돌아서서 국그릇 꺼낸다).....
성란 : 그럼 차리기만 하면 되겠네요. 제가 할께요 어머니? (다가오면)
정심 : 됐어. 가서 옷 갈아 입어. 너는 밥 하면 불행하다며?
성란 : 이건 밥 차리는거잖아요.
정심 : (본다).....
성란 : (좀 웃는)....농담이에요 어머니.
정심 : 너 지금 시어머니랑 농담 따먹기 하자는거니?
성란 : 아니요.....죄송해요 어머니 어제는 제가....잘못했어요.
정심 : .....
성란 : .....마음으로 전혀 동의하지 않으면서, 겉으로만 예 예 하는게 저는 싫드라구요.
그건 오히려 더 어머니께 잘못 하는 일 같구요 그래서 꼬박꼬박 말대답 하는 걸로 보였을꺼에요.
정심 : 보인게 아니라 너 그랬어.
성란 : ......예....죄송해요.
정심 : ......
성란 : 잘은 못하구 또 자주 늦어서 어머니 원하시는 만큼 집안을 못하겠지만 그래두 앞으로는 할 수 있는 한 해볼께요.
노여움 푸세요 어머니. 제가 생각이 부족했어요.
정심 : (그제야 힐끔 본다)......
성란 : .....예 어머니....노력 할께요.
정심 : .....그래 뭐....내가 누차 얘기하지만 내가 원하는건 니 그 자세를 말하는거야...
내가 언제 너보고 회사 그만 두구 집에 들어앉어 살림하라든? 그거 아니잖아?
성란 : 예....어 국 끓어요 어머니 국 풀까요?
정심 : ....파 아직 안넣었어. 파 썰고 넣고 한소금 끓였다가 퍼..(놓아둔 파 놓인 도마를 밀어놓고)...
내가 밥 풀테니까....(밥공기 꺼낸다)
성란 : 예...(국냄비로 돌아서면서 그제야 후....일단 진정시키기는 했지만)....
현관문 열리고 금순 다녀왔습니다. 들어온다.
금순 주방으로 다가온다.
금순 :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형님 다녀왔어요?
성란 : ...왔어?....(파 들고 열심히 여기저기 가위를 찾는다)....
금순 : 어머니...휘성이는요?
정심 : 방에 아버지가..(하다 성란 본다) 너 뭘 그렇게 찾어?
성란 : 예....(하는데)
금순 : (보고 다가온다) 가위요...주세요 형님 제가 할께요...
(다가와 성란에게서 파 받아든다)....형님 칼질을 못하신데요 어머니.
정심 : 칼질을 못해?
성란 : ....예. 일종의 칼 강박증이 있어서 칼을 잘 못 다뤄요.
정심 : (본다).....칼 강박증? 그게 뭐야?
성란 : ....말 그대루 칼에 강박 증세를 보여서 못 다르는거에요...어려서부터 칼을 쓰면 꼭 베이구 다치구 해서
칼에 손을 안댔더니 이젠 아예 잡기가 무섭구 싫어요.
금순 : 그래서 과일두 못드셨대요. 귤 같이 안깎아두 되는것만 드셨대요.
정심E : (애매하게 보며) 너 참 여러 가지 한다...
성란E : (그저 좀 웃는.....알아요 저두 여러 가지 하는 거)....
금순 : (파 냄비에 넣고 불 끈후 돌아서서 사심없이) 형님은 체질두 고급체질인거 같에요.
성란 : (금순을 본다.... 너 참 물색 없다).....
정심 : (금순 보는 성란에게).....(밥공기 내민다) 와서 밥 퍼!
#10. 버스안 (달리는-밤)
금아 뒷자리에 기운없이 앉아 있다. 창문에 고개 기대고 멀거니 창밖을 내다본다.
금아 : .......
#11. 회상 (주택가 대문앞)
중년남 : (휙 무섭게 돌아본다) 선처?...학생 아버지가 일이백 해먹었어? 자그만히 오천만원이야 오천만원.
금아 : .....
중년남 : 내가 그돈 모으려고 얼마나 피눈물이 났는데...나한테 그돈이 어떤 돈인데 그돈을 다 해 먹구 이제 와서 뭐 선처?
<회상 끝>
금아 괴롭다...
버스 선다. 앞문 열리고 태완 올라탄다. 손에 휘성옷 쇼핑백 들었다...
버스 이내 출발한다. 태완 뒷 좌석으로 다가오다 금아를 본다.
금아 태완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고 생각에 잠겨 창밖만 바라본다.
태완 그런 금아를 바라보다.
금순E : 삼촌이 잡히셨어요.
태완 그래서 그런가?....금아를 보다 옆에 앉는다. 그래도 금아 모른다.
태완 금아 옆으로 바짝 다가앉는다.
금아 옆자리 남자가 다가오자 그제야 싫어서 몸 움츠리며 힐끔 흘기듯 쳐다보고 외면했다, 어? 다시 쳐다본다.
태완 : (좀 떨어져 앉으며) 사람이 옆에 앉어두 모르고?....뭘 그렇게 생각해?
금아 : (희미한 미소)......
태완 : 뭐 고민 있어?
금아 : (다시 그저 좀 웃는다).....
태완 : (시무룩 기죽은 금아 보다가, 빤히 보며 다가가는)....
금아 : (자신을 빤히 보며 조금씩 다가오는 태완을 본다).....(좀 어색하고 이상한....).....
태완 : (가까이).....
금아 : ...(이상하다....왜 이러지?....슬그머니 뒤로 빼는데)....
태완 : .....짜장면 먹을래?....중국집 새로 오픈했다.
금아 : (그제야 돌아보면 버스에 중국집 스티커 붙었다)...(비로서 픽 웃는다).....
태완 : (금아 웃자).....저녁 먹었어?
#12. 중국집 (밤)
태완 금아 마주앉아 짜장면 먹는다. 태완 열심히 맛있게 먹는다.
금아 태완 앞에서 짜장면 먹기 편치 않다. 입가에 묻히며 게걸스럽게 먹을 수가 없어서 얌전을 빼면서 먹는다.
태완 : 아저씨 여기 단무지 한접시 더 줘요...(하다 금아본다)....어?...묻었다... (손으로 자기 입을 가리킨다).....
금아 : (무안한...태완 가리키는 모습 보며 자기 입가를 닦는다).....
태완 : 아니...(손을 쓱 뻗어서 금아 입가를 닦아준다)....
금아 : (긴장해서).....
태완 : (이내 닦아내고) 됐어...(아저씨 단무지 다가와 놓고 간다)...고맙습니다....많이 먹어.....(다시 먹는다).....
금아 : ......
#13. 주방 (밤)
금순 성란 설거지 한다. 금순이 물로 헹궈서 내밀면, 성란 마른행주질 한다.
성란 : 이걸 왜 일일이 손으로 해야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금순 : (그말에 보고 빙그레)....힘드세요?
성란 : 안힘들어 동서는?
금순 : 저두...쪼끔 힘들어요.
성란 : (보다)....그러면서두 한번 짜증도 안내구 싫은 내색두 않구 늘 너무 흔쾌히 일하대?
이시간까지 일하다 왔으면 꽤 피곤할텐데?
금순 : 제가 그랬어요?....만약 그랬다면 어차피 내가 해야하는 일이니까 이왕 할꺼 즐겁게 하자 싶어서 그랬을꺼에요.
성란 : 이게 왜 무조건 동서가 할 일이야? 며느리가 종이야?
금순 : 맞아요 그건 그래요. 저두 가끔 맨날 먹구 놀면서 손 하나 까닥 않는 작은아주버님 보면
진짜 이해 안갈 때 있긴 있는데요....그렇다구 내가 안하면 어머니가 다 하시니까....
성란 : 그것두 말이 안되지만, 최소한 어머닌 동서처럼 밖에서 일을 하진 안잖아?
금순 : 그래두 연세두 있구 힘드시잖아요? 그리구 저는 아직 돈 벌어오는 것도 거의 없구....
아직은 수련중이라 거의 받는 돈이 없어요.
성란 : 착한여자 콤플렉스가 심각하구나.
금순 : (본다).....
성란 : 그렇게 살지마. 그러다 안으로 골병 들어...딸이어봐 어머니 동서한테 이렇게까지 집안 일 안 시킨다.
금순 : ....그래도.....갈데두 없는 저 데리구 살아주시잖아요?...저 밉구 보기 싫을 때 많으실텐데....
성란 : (보는) 참 나랑 너무 다른 사고구졸 갖구 있어서 뭐라 말 할 수는 없는데....
어쨌든 동서두 시댁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이십세긴건 분명한 거 같다.
금순 : (빙그레).....형님 아주버님이 너무 잘해주시죠? 제가 아는 한 세상에서 제일 좋은 분이세요 저희 아주버님.
성란 : (본다)....아는 남자 몇 명이나 되는데?
금순 : .....
성란 : 좋은 사람은 분명한거 같은데 좋은 남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꺼 같애.
#14. 야외 테라스 (밤)
재희 은주 앉아서 맥주 마시는 중. 재희 맥주 마시고 내려놓는다.
재희 : (말없이 맥주만 마신다).....
은주 : (가만히 차분하게 앉아만 있다)....
재희 : (문득 은주 본다).....왜 그렇게 말이 없어?
은주 : 그냥....술 마시자구 한 사람이 조용하니까 같이 조용해야 할꺼 같아서.
재희 : (그말에 픽)....너 진짜 철난거 같다.....
은주 : (부드러운 미소로 보다).....안 묻는게 좋지?
재희 : .....어.
은주 : 그래...(끄떡이며 다시 가만히).....
재희 : .... (다시 맥주 들어 마신다)....(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화, 씁쓸함).....
#15. 재희집 앞 (밤)
재희차 다가와선다. 대리운전자 운전석에서 인사하고 내려서 간다.
재희 보조석에서 허공만 뚫어져라 노려보며 앉아 있다.
재희 : .....(그러다 앞 트렁크를 연다. 머리핀 상자가 나온다).....( 뚫어져라 들여다 본다).....
재희 상자를 닫는다. 차문 열고 내려 차문 닫는다.
재희 저만큼 놓여있는 쓰레기통으로 다가가 머리핀 휙 던져 넣고 잠시 쏘아보다, 휙 돌아선다.
재희 뒤도 안돌아보고 대문으로 향한다.
#16. 숙모네 방 (밤)
숙모 잠옷 이루고 뒤척인다. 할머니 잠들어 있다.
숙모 뒤척 뒤척 거의 몸부림에 가깝게 뒤척이다, 못참고 벌떡 일어나 앉는다.
장박E : 숙모님과 남편께선 금순양을 키워주신 부모나 다름없는 분들입니다. 두분은 이정도 받을 자격 충분이 있습니다.
숙모 미칠꺼 같다. 안절부절 어쩔줄을 모르다가, 아니지 고개를 푸르르 흔들고 다시 자리에 누우려다 할머니 본다.
숙모E : 차라리 어머니께 다 털어놓구 상의해봐....아니지 아냐 어머니한테는 금아아빠보다 금순이가 더 소중해.
씨알두 안먹히는 소리....(끄응 자리에 눕는다).....(계속 잠이 안와 뒤척인다).....미치겠다 딱 미치겠어...
차라리 듣지나 말걸...진짜 확 돌아버리겠네...(끙끙 미칠꺼 같이 괴롭다...끙끙 이리 저리 몸부림치며 괴로워 한다)......
#17. 입원실
문 열리고 오미자 들어온다. 영옥 누워있다 보고 놀라서 일어나 자리에 앉는다.
오미자 : (다가오며) 아유 누워 계세요?
영옥 : 아니에요 괜찮아요....어떻게 여기까지?
오미자 : 당연히 와봐야죠....좀 어떠세요?
영옥 : 좋아요 이제.
오미자 : 세상에 얼마나 놀랬든지...제가 그럴 적에 박사님은 또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은주엄마라면 그저 끔찍하신 분인데.
영옥 : 예 제가 늘 그이한테 죄를 지어요.
오미자 : 또 그렇게만 생각할꺼는 없어요. 박사님 연세에 은주엄마처럼 젊구 이쁜 부인이랑 살려면
그정도 감수는 해야죠? 안그래요?
영옥 : (본다).....
오미자 : ....저는 늘 진실만을 말해서 미움을 받죠.
영옥 : .....앉으세요.
오미자 : 근데 이상하다....얼굴이 반쪽이 되셨을 줄 알았는데 부어서 그런가 오히려 얼굴은 더 커진거 같에요.
영옥 : 정말 원장님은 진실만을 말씀하시네요.
오미자 : 아유 은주엄마 웃는 모습 보니까 내가 다 살꺼 같네. (웃는다)....
#18. 구치소 면회실
숙모 기다리고 있다.
안에서 문 열리고 삼촌 나온다. 직원(교도대원) 같이 나와 기록석에 앉는다.
삼촌 천천히 비스듬히 외면하고 다가와 앉는다.
숙모 그모습 보다 미안해 그러는지 알고 짐짓 외면한다.
삼촌 : .....뭐하러 왔어 바쁠텐데.
숙모 : .....그러게 뭐하러 왔나 모르겠네 나두.....(하다 보면)....
삼촌 : (얼굴 창백하고 식은 땀을 흘린다)....
숙모 : 왜 그래요?....금아아빠 어디 아퍼요?
삼촌 : .....아니야 아프긴....
숙모 : 근데 왜 그렇게 땀을 흘려....(배 움켜쥐고 있다) 배를 왜 만지구 있어요?....(놀라서) 금아아빠?.... 여보?
삼촌 : .....내가....담석이 생겼어....그게 가다 한번씩 이래 좀...(하며 못 참겠는 듯 인상 노골적으로 찌푸리며 몹시 아파하는)...
숙모 : 여보...여보 괜찮아?....여보.
삼촌 : (몹시 아프다)...가서 좀 누워야겠어. 그만 가봐. (일어나면)
숙모 : 여보 여보.
삼촌 : 괜찮아 이러다 금방 좋아져...가 그럼....(문으로)
숙모 : 여보....(삼촌 문으로 나간다, 교도대원 뒤따라 다가가 두사람 문 열고 나간다).....
(놀란 가슴으로 그모습 황망히 바라보는).....
#19. 미용실 준비실
금순 5호 로뜨로 파마 준비하고 있다.
윤소란 다가와선다. 손에 쇼핑백 들렸다.
윤소란 : 나금순....그거 내가 할테니까 이거 지금 원장님 댁에 가져다 드려?
금순 : (보면)....
윤소란 : 원장님 오늘 출근을 못하시는데 이 자료가 꼭 필요하시대.
부원장님 외출하셨다니까 원장님이 금순씨 보내라구 하네. 얼른 갔다와.
금순 : 아 예....(손 닦는다)....
#20. 재희 집 앞
금순 쇼핑백을 들고 씩씩거리며 열심히 걸어 올라온다. 무덥고 힘든 날씨다.
금순 땀을 닦으며 헉헉대고 올라가 대문에 가까이 다가오는데, 대문 열리고 재희 나온다.
금순 주춤선다.
금순 : ......
재희 : (대문 쾅 닫고 나와 차로 다가가다 금순을 본다. 역시 멈춰선다).....
금순 : (보다 다가오는)....(다가와선다)....안녕하세요?
재희 : (차갑게 보다) 니가 여긴 또 웬일이냐?
금순 : .....원장님 뵈러(하는데)
재희 : 엄마 지금 안계신데?
금순 : .....안계세요?
재희 : 너 나만나러 왔냐?
금순 : (당황스러워 보는).....
재희 : (어이없다는 듯 싸늘하게 보며)....너 어제 보니까 니 그 시아주버님인가 하는 애랑 아주 잘 어울리드라.
무슨 제수랑 시숙이 그렇게 다정해? 니들 단순한 제수랑 시숙 사이 맞어?
금순 : (굳어져 보는)....무슨 뜻이에요?
재희 : 뭐 어떴든 상관은 없는데....내가 시간이 지날수록 분해. 너한테 깜빡 속아 넘어간거 생각하면?.....
너 그동안 그렇게 처녀행세 하면서 살 살 몇놈이나 후렸냐?
금순 : ....
재희 : 어린게 겁두 없이.
금순 : ....뭐요?
재희 싸늘하게 외면하고 차 시동 걸고 다가가 올라가 탄다.
금순 불벼락을 맞은 듯 꼼짝 못하고 그 모습 지켜보다.
금순 : 이보세요...(나서는데)
재희차 그대로 휙 출발한다.
금순 허...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채 그모습 본다.
금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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