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층과 기혼자에게도 가톨릭 수도원 개방
-12월 11일부터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도생활 체험학교-
□ 경북 칠곡군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원장 이형우 아빠스)에서 종교나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만3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수도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수도원을 개방한다.
□ 2009년 12월 11일(금)부터 13일(일)까지 2박 3일간 열리는 이번 수도생활 체험학교는 한국 수도회 최초의 기혼자 대상 수도체험 행사다. 종전에는 30세 미만의 미혼 남녀만이 참가할 수 있었던 반면, 이번 수도생활 체험학교는 장년층 및 기혼자들도 복잡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가톨릭 수도원에 조용히 머물며 기도와 명상, 노동과 가르침들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새로운 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난 8월 왜관수도원에서 30세 미만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열린 수도생활 체험학교에서 참가자들이 수도복을 입고, 수도원 입회 서원서를 원장신부에게 봉헌하고 있다. 수도복은 하절기에는 흰색을, 그 외에는 검정색을 입는다.
□ 베네딕도 수도회의 “Ora et Labora(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모토를 따라, “Pax Benedictina(베네딕도의 평화) - 참된 마음의 평화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수도생활체험은 지나치게 일에만 몰두하여 영적인 세상을 잊어버리고 삶의 균형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기도를 통한 내적 충만과 중용의 정신을 깨우쳐 주는데 목적이 있다.
□ 50명 선착순이며, 참가 신청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으로 하면 된다. ☎ 이석진 수사신부 054-971-0722, 011-539-1966, free003@hanmail.net

▲지난 8월 왜관수도원에서 열린 수도생활체험학교 참가자들이 수도자들과 함께 전례에 참석해 기도를 하고 있다.
□ 참가자들은 수도원 입회식을 시작으로 수도자로 살겠다는 서원을 하고 2박 3일 동안 검정 수도복도 착용하게 된다. 아침 5시 50분에 기상해서 수도자들과 함께 그레고리오 성가가 어우러진 아침기도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농장, 목공예실, 노인요양원 등 수도원의 여러 작업장에서 노동도 해야 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는 또다시 성당에 모여 수도자들과 함께 저녁 명상과 기도를 해야 한다.
□ 참가자들은 이처럼 수도자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지만, 체험학교에서는 이밖에도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거룩한 독서)와 그레고리오 성가 배우기, 이형우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수도원장) 강의, 참회 예절과 고해성사(비종교인은 개인 상담)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적인 평화 얻기, 묵주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 왜관 수도원측은 이같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도회를 개방하고, 수도생활 체험학교를 여는 목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고 인생의 참된 가치관을 심어주고자 한다. 물질 중심의 세상 안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현대들에게 세상의 가치를 넘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고 기도와 단순한 노동 가운데 신(神)을 찾으며 수행생활을 하는 수도승들의 삶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인생의 새로운 가치(영적인 가치)를 찾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 소유욕을 넘어 마음의 풍요로움을 심어주고자 한다. 더 큰 사랑을 위해 가정을 포기하고, 개인 소유 없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며 살아가는 수도자들의 삶을 체험함으로써 “가짐”보다는 “나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인생은 ‘욕심과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사랑의 나눔’을 통해 모든 이가 충만한 기쁨을 누리도록 할 때 보다 더 풍요로워짐을 느끼게 한다.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적인 평화를 맛보게 한다. 부부문제, 자녀문제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살아가는 이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게 수도원에서의 기도와 명상은 자기 자신의 내면의 상처와 그 원인을 들여다보게 만들어 주며, 내적인 평화를 찾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고요히 머물러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며 정화의 작업을 해 나갈 때 과거의 상처가 오히려 자신을 더 크게 성장시켜 주는 도구가 됨을 깨닫게 된다. 기도와 명상, 침묵과 절제를 통해 수행의 삶을 살아가는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갖게 되는 첫 느낌은 평화이다. 전쟁이 없는 평화가 아니라, 내면의 투쟁을 거쳐 정진(精進)의 삶을 통해 신(神)으로부터 부여 받은 선물로서의 평화이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내면의 평화, 부활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 마음을 비우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한다. 자신의 뜻을 넘어 신(神)의 뜻에 순종하고자, 아빠스(수도원장)에게 절대 순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도자들의 삶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순리대로 살아갈 때 더 큰 선을 이룸을 배우도록 한다. 자신이나 집단의 이기심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가를 생각할 때, 자신의 뜻을 더 큰 사랑에 두는 것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삶의 태도일 것이다.
△ 기도와 노동의 조화로운 삶을 통해 균형잡힌 삶의 모습을 제시한다. 영적인 성장 없이 일에만 몰두할 때 결국 영혼은 피폐해지고, 마음의 상처와 아픔 가운데 공허한 삶을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마음이 아프면 몸에도 아픔이 오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지듯이 인간은 누구나 영혼과 육신의 조화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삶에 있어서도 기도와 노동의 조화로움을 추구해 나갈 때 더욱 균형잡힌 삶,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2009년 겨울에는 베네딕도 수도회의 모토인 “Ora et Labora(기도하고 일하라)”라는 주제로 지나치게 일에만 몰두하여 영적인 세상을 잊어버리고 삶의 균형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기도를 통한 내적인 충만과 중용의 정신을 깨우쳐 주고자 한다.
△ 육체노동을 통해 노동의 참된 가치를 일깨워 준다. 수도자들은 각자 자기가 받은 능력에 따라 수도원 내에 있는 농장, 주방, 공예실, 출판사, 학교, 피정의 집, 양로원 등 다양한 작업장에서 노동을 하게 된다. 물론 노동의 잉여 가치들도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속하게 된다. 높고 낮음도, 귀함도 천함도 없이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기도와 수행의 연장으로 노동을 하게 된다. 수도생활 체험학교에 참석한 젊은이들은 수도원의 농장과 공예실, 양로원 등에서 수도자들과 함께 노동을 함으로써 재화의 획득을 위한 노동이 아니라 노동 자체에 참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귀중함을 체득하게 하고자 한다.
 ▲수도생활체험학교 참가자들이 서로의 등을 맞대고, 마음 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월 왜관수도원에서 열린 수도생활체험학교 참가자들이 수도자들과 함께 전례에 참석해 기도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왜관수도원에서 열린 수도생활체험학교 참가자들이 수도원 내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실을 견학하고, 담당 수사(오른쪽)에게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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