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부름 받고 성탄절 예배 참석 목회자들
참회 없는 고문 기술자 이근안은 목사 안수 받아
내란에 침묵‧동조 한국 대형교회는 민주주의의 적
12.3 친위 쿠데타로부터 1개월이 지났다. 윤석열을 수괴로 하는 친위 쿠데타의 전모가 드러날수록 대한민국이 자칫했으면 민주공화국에서 왕정에 가까운 독재국가로 전락할 뻔했다는 위기감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주권자 국민의 용기와 헌신, 민주당 등 야당의 분투 덕택에 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순간을 모면하고 헌정질서를 복원시켜 나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내전은 진행 중이며 내란 세력의 발호는 계속되고 있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구속하고, 윤석열을 헌재에서 파면하며, 내란 세력에 대해 철저히 단죄하고, 조속한 대통령 선거를 거쳐 새로운 민주정부를 구성한 후에야 헌정질서는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헌정질서 복원을 가로막으며 내란 세력을 적극적으로 옹위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한국 교회다.
내란수괴 찾아가 성탄 예배를 드리는 목사와 성도들
지난 12월 24일 내란수괴 윤석열 부부는 칩거 중인 한남동 관저에서 서울 소재 어느 교회 목사, 장로, 교인 등 10명과 함께 성탄 감사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2022년에 자신이 어릴 적 다녔던 영암교회에 출석해 성탄 예배를 드렸고,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2022년 4월 18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진행된 ‘2022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 참석해 축사를 전한 바 있다.
올해 성탄절에는 영암교회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12월 14일 탄핵을 당한 이후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목사와 성도들이 내란수괴 윤석열의 요청을 받고 용산관저를 방문해 성탄 예배를 드린 것이다.
내란수괴 윤석열과 김건희가 무슨 의도로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목사를 불러 성탄 예배를 드렸는지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문제의 핵심은 자칫 대한민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고 민주공화국이 전복될 뻔한 사태의 원흉이 부른다고 용산관저로 달려가 예배를 드린 목사와 성도들이다. 내란수괴와 성탄예배가 도대체 어울릴 수 있는 조합이란 말인가? 한국교회의 타락이 이와 같다.
고문기술자 이근안이 떠오른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 실패 이후 용산관저를 찾아가 성탄 예배를 드렸다는 목사와 성도 소식을 접하면서 오래전 김근태 상임고문의 죽음이 생각났다.
2011년 12월 30일 김근태 상임고문의 별세 소식을 들은 후 느낀 감정은 복잡했다. 그것은 슬픔과 낭패감, 분노와 불가해함이 뒤범벅된 것이었다. 그 복잡한 감정은 공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의인(義人)이 이 땅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절명한 반면, 악인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점점 힘이 세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에서 연유하고 있었다.
또한 그 감정은 암흑의 시대를 만들었던 주범들과 하수인들에 대한 심판과 청산의 부재, 여전히 그들의 후예들이 사회 각 부면을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절망감, 좋은 세상이라는 것이 도대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 등에 기초하고 있었다.
김근태 상임고문의 죽음은 자연스럽게 그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을 고문 기술자 이근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근안이 김근태 상임고문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꼈을 것 같진 않다.
목사로 변신한 이근안은 2010년 <일요서울>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고문 행위를 애국 행위로, 자신을 "신문(訊問) 기술자"로 지칭하며 "신문은 하나의 예술"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근안에게 개전의 정이 없다는 사실은 이근안이 목회자가 된 후 밝힌 "간첩죄로 잡아들인 애들이 후일 민주화 인사로 보상받는 걸 보고 울화가 치밀어 감옥에서, 믿을 수 있는 나라, 배신 없는 나라를 찾다 보니 하늘나라를 찾게 되었다" 는 발언 속에서도 명백히 확인된다.
참으로 놀라운 건 군사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부역하며 민주인사들의 육체와 영혼을 갈가리 파괴한 이근안이 목사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근안은 어떻게 목사가 될 수 있었을까? 당연히 그에게 목사안수를 해준 개신교 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개하지 않는 고문 기술자 이근안이 목사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 교회가 쉽게 낫기 힘든 중병에 걸렸음을 방증한다. 설사 이근안이 목사되기를 원했다 해도 개신교 내의 모든 교단들은 이를 수락하지 말았어야 했다.
교회는 이근안에게 이렇게 권면해야 옳았다. "당신의 손에 영혼과 육신이 망가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가능한 한 직접 찾아뵙고 사죄하고, 남은 여생은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라. 그게 진정한 참회고 그래야 당신의 죄를 하나님께서 용서하실 것이다"라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근안은 버젓이 목사가 됐다.
내란세력에 침묵하거나 비호하는 교회는 민주공화국의 적(敵)
윤석열을 수괴로 하는 내란은 아직 진압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수많은 한국 교회들이 내란에 침묵하거나 방조하거나 적극 동조하고 있다. 이런 태도를 취하는 교회들은 민주공화국의 적임을 자백하는 것과 다름 없다.
참회하지 않는 고문 기술자 이근안에게 목사안수를 준 한국교회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찾아가 성탄 예배를 드릴 정도로 타락했다. 하다하다 이제 반국가세력의 버팀목 노릇을 자임 중인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을까? 지금의 한국교회는 모두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은 지경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