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역 교통 혼잡 잡는다” 택시 전용차로 설치
역 광장에 설치, 버스·택시 나눠 탑승
연말 시범 운영 후 점차 확대
승객들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춘천역 광장에 택시 전용차로가 설치된다.
춘천시는 교통 혼잡과 승객의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춘천역 광장에 택시 전용차로를 설치한다고 16일 밝혔다. 광장에 있던 버스·택시 승강장은 따로 분리된다.
현재 춘천역 광장 갓길에는 버스·택시 승강장이 함께 있다. 때문에 버스와 택시가 뒤엉키는 경우가 잦았다. 역에서 나오는 승객을 기다리는 차량의 주·정차도 교통 흐름을 방해했다. 특히 택시 승강장의 경우 도로를 낀 채 두 군데로 나뉘어 있어 차도로 나오는 승객들의 안전사고도 문제로 지적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시는 총 5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춘천역 광장 토지를 매입했다. 버스 승강장 뒤편으로 보도와 차도를 분리한 택시 전용차로를 만들었다. 길이 147m, 넓이 6.5m의 1차선이다. 광장을 이용하는 식으로 개설해 춘천역 앞 도로의 차선은 줄어들지 않는다. 버스 승강장은 폭 2.5m의 교통섬이 된다. 뒤로는 택시 전용차로, 앞에는 도로가 보이는 구조다. 함께 있던 택시 승강장은 택시 전용차로로 옮긴다. 승객은 분리된 공간에서 훨씬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다.
이번 개조는 택시 수요가 많은 춘천에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내 택시 업계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춘천에서 운행 중인 택시는 728대로 도내에서 가장 많다. 643대로 2위인 원주보다 85대 많다. 반면 원주의 인구 수는 32만3천여명으로 28만3천800여명의 춘천보다 3만9천200명 많다.
춘천에는 택시를 적극 활용하는 제도도 유독 많다. 야간자율학습 등으로 늦은 시간대에 하교하는 고교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2012년 도입한 ‘하교택시’ 제도는 하루 평균 160명이 이용한다. 특수차량이나 일반 콜택시를 이용해 교통 약자의 외출을 지원하는 ‘장애인콜택시’는 한 달 평균 2천800여명을 태운다. 콜 서비스 비용을 없앤 ‘스마일 콜택시’ 제도는 승객의 편의 향상만큼이나 인기다. 이용건수는 도입 첫해인 2015년 2천577건에서 2년 만인 올해 4월 8천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내버스의 부족한 노선과 넓은 배차 간격도 택시 애용의 큰 이유다. 춘천 전역에는 총 74개 버스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도시 중심인 춘천역을 경유하는 노선은 단 8개뿐이다. 그마저도 최소 20분에서 최대 3시간30분까지의 들쭉날쭉한 배차 간격으로 시민들의 불평을 사고 있다.
택시 전용차로 설치 소식에 이용객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춘선을 이용해 통학하는 대학생 이선영(23·남양주) 씨는 “통학버스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택시를 주로 이용하는데 사람과 차가 한데 엉켜 있어 늘 정신이 없고 위험했다”며 “앞으로 더 안전하고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추후에라도 춘천역 건너편에 있는 택시 승강장을 광장에 있는 승강장과 통합해야만 시민들의 혼동을 줄이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냈다.
춘천역 광장의 택시 전용차로는 연말 완공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승객들은 불쑥 튀어나오는 차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버스·택시기사는 정차구역과 시야를 확보해 편리하게 운행할 수 있다”며 “현재 택시 전용차로가 가장 필요한 곳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오가는 춘천역 앞이라고 판단해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춘천역 광장에 생기는 택시 전용차로를 시험 운영한 뒤 성과에 따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문지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