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608 --- 부추에는 특별한 것이 담겨있다
부추는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들어왔으며 고려 때 ‘향약구급방’에서 처음 언급이 되었다고 한다. 다년생 초본식물로 부추겉절이, 부추김치, 두부부추국수, 부추냉채, 부추전, 부추장떡, 부추냉국, 재첩국, 올갱이국, 영양탕, 오이소박이 등에 널리 쓰이는 채소다. 한겨울에도 잊을 수 없어 따스한 부뚜막에 심어놓고 뜯어먹는 채소라고 하여 ‘부추’라고 하였다고 한다. 부추가 표준어이지만 전라도 지방에서는 솔, 충청도 지방에서는 졸, 경상도 지방에서는 정구지 혹은 소풀이, 제주도 지방에서는 쉐우리, 강원도지방에서는 분초라고도 불릴 만큼 지역적으로 폭넓은 인기에 주부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부추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많다. 특히 부추전은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텃밭에서 부추를 뜯고 쑹덩쑹덩 썰어서 잔뜩 넣고 지짐이를 부치면 최고의 주전부리이고 먹거리다. 여기에 어른들은 막걸리를 곁들이면 궁합에 걸맞은 술안주가 된다. 부추의 인기는 아마 ‘양기초’라 할 만큼 정력에 좋다 하여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예로부터 부추에 대하여 특별히 일컫는 말이 많다. 봄 부추 한 단은 피 한 방울보다 낫다 하여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고 부추 씻은 첫물은 아들은 안 주고 사위에게 준다고 하였으며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하여 온신고정이라 하였다.
부추는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 시켜 준다고 하여 정구지.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고 하여 기양초,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고 하여 월담초, 운우지정을 나누면 초가삼간이 무너진다고 하여 파옥초, 장복하면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라고 하였을 만큼 전설적인 채소이다. 부추는 소중한 채소이면서 남자의 정력에 좋은 약초로 알려졌다. 복분자보다도 효능이 더 좋은가 보다. 그런가 하면 부추는 ‘게으름뱅이 풀이라고 한다. 한번 심어놓으면 돌보지 않아도 잘 자란다는 데서 생겨난 말이지 싶기도 하다. 그러함에도 부추 꽃의 꽃말은 '무한한 슬픔'이라 하여 의아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