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ㆍ할머니의 걱정모자 100번을 읽고
'심경'이란 고전에 "어른이란 어린이의 마음을 잊지않은 성인"이라 정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른 역시 동화의 필독자라 주장한다.
동화책이란 어린이를 위한 책이란 뜻도 있지만, 움직일 '동'자를 써서 나의 마음과 사고를 넓혀 움직이게 하는 글과 그림이 담긴 책이라 생각한다.
수 년전 나의 노모께서 치매와 그밖의 병환으로 우울증을 겪고 병상에 누워계셨을때 벗인 함현진 마술사가 모친께 마술로 기쁘게 해드린 적이 있다.
나의 병든 노모는 놀라움과 호기심 그리고 신비감 넘치는 마술을 관람 아니 동참하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은 참으로 큰 위로와 치유가 되었다.
잠시 그의 책 제목처럼 할머니의 걱정모자가 행복모자로 바뀐시간이었다.
함 마술사는 그렇게 독거노인 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코로나 때도 이어 나갔다.
부모는 자식들을 평생 걱정꺼리로 여긴다.
부모의 그런 속타는 마음을 자녀는 모른다.
어쩌면 사랑하는 존재에게 사랑할 존재는 걱정꺼리이고 사랑하는 이는 그런의미에서 걱정모자를 쓴것이다.
동화는 모순과 상상이라는 것에 자유를 준다.
그런의미에서 마술과 같다
동화에 나오는 강아지는 사랑받아야 할 연약하지만 우리 자아의 모습같다,
할머니의 걱정모자는 우리의 피난처이다.
그러나 할머니 말씀처럼 아무나 할머니의 걱정모자에 들어갈수없다.
강아지 처럼 할머니 사랑에 응답하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야한다. 잔인하고 흉악한 들개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존재만이 들어간다. 우리 각자를 위협하는 삶의 들개는 무엇일까?
할머니의 모자는 블랙홀이다.
그 모자를 쓰면 나는 빨려들어가고 나의 걱정도 빨려나간다. 삶의 피난처이자 회복의 시간이다.
저자 함현진 마술사는 마술공연을 통한 치매 노인에게 주는 효과를 입증하여 국제 학술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우주론자이며 우주의 시간을 체감하며 사는 우주인이다.
"죽음은 우주에 있어 자연스러움이며, 생명과 그 삶은 신비이다!" 라고 내게 말한적이 있다.
그러기에 걱정모자를 쓴 아이는 우주와 만나고 할머니의 죽음은 이제는 그 어떤 육신의 고통과 병듦도 사라지는 시간이다.
'노을'은 죽은이와 산자가 만나는 추억의 다리가 되는 시간이다! 기억은 존재를 연결하며 동화속 노을은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세상살이가 각박할 때, 지루할때, 어린시절 고개를 숙이고 다리사이로 집어넣어 꺼꾸로 보는 놀이를 통해 나는 걱정모자를 쓴 것 같다!
우주를 바라보고 그 우주적 관점으로 쓴 동화!
죽음을 두려움이 아니라 '해방과 자유' 그리고 다시 만날수 있는 친구로 표현한 실존주의자!
나는 제목부터 그의 휴머니즘이 묻어나는 그의 향기에 매료되어 이책을 100번 읽고 독후감을 쓰겠노라 약속했다.
그의 마지막 동화책의 문장은 또 다른 동화의 탄생을 예고 하는 것이고 난 앵콜을 외친다. 함현진 마술사가 앞으로 계속 날아간 할머니의 걱정모자를 찾아줄 것이다.
ㅡ 강석호 박사
서울대 경영학부 졸업 후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유학하며 스페인 마드리드대학 영양학박사와 철학 등을 전공했다.
홍익대 미대 교수와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