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란 주관적인 것이다. 각각의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르기에 누군가는 작은 일에 크게 기뻐하고 누군가는 분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감정의 기준이 있으니 보통의 사람들은 이 보편적인 기준 안에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어릴 때의 기억을 잠시 꺼내 보자. 우리는 감정을 교육받은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선물을 받을 땐 기뻐야 하고 누군가에게 맞았을 땐 슬퍼야 한다는 그런 교육 말이다. 보편적인 사람들이라면 이에 대해 아니라 답할 것이다. 우리는 감정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판단하고, 깨우쳤으며 느꼈다. 그럼 어떻게 인간은 스스로 감정을 깨우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렇듯 교육 없이 스스로 감정을 깨우치는 인간들에게서 어떻게 보편적인 감정의 기준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인가?
먼저 우리는 인간이 어려서부터 어떻게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방식은 어떤 상황에서 특정한 감정을 느낀 기억이 쌓이고 쌓여 감정을 판단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감정을 느끼기 위해선 먼저 특정 상황에서 감정을 느껴야 하므로 역설이 된다. 이러한 예시는 평범한 감정으로 섬세한 감정을 판단하는 기준을 만드는 상황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며 나는 이 평범한 감정을 우리가 아무런 데이터가 없는 어릴 때 어떻게 느낄 수 있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특정 감정을 느낄 때 뇌에서 특정 호르몬이나 신경 물질이 분비된다고 보는 게 합당할 것이다. 결국 삶을 살아가면서 특정 신경 물질이 많이 분비된 순간(기억)들이 쌓이고 쌓여 이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정의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맛있는 밥을 먹을 때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나온다. 계속 삶을 살다 보면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나오는 경험이 쌓일 것이고 나중에 추상적인 개념을 배우기 시작할 때 이 경험을 행복이라 정의 내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행복한 상황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이 분비되는 이유는 결국 행복한 상황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이 분비된 개체들이 많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생존과 자손 번식에 가장 유리한 유전자만이 내려오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현재 보편적인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생존에 가장 유리하게 작용하며 그렇지 않다면 생존에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생각을 잘 이어보면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의 기준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일단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존에 가장 유리한 유전자들이 많은 자손을 남겼을 것이고 이는 곧 다양한 사람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진화론적 관점에서 1차적인 보편적 기준이 새워졌다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보편적 감정의 기준을 단순히 유전자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 인간은 1초마다 서로 다른 경험을 겪게 되기에 삶을 살아갈수록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감정을 느끼는 감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는 생존에 유리한 행동을 할 때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유전됐지만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진화적으로는 자신의 생존과 자원 확보에 유리한 행동이 보상 체계와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호르몬이나 신경 물질 역시 자신의 생존과 자원 확보에 유리한 상황에서 행복 호르몬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특성이 유전되었을 가능성 역시 높다. 하지만 현재 보편적인 인간은 이런 행위로 행복을 얻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삶을 살아가며 겪는 경험으로 인한 변화와 생존에 유리하지만, 인간성에 맞지 않는 감정을 통제하기 위한 도덕, 윤리, 법과 같은 규범들이 2차 보편적 기준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감정을 느끼는 보편적인 기준은 진화론에 따라 형성되는 선천적인 1차 보편적 기준과 경험과 사회 규범에 의해 형성되는 후천적인 2차 보편적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두 기준 모두 인간이 살아가며 수도 없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1차 보편적 기준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이 매우 달라졌기에 생존에 유리한 감정이 새로 생겨나고 있을 수 있으며 2차 보편적 기준 역시 인간의 생각과 규범이 달라짐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감정은 단순한 개인의 느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 본능과 사회적 가치가 함께 반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감정은 현재의 인간과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개인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뭐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서로 다른 경험과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에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차이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이 만들어 낸 자연스러운 다양성임을 우리는 인지하며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