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일찍 왔네.”
하은 군과 시간 맞춰 가천교회에 도착했다.
하나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도착하고 곧이어 목사님과 사모님까지 나와 차를 타고 이동한다.
오늘은 ‘헤플스팜사이더리’라는 카페 겸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다.
“너희가 이제 중학생이지? 교회에 막 왔을 때가 몇 살이었지?”
“5살이요.”
“하은이가 먹을 게 있나? 아, 이거 함박은 부드러워서 먹기 좋겠네.”
“그래. 그때 4살, 5살일 때 우리 반이었잖아. 같이 성경 공부하고.”
“하은아, 안녕. 이제 보네. 여기 와 봤어?”
“네, 하은 군은 저번에 여기서 한 번 식사한 적이 있습니다.”
시끌벅적 큰 테이블을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눈다.
사람이 많으니 질문하는 사람도 대답하는 사람도 수시로 바뀐다.
그 속에 하은 군도 함께 있으니 참 보기가 좋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이런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이 있는데,
하은 군도 여기저기 정신없이 고개를 돌리는 게 이런 즐거움이 싫지 않은 듯 보인다.
“여기 이제 돌잔치를 하니까, 후식은 2층에 가서 먹읍시다.”
“아, 여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하은이가 2층에 못 가네.”
1층에서 식사하고 후식을 먹으려는데, 곧 진행될 돌잔치로 우리는 자리를 옮겨야 했다.
2층으로 자리를 옮기려다 하은 군이 사람들 눈에 띄었다.
“그래. 우리가 항상 하은이를 배려해야 하는데.”
“그렇네요.”
“그럼 선생님 여기 나눠 잡고 들어 볼까요?”
목사님의 제안으로 직원, 하은 군, 목사님 이렇게 세 명이 나란히 계단을 오른다.
목사님과 직원은 하은 군 휠체어를 한쪽씩 잡고 있다.
“우와, 여기가 뷰 맛집이네.”
“풍경이 참 좋네요. 하은 군은 저번에 여기서 식사한 적이 있는데 2층은 처음입니다.
목사님 덕에 하은 군이 이런 풍경을 보네요.”
“아닙니다. 함께 올라오니 참 좋네요.”
하은 군은 두 번째 방문하는 곳이지만, 2층은 처음 와 본다.
올라와 보니 어떤 성도의 말처럼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사과밭 풍경이 장관이다. 말 그대로 뷰 맛집이다.
목사님 말씀처럼 함께 올라온 덕에, 함께 보는 풍경이라 더 예쁘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멋진 풍경을 배경 삼아 다시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평소에는 듣지 못하는 성도들 이야기 들으니 크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아도 다들 꽤 친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풍경 속에서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먹고 있는 하은 군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계속 함께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즐거운 날이다.
2025년 2월 15일 토요일, 박효진
와! 함께 간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하은 군이 공간과 풍경을 누렸군요. 그렇게 도우려는 뜻,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뜻과 여러 사람의 마음속 일렁이는 변화의 싹에 시선을 두고 싶습니다. ‘“하은아, 저기 어때? 가 볼까?” 하은이에게 말하고 보니 문제가 있었다. 미용실이 위치한 곳은 2층, 올라가려면 계단을 타야 했다. 괜한 오기가 들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계단을 타고 올라야 하는 2층 미용실에 갈 수 있을까? 휠체어에 앉으면 늘 1층에 있는 곳만 가야 하나?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그래야 하는 걸까?’’ 「하은, 일상 19-13, 거창에서 첫 미용실 방문(2019.3.29.), 정진호」 발췌. 정진호
1층, 2층, 상관없이 하은 군도 함께. 고맙습니다. 신아름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라는 걸 비로소 인식했겠죠. 어울려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가천교회, 목사님, 이수정 집사님, 아이들, 고맙습니다. 월평
하은, 신앙(가천교회) 25-1, 2025년 여호수아반
하은, 신앙(가천교회) 25-2, 오병이어의 기적
하은, 신앙(가천교회) 25-3, 토요일 11시까지 교회로
첫댓글 "목사님의 제안으로 직원, 하은 군, 목사님 이렇게 세 명이 나란히 계단을 오른다." 하은 군이 주인 되게 도우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