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네이트 판
http://pann.nate.com/b343272489

되도록 짧고 간략하게 씁니다.
전 조금 가난한 집에서 살았어요.
집이 가난해서 학원 한번 다닌적 없었고
부모님은 오빠에게 몰빵하셨어요.
그래도 지거국에 입학했고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받았어요.
그 때부터 혼자 쭉 살았어요.
과외하면서 먹고 살았구요.
운이 좋아서 대기업에 입사했어요.
(대기업 다니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연고대 이하 출신들이 많습니다.)
입사하고 몇 달 후 팀이 입찰에 성공했고
팀원들이 전부 결혼을 하신 상태라 해외파견에 전 빼박으로 들어갔어요.
2년을 다녀왔고 입사후부터 귀국까지 1억5천을 모았습니다.
전세집을 구하려고 돈달라하니 엄마가 다 쓰고(오빠 장가 밑천) 한푼도 없었구요.
평생 용돈 준걸로 생각해라 말하고 연 끊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써도 생략된 많은 사건들을 짐작하시리라 믿어요.
지금 입사 12년차이고 책임 달고 있고 연봉 7200입니다.
여기까지가 간략한 제 설명입니다.
2년전에 같은 회사 동갑내기랑 결혼했어요.
기수가 차이나기 때문에 연봉 차이는 1400만원 제가 더 많습니다.
제 부모님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연락했고요.
아무 것도 안바랄테니 결혼식 참석만 해라.
사위 도리 자식 도리 다 바라지 마라.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각자 잘 살자.
연락하고 용돈 달라하고 그러면 오빠한테 1억5천 소송건다.
제 뜻대로 연락없이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돈을 다 뺏기고부터 결혼까지 7년여동안 제가 모은 재산은 4억정도입니다.
대출을 껴서 변두리에 작은 아파트를 샀는데 집값이 올라 현시세에 남은 대출을 빼고 남는 돈입니다. (약간의 저축액 포함)
제 집은 직장에서 멀어서 팔기로 하였습니다.
남편은 모은 돈이 1억 정도였고 시가에서 2억을 보태 결혼자금 3억을 준비한다 했습니다.
5억 정도되는 집을 사주겠다네요?
모자란 돈은 남편 이름으로 대출 받는답니다.
혼수도 고급만 요구했지만 결정적인건 예단 5천(집값의 10%라고 요구), 시가 식구들 옷 한벌씩, 시엄니 샤넬빽, 기타등등, 그리고 친척들 이불 한채씩, 또 기타 등등...
결혼 안한다 했습니다.
나 혼자 지금 잘먹고 잘 사는데 왜 내가 힘들게 번 돈을 니랑 결혼한다는 이유로 저렇게 날려야 하냐고 했어요.
남편이 절 붙잡았고 제 요구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예단 기타 시가에 드는 모든 결혼에 관련된 지출은 니가 알아서 협상하고 니 돈으로 지불해라.
2. 그걸 처리하고 남은 돈과 똑같은 액수를 내가 내고 통장에 합한 돈을 넣고 그걸로 전세든 월세든 대출을 받고(같이 갚음) 자가를 하든 집과 혼수, 예식장, 신행 등등 모든걸 처리하자.
3. 내 돈에서 남는 돈은 내가 안전한 대장주 주식에 넣어 두겠다. 그리고 이건 내 돈이고 공동 돈이 아니다.
4. 생활비는 반씩 내고 남는 돈은 서로 터치하지 않는다.
다툼이 많았지만 결론적으로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가에서는 제가 주식에 넣은 돈을 우리(더 쉽게 말하면 남편)가 들고있는 현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결혼해 보니 막장 시가였습니다.
김장이라든가 제사라든가 만날때마다 우기가 지갑 취급 받는다든가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친다든가 하는 모든 문제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막장'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걸 짐작하시리라 믿습니다.
터진 건 용돈(또는 생활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10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전 상의해 보겠다라고 시부모님께 말하고 남편에게 토스했습니다.
남편은 생활비 150만원을 빼고 남는 자기 돈에서 보냈구요.
그런데 몇 달전 시아버님이 직장을 그만 두시게 되었고
이제 편히 살겠다고 선언하시면서
생활비를 매달 300만원씩 보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남편이 집에 와서 그러네요.
저보고 반을 보태랍니다.
내가 왜? 말하니
자기 월급에서 우리집 생활비 150 내고 남는 돈으로 300을 어떻게 내냡니다.
못내지요.
월 450이 안되거나 빠듯하게 받거나 그럴걸요.
본인도 용돈 써야하고 핸펀 등 낼거 내야니까요.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엄청 크게 싸웠습니다.
결국에는 지네 부모님께 협상을 시도하더군요.
200 드리겠다고요.
시부모님은 니네 둘이 버는 돈이 얼만데 300을 못주냐 부터 시작해서
갸(저)가 시집올 때 통장에 현금을 몇억 넣어서 지참금으로 가져오지 않았냐 까지
별 소리를 다 퍼부었습니다.
저는 지참금이라는 말에 어이가 없었구요.
제가 요지부동이자 남편은 다시 200만원 협상의 대화를 시도했고
시부모님이 하시는 말은
이제부터는 며느리 취급을 안하겠다느니
시집살이를 안해서 이러니 앞으로 어떻게 대하나 두고봐라느니
그러시다가 결국엔
이럴거면 이혼해라 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시부모님이 이렇게 강경대응할 수 있는 이유는
제 아기가 생후 6개월입니다.
애도 낳았는데 니가 이제 어쩔거냐 이거지요.
300만원 생활비 얘기는 애기 50일정도에 나왔고요.
전 애기 100일 지나자마자 복직했습니다.
복직 얘기가 나오니 올라와서 애기 봐주시겠다면서
40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시아버지 혼자 생활비 + 시어머니 수고비 입니다.
물론, 거절했구요.
결혼할 때도 지원 받지 않았고 (제 의지로)
출산비, 산후조리비 다 저희 돈으로 했습니다. (줄 생각도 안하시고요)
시부모님께 이혼 얘기가 나오니 남편이 이제 어쩔거냐고 화를 냅니다.
니는 어떤 생각인데 라고 제가 말하니
온갖 핑게를 대면서 그래도 생활은 하게 해드려야 하지 않겠냐면서
300중에서 150을 저보고 내랍니다.
안하면 어쩔건데? 라고 말하니
이 놈이 그러네요.
이혼 생각도 있다고 부모를 버릴 순 없다고 협박(?)하네요.
빡쳤습니다.
그래 이혼하자 했지요.
니 부모에게 150씩 내 월급에서 뜯기느니 걍 혼자 애 키우는게 더 풍족하겠다 했습니다.
근데 어제...
이 놈(이제 남편이라고 부르기도 싫습니다)이 퇴근하면서 이혼서류에 도장까지 찍어서 가져 오네요?
최후통첩이랍니다.
어디서 협박질입니까? 짜증나구로.
들고온 이혼서류에 빈칸들을 채우면서 말했습니다.
이혼조건은 확실히 하자.
1. 재산분할은 각기 통장 알아서 들고가고, 집은 팔아서 집대출 갚고 남는 돈은 등기대로 50%씩 나누는 걸로 하자.
2. 혼수는 반반 했으니 중고가격 생각해서 1000만원으로 퉁치자.
니가 1000만원 내고 다 들고 시가 가든지, 내가 1000만원 줄테니 다 두고 몸만 나가라.
어떻게 하든 니 맘대로 해도 좋다.
3. 니랑 니 부모님이 울 애기가 협박거리인가 본데 월 100으로 하자.
니가 100주면 내가 키우고, 그게 싫으면 내가 100 낼테니 니가 키워라.
이것도 니 맘대로 해라.
4. 누가 키우든지 울 애기 대학가면 등록금 반반 부담하는 걸로 하자.
5. 지금부터 일년에 1000만원씩 각자 내서 애기 이름 주식계좌에 넣자.
(이 정도 돈이면 상속세 안내는 걸로 알아요)
대장주 확실한데에 넣고 애가 군대, 대학 다 나오고 취직하면 주는 걸로 하자.
단, 누가 키우든 이 시기에서 이 주식 돈으로 애기를 그 집에서 독립시키자.
그래서 우리 둘중 누구를 애가 선택하든 우리 둘 모두를 보고 살든 애기한테 맡기는 걸로 하자.
주식계좌는 우리 둘중 누구도 손 못대게 내가 방법을 알아 보겠다.
여기까지 말하고 도장 찍었습니다.
이 놈 오늘 아침에 새벽같이 짐싸서 집나갔습니다.
마지막 기회를 줄테니 잘 생각해보라고 멘트까지 남기면서요.
출근한건지 그대로 시가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혈압이 올라 오늘 연차내고 쉬고 있습니다.
이 글 링크 오늘 보내줄 겁니다.
제 3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들을 하시는지요?
그리고 너,
지금 보고 있을거니 확실히 말해두마.
니가 마지막 기회를 주는게 아니고
이 링크가 내가 주는 마지막 기회야.
이혼서류는 월요일 아침에 반차쓰고 내가 반.드.시. 낸다.
너, 사람 잘못봤어.
니 부모 말대로
내가 돈 1억5천에 부모 인연까지 끊은 독사같은 년이야.
월 300이 누구 집 강아지 이름이니?
150을 나보고 내라고?
그 150에다가 양육비 100 더하면 250이다.
매달 그 돈이면 애 호강시키면서 혼자 키울 수 있다.
내가 왜 니 부모 밑에다 150씩 매달 줘가면서 살아야는데?
나는 뭐 먹고 살고 내 노후는 누가 보장해 주는데?
내 애기한테 늙어서 월 300씩 달라고 대물림해?
분명히 말한다.
월요일 새벽까지 집에 백기들고 기어 들어오지 않으면 이혼서류 접수하고
그 뒤로는 내 맘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어디 ㅈ같은 놈이 ㄱ같은 시가 믿고 날 협박해?
애 양육비 100씩 매달 주고
애 미래 독립비 매달 85씩 적금 넣고
니 용돈 쓰고
남는 돈으로 니 부모 생활비 300 줘바라.
계산 나오냐?
니 월급 얼마냐?
마지막 경고다. 백기 들고 기어 들어와라.
배팅도 사람 봐가면서 하는거야. 알겠어?
니 항복 조건은 나랑 니 부모랑 인연 끊게 해주는거다.

후기가 제일 사이다니 한번 꼭 읽어보시길..
http://pann.nate.com/talk/343324713#replyArea
첫댓글 후기 워후.... 후기의 후기도 읽고싶네여...
또ㅈ비혼을 다짐한다 ㅋㅋㅋ
아오 시원해!!!!! 너무 멋지십니다ㅠㅠㅠㅠ
나도 이렇게 똑부러지게 살고싶다..
아휴 좀 배워야겠어 저분...멋지다
왜 애기낳고 100일만에 나간건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
특히 대기업는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 1년은 쓸수 있을텐데요..
다시 돌아오라고 하는것도 안 똑부러진거 같아요ㅠ
@딸기는세계제일 22 육아휴직이 권리이긴 하지만 대학생들 방학으로 두달만 쉬어도 감 떨어지는데 내가 일 욕심 돈 욕심에 프라이드도 있으면 일을 오래 쉬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감 떨어지는거 쫓아가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대기업에서 그 휴가 다 쓰고오면 눈칫밥이ㅋㅋ특히나 일욕심있으면 커리어에 얼마나 배제될지 눈에 훤합니다
쓸수야 있지만 팀분위기에 따라 눈치가 많이 보이는거 같아요. 그 전에 팀에서 1년 넘에 육아휴직 한 선례가 없다던가 상사가 육아휴직 쓰는걸 싫어한다던가... 생각보다 대기업도 육아휴직을 맘대로 막 못써요. 적어도 제가 아는 곳에서는 그래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주작이어도 똑부러지네 일잘할둡..ㅋㅋㅋㅋ
우와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 본받고싶다. 정말 이분한테 찾아가 모든걸 배우고 싶다 ㅠㅠㅠ
우와, 멋져요.
잘 이혼하시기를,
개인적으로 진짜라고 믿는데 만약에 만약에 소설이어도 공부 열심히 하고 쓴 소설임. 어느 쪽이든 대단한 분이에요
대단해요 진짜 ㅋㅋㅋㅋ 조급하지 않고 침착하고 똑부러지시게 하는거 보면 대단..
남편새끼가 애 무기로 되도않는 소리를 하구있네 ㅋㅋㅋㅋ
사실이라면 확실히 이혼 제대로 하시길ㅋㅋㅋㅋㅋ
이혼을 이렇게 빌게되다니 ...
축이혼 찍기를...
와 멋진인생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300을 달라는 건지.. 시댁이나 남자나 정신 못차리는거보니 이혼이 답일듯
시댁이 아들 대기업 보냈다고 큰소리치나보네ㅋㅋ 노답. 글쓰니도 걍 이혼하고 끝내지. 왜 기회를 주신다고 그러시지... 같은 회사라서 그러신가? 자녀에게 부모이혼이 상처이긴 하니 그것땜에그러시려나? 암튼 시댁이 염치가 없어 아들 이혼까지 시키네요
글쓴 분 멋지네요.. 그동안 고생많으셨겠어요 앞으론 꽃길만 걸으시길
어휴.
대박쓰..
그 주식은 ㅈㅇㅁㅈ 인가?
근데 남편쪽은 무슨 패기로 마지막 기회라는걸까
혹시 로또에 당첨이 됐나?
알고보니 부모님이 어마어마한 재력가셨나
너무 엄창난걸 가지고 있어서 아내를 혹은 며느리를 시험해보고 싶었던걸까
마지막 기회가 무슨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무슨 자신감이지?
상식적이지가 않은데
후기까지 보니 진짜 후덜덜... 진짜 똑똑하고 현명하다ㄷㄷ
진짜 멋진 여자다 배우고 싶다 ㅠ
우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진짜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무서운 사람 그 자체.... 저렇게까지 바로바로 계산이 될 정도로 똑부러진 사람이라니..... 와 진짜 보는내내 몇번이나 소름끼쳤는지 기억도 안나네요ㄷㄷㄷ
과한 관심일 수도 있지만 글 업로드가 지난주인데 남편분은 뭘 선택했을지 집안은 얼마나 개판이 됬을지도 궁금....
손모가지가 날아가게 박수치고 싶네요. 애기가 엄마랑 사는게 나을거같음
오늘도 비혼 비출산 다짐합니다 극혐
진짜 너무멋있어요 와 진짜 똑부러지고 현명하다
똑부러지기는 한데.. 엄청 독하시네.. 글에서도 독기가 보이네요..
돈 많고 똑똑해서 부럽다...... 역시 사람은 능력이 있어야돼.......
대단하다....글쓴이님 진심 대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