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를 추적하던 기술로 길을 잃은 치매 환자를 찾는 위치 추적 시스템이 개발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립중앙과학관, SK텔레콤, 전남경찰청, 한국환경생태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야생동물 위치추적장치'(WT200)를 치매 환자용으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WT200은 야생동물에 부착해 이동 경로를 관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철새로 인한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 경로를 분석하거나 자연에 풀어준 야생동물의 생존과 적응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변에 있는 SK텔레콤 기지국과 통신하기 때문에 별도 통신망 설치가 필요 없고, 해외에서도 데이터 로밍을 통해 추적이 가능하다. 특히 위치 정보 오차 범위가 1~10m에 불과해 치매 환자가 실종되면 곧바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또 호흡 센서를 부착해 치매 환자의 호흡이 지나치게 빨라지는 등의 긴급한 상황에는 관제센터나 보호자에게 경고를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중앙과학관 등은 WT200을 소형화해 손목시계 형태로 바꾸고 리튬이온 전지를 써 6개월 이상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보급하고 있는 '치매 노인 배회 감지기'는 목걸이형으로 8시간마다 충전해야 하고, 분실 위험이 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미래부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전남경찰청 관내 100여명의 치매 노인에게 우선 보급해 시험한 뒤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