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직장(숲속에사과) 25-12, 선물 한 보따리
‘오늘 아저씨께서 선물을 한 보따리를 들고 오셨네요. 아침 일찍부터 “안 와요?”라며 전화한 이유가 있었어요. 아내는 삼겹살을 준비했더군요. 오늘은 즐겁게 눈을 치우고 사과창고도 정리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이 눈이 녹을 때까지는 또 일이 힘들 듯합니다. 아버지 제사가 있고 이사한 아파트 새시 공사도 있고요. 봄을 앞두고 할 일은 많지만, 이번 주까지는 더 쉬어야 할 듯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저씨께는 말씀드렸습니다.’
백춘덕 아저씨가 새참과 책을 챙겨서 출근한 날 오후에 이상호 대표님의 소식을 접했다.
문자와 함께 전송된 사진 속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사방이 온통 눈밭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세 분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정성껏 구운 삼겹살로 식사하고 따끈한 커피로 차가운 몸을 녹였으리라 짐작된다.
‘대표님, 오늘 하루 종일 교육이 있어서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제사와 공사 잘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이곳과는 다르게 눈의 양이 엄청 나네요. 새참 준비하면서 아저씨께서 무척 좋아하셨답니다. 2024년 기록을 담은 책도 가방에 넣었는데 혹시 아저씨 편에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책은 받았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고 첫 표지만 봤습니다. 저도 저녁 약속이 있어서요. 아내가 첫 표지에 나왔다고 좋아했습니다. 천천히 잘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월평빌라에서 주신 피드백에 관해서 계속 고민하면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곧 회신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저씨께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되려면 뭐가 필요한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가 일하는 곳 숲속에사과가 즐거운 직장이 되려면 어떤 곳이면 좋겠고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궁리하고 있다는 대표님의 답변이 무척 고마웠다.
아저씨에겐 지금 충분히 즐거운 직장임이 분명한데도 한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대표님의 문자를 읽는 동안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 순간 뇌리를 스쳤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2025년 3월 6일 목요일, 김향
눈이 오면 눈이 온 대로…. 신아름
대표님과 사모님께서 때마다 일마다 한결같이 아저씨를 이렇게 귀하게 대하시니 감사합니다. 대표님께 배우는 바 적지 않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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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한 몸부림' 공감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건 한 세계와 다른 세계의 충돌이라는 채사장 님의 말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