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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80
#1. 안방
장박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메고 있다. 은주 문 열고 들어선다.
은주 : 아침 드세요...(나가려다 다시 들어온다) 타이가 그게 뭐에요?...(다가가 옷장문 열고 고르다 하나 집어든다)....
아후 셔츠두 영 아닌데.... 됐어요 셔츠는 그냥 입으시구 타이만 이걸루 바꿔하세요. 엄마 없는거 그렇게 표내냐?....
(장박 받으면) 양복은 뭐 입으실껀데요?..... (침대에 놓여있는 상의를 본다)....뭐 괜찮네....나오세요 얼른 (가려면)....
장박 : 은주야.
은주 : (돌아보면).....
장박 : .....고맙다.
은주 : (알꺼 같으면서 공연히)....뭐가요?....나오세요...(입구로)
#2. 장박 주방
은주 은진 앉아있다. 식탁에 아침상 차려져 있다. 아줌마 찌개냄비 가져다 놓는다.
장박 들어서 다가와 앉는다.
은주 : 엄마 오늘 퇴원하세요?
장박 : 주치의가 내보내주면...오후쯤 보내줄껏두 같구.
은진 : 아빠.
장박 : (본다. 은진이 망설이자)....왜 말해?
은진 : 제가 엄마 신장 이식해 드리구 싶어요.
장박 : .....
은주 : .....
은진 : 엄마 이번처럼 쓰러지는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장박 : 안돼 너는.
은진 : 만15세 넘어야 한다구요? 일년밖에 안남았잖아요?
은주 : 너 만15세 넘어두 그냥은 안돼. 부모 동의가 있어야 해.
은진 : 겨우 일년 차인데 뭐...아빠 아빠가 동의해 주세요 그럼 되잖아요.
장박 : 안된다니까.
은진 : 아빠.
장박 : 그만....아침부터 말두 안되는 소릴하구...밥 먹어.
은진 : (속상해 본다).....
은주 : .....
장박 : (모른척 밥 먹다 다시 은진 본다).....은진아....니 맘 알어....이번 일루 니가 얼마나 놀랬는지두 알구....
너뿐 아니라 우리 다같이 놀랬지만.....그건 안되는 일이야....니 나이가 몇인데 엄마가 너한테 신장을 받어?
너 엄마가 그러겠다구 할꺼 같애....
은진 : 그러니까 아빠가
장박 : 아빠두 싫어...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소리 마....정 그런 생각이 있으면 나중에 진짜 이식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그때 다시 상의해....아빠 말 알겠지?...밥 먹어 어서.
은진 : .....
은주 : (은진에게 먹으라고)...(아빠 본다).....
장박 : ......(밥이 목에 걸린다).....
#3. 재희집 앞
금순 벼락 맞은 기분으로 꼼짝 못하고 서서 재희차 사라진 길쪽을 노려본다....모욕감을 넘어서 분노가 치민다. 이럴수는 없다.
금순 : ......(그러는데 핸드폰 울린다. 금순 주머니에서 꺼내 받는다)...여보세요.
#4. 입원실
영옥 침대에 앉아있고, 오미자 서서 핸드폰으로 전화 중이다.
오미자 : 나금순 지금 어디야?
영옥 : (나금순? 본다).....
오미자 : 그래 벌써 도착했어?...나는 아직 출발두 못했는데....그래 그럼 아줌마한테 맡겨놓구 가....
아 그리구 나금순, 윤소란한테 나한테 전화 좀 하라구 하구. 그래 수고했어...(끊는다)
영옥 : (나금순 소리에 다시 보는, 금순이랑 이름이 같네).....
오미자 : (궁금해하는 영옥 표정에) 아..미용실 스텝인데요 집에다 뭘 좀 가져다 노라구 심부름을 시켰거든요.
영옥 : 예...이름이...나금순이에요?
오미자 : 예 맞아요 나금순. 재밌죠? 애두 이름만큼 촌스럽구 재밌어요.
영옥 : 예...(더이상 생각 안한다).....
오미자 : 저 그만 가볼께요...하루 빨리 퇴원하셔서 저희 샵에 한번 오세요. 제가 신경 써서 머리 한번 만져 드릴께요.
영옥 : 예... 오늘 와주셔서 고마워요.
#5. 몽따지
재희집 대문 앞 - 금순 대문 열고 나와선 아줌마에게 쇼핑백 건네고 인사하고 돌아선다.
버스정거장 - 금순 버스 기다리고 서 있다. 버스 다가와선다.
버스안(달리는) - 금순 뒷자리에 앉아 있다.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인써트
재희 : 무슨 제수랑 시숙이 그렇게 다정해? 니들 단순한 제수랑 시숙 사이 맞어?
금순 : (굳어져 보는)....무슨 뜻이에요?
재희 : 너 그동안 그렇게 처녀행세 하면서 살살 몇놈이나 후렸냐?
금순 : .....
재희 : 어린게 겁두 없이>
버스안 (달리는) - 금순 너무나 분하다. 분해 눈가가 다 충혈된다. 안 울려고 이 악문다.
#6. 미용실 화장실
금순(유니폼)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든다.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본다.
금순 생각 떨치고 마음 다잡는다.
금순 : .....괜찮아.....금순아....괜찮아....아자!....(차라리 절박한 심정으로 거울속의 자신을 격려하고 돌아선다)....
#7. 미용실
윤소란도 파마를 말고 있고, 혜미도 옆 손님에게 파마 말고 있다.
금순 활력있게 다가와 인사한다.
금순 : 다녀왔습니다 선생님....(손님에게 반갑게) 어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손님 : 금순씨 안보여서 비번인지 알구 섭섭했는데 나왔네요.
금순 : 고맙습니다......(윤소란 보며, 얼른 장갑 끼면)....
윤소란 : (셕션 가르치며) 여기 4호 여기 6호...
#8. 엘리베이터 안
재희 굳어진 얼굴로 서있다. 수련의1 옆에 서있다.
재희 : (허공만 뚫어지게 쏘아보다 사감 수습하고)......환자 내려와 있지?
수련의1 : ....
재희 : (대답없자 본다) 환자 내려와 있는지 확인도 않고 지금 의국에서 노닥거리고 있었단말야?
수련의1 : 죄송합니다.
재희 : 문 열리지마자 영점 오초만에 튀어갔다 와!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수련의1 총알같이 튀어나간다.
재희 답답하게 그모습 보며 내려선다.
재희 : .....
#9. 숙모네 마루
할머니 넋놓고 앉아있다. 자꾸만 떠오르는 아들 생각.
할머니 : .....
할머니 그러다 생각을 떨쳐내려 고개 흔든다.
할머니 일어나 한쪽에 놓인 걸레그릇으로 다가간다. 집어들고 다가와 놓고 걸레로 마루를 닦기 시작한다.....
문 열리고 금아 들어온다. 금아 다가와 마루에 털썩 앉는다.
할머니 : ....댕겨 왔어?....워쩌구 있어?
금아 : (보다 올라서며)....헛걸음 했어요 할머니....아빠 못만나구 왔어요. 엄마가 출근 전에 다녀가셨나와요.
거긴 하루에 면회가 한번밖에 안 된거든요.
할머니 : 그랴.....잘됐구먼 인자 자주 드나들구 싶어두 드나들수두 없구
인자 금아 너두 애비 생각 털어내구 얼런얼런 취직헐 생각부텀 혀.
금아 : (보는)....
할머니 : 인자 이라구 한동안 살어야 허는겨. 니가 그러구 애닯아 목매달구 드나든다구 애비 감방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구
애비 도와주는 일은 선상님 허기 싫어 때려쳤으면 하루라두 빨리 취직허는 길 뿐여. 알겄어?
금아 : .....예.....(시무룩 일어나 방으로).....
할머니 : (금아 본다. 방으로 들어가 문 닫히면 다시 마음이 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진다....
아니지....다시 마음 다잡고 걸레 집어들고 걸레질 한다).....
할머니 걸레로 북북 바닥을 닦는데, 밖에서 계세요 소리.
할머니 돌아본다. 할머니 걸레놓고 현관으로 다가가.
할머니 : 누구셔?
아줌마E : 여기 안순자씨 댁이죠?
할머니 : 안순자?....이 에미.....그란디유...(문 열면)
아줌마 : (들어선다)....아 안녕하세요 순자 어머님이시죠?
할머니 : 야 그란디유 뭔 일이슈?
#10. 병원 식당
숙모 커다란 대야에 무를 가득 넣고, 채칼로 무껍질을 벗겨내고 있다.
숙모 머리 속에서 남편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인써트 - 구치소 면회실 안에서 배를 움켜쥐고 아파하다 일어나 돌아서던>
숙모 생각을 떨쳐내려 빠르게 채칼로 무껍질을 벗겨낸다. 그러나 이내 손길이 어긋난다.
숙모 후....미칠꺼 같다. 채칼을 놓고,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본다.
숙모 명함을 보다 아니야...다시 고개 흔들고 명함을 넣는다.
괴로운 숙모....고개 숙이고 힘들어 하다 다시 채칼 집어들려다.....뭔가 떠오르는 생각에.....
숙모 채칼 놓고 일어나 씽크로 다가가 손을 닦는다.
#11. 장박 연구실
장박 자리에서 책을 덮고 일어난다.
노크소리. 장박 예 대답하고 책상을 벗어나는데, 문 열리고 숙모 들어온다.
장박 : ......
숙모 : (문 닫고 돌아선다...쭈볏 목례하고 다가와 선다).....안녕하세요.
장박 : .....안녕하세요....앉으시죠.
숙모 : 아뇨 저기.....저기요 선생님....제 신장을 이식해 드리면 안될까요?
장박 : .....
숙모 : 제 신장을 이식해 드릴께요 선생님. 저 보기엔 이래두 건강하거든요.
장박 : 결정은 금순양이 하는거라 분명히 말씀 드렸을텐데요? 숙모님은 그저 엄마가 살아있다는 사실만 말씀하시면 되는겁니다.
숙모 : 선생님.
장박 : 그 얘기 외에는 저도 더 이상 드릴 말씀도 들을 얘기두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만 나가주시죠.
재희 : (밖에서 노크하고 문 열고 들어온다) 선생님...(하다 숙모 보고) 컨퍼런스 준비 다 됐습니다.
숙모 : .....
장박 : 알았어 금방 갈게 먼저 나가봐.
재희 : 예...(목례하고 나간다)....
장박 : 가봐야 합니다. 잘 생각해 보시구 연락 주십시오.
숙모 : (한번 더 사정해본다) 선생님....진짜루 제 신장을
장박 : 먼저 나가겠습니다...(입구로)... (문 닫고 나간다).....
숙모 : (남겨져서)......(화끈거린다...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12. 마루
정심 수제비를 하려고 밀가루 반죽하고 있다.
노소장 옆에서 부동산 책을 보는 중이고, 휘성은 정심이 떼어준 밀가루 반죽으로 장난하고 있다.
노소장 : 어깨 아프다면서 그걸 왜 해. 그냥 나가서 사먹자니까.
정심 : 집에서 해먹는거랑 나가서 먹는거랑 같애...나는 밖에 음식 점점 못먹겠드라.
조미료들을 써서 그러나 이집이나 저집이나 음식맛이 다 거기서 거긴거 같애..(휘성 또 일어나 주방으로 간다)
노소장 : 당신이 밖에서 음식 먹구 다닐 일이 뭐 얼마나 있다구?...(하다 얼른 일어나 다가가 휘성 안아서 데려온다)
잠시두 가만 안있어 잠시두....여기 가만 앉어서 할머니가 주신 이 반죽 조물락거리며 놀아.
정심 : (웃는)....어쩌다 먹으니까 더 확연하게 그 맛의 차이를 알죠. 맨날 먹구 다녀봐 혀가 마비되구 둔해져서
그 맛의 차이를 아나?...당신 집에서 여자들이 작정하면 남편들 얼마나 빨리 죽게 할 수 있는지 알아요?
노소장 : (휘성에게 반죽 떼어주고 놀아주며) 그게 무슨 소름 끼치는 소리야?
정심 : 음식에다 화학조미료, 설탕, 소금을 조금씩 조금씩 양을 늘려가면서 넣어 음식 해봐.
잘 느끼지 못할만큼만 매일 아주 조금씩. 그러면 아무리 조금씩이라도 일년 지나구 이년 지나면
그 양이 얼마나 엄청나겠어. 그런 음식 몇 년 먹어봐요. 어디가 탈이나두 탈이 나서 금방 건강 해치지.
일단 비만 올꺼지, 고혈압 당뇨 올 확률 높지.
노소장 : 무시무시하다 듣다 보니까.
정심 : 그래 무서운 얘기야, 먹는 음식이 그렇게 중요한거라니까?
노소장 : 아니 그런 가설 자체를 세운다는게 무시무시해....그러니까 그런 가설의 목적이 뭐야?
일찍 죽구 싶지 않으면 꼼짝말구 내 말 잘 들어라?
정심 : 아니...별 뜻 없이 어디서 들은 얘기라 재밌어서 한 말인데 듣다보니까 그럴수두 있겠네.
그럼 당신 가서 나 쥬스 한컵만 떠와 봐.
노소장 : 뭐....(말은 그러면서도 일어나면)
정심 : (그러자 휘성 일어나 현관으로 휙 달린다)...여보 휘성이 또 나간다.
노소장 : (주방으로 가다가 얼른 돌아서 휘성에게 달려온다) 안돼 인석아.... (다가와 얼른 잡고)
아 이 쥐방울만한 녀석 때문에 딱 죽겠네.
정심 : (웃음 나서).....
#13. 주방
정심 식탁에 수제비를 퍼 놓는다. 막 세그릇 다 펐다.
정심 수저통 당겨서 수저를 놓으며.
정심 : 여보 수제비 다 됐어. 와요.....(반응없자, 수저 다 놓고 돌아본다. 마루로).....
#14. 안방
정심 문 열고 들어온다. 노소장 휘성 누워서 자고 있다.
두사람 누워 자는 폼이 똑같다. 팔 다리를 적당히 접은 모양이 판박이로 똑같다.
정심 : (웃음나서 그모습 보다가.....문득....웃음이 걷히며 표정이 점점 잦아든다...다가와 조용히 앉는다)
.....어쩌면................어쩌면 이렇게 우리 정완이 어렸을 때랑 똑같을까.....
우리 정완이도 어렸을 때 이렇게 지 아버지랑 자는 모습이 똑같았는데 이제 휘성이가 이렇게 똑같네....
(아련하게 젖어드는 눈길로 정완의 흔적을 더듬듯 휘성을 본다)
노소장 휘성 : ......
정심 : ......어쩌면......(자는 휘성을 애닯은 손길로 쓰다듬는다).....
#15 .미용실 (밤)
마지막 손님 커운터에서 계산하고 나간다.
은주 안녕히 가세요 인사한다. 은주 손님 나가면.
은주 : (돌아서 다가와) 자 수고들 많았어요 오늘은 여기서 클로징 합시다. 간단하게 뒷정리만 하고 들어들 가세요..(가는)
스텝들 : 수고하셨습니다...(은주에게 인사하고 서로 인사하고)
금순 : (카트기 정리하며)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선배님 수고하셨어요.
윤소란 : 수고했어. 안혜미 염색 테스트 얼마 안남았지? 오늘 좀 남아 점검 해줄게. 나금순은 그만 들어가.
금순 : 예 선생님...먼저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카트 밀고 가는)....
#16. 미용실 (밤)
금순 말희 등 스텝들과 나와선다. 안녕히가세요 잘가 내일봐 인사하고 헤어진다.
금순 남겨져서 잠시 생각에....후.....금순 마음 굳히고 나선다.
#17. 병원 데스크 앞 (밤)
금순 다가온다. 금순 데스크를 바라보며 다가온다.
데스크에 재희 없다. 금순 돌아선다.
#18. 병원 일각 의국 가는 길 (밤)
금순 다가온다. 다가오다 보면, 저만큼 재희 수련의1,2 함께 다가오는 모습 보인다.
금순 : .....
재희 : (다가오다 금순을 본다.....모른척 다가와 지나치려면).....
금순 : 잠깐 얘기 좀 해요.
재희 : (힐끔 본다)...여기가 어디라구?....나 바뻐.
금순 : 나두 바뻐요. 나두 한가해서 이렇게 온거 아니에요.
재희 : 가...(가려면)
금순 : 이보세요! 구재희 선생님!
재희 : (주춤선다 쏘아보면).....
금순 : 아침에 나한테 한 말 사과하세요. 나는 그런 모욕적인 얘기 들을 잘 못 한적 없구,
선생님은 나한테 그런 모욕적인 얘기 할 자격 전혀 없어요.
재희 : (본다).....
금순 : 그 얘기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에요.
선생님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 하세요? 나한테 관심 있었다구요?
그렇다구 그런 자격이 없어요. 누가 선생님한테 관심 가지라구 했어요?
장박 : (다가오다 소리에 돌아본다)....(금순 보고 놀라운데)
재희 : (익...쏘아보다)....얘가 이제 똥오줌을 못 가리구 싸서 뭉개구 앉었네.
장박 : (재희 보고 놀랍다).....
금순 : (뭐?)...(말이 안나오는데)
재희 : 누가 너한테 관심을 가져어! 니가 처녀행세 하구 다니길래 잠깐 놀아 볼까 했던거지?
금순 : 나 처녀행세 하구 다닌적 없어요. 아들이 있구 결혼했단 얘기만 안한 거 뿐이에요!
재희 : 그거나 그거나! 이게 지금 장난 하나?
금순 : (와락) 나한테 말 함부러 하지 말아요! 나는 아들이 있어요! 애 엄마라구요!
재희 : (그모습 경멸가득한 눈빛으로 보다, 언성 돋구지 않고 차분하게).....누가 너 애엄마 아니래?...
이게 이제 완전 다 까발려졌다구 대놓구 악을 쓰네.
금순 : (말문이 막히고 바들바들 떨린다).....어떻게....
재희 : 가 빨리... 가라구! 여기가 어디라구 쫓아와서 지랄이야.
금순 : ......
재희 : 그리고 너 내가 경고하는데....앞으로 나 보면 아는척두 하지 마!
금순 : (말문이 막히고 숨이 턱 찬다).....
재희 : (표정 하나없이 싸늘하게 금순 노려보다 돌아서면)......
장박 : (보고 있다)......
재희 : (주춤했다....이내 가볍게 목례하고.....갈 길 간다).......
수련의1.2 : (얼른 목례하고 재희 뒤따른다).....
장박 : (기막혀 재희 보다 금순 본다).......
금순 꼼짝도 못하고 서 있다. 금순 눈물 날 것 같아 이 악물고 참는다.....
금순 애써 참고 돌아서면, 그제야 주변에서 다들 멈춰서서 자신을 구경하고 있었음을 안다.
금순 : ......(걷는다).....
구경꾼들 : (힐끔거리며, 길을 터준다)......
금순 : (그 시선 고스란히 느끼며)....(이 악물고 걷는다)......
장박 : ......(그모습 보다).......(재희 사라져간 방향 돌아본다)......
#19. 의국 (밤)
재희 수련의1.2 들어온다.
재희 속에서 불덩이가 솟구쳐 올라오는 것 꾹꾹 눌러 삼키고 있다. 가슴이 활활 타오르는 기분이다.
재희 : ......
수련의들 어찌할까 고민된다.
그러는데 문 열린다. 장박 들어온다. 수련의1.2 얼른 목례한다.
장박 : 잠깐 나가들 있어.
재희 : (돌아본다).....
수련의1.2 : (내심 반갑다 얼른 나가면서 문 닫는다).....
장박 : .....어떻게 된거냐? 아까 그 아가씨 뭐야?
재희 : .....아무것도 아닙니다.
장박 : (보다).....그 아가씨 어떻게 알어?
재희 : ......엄마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스텝입니다.
장박 : 뭐?....(순간 당황스럽다).....그런데....그런 아가씨가 왜 여길 쫓아와서 너한테 그런 소릴 해?
재희 : .....별거 아닙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장박 : (보다).....하는 소리 들었다.....잠깐이라두.....교제 했었냐?
재희 : (본다) 아닙니다. 전혀 아닙니다.
장박 : (내심 안심된다).....됐다 그럼....너는 학교에 남으려는 사람 아냐?....아무나 만나구 다니구 처신 함부러 하지 마라.
재희 : .....예 선생님....걱정하시는 일 없습니다.
장박 : .....컨퍼런스 준비 잘했드라.....(보다 문으로)....(나간다).....
재희 문 닫히는 모습 지켜보다.. 문 닫히면 다시 괴롭다. 불덩이가 치밀고...아프다.
재희 : ......
#20. 의국 앞 복도 (밤)
장박 걸어온다. 장박 머리가 산란스럽다. 은주와 한 공간에 있었다니....
재희E : 엄마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스텝입니다.
장박 : .......
#21. 거리 버스정거장 (밤)
금순 다가와선다. 금순 아직도 가슴이 후들거리며 떨린다....자꾸만 눈물이 날것 같다...이 악물고 참고 있다...
그러다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 난다....기막히고...너무 분하다.....
금순 얼른 손등으로 눈물 닦아내고 이 악문다...이 악물고 표정 다잡아도, 눈에는 또 금새 눈물 고인다.
금순 : .....울 일두 아냐 울지마 금순아...울 일두 아니라니까....(다시 닦아낸다).......
#22. 마당 (밤)
시완 대문 열고 들어온다. 시완 대문 닫고 돌아서면, 밖에서 성란이 부른다.
성란E : 노시와완...노올자!
시완 돌아보고 웃는다. 시완 얼른 다가가 문 열면, 성란 들어온다.
시완 : 언제 왔어?...
성란 : 마누라 차가 지나가두 모르고.
시완 : 그랬구나.
성란 : (손 잡는다)....잘 지냈어? 오늘 하루는 어땠어?
시완 : 좋았어, 너는?
성란 : 나두 좋았어...(다가와 시완 입에 가볍게 뽀뽀한다).....
시완 : (보다 역시 가볍게 뽀뽀하고)....(다시 성란이 뽀뽀하고)
태완 : (대문에서 들어서다 그 모습에 엥!....순간 시선 돌렸다가, 아니지 다시 돌아보고) 음!
그소리에 성란 시완 주춤 떨어져서서 돌아본다.
태완 : 여기가 방두 아니구 때와 장소를 좀 가립시다.
성란 : (보면)....
태완 : 형수님 오셨습니까?
성란 : ....왔어요....(먼저 현관으로)....(들어가는)
시완 : (보다가 성란 들어가고 문 닫히면).....너.
태완 : 뭐냐 진짜 아무데서나 쪽쪽쪽쪽!
시완 : .....
태완 : (눈빛에)....너무 그렇게 보지마. 나라두 형수한테 할 말 해얄꺼 아냐. 그래야 우리 가족을 우습게 안보지?
시완 : 성란이가 왜 우리 가족 우습게 봐! 그리구 너는 니 형을 그렇게 못 믿어!
태완 : .....알았어....
시완 : 한번만 더 그래봐.
태완 : ....알았다구....(하다) 나 오디션 봤다. 곧 소속사 생길꺼 같애.
시완 : (본다)....그래?....어디?
#23. 숙모네 마루 (밤)
할머니 콩나물 다듬고 있다. 금순 문 열고 들어온다.
금순 : 할머니.
할머니 : 이 왔어...
금순 : (다가와 앉는다)....할머니 혼자 계세요?
할머니 : 이....금아는 잠깐 뭐 산다구 나가구 니 짝은엄니는 안즉 안왔어.
금순 : (할머니 살핀다).....
할머니 : 워쩌 그러구 봐. 핼미 끄떡 없어.
금순 : ....예....(얼른 밝게) 할머니 식사는?
할머니 : 인자 다덜 오믄 혀야지...혀놓기는 다 혔어...너넌?
금순 : 저두 집에 가서 먹을려구요....(조심스럽다) 삼촌은 잘 계시다죠?
할머니 : 이 그람...못있을 이유가 워딨어? 삼시 시끼 알아서 밥두 척척 나올 꺼구 발 뻗구 잘 방두 있구먼...
(시선 차마 마주치지 못하고)
금순 : 예....할머니!....나 그럼 가볼께요.
할머니 : 발써 가게?....그려 그람...(하다 생각난 듯) 가만 금순아 잠깐만....
(일어나 한쪽에 넣어둔 돈봉투 꺼내 들고 다가와)....이거 갖구가. 오 십만원이여.
금순 : 할머니?
할머니 : 니 작은엄니가 너 돈 갚을꺼 있잖여.
금순 : 작은엄마가 주셨어요?
할머니 : (아까 온 여자가 갚았다)....그람 워서 나겄어?
금순 : (보다)....(다시 밀어놓는다) 아니에요 할머니. 지금 삼촌 때문에두 그렇구 돈 들어갈 일 많을텐데 나중에 주세요.
할머니 : 뭔소리여 니 삼촌 그 안에 들어가 앉었구먼 뭔 돈 들어갈 일이 있어. 어여 너(넣어) 갖구 가.
금순 : 왜 없어요 오며가며 차비두 만만찮구 사식두 넣어드려야 하구.
할머니 : 글씨 그런건 금아에미가 다 알아서 헐틴께 넌 상관 말어.
너 휘성이 놀이방 보낼까 워쩔까 혔쌌드만 놀이방은 뭔 돈으로 보낸다는 겨?
금순 : .....
할머니 : 그라고 너는 미용실 오며가며 돈 안들어? 가불을 석달치나 혔으니 뭔 돈을 한번 받아봤을꺼며,
휘성이 큰삼촌헌티다두 손을 벌려놨으니 시댁서두 지대루 용돈 한푼 못 받아쓸꺼 아녀?
가만 생각허믄 핼미는 니가 뭔 돈으로 이러구 버티나 싶어?
금순 : 아니야 나는 그냥....다 방법 있어요....아버님 어머니두 알아서 조금씩 주시구 시장 보구 나면 남는 돈들두 있구...
(얼굴이 화끈거린다)....
할머니 : 그러니께 여러소리 말고 어여 넣어둬. 니 작은엄니가 주라구 혔다니께.....왜 이러구 말을 안들어.
(금순 그래도 가만히 앉아만 있자. 집어서 금순이 손에다 쥐어쥐고)....(금순 낡은 가방 끌어다 당겨준다)....너 어여.
금순 : (보다)...예....(가방에 넣는다).....작은엄마께 감사하다구 꼭 좀 전해주세요 할머니.
할머니 : 그려....늦었어. 어여 가봐...
금순 : 예. (일어나는데)
숙모 : (문 열고 들어온다)....다녀왔어요.
금순 : (얼른) 작은엄마 오셨어요.
숙모 : 왔냐?
금순 : 예...작은엄마(인사하려는데)
할머니 : 어여 가봐 어여 늦었잖여 내 알아서 챙긴다니께.
금순 : (돌아보고)...예....작은엄마 그럼 가볼께요..
숙모 : (힐끔)....
금순 현관으로.
숙모 그런 금순 보다 할머니 보다 좀 이상하다. 금순 나가면 앉아서.
숙모 : 무슨 얘길 할려는데 막으세요?
할머니 : (시선 피하고 앉는다).....애비헌티 댕겨왔담서?
숙모 : 예에....무슨 얘긴데요?
할머니 : (힐끔).....거시기...낮이 영순엄니가 하는 여자가 찾아왔었어. 너헌티다 이년 전엔가 돈 꾼 적 있다구 허대.
숙모 : 예에 오십만원이요.....세상에....(기막힌듯) 그 여자가 여길 다 찾아왔단 말에요? 와서 뭐래요?
할머니 : 와서 돈 갚드라구...애비 잽혔다는 소릴 워서 들은 모양여 진작 찾아와 갚을라구 혔는디 형편이 안됐다구.
숙모 : (예상 외다)....그래요....그럼 오십만원을 갖구 왔어요?
할머니 : 이 갖구 왔어....그려서 시방 금순이헌티 준겨.
숙모 : 예?
할머니 : 그돈 금순이 줬다구...너 금순이헌티다 돈 갚을꺼 있잖여?
숙모 : 어머니!...아무리 그래두 그렇지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그돈을 금순일 주세요!
할머니 : 아 그람 영영 안갚을 참이었남. 그라고 워떤 상황은 뭔 워떤 상황여. 인자 이러구(하는데)
숙모 : (와락) 지금 애비가 어떤 지경인지 알기나 하세요. 애비 배 아퍼서 지금 다 죽어간단 말에요.
할머니 : .....
숙모 : 세상에 어쩌면....어머니는 어뜨게 하나밖에 없는 아들보다 손녀가 더 중하세요?
아니 저는 아무리 어머니를 이해할려구 해두 지금 이 상황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다 죽어 가며 감방에 갖혀 있는데
어떻게 그돈을 낼름 금순이한테 집어줄 생각을 하시냐구요 어뜨게!
할머니 : .....뭔 소리여 애비가 워쩠다구?
숙모 : 담석인가 뭔가가 생겨서 배가 아파 다 죽어간다구요 지금!
할머니 : 그게 뭐여? 그게 뭔디?
숙모 : (와락) 몰라요 저두!....뱃속에 작은 돌멩이 같은게 있는건가봐요. 그게 있으면 가다 한번씩 배가 죽을꺼처럼 아프데요....
아까두 사람이 갑자기 얼굴이 백지장처럼 허애지면서 식은 땀을 줄줄 흘리드니
얼마 앉어있지두 못하구 바루 들어갔다구요.
할머니 : ....그려서? 워찌케 됐어? 그라구 전화는 혀봤어?
숙모 : (계속 와락) 거기가 어디라구 거기다 전화를 해봐요....낼 아침 일찍 다시 가봐야죠.
할머니 : ......
숙모 : ........세상에.....근데 그돈을 금순이한테 줬다구요?....어머니 아들이 지금 그런 상황인데...
할머니 : .....아 내가 그란지 알었남...
숙모 : 어머니!
할머니 : 미쳤나 이것이 웠다 대구 아까부텀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
숙모 : ......
할머니 : (죽어라 노려본다)......
숙모 : (아무리 생각해두 이해가 안된다. 끄응 일어나 방으로)....(문 탁 닫고 들어간다)......
할머니 : (저것이)......
#24. 숙모네 안방 (밤)
숙모 들어와 앉는다. 숙모 할머니에 대한 배신감에 씩씩 숨이 다 차다....
숙모 : ......
#25. 숙모네 마루 (밤)
할머니 역시 기막혀 가쁜 숨 몰아쉬며 앉아 있다.
할머니 그러다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난다. 아들이 아프다는 소식에 가슴이 미어진다.
할머니 자꾸 눈물이 찔끔찔끔 난다.
할머니 : ....
할머니 가슴이 터질꺼 같아 앉아있지 못하겠다. 할머니 현관으로 다가가 문 열고 나간다.
#26. 숙모네 안방 (밤)
숙모 씩씩거리고 앉아 있는데, 현관문 탁 닫히는 소리.
숙모 돌아본다. 일어나 문으로.
#27. 숙모네 마루 (밤)
숙모 문 열고 나온다. 마루 비었다.
숙모 현관문 보다...다가가 신발 없나 확인한다. 갑자기 마른침이 꿀꺽 삼켜진다.
숙모 다가가 금아방도 열어보고 화장실도 열어보고, 아무도 없는 것 확인하자, 얼른 놓여있는 가방으로 다가온다.
숙모 가방에서 명함을 꺼내 들고 전화기 앞으로.
숙모 다가와 수화기 들고 명함을 놓고 떨리는 손길로 꾹꾹 번호를 누른다. 다 누르고 손을 뗀다.
장박E : 녜 장기중입니다.
숙모 : ......안녕하세요 저 금순이 작은엄만데요....그렇게 할께요...
금순이한테 엄마가 살아있다는 말만 하면 되는거죠?
- 80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