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골든브릿지노조의 파업투쟁이 100일을 맞았다.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회사의 예상을 깨고, 거리에서 맞는 100일째의 싸움이다.
지난 1일, 대한문 앞에서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파업 100일 문화제’가 개최됐다. 지부 조합원들을 비롯해 연대단위 250여 명이 대한문 앞을 메웠다.
조합원들은 아직까지 자신들이 100일의 투쟁을 이어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100일은 조합원들은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던 시간이었다. 자발적으로 결성된 문선패는 무려 조합원들의 25%가 가입했고, 사무실에서는 차마 보지 못했던 동료들의 모습에 웃음도 많아졌다.
김호열 지부장은
“100일 파업을 이어오며 하루하루가, 또한 한명 한명이 감동이었다”며 “같이 일할 때는 이 동지들이 이렇게 따뜻하고 자기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지 잘 몰랐지만, 반전의 동지들은 100일 투쟁의 큰 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 파업 16일 째, 처음 갔던 연대집회는 MBC파업 100일 문화제였는데, 이 사람들이 어떻게 100일을 버티는지 신기했다”며 “이제는
재능과 코오롱, 쌍차 동지들의 장기 투쟁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제에는
최일배 코오롱정투 위원장, 재능, 쌍차지부, K2, 콜트, 콜텍, JW지회 등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사업장 공동행동’역시 자리를 지켰다. 최일배 위원장은
“공동투쟁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몇 백의 인원뿐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처음부터 몇 만의 인원이 공동투쟁에 모이기 시작했다면 이미 세상이 바뀌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희망이라는 마음으로, 승리하는 날까지 차근차근 끊임없이 투쟁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골든브릿지노조는 회사의 일방적 단협해지와 노조 탄압에 맞서 지난 4월 23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파업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 회사는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심지어
유성기업, KEC, 발레오 만도 등에 동원됐던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무사를 고용해 노조파괴 공작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회사의 부당경영, 배임행위, 부당노동행위 등 각종 의혹 역시 제기하고 있다.
골든브릿지노조는 무엇보다 과거의
‘노동운동가’출신이라던 그룹 회장이, 노조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이상준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05년, 골든브릿지(주)를 인수했다. 이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기 전, 브릿지증권의 대주주는 영국계 투기자본인 BIH펀드였다. 투기자본이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해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회사를 청산위기로 몰고 갔으나 노조는 투쟁을 통해 청산위기를 막아냈다.
노조는 이후 이상준 대표와 ‘브릿지증권(주) 공동인수와 경영에 관한 약정서’를 체결해 회사를 인수했고, 노사 공동 회사 경영을 약속했다.
이 회장이 구로공단에서의 노동운동과, 보험노련 홍보부장 등 ‘노동운동가’이력을 내세운 것 역시, 노조가 ‘공동경영’을 믿게 된 계기였다.
하지만 회장 취임 이후, 이 회장은 ‘공동경영약정’을 이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등기이사를 해임하고,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지난 6월 7일 정기주주총회에는 우리사주조합원인 직원들의 주주총회 참석을 막기도 했다.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25년간 금융노조에서 여러 싸움을 해 왔고, 이상준 회장 역시 금융노조에서 봐 온 인물”이라며 “공동경영을 약속한 이 회장이 이제 와서 약정을 깨고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여러분의 정당한 싸움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저 역시 상임위에서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