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드라마 대조영 종영에 부쳐
한국방송(KBS)이 2006년 9.16일부터 2007년 12월 23일까지 133회에 걸쳐 방영한 주말 대하드라마 “대조영”이 막을 내렸다. 비록 고구려 유민으로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大祚榮)의 출생부터 발해 건국까지 한 개인의 삶을 다룬 역사 드라마였으나 국민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발해 건국에 관한 옛 사료(史料)의 인멸로 드라마 각본에 어려움이 따르고, 드라마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우수한 배역과 적절한 사건과 배경으로 비교적 재미있고 실감나게 제작되었으며 시사하는 바도 크다.
대조영 드라마를 통해 첫째, 국민들에게 발해역사를 이해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한국역사에서 발해의 존재와 발해 건국의 역사적 배경을 소상히 알려주었다. 한국사 신론에 의하면 발해는 부여계통으로 생각되는 고구려 장군 대조영이 698년 길림성 돈화부근 동모산(東牟山))에 나라를 세워 진국(震國: 高王)이라 하였으며, 고구려 유민들과 말갈민이 예속되었다. 228년간 지속하다가 926년에 15대 왕인선(王諲譔)때 거란에 멸망하였다.
둘째 중국의 동북공정을 간접적으로 반박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중국은 발해를 중국의 변방사로 보고 있고, 최근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역사까지 중국역사로 날조하려하고 있다. 계속적인 당나라와 싸움과 마지막 장면에서 건국 후 광개토 대왕 비석 앞에서 옛 고구려의 정통성을 이어, 미래를 다짐하는 장면 등은 작년도 문화방송(MBC)이 상영한 “주몽”과 같은 맥락에서 큰 역할을 하였다.
셋째, 대조영 장군의 리더십과 부하 장수들의 충성심이다. 대조영 장군의 불같은 결단력과 냉철한 판단력, 정의를 위해서 어떠한 희생도 불사하는 카리스마적인 통솔력이 크게 돋보였다. 그는 옛 고구려를 다시 세우기 위하여 온갖 역경도 이겨내어 나라를 세웠으며, “발해건국의 가장 중요한 사안은 다시는 백성을 잃지 않는다.”는 대조영의 말에서 그의 포용력과 리더십이 돋보였다. 그리고 건국을 위해 끝까지 그를 도와준 걸사비우(乞四比羽) 등 여러 장수들의 충성심과 전우애, 군사 (軍師)미모사의 역할도 돋보였다. 또한 설인귀와 이해고의 연기, 이해고의 군사 신홍이 죽을 때까지도 주군을 생각하는 군인의 참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고 아름다웠다.
넷째, 전투에서 정보, 전략 전술과 동맹관계의 중요성이다. 드라마에서 주요 전투마다 사전 세작(細作)을 침투시켜 적에 대한 정보를 획득했고, 지형과 장애물을 이용한 기만전술 등으로 승리를 이끌어왔다. 그리고 이진충(李盡忠)이 이끌던 영주(營州)의 거란이 당과 돌궐의 연합군에 의해 패망했다. 또한 드라마 후반부에 대조영이 천문령(天門嶺)전투에서 말갈족의 도움으로 당나라를 격파하여 발해건국의 기초를 만들었으며, 돌궐과의 동맹관계로 당나라의 세력을 견제하여 고구려 옛 땅을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발해는 차후 중국과 바다건저 일본과도 교호를 맺고 해동성국(海東盛國)의 칭호를 들을 정도의 고도의 문화국가를 건설하였으나 남쪽 신라와 적개심으로 오랫동안 교류를 하지 않아 발해가 망한 후 발해의 문화권이 소멸되고 만다. 이와 같이 당시의 동맹관계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지난 15개월간 드라마 “대조영”으로 가족과 함께 주말을 즐겁게 보냈다. 특히 초등학교 2학년 손자도 즐겨 장수들의 이름을 다 외우고, 속초 촬영장까지 가서 대조영 모조품 칼을 사서 간직하고 있다. 대조영 후속으로 “대왕세종”이 1월5일부터 방영할 예정이다. 우리국민들에게 가장 훌륭한 지도자로 꼽고 있는 세종대왕의 부활로 그의 진정한 리더십이 새 정부 정책에 반영되고 국민들 가슴깊이 새겨지길 바란다. < 불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