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사적인 315선거가 있는 날 아침 조간신문은 이렇게 쓰고 있다. “1119만 6490 명의 유권자들 대부분은 자유당의 3인조, 9인조라는 강철조직에 묶여서 헌병이 교통정리를 하고, 전경찰이 투표소에 집결되는 삼엄한 공포분위기 속에서 공개투표의 감행여부를 결정케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야당은 선거 후 승패와 상관 없이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및 불법사례에 대한 법정투쟁을 준비하기로 했다.
2.
부산에서는 선거를 19시간 앞둔 14일 오전부터 교통정리를 하던 수많은 경찰들이 사라지고, 헌병들로 대체되었다. 또 시내 고등학교는 데모 방지를 위해 16일까지 등교 중지를 명령했다. 학교당국은 혼잡을 피하기 입학시험기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미 부산고교 등 적지 않은 학교는 1차 합격자 발표까지 끝낸 상황이다.
서울시 필동 헌병감실 앞에서 헌병 2개 소대가 교통정리 연습에 나섰다. 투표를 앞두고 헌병들이 교통정리 연습을 하는 것이 선거 후 소요사태가 발생해 경찰력이 딸릴 경우에 대비하고, 투표 부정에 투입된 경찰을 대신해 치안업무를 수행하게 할 의도이다.
3.
민주당은 13일, 이승만 대통령 앞으로 공개요구서를 발표했다. 유래없는 부정선거를 맞아 이미 민주당에 의해 공개되고 폭로된 부정선거미밀지령이 여전히 지령대로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부정선거의 모든 책임이 이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국내외가 공인할 수 밖에 없다며 공명선거를 위한 결단을 요구했다.
한편 국내외 동포들에게는 구국운동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자유당은 민주당에 대해 예상되는 패배에 대한 변명거리를 찾지 말고 떳떳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고 반박했다.
어머니의 힘
감독 안현철, 최무룡, 김승호, 주중녀
국도극장
4.
선거 후 개표시 각당의 참관인들이 개표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당의 개표 참관인들은 미리 면사무소에 참관인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 참관인들의 80%가 아직 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면사무소 직원들이 자리비우기 전술로 접수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참관인들과 지역 당 관계자들은 면사무소 앞에서 농성까지 벌이고 있다.
투표 하루 전까지도 여전히 참관인의 절반 가량이 등록을 하지 못해 참관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한편 민주당 경북도당은 도내의 118개소의 투표소 가운데 민주당 참관인이 등록한 곳은 1/3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봉화군당은 선거운동원 철수를 선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면사무소 직원들의 자리비우기식 접수 거부로 참관인 등록에 실패한 참관인들에게 등록이 된 것으로 간주하고 투표당일 반드시 참관업무를 수행하는 참관 투쟁을 벌일 것을 지시하는 전보를 각 지역당으로 발송했다. 이는 선거관리하는 경찰과 민주당 사이에 큰 분규를 예상케 하는 것이다.
5.
자유당 한희석 국회 부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단독출마한 이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에서 70% 이상 득표할 자신이 있으며 부통령 선거는 이기붕 600만 표, 장면 400만 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6.
서울서 또 학생데모가 발생했다. 13일 정오 경 시공관 앞, 미도파 백화점 앞, 미대사관 앞 등 도심에서 학생들이 데모를 벌인 것이다. 삽시간에 출동한 경찰과 기마경찰로 인해 금새 진압되었고, 주변 시민도 섣부르게 호응은 안했으나 데모 현장에는 서울 시내의 많은 학교 학생들이 나와 서성대며 이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데모는 정오 사이렌을 신호로 각처에서 궐기하기로 했으나 이를 미리 포착한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지 않아 차질을 빚었다. 이외에도 연대 앞 굴다리 앞에서도 “학도들이여 일어나자.”라는 격문이 붙기도 했다.
데모는 발생하면 바로 진압되지만, 경찰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있다. 유석학생동지회, 전국대학생구국총연맹, 아주학생동지회, 국정연구회 청년부 등이 지프차를 대절하여 가두 마이크 방송을 하는 것은 단속하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도 학생데모가 일어났다. 해동고교 학생 130명 가량이 광복동에서 데모를 벌여 제일극장 앞에서 경찰과 충돌하여 쌍방 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반면 학생들을 동원한 관제데모도 있었다. 청주에서는 몇몇 학생들이 시내 남문로 십자 다방앞에서 약 40분 동안 “학생은 민주당의 앞잡이가 아니다.”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또 민주당 부산강연회장에서 대중과 함께 만세를 부른 학생이 괴한 3명에게 무수히 구타 당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구타 당한 학생은 삼량진 중학교 2년 생 김광수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경찰은 그를 폭행한 괴한을 잡기 보다는 그를 연행해 왜 만세를 불렀는지를 추궁하는데 신경을 썼다고 한다.
대전에서 또 학생데모가 발생했다. 10일 오후 9시 30분 경 대전상고생 300 명 가량이 학교에서 조회를 마친 직후 교문을 박차고 나가 학원 자유와 학우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20분 만에 경찰의 제지로 중단되었다.
이에 앞서 경찰은 대전고교생과 대전상고생 등이 연합 시위를 모의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당릴 새벽 4시 대전고생 4명, 대전공고생 9명, 대전상고생 12명을 연행했다.
또 충주에서도 충주고교생 300 명이, 수원에서는 수원농고생 300 명이 학원 정치간섭 배격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최인규 내무장관은 최근 연일 학생들이 데모를 벌이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정치 도구화 하는 세력의 사주가 있다고 주장하고, 학생들에게는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하겠다고 말했다.
휴가전선 이상 있다
을지극장
7.
각처에서 민주당 참관인과 운동원들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수십건 발생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자유당은 3인조 투표를 목적대로 진행하기 위해 3인조 조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것이 확인되었고, 그 임명장이 입수되어 공개되었다. 자유당은 당원 뿐 아니라 야당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까지 감투에 약할 것을 기대하며 강제로 임명하고 있다.
8.
민주당은 자유당 전남도당이 지령한 6인조 투표 요령을 입수하여 폭로했다. 6명이 한조로 기표소에 들어간 후 완장을 찬 조장이 가운데 서서 조장이 먼저 자신의 투표 내용을 조원들에게 보이고, 서로 확인한 다음 투표함에 넣기 전에 자유당 참관인에게 보인다는 것이다.
9.
민주당 경북도당이 자유당이 대구에서 모의 투표 연습을 실시했고, 이에 국민학교 교사도 가담했다고 폭로했다. 동 폭로에 의하면 자유당은 영천군 고경면 고촌국교 분교에서 인근 유권자들을 모두 나오게 하여 모의투표를 실시했으며, 투표 과정에서 세표가 동일하게 나오지 않으면 다시 모의투표를 반복하도록 연습을 시켰다는 것이다. 유권자를 3인으로 조편성하여 조장이 가운데 서고 조원이 양쪽에 서서 기표하도록 하고 기표 후에는 조원끼리 서로 바꾸어 내용을 확인하고 투표함에 넣기 전에는 자유당 참관인에게 투표 내용을 보이고 넣도록 훈련을 반복해 시켰다.
이 때 민주당 참관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왜 투표를 공개하느냐 고 물을 때의 대응요령도 지도했고, 이런 식으로 투표하여 결과적으로 자유당 지지율이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를 놓고 동대항 시합까지 벌여 시상도 했다는 것이다.
10.
강원도와 충청 일대를 순회유세하고 돌아온 장면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자유당이 허무맹랑한 인신공격을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당이 “내가 집권하면 신교는 탄압 받고 우리나라 정치는 로마교황의 간섭과 지열대로 될 것”이라고 음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후보는 “나는 민주당 후보이지 카톨릭 대표가 아니며, 교황이 우리나라 정치에 간섭하면 내가 선봉에 서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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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는 여전하지만, 3인조 9인조는 요즘은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