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형이 준 거야? 나도 한번 만져보자”. “○○ 형도 만져볼래?”. “난 안만져”. “혹시 전에 종범이 형과 라이벌?” “난 만져볼 거야”.
27일 오전 광주 무등구장 안방팀 더그아웃. 해태 선수들의 이야기꽃은 한순간 전날 이종범이 김종국에게 주고 간 방망이로 쏠렸다.
정상급 2루수 김종국(28·해태)의 방망이가 비상하고 있다. 28일 현재 0.315의 고감도 타율. 최근 5경기는 0.333으로 더 뛰었다.
김종국은 광주일고 시절 대통령배 대회에서 고교야구 사상 두번째로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고려대 4학년 땐 대학선수권대회서 최우수선수·홈런·타점왕을 휩쓸며 화려하게 휘날렸고, 96년 거액 계약금(1차 지명·2억6000만원)을 받고 해태에 입단했다.
하지만 야구선수의 `천적' 부상 악령이 그에게도 찾아왔다. 98년 6월 오비 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2루 베이스에 부딪쳐 오른어깨를 크게 다쳤다. 그로부터 지난 시즌 후반에 복귀하기까지 2년 남짓. 부모님의 손길이 없었더라면 이겨내기 어려웠을 고통의 재활의 시간이었다.
김종국은 27일 현대와의 연속경기 2차전에서 4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선발투수 박진철, 4타점을 뽑은 장성호와 함께 승리를 이끌었다.
김성한 감독은 “부상 때문에 부진했던 거지, 종국이는 본래 야구감각이 뛰어난 선수”라며 “올해는 타격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김종국도 “2년여 동안 부상으로 기량을 못 피웠는데, 지금 잘 돼가고 있고, 끝까지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