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2nd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1951년에 6개국으로 시작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는 이제 28개 유럽연합으로 성장했다. 이 중 19개국이 유로화 체제로 출범했다. 독일은 현재 8천만 명의 인구와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 가장 큰 유럽의 국가다. 독일 영토이던 ‘칼리닌그라드’는 이제 러시아의 飛地(한 국가의 지배하에 속하는 영토로서 지역적으로 연속이 되지 않고 다른 국가의 영토에 싸인 영토)가 되었다. 러시아를 지켜주는 건 지리였건만, ‘블라디미르 푸틴’은 신과 산악지대를 생각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생각할까? 피자처럼 생긴 V자형 지역을 생각한다. 이 지역의 맨 끝에 폴란드가 있다. 러시아가 진격할 때 폴란드는 좁은 땅이지만 반대의 경우 폴란드는 요지다. 지난 5백 년간 러시아는 1605년에 폴란드가 침공해 왔고, 나폴레옹이 1812년에, 독일이 1914년과 1941년에 러시아를 침공했다. 러시아는 평균 33년에 한 번꼴로 북유럽평원 내부 또는 그 주변에서 전투를 치러야 했다.
러시아 영토의 75%는 아시아에 속하지만, 인구는 22%만이 거주한다. 시베리아에 매장된 광물, 원유, 가스는 보물 상자임이 분명하지만, 일 년에 수개월 얼어붙어 있다. 서방에도 추파를 던지고, 모스크바의 당근도 받으려는 우크라이나는 친러시아 정부가 수도 ‘키이우’를 지배하는 한 러시아는 자국의 완충지대가 손상되거나 북유럽을 지키지 못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부가 들어서고 나토와 유럽연합이라는 서방의 양대 기구에 가입하려는 야심을 품고 러시아 선박의 흑해 항구 입항에 반대한다면 현재로는 어불성설이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양측을 오가는 게임을 하고 싶어 했다. 그는 서방에 추파를 던지면서도, 모스크 바에 경의를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푸틴’의 용인 한계가 오기 전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유럽 협정에 서명하고 조만간 유럽연합에 가입할지 모를 상황이 되자 푸틴은 나사를 조이기 시작한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옛 소련 연방국들이라 부르는 곳에서 러시아가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면 군사 행동도 서슴치 않는 러시아에 크림반도는 해봄 직한 합리적인 도박이었다. 일단 크림반도는 러시아와 거리가 가까워서 흑해와 ‘아조프’ 해를 가로질러 보급료를 확보할 수 있다. 러시아의 평균 수명은 65세 이하로 193개 유엔 회원국의 하위권이다. 크림반도를 제외한 러시아 인구는 현재 1억 4천4백만 명 정도다. 모스크바 대공국 ‘표트로 1세’, 스탈린, 푸틴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지도자들은 문제들에 직면했다. 통치 이념이 전체주의든, 공산주의든, 정실 자본주의든 간에, 항구들은 반드시 얼어붙었고 북유럽평원은 여전히 평지로 남아 있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풀 수 없다. 그냥 관리만 할 일이다. 무엇보다 세계에는 이 문제 말고도 관심이 시급한 일들이 널려있다. 중국은 북한의 행위로 전쟁이 일어나는 건,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통일 한국의 국경, 즉 자신들의 코앞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미국은 우방을 저버리는 짓을 할 수도 없다. 한반도 개입에 있어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은 어떤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모르는 체할 수는 없는 처지기에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처럼 보여야 한다.
북한은 2,500만 인구를 가진 빈곤 국가다. 도덕적 부패, 공산주의 일당 체제의 폐해를 겪고 있는 이 나라는 수백만 명의 난민 물결이 압록강을 넘어올까 두려워한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은 거의 3만 명의 주둔 병력을 철수하는 것이 잘못된 신호로 비쳐서, 북한이 대담한 모험을 감행할까 두려워한다. 그리고 한국은 통일로 인해 현재 누리는 번영에 위험이 갈지 몰라 선뜻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붕괴하면 이 국면은 국경을 넘는 전쟁, 테러리즘, 난민, 등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해결은 차세대 지도자들의 몫으로 넘어갈 것이고 그러면 또다시 다음 세대로 넘겨질 것이다. 북한은 광적인 데다 효과가 있는 강력한 약자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의 대외정책은 본질적으로 중국 말고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 데 있다.
실상 북한은 세계 최악의 민주 국가다. 나라가 인민을 위해서도, 공화국을 위해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나라는 한 가족과 하나의 당이 소유한 왕조 국가다. 아마 독재의 수준을 테스트해 보면 항목이란 항목엔 죄다 해당할 것이다. 제멋대로의 체포, 고문, 여론 조작용 재판 수용소, 검열, 공포의 법칙, 부패 그리고 21세기에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공포 통치까지 말이다. 위성사진과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는 적어도 15만 명의 정치범들이 거대한 노동 교화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나라는 고립을 자초한 데다 국가가 거의 모든 정보를 통제하기 때문에 국민이 자기 나라와 제도, 지도자들을 지지하는가에 대한 것은 막연히 짐작만 할 뿐이다.
미국 정부는 일본 제국의 항복에만 정신이 팔려 한반도의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였다. 북한에 소련의 이동이 포착되자 미국은 한밤중에 회의를 열고 두 명의 하급 관리가 38선을 찍었다. 소련군의 남하를 중단시킬 지점으로 북위 38선을 찍은 것이다. 거래는 성사되고 소련군이 철수하자 미군도 남쪽에서 철수했다. 냉전 시대 지정학적 전략을 오판한 북한은 적화통일하기 위해 38선을 넘어 침략한다. 일사천리로 내려오자 놀란 미군은 그때 서야, 큰일이 났다 싶었다. 연합군은 북한군을 중국 국경까지 밀어붙이자, 중국이 결정을 내리고 한반도에 발을 디뎠다.
한반도의 지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남북한은 엄밀히 여전히 전쟁 상태다. 이 갈등은 단지 포격 몇 번을 주고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본, 미국, 남한 모두 북한의 핵무기를 우려한다. 남한의 인구 절반이 서울과 수도권에 산다. 기업과 금융기관 모두 북한의 포 사정거리에 놓여있는 셈이다. 비무장지대 248킬로에 1만 기의 북한 포들을 배치되어 있다. 한국과 미 공군이 협력하면 2~3일 안에 이들 상당수를 파괴할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동안은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는 점이다. 개전 초에 북한은 남한에 50만 발 이상의 포를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을 1/5로 줄여도 여전히 어마어마하다. 이 경우 남한 정부는 남쪽으로 밀려 내려오는 북한 주민을 관리하는 동시에 주요 전투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수도 이남에 배치한 군대로 막는다 해도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동해와 태평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일본 영토도 훌쩍 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북한군 100만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대 중 하나다. 미국은 남한 편에서 싸울 것이다. 긴장한 중국군이 압록강 변에 몰릴 것이고 러시아와 일본은 이 국면을 초조하게 지켜볼 것이다. 일단 많은 국가에 영향을 미쳐서 그들이 결심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전쟁에 개입하고 싶지 않은 중국도 미국과 자국의 사이 완충지를 두고 싶어 하기에 북한을 지키러 올지 모른다. 만약 통일된 한국이 미국과 합세하면 잠재적 위험이 되는 것을 중국은 용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불안정한 관계를 비추어 보면 일본이 이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은 당연하다. 일본에는 중국이 더 큰 고민거리다. 따라서 일본은 한국의 통일을 지지하는 편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이전 세게 한국을 지배한 탓에, 재정적으로 보조하라는 요구를 받게 될지도 모를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원이고, 삼면이 바다에 접한 천연자원도 부족한 이 나라는 바다로 진출할 해국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국은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게 해상 교통의 정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양다리로 전략을 구사해서 러시아와 중국과도 잘 지내려고 공을 들인다. 이는 평양 정권의 짜증을 돋우는 일이다. 남북의 오판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한반도 주민에게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것이며 그 지역 경제는 물론 미국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이 글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016년에 초판이 나왔다)
지리의 힘-2nd
팀 먀샬 지음
김 미선 옮김
사이 간행
첫댓글
남이 보는
시각이라
예리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까지
푸욱 쉽시다.